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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8] KIA : 롯데 - 김도현, 변우혁 연패를 끊다

KIA Tigers 경기 리뷰

by Lenore 2025. 4. 8. 23: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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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리의 요인

 

오늘 경기는 초반에 김진욱의 공을 보고 정말 이기기 쉽지 않겠다 싶었습니다. 제가 기억하는 김진욱은 볼넷으로 자멸하는 선수였는데 오늘 슬라이더가 정말 예술적으로 들어가더라고요. 계속해서 보더라인으로 슬라이더가 형성되는데, 이건 정말 치기 어렵겠다 싶었습니다. 게다가 포심의 커맨드도 정말 좋았어요. 못 치는 게 당연하다는 느낌이 들 정도로 슬라이더가 긁히는 날이었습니다.

 

하지만, 이런 경기를 후반에 뒤집을 수 있었던 건, 김도현이 초반에 버텨 줬기 때문입니다. 비록 2실점을 하긴 했지만 첫 실점은 폭투였고 두 번째 실점은 본인의 견제 에러로 나온 것이니, 집중타를 얻어 맞으며 실점을 하진 않았죠. 

 

지난 주부터 이어진 팀 타선의 침체는 오늘까지도 이어 졌으나 변우혁이 결정적인 상황에서 두 번이나 적시타를 쳐준 덕분에 경기를 간신히 잡을 수 있었습니다.

 

 

변우혁 결정적인 상황에서 계속된 적시타

 

변우혁은 지금 4경기 연속 타점을 올리고 있고, 4경기에서 올린 타점이 도합 9타점입니다. 중요한 상황에서 계속 좋은 타구를 날려 주고 있는데, 지금 변우혁의 스윙을 보면 큰 스윙을 안 하고, 컨택 위주의 스윙을 하고 있죠.

 

그래서 .344의 고타율에도 불구하고 장타율은 .406에 불과하고 볼넷도 1개 얻는 동안 삼진을 10개나 당해서 '적시타가 많고 타율이 높다'는 것 말고는 세부 스탯은 별로이긴 합니다.

 

최근의 활약으로 변우혁이 드디어 포텐을 터뜨렸다고 보긴 어렵습니다. 지금도 변우혁은 1군 투수들의 공에 적응하는 과정이라고 생각해요. 우투수가 던지는 변화구에 약한 모습을 보이니 불리한 카운트에서 컨택 스윙을 하고 있는데, 지금까지는 이런 모습이 좋은 결과로 이어지고 있죠.

 

 

세부 스탯이 별로라 아직은 운이 좀 따르고 있다고 생각은 합니다만. 변우혁은 지금 성장 중에 있는 과정에 있기 때문에 이런 식으로 찬스에서 좋은 성과를 내다 보면, 타석에서 자신감도 들고 노림수도 잘 통할 거라고 생각합니다. 한 방이 있는 타자이기 때문에 빠른 카운트에서는 자신있는 큰 스윙으로 장타를 충분히 날려줄 수 있는 잠재력이 있죠.

 

김도영이 오면, 변우혁은 결국 벤치로 빠질텐데 김도영이 복귀하기 전까지 최근 활약을 이어갈 수 있다면 위즈덤을 좌익수로 빼고 1루수 변우혁, 3루수 김도영의 기용도 생각해볼 수 있습니다. 이 경우엔 이우성이 벤치에 앉아야 겠죠.

 

물론, 위즈덤이 외야수로 빠진다고 해도 주전 경쟁은 쉽지 않을 겁니다. 변우혁보다는 보여준 게 많은 이우성도 있고, 1군 복귀를 준비하고 있는 이창진도 있죠. 그리고 내야는 정말 자리가 없습니다. 위즈덤을 1루수로 고정하면 2루수 김선빈, 3루수 김도영, 유격수 박찬호는 뺄 수 없는 선수들입니다. 이 경우에 변우혁은 대타 또는 좌투수 선발일 때 선발 출장하는 방향으로 경험을 쌓아야 할 겁니다.

 

 

2000년생으로 변우혁은 아직 젊은 선수입니다. 타 팀에서 우타 거포 최대 유망주로 기대 받는 한동희, 이재원보다 1살이 더 어립니다. 1군에서 자리가 없다고 서두를 필요는 없다고 봐요. 지금처럼 김도영이 부상이거나 컨디션이 안 좋을 때나, 왼손 투수가 선발일 때. 혹은 공격력 강화를 위해 위즈덤을 좌익수로 쓸 때 등 활용 폭은 다양하죠.

 

그리고 올 시즌 후, 최형우가 은퇴하면 자리가 생기게 되어 있습니다. 수비 범위가 좁은 나성범이 지명타자로 빠지면 외야수 한 자리가 비는데, 이 경우 변우혁을 믿고 위즈덤을 좌익수로 아예 고정을 할 수도 있죠. 물론, 외야수 수비가 더 취약해진다는 단점이 있지만. 제가 주구장창 이야기하는 건데 KIA 수비력은 현재 단기간에 향상시키기 어렵습니다. 그냥 수비에서 1점 잃으면 2~3점 더 낸다는 전력으로 갈 수밖에 없어요.

 

김도현, 얻어 맞으면서도 스트라이크존을 공략하다

 

김도현은 오늘 5 1/3이닝을 투구하면서 무려 9개의 안타를 허용했습니다. 하지만 그럼에도 자책점이 1점 밖에 되지 않은 이유는 사사구가 하나도 없었기 때문입니다.

 

아직 시즌 초라 스몰 샘플이지만 김도현의 올 시즌 9이닝 당 볼넷 허용 개수는 2.08개에 불과합니다. 3.72개였던 작년 대비 2개 가까이 줄였죠.

 

작년에는 위기 상황에서 커맨드에 신경 쓰다가 볼넷을 내주면서 자멸하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그런데 올 시즌은 주자가 득점권 상황에 있어도 피해 가지 않고 적극적으로 존을 공략합니다. 운이 안 따르면 연속 안타가 나올 수 있지만, 수비수들은 상대 타자들의 라인 드라이브 타구 위치에 서서 수비를 하기 때문에 어찌됐든 스트라이크를 던지면 잘 맞은 타구가 나오더라도 잡아낼 수 있는 게 야구죠. 그래서 볼넷이 최악인 겁니다. 

 

김도현의 문제는 정교하지 못한 포심과 투심의 커맨드일 뿐입니다. 아래는 올 시즌 김도현의 포심 탄착군 입니다.

 

김도현의 포심 위치

 

좌우 보더라인으로 들어가는 포심을 거의 찾아볼 수 없습니다. 그래서 김도현의 포심 피안타율은 무려 .333나 됩니다. 투심도 .313으로 좋지 못 하고요. 작년에도 포심 피안타율 .320일 정도로 안 좋았어요. 

 

비교를 위해서 네일(김도현에겐 가혹하지만)의 투심이 들어간 위치를 찾아보면,

 

제임스 네일의 투심 위치

 

보더라인 피칭이 얼마나 잘 이루어지는 지 알 수 있습니다. 

 

네일 수준으로 보더라인 피칭을 잘 하라는 건 아닙니다.(그게 되면 메이저리그 가야죠) 하지만 지금처럼 양 사이드에 포심이나 투심이 박히지 않고 벨트 라인으로 계속 들어가면 포심이나 투심으로 상대를 압도해낼 수가 없습니다. 김도현이 포심과 투심 커맨드 능력만 향상시키면 1선발급 자질을 충분히 발휘하고도 남을 거에요.

 

개인적으론 김도현은 포심은 버리고 투심 위주로 가도 된다고 생각합니다. 투심 움직임이 네일급은 아니지만, 우타자 몸쪽, 좌타자 바깥쪽으로 살짝 가라앉는 움직임을 보여주거든요. 벨트 라인으로 들어가는 투심 구사 빈도만 낮추면 주자가 나갔을 때 무수히 많은 땅볼을 유도할 수 있을 거라고 봅니다. 비슷한 궤적에 속도가 더 낮은 체인지업의 위력도 더 좋아질 수 있고요.

 

김도현도 2000년생으로 변우혁과 동갑입니다. 아직 창창한 나이죠. FA 대박을 터뜨린 최원태와 엄상백보다 4살 어린 선수입니다. 작년과 달리 올해는 스트라이크존을 적극적으로 공략하고 있다는 점, 그리고 여기서 더 나아가 많은 공을 던지면서 투심과 포심의 커맨드만 완성한다면 그때는 리그 최강의 3~4선발 역할도 할 수 있는 선발투수가 될 거라고 봐요.

 

 

불펜은 또 실점을 했지만, 삼진율만 보면 비관할 필요는 없다.

 

제가 자주 하는 이야기지만, 불펜투수 능력을 평가할 때 가장 중요한 요소는 '삼진 잡는 능력' 입니다. 타구가 인플레이 되는 순간 어떤 상황이 벌어질 지 모릅니다. 그래서 불펜투수는 특히, 삼진 능력이 중요하죠. 

 

 

올해 KIA 불펜이 처참한 수준인 건 맞지만(ERA 리그 10위) 9이닝 당 삼진율은 리그 3위(9.28개) 입니다. 이 수준만 시즌 끝까지 유지된다면 분명 불펜 성적은 나아질 거라고 생각해요. 실제로 지난해 KIA 불펜의 9이닝 당 삼진은 리그 2위(7.9개)였고, 이 때문에 불펜 ERA(4.98)와 피OPS(.775)가 리그 3위(4.98)로 상위권이었어요. 

 

현재 KIA 불펜의 성적이 나쁜 건 '볼넷'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2사 이후에 볼넷 쌓고, 위기 상황에서 볼카운트가 불리해지면서 상대 타선의 노림수에 노출되면서 나쁜 결과로 이어졌다고 생각해요. 당장에 키움 전 최주환의 결정적인 2루타, 그리고 삼성 전 박병호의 역전타가 대표적인 장면이죠. 한화 전에서는 곽도규가 3사사구를 남발하면서 경기를 그르쳤고요.

 

 

야만없이지만, 이 3경기만 잡았어도 지금 승패 마진이 '제로' 입니다. 볼넷 허용이 문제일 뿐, KIA 불펜진의 구위는 여전히 좋습니다. 정해영은 내가 아는 정해영이 맞나 싶을 정도로 구속이 상승하면서 삼진율이 크게 나아졌고(9이닝 당 삼진 14.4개 ㄷㄷㄷ) 곽도규 역시 9이닝 당 삼진은 13.5개를 찍고 있습니다. 구속이 이전보다 못 하다지만 조상우도 12.15개로 굉장히 뛰어난 수치고요.

 

전상현만 컨디션 회복하면 KIA는 후반 4이닝 싸움을 전상현, 조상우, 곽도규, 정해영으로 틀어 막을 수 있습니다. 최지민 밸런스가 아직 오락가락한게 문제인데 최지민까지 좋아지면 꺼내들 수 있는 카드가 정말 많죠. 좌타자 스페셜리스트 이준영도 여전히 날카로운 슬라이더를 던지고 있고요. (임기영은 기대 안 함)

 

지금 KIA 불펜이 불안하다고 앞으로도 불안할 거라고 생각하진 않습니다.

 

 


선수 단평

 

  • 박찬호 - 두 번의 출루를 만들었으니 그래도 선두타자 역할은 한 걸로. 수비도 좋았다.
  • 위즈덤 - 7회 찬스에서 삼진은 좀 아쉬운 걸
  • 나성범 - 도대체 언제까지 땅을 팔 것인가. 수비도 못 하는데 공격이라도 잘 해야지
  • 최형우 - 예전보다 삼진이 좀 늘었는데 싶어도 타율은 3할 치고 있음.
  • 박재현 - 이창진 오면 내려가나 싶었는데 이러면 내려갈 선수는 박정우다.
  • 이우성 - 볼넷 하나 얻어낸 것 말곤 활약 못 해 줌
  • 박정우 - 번트도 못 대면 왜 1군에 있는 걸까?
  • 최원준 - 머리 빡빡 밀었지만 오늘도 안타는 없었다.
  • 김태군 - 어제 쓰레기를 열심히 주었나... 행운의 적시타.
  • 김규성 - '지난 주의 김규성 : 내가 아는 김규성이 맞나?' '지금의 김규성 : 내가 아는 김규성이 맞네'
  • 최지만 - 제발 볼넷 좀 줄이자.
  • 조상우 - 황성빈에게 볼넷 준 게 문제. 그거 말고는 완벽했고, 적시타도 200안타 치는 타자니까 허용한 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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