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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10] KIA : 롯데 - 윤영철 커리어 최대 위기

KIA Tigers 경기 리뷰

by Lenore 2025. 4. 10. 23: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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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배의 요인

 

윤영철이 2회도 못 버티고 6실점을 내리 하면서 일찌감치 무너진 게 컸습니다. 지난 키움 전에서 2이닝 6실점(2자책) 오늘 1이닝 6실점 6자책, 3이닝 동안 12피안타, 피안타율이 무려 .545 입니다. 여기에 팀 타선도 슬럼프를 극복하지 못 했어요. 오늘 반즈 컨디션이 썩 좋은 컨디션이 아니었음에도 32타수 6안타(타율 .187)에 그쳤습니다.

 

 

구위 약한 좌완 상위 지명자의 미래?

 

아마, 제가 KIA 팬 중에서 윤영철의 미래를 가장 불투명하게 이야기하는 팬일 겁니다. 그 이유는 별 거 없습니다. '구위' 때문입니다. 좌완이라는 이점과 투구 감춤 동작의 낯설음으로 2년차까지 버텼지, 올해 아직 시즌 초 2경기에 불과하지만 이보다 더 나쁠 수가 있나 싶을 정도로 안 좋아요. 심지어 올해는 작년처럼 '타고'도 아닙니다.

 

제가 윤영철의 미래를 불투명하게 보는 이유는, 윤영철처럼 '제구력이 좋은 왼손투수'가 상위 지명을 받고 망한 사례가 너무 많기 때문입니다. 지금 당장 생각나는 대표적인 투수가 삼성 이수민, 한화 김용주, KT 박세진입니다.

 

 

삼성 이수민은 고교 무대에서 10이닝 26탈삼진을 잡으면서 엄청난 기록을 세우며 삼성의 1차 지명을 받았으나 작은 체구와 느린 구속 때문에 더 이상 성장하지 못 하고, 1군에서 14.2이닝 던지고 은퇴했습니다. 

 

 

한화 김용주는 북일고 에이스로 고교 때 대단한 활약을 하며 한화의 1차 지명을 받았으나 당시에도 말이 나오긴 했죠. 키가 작고(175cm) 구속이 떨어졌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당시에 프로야구 역사상 최악의 세대(91년생)라 무난히 1차 지명을 받았고, 34.2이닝 던지고 은퇴했습니다.

 

 

KT 박세진은 아직도 현역입니다. 삼성이 이수민 사례 때문인지(박세웅 대신 이수민 지명) 박세진 대신 최충연을 지명했고(최충연도 지금은 1군에서 사라지긴 했지만) 박세진은 KT가 전국 단위 1차 지명을 했습니다. 박세진은 이수민, 김용주보다는 많은 이닝(80이닝)을 던졌지만 통산 ERA 7.99에 여전히 2군 로테이션만 돌고 있죠. 

 

물론, 윤영철은 이수민, 김용주, 박세진보다는 이미 훨씬 훌륭한 커리어를 이미 남겼습니다. 이수민, 김용주, 박세진과 윤영철을 비교하는 건 윤영철에게 실례되는 비교죠. 제가 이들 사례를 꺼낸 건, 이수민, 김용주, 박세진은 좌완이라는 이점이 있었지만 구속이 낮았다는 점에서 꺼낸 겁니다.

 

윤영철의 문제는 지금 여기서 나아지지 않으면 신인 때의 모습이 최고 모습이 될 가능성이 크다는 점이죠. 윤영철의 1년차에 잘 한 건 '낯선 투구폼 때문'이라는 평을 받아도 할 말 없는 상황이 될 수 있습니다.

 

 

ABS 시대, 하이 패스트볼이 통해야 한다.

 

KIA에서 윤영철을 1라운드 전체 2번으로 지명한 건, 윤영철의 '현재' 모습이 아니라 더 성장할 수 있을 거라는 관점에서 뽑았다고 생각합니다. 실제로 윤영철의 하드웨어는 187cm/87kg 으로 이수민(180cm/94kg), 김용주(178cm/85kg), 박세진(178cm/93kg)보다 좋습니다. 덩치만 보면 구속 증가를 충분히 기대해도 될 하드웨어죠.

 

문제는 3년차인 올해까지도 구위에 발전이 없다는 겁니다. 여기서 더 구위가 오르지 않으면 팀 선배이자 윤영철보다 더 하드웨어가 좋은 김유신(187cm/100kg)이 될 수도 있습니다. 김유신은 2018년 입단하여 상무에서 2군을 폭격했으나 파워가 좋은 1군 타자들의 방망이를 이겨내지 못 했고, 프로 입단 6년 동안 구위 상승이 안 되자 팀에서 미련 없이 2024년 시즌 끝나고 방출했죠.

 

아직 3년차에 불과하지만 윤영철도 구위 상승이 없으면 김유신처럼 될 수 있습니다. 특히, ABS가 적용되면서 투수의 구위는 더 중요한 요소가 되었는데 '하이 패스트볼' 때문이에요.

 

하이 패스트볼이 ABS 상단에 걸치면 스트라이크 콜을 받을 수 있기 때문에, 작년부터 하이 패스트볼을 잘 던지는 투수들이 리그에서 좋은 성적을 거두기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하이 패스트볼이 타자의 방망이를 밀어 내려면 일정 수준 이상의 '구위'가 있어야 합니다.

 

윤영철은 이게 안 됩니다. 오늘도 1회에 빠른 공을 존 낮게 투구하면서 땅볼을 유도하며 큰 위기 없이 넘겼으나 2회에 빠른 공이 뜨기 시작하더니 그때부터는 배팅볼이 됐죠. 아래는 오늘 경기 윤영철의 빠른 공이 통타당한 투구 위치입니다.

 

 

나승엽을 상대로 불리한 카운트에서 4구째 하이 패스트볼, 보더라인에 아주 잘 들어갔으나 공이 느리니 나승엽의 스윙에 제대로 통타 당하며 130M(여담이지만, KBO는 언제쯤에나 타구 비거리를 정확하게 측정해서 보여주려는 지 답답하네요.) 대형 홈런을 허용합니다. 145km/h 내외만 되어도 이 코스에 들어간 빠른 공은 파울이 되거나 헛스윙을 유도할 수 있습니다.

 

 

황성빈에게도 하이 패스트볼을 던졌는데 역시 정확하게 정타가 되면서 또 실점을 하고 말았죠. 타자를 이겨낼 수 없는 구위가 아니니 공이 조금만 떠도 정타가 됩니다.

 

종종 윤영철 이야기가 나올 때마다 유희관이 언급되는데, 유희관이 ABS 시대에서도 잘 던졌을까요? 

 

 

물론, 김광현의 말은 농담이 어느 정도 섞였다고 봐야겠지만, 실제로 유희관은 좌우 존을 넓게 활용한 선수지, 상하존을 넓게 활용한 선수가 아닙니다. ABS가 도입되면서 사이드암 투수들이 힘들어진 이유가 '하이 존'을 활용하기 어렵게 됐다는 점 때문도 있어요.(사이드암 투수 중 유일하게 우규민이 활용을 잘 했죠.)

 

게다가 윤영철은 유희관급의 제구력을 갖춘 것도 아니고, 윤영철의 홈구장은 잠실 구장이 아니며(유희관 커리어 통산 홈 ERA 3.98 / 원정 ERA 5.28) 윤영철 뒤에 있는 수비수들은 국대로 꾸려진 두산 내야진도 아닙니다. 그러니 더더욱 구속을 끌어 올릴 수밖에 없어요. 

 

아직 윤영철을 포기하고 싶은 생각은 없습니다. 고등학교 졸업한 지 3년 밖에 안 된 어린 투수이고, 하드웨어는 앞서 언급한 박세진, 이수민, 김용주보다 좋습니다. 스카우트도 윤영철의 구속 상승의 가능성을 높게 봤고요.

 

다만, 1년차에 너무 잘 해버린 게 윤영철에게는 독이 되지 않았나 싶은 생각도 있어요. 1년차에 통했으니 본인도 변화를 꾀하기 쉽지 않았겠죠.

 

지금이라도 늦지 않았으니 2~3년 길게 보고 웨이트도 하고, 근력 운동도 하고, 미국 훈련 센터도 가 보면서 투구폼이든 뭐든 전면 개조를 해야 하지 않나 싶습니다. 

 

지금 LG에서 깜짝 등장한 송승기만 하더라도 입단 직후에는 최고 구속이 140km/h 초반에 불과했던 걸로 알고 있습니다. 그런데 갑자기 구속이 빨라 졌고, 당장에 김도현만 하더라도 한화 시절에는 140km/h 초반이었지만, 150km/h까지 구속을 비약적으로 상승시켰죠. 윤영철도 뭐라도 시도를 해봐야 해요.

 

만약, 근력 운동도 해보고 투구폼도 바꿔보고 했는데도 구속이 안 나오면 그때는 포기하고, 올해 삼성 백정현처럼 불펜으로 가서 1이닝 전력으로 던진다 생각하고 빠른 공은 낮게 던지고, 낮은 존에서 날카롭게 떨어지는 변화구를 가다듬던지 해야죠. 

 

고작 2경기 했는데 왜 이렇게 호들갑이냐고 생각할 수도 있겠지만, 전 윤영철이 더 이상의 변화가 없다면 1년차 이상의 성적은 기대하기 어렵다고 생각하고, 우승 후보팀의 선발 로테이션에 넣기에는 더더욱 함량 미달이라고 생각합니다. 지금 당장 폼만 보면 오늘 4이닝을 무실점으로 막은 황동하가 들어가는 게 맞고, 이의리가 복귀하면 선발 로테이션에서 빠져야 할 건 김도현이 아니라 윤영철이에요.

 

 

이렇게 된 거 내일부터라도 이범호 감독은 윤영철을 1군에서 제외하고 황동하를 그 자리에 대신 선발 로테이션에 넣을 필요가 있고, 윤영철은 올 시즌 내에 1군 안 올린다고 생각하고 확실하게 개조했으면 좋겠습니다. 아니면 현역으로 보내서 군문제부터 해결하게 하는 것도 좋고요. 더 이상 140km/h 간신히 나오는 똥볼 좌완 선발 투수의 모습은 그만 봤으면 좋겠고, 여기서 변하지 않으면 윤영철은 '김유신'의 전철을 따라갈 수도 있음을 알아야 합니다.

 

 


 

선수 단평

 

  • 박찬호 - 어제 오늘 타구 운이 안 따른 것도 맞지만, 하필 병살을 치면서 추격 의지를 끊어 버렸네
  • 박재현 - 2루타는 상대 수비 에러에 가까웠지만, 외야 홈송구 장면은 신인 답지 않았다.
  • 나성범 - 내야안타를 치는 나성범이라니... 눈을 비비고 의심함
  • 위즈덤 - 다 괜찮았는데, 7회 삼진이 너무 뼈아팠다. 여기서 장타 한 방이었으면 경기 몰랐는데
  • 이우성 - 어제 좋지 못 했던 타구 운을 오늘 보답받다. 두 번째 2루타는 전준우에게 고마워 하자.(이건 잘 맞았으니 인정) 아, 고마워 할 필요 없지. 수비에서 똥을 쌌으니...
  • 변우혁 - 지나치게 컨택에 신경 쓰는 모습... 
  • 최원준 - 도대체 언제까지 내려갈까? 마지막 타석 스윙은 프로 선수가 맞나 싶은 수준
  • 김태군 - 딱히 한 게 없었음
  • 한준수 - 길어지는 슬럼프
  • 서건창 - (작년 입단 소식을 들으며) 왜 영입했지? (올해 1군에 있는 걸 보며) 왜 1군에 있지?
  • 김규성 - 높은 삼진율을 보니 타격은 확실히 재능의 영역이군
  • 황동하 - 오늘 경기로 증명된 '5선발 황동하'
  • 최지민 - 무사 1, 3루 상황을 막아 낸 굉장한 호투. 
  • 이형범 - 딱 1이닝만 좋았다. 이형범이 살 길은 우타자 몸쪽 낮게 투심과 체인지업을 넣는 것 그 뿐.
  • 이준영 - 슬라이더 좋은데 왜 황성빈에게 포심을 던져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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