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리의 요인
오늘 경기는 제임스 네일이 90% 다 했고, 나성범이 10% 정도 했는데 나성범이 수비에서 까먹은 많아서 사실상 네일이 다 했다고 해도 무방한 경기가 아니었나 싶습니다. 막판에 조상우와 정해영이 흔들리긴 했는데 둘 다 무실점으로 막은 이유는 '볼질'을 안 했기 때문입니다. 안타는 맞을 수 있어요. 장타와 볼넷만 안 주면 됩니다.
KBO가 좁은 제임스 네일의 투구
7이닝 6피안타 2볼넷 6탈삼진 1자책, 심지어 6개의 안타 중 정말 제대로 맞은 정타는 5회에 고승민의 안타가 유일하지 않을까 싶을 정도로 정타가 거의 없었어요. 오히려 빗맞아서 나온 안타가 5개였는데, 이렇게 많은 빗맞은 안타가 나오는 이유는 네일의 투심과 스위퍼가 스트라이크존에서 미친놈처럼 발광을 하며 들어가기 때문입니다.
현재 네일은 WAR 리그 1위(2.03)인데 2위 이재현(1.34)와 비교하면 엄청난 격차입니다. 그냥 리그를 씹어 먹고 있어요. 아래는 지금까지 네일의 리그 내 위치입니다.
이 성적을 시즌 끝까지 유지할 가능성은 거의 없고(ERA 0점대는 현대 야구에서 절대 나올 수가 없죠) 네일은 삼진을 많이 잡는 유형이 아니라 홈플레이트 근처에서 다양한 움직임으로 빗맞은 땅볼을 만들어 내는 유형이라 '운이 없는 날'(오늘은 김민성의 잘 맞은 타구 2개는 수비 정면으로 갔고, 빗맞은 안타 5개 나왔으니 쌤쌤으로 쳐도 될 듯)에는 실점이 많을 가능성이 큽니다.
지난 시즌 네일의 실점(69점)과 자책점(42점) 간극이 무려 27점이나 난 것도, 내야수들의 실책으로 실점이 많이 나왔기 때문이죠. 그래서 삼진율이 높지 않은(K/9 리그 24위) 네일의 경우, 시즌 말미에는 지금보다 기록이 전반적으로 나빠질 가능성이 커요. 하지만 투심과 스위퍼의 움직임이 리그를 초월하는 수준이라서 수비만 잘 버텨주고 운만 '조금' 따라주면 ERA 2연패도 가능해 보입니다.
지난해 네일 경기 리뷰에서 네일이 메이저리그에 가지 못 한 것은 '구종의 다양성'이 떨어지고, '스태미너'가 증명되지 않았기에 메이저리그에서는 선발 투수로 보지 않을 것이라 진출이 어렵다고 적었는데요. 올 시즌 현재까지는 이런 문제점이 모두 해결이 되었습니다.
체인지업의 피OPS가 작년 .827에서 올해 .432가 됐고. .842였던 6회 피OPS가 올해는 3이닝 퍼펙트를 기록하고 있고, 7회에도 2이닝 1피안타를 기록하면서 스태미너에서도 의구심을 완전히 지워버렸습니다.
지금 이 모습을 시즌 끝까지 80% 정도 유지한다면 KIA Tigers의 유니폼을 입은 네일의 모습은 올해가 마지막이 될 것 같다는 느낌이 듭니다. 원래 가지고 있던 '무브먼트'라는 장점에 '다양성'과 '지구력'을 더 해버렸으니, 그 다음 차례는 상위 리그 진출이죠.
다만, 메이저리그 스카우트들이 '삼진율'이 떨어지는 네일의 모습을 얼마나 높게 평가할 지 모르겠습니다. 지난해 최고의 외국인 투수인 카일 하트는 10.43개의 9이닝 당 삼진(리그 1위) 을 잡았고, 에릭 페디 역시 10.43개의 9이닝 당 삼진(리그 1위)을 기록했습니다. 루친스키 역시(NC 스카우트 미친 거 아님?) 9.02개의 9이닝 당 삼진을 잡아내며 리그 3위(1위 안우진, 2위 이의리)의 수치를 보인 덕에 메이저리그 복귀하면서 800만 달러의 계약을 따내기도 했죠.
네일을 삼성 최고의 외국인 투수 중 한 명인 뷰캐넌 수준으로 볼 수도 있어 보여요. 뷰캐넌도 피칭 퀄리티는 뛰어났지만 삼진율은 낮은 편이었으니까요.(진출 직전해 9이닝 당 삼진 6.65개 / 4시즌 통산 6.93개) 그래서 메이저리그 재도전을 했지만 아직도 마이너리그에 머물고 있죠.
뷰캐넌보다 KBO 성적은 나빴던 수아레즈가 오히려 메이저리그에서 더 좋은 활약을 펼친 것도 구위가 더 좋았기 때문입니다.(작년 메이저리그에서 133.2이닝 ERA 3.70) 네일 역시 구위보다는 무브먼트로 승부하는 투수라서 메이저리그 스카우트들이 얼마나 높은 평가를 할 지는 미지수입니다.
그래서 네일이 KBO에 남아준다면 KIA로서는 이보다 좋은 결과는 없긴 한대... 개인적인 예상은 지금 모습 유지하면 꽤 높은 확률로 내년에는 메이저리그 진출 성공할 느낌입니다.
4월, 최악의 물방망이는 한화가 아니라 KIA
아무리 강팀이라도 한 번씩 타격 슬럼프가 오게 되어 있습니다. 하지만 시즌 초부터 KIA의 타격 슬럼프가 좀 길어지는 느낌이네요. 실제로 4월 1일부터 4월 9일까지 팀별 타율을 보면.
위와 같습니다. 한화가 개막 내내 방망이가 약해서 그렇지, 최근 9일로 끊으면 방망이가 가장 약한 팀은 한화가 아니라 KIA 입니다. 팀타율만 낮은 게 아닙니다. OPS도 .533을 기록하며 리그 최하위입니다. 상대 선발이 강했냐? 라고 묻는다면 '최원태', '후라도', '송승기', '치리노스', '김진욱', '나균안'을 만났는데 후라도, 치리노스를 제외하면 1-2선발도 아니었어요.
아무래도 김도영, 김선빈이 한꺼번에 전열에서 이탈한 게 크고, 돌아 온 박찬호가 몇 경기 뛰진 않았지만 수비만 잘 해주고 있는 상황이라 팀 타격이 정말 좋지 못 합니다. 그나마 김도영은 다음 주에 복귀가 유력하다지만, 여전히 김선빈이 없어서, 2루수 자리가 아쉽죠. 서건창을 쓰자니 내야수비가 너무 약해지고...
물론, 이런 타격 슬럼프가 길어질 거라고 생각하진 않습니다. 오늘만 해도 타자들의 비교적 잘 맞은 타구들이 계속 야수 정면으로 가는 등 운이 안 따르는 면도 컸다고 생각해요.(박찬호, 이우성의 경우 특히)
그리고 KIA 타선이 올라올 거라고 믿는 근거는 이 기간 컨택률(75.9%, 7위)이 리그 평균(76.8%)과 큰 차이가 없다는 점에 있습니다. 슬럼프 와중에도 컨택은 되고 있는데 결과가 안 좋을 뿐이라고 해석할 수도 있죠. (좋게 좋게 해석한 거지만)
그리고 김도영이 건강하게 복귀하면 타선의 짜임새는 훨씬 좋아질 거라고 생각합니다. 같은 오른손이지만, 이우성보다 왼손 투수에 훨씬 강점을 보이는 이창진도 합류 대기 중이고요. 다만, 구멍인 2루수 자리가 해결이 안 된다는 점이 문제인데 괜찮다면 김규성보다는 윤도현을 1군에 다시 올려 보는 게 어떨까 싶어요. 원래 스카우트들은 2루수로 봤던 선수이기도 하고, 2군 내려간 이유가 공격력이 아니라 수비력이기 때문이죠.
내일은 롯데 반즈와 KIA 윤영철의 매치업이군요. 심지어 정해영, 조상우, 곽도규가 연투 중이라 반즈 상대로 대량 득점 아니면 패배할 가능성이 상당한 매치업인데, 결과를 떠나서 윤영철이 지난 번 부진을 씻는 5이닝 2~3실점 정도로만 투구해줬으면 좋겠습니다.
선수 단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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