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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16] KIA : SSG 후기 - 낯섦을 극복하지 못 하다

KIA Tigers 경기 리뷰

by Lenore 2026. 7. 16. 23: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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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경기는 한 마디로 '완패' 입니다. 공수에서 밀린 경기였는데, 9이닝 동안 안타는 4개 밖에 치지 못 했고, 실책은 2개나 나왔습니다. 여기에 1회부터 김호령의 황당한 주루사가 나오면서, 시작부터 분위기가 나빠졌죠.

 

아빌라의 생소한 공들

 

SSG에서 대체 외국인 투수 아빌라를 선발로 내세웠습니다. SSG의 현재 가장 큰 약점이 선발진이었기에 어떤 피칭을 할 지 궁금했는데, 오늘처럼 던지면 SSG 선발진에 큰 힘이 될 것 같습니다.

 

가장 먼저, 제구가 안정되어 있습니다. 6이닝 동안 4사구를 1개 밖에 허용하지 않았는데, 그 볼넷도 박상준이 잘 고른 거지, 아빌라가 못 던진 공들이 아니었어요.

 

이 선수 가장 놀라운 구종은 투심(싱커)였는데, 카스트로 삼진으로 돌려 세운 154km/h 투심은 눈으로 보면서도 깜짝 놀랐어요. 첫 등판 때부터 이런 정교한 제구와 구위를 보인 것 자체가 정말 대단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투고타저이긴 해도 바로 직전 시즌, NPB에서 82.1이닝 동안 4.04의 ERA, 1.21의 WHIP이면 준수한 기록이죠. 폰세는 직전 시즌 NPB에서 ERA 6.72 였으니, 폰세보다는 훨씬 나은 활약을 한 선수입니다.

 

오늘 경기만 보면 오프 스피드 구종이 딱히 두드러지지 않긴 했는데, 카스트로 삼진 잡은 것처럼 투심만 좌타자 몸쪽 보더라인으로 넣을 줄 알면, 오랜 기간 활약해줄 것 같아요. 나무위키에는 제구력이 나쁘다고 적혀 있었는데, 오늘 던지는 걸 보니 제구력 걱정도 할 필요가 없어 보입니다. 그리고 기록으로도 그렇게 나쁜 볼넷 허용률도 아니고요.

 

이 선수 투심이 워낙 좋아서, 내야 수비만 잘 받쳐주면, 롱런할 것 같습니다. 97년생이라 나이도 한창이고, 키움-삼성에서 오랜 기간 뛰고 있는 후라도 같은 선수가 되지 않을까 싶어요. 오늘 모습만 보면 공 더 빠른 후라도 느낌이 들 정도였어요.

 

아빌라의 공이 워낙 좋아서 KIA 타자들이 좀처럼 정타가 나오지 않았고, 타자들이 타격 타이밍을 잡는 데 어려움도 많이 겪었습니다. 여기에 첫 상대이다 보니 생소함도 있죠. 

 

KIA는 리그에서 가장 뛰어난 원투 펀치 외국인 투수를 보유하고 있지만, 10개 구단 타자들 모두 네일이 스위퍼를 던질 줄 알고, 올러가 종 변화가 조금 더 큰 슬러브를 던지는 걸 알고 대처합니다. 그래서 나온 게 올러의 슬러브를 노린 최정의 결정적인 홈런이었고요.

 

네일이나 올러도 분석이 되면 공략이 되는 게 야구인데, 첫 선발인데다가 150km/h 내외에서 형성되는 투심을 던지는 데 치는 게 정말 쉽지 않죠. 그래서 오늘 타자들이 어려운 승부를 한 건 납득이 갑니다. 여기에 오래 쉬워서 타격감이 떨어진 탓도 있었을 테고요.

 

하지만, 1회에 김호령의 주루사가 못내 아쉽긴 합니다. 1사 이후에 안타로 출루해놓고, 김도영의 바운드 큰 내야 안타(이것도 아빌라의 투심 움직임이 크니까 이런 타구가 나온 거죠)가 나왔을 때 3루가 비었다고 보고 질주한 것 같은데, 고명준이 김호령의 의도를 빨리 파악하고 김호령을 잡아 냈죠.

 

여기서 아웃만 안 당했으면 아빌라에게 압박감을 줄 수 있었을텐데, 여기서 주루 실수가 나온 게 오늘 경기 초반부터 경기를 꼬이게 만든 결정적인 장면이 아니었나 싶어요. 

 

 

 

김범수를 얼마나 더 참아줘야 할까

 

올러는 오늘 부진하긴 했는데, 그렇다고 공 위력이 그렇게 떨어지는 건 아니었습니다. 여전히 빠른 포심과 날카롭게 떨어지는 슬러브로 SSG 타자들을 차분하게 아웃 카운트로 잡고 있었죠. 볼이 많았던 게 문제였는데 4.1이닝 동안 볼넷이 2개 였으니 또 그렇게 많이 내 준 것도 아닙니다.

 

그리고 최정에게 홈런 맞았을 때는 볼배합이 아쉬웠죠. 슬러브가 너무 좋은 선수이니까 이해는 하겠는데, 그 앞에 최정이 빠른 공에 늦고, 슬러브에 타이밍이 맞고 있는 걸 봤을텐데, 빠른 공으로 승부하지 않은 게 아쉬웠습니다. 빠른 공으로 계속 SSG 타자들의 범타를 많이 만들었는데 말이죠.

 

올러가 홈런을 맞고 김범수가 올라 왔는데, 아, 김범수를 얼마나 더 기다려줘야 할까요. 김재환에게 맞은 내야안타는 운이 없긴 했는데, 이에 앞서 전의산에게 맞은 타구부터 잘 맞은 배럴 타구였고, 고명준을 상대로는 2스트라이크를 먼저 잡고도 땀 삐찔 삐질에 인터벌만 길게 잡다가 견제 송구 실책 저지르고, 결국 볼넷 내주고. 최지훈을 상대로 또 다시 유리한 카운트 잡고 결정구 슬라이더가 공략당하면서 추가 실점을 하고 마운드에서 내려왔죠. 

 

일단 가장 열 받는 부분은 지독한 인터벌입니다. 상대적으로 아빌라는 공 받자마자 바로 피칭에 들어갔는데, 김범수는 세월아 네월아 공 한참 쥐다가 공을 던집니다. 올러의 얼굴이 발갛게 상기될 정도로 덥고 습한 날씨였는데, 이러면 야수들의 플레이에도 악영향이 갈 수밖에 없죠.

 

그리고 김범수가 좌타자 잡는 주무기가 슬라이더인데, 이게 지금 계속 공략당하고 있습니다. 최지훈에게 던진 슬라이더가 대표적인데, 떨어지는 위치가 나쁘지 않았어요. 좌타자가 정확하게 때려내기 어려운 바깥쪽 낮은 코스로 잘 들어갔습니다. 그럼에도 안타를 맞았는데, 이건 그만큼 김범수의 레퍼토리가 떨어지기 때문입니다.

 

김범수의 문제는 '슬라이더'만 있다는 겁니다. 포심을 140km/h 후반대로 던지지만, 이 포심이 그렇게 위력적이지 않습니다. 올해 포심 피OPS가 무려 1.033 입니다. 이러니까 피OPS .652 밖에 안 되는 슬라이더만 결정구로 주구장창 던지고 있고, 그게 읽힌 결과가 잘 제구되고도 얻어 맞은 최지훈의 적시타였죠.

 

지난해 김범수의 포심 피OPS는 .648에 불과했습니다. 그런데 올해는 이 포심의 커맨드가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고 한가운데 몰리면서 부진한 투구를 보이고 있고, 선수도 이를 극복하지 못 하고, 존 안에 포심을 우겨 넣어서 아웃 카운트를 잡아내지 못 하고, 슬라이더만 던지며 낚으려다가 볼넷만 무수히 나오고 있습니다.

 

결국, 김범수를 영입한 게 잘못된 선택이 되어 버렸죠. 올해 망하고 내년부터 다시 잘할 수 있겠으나, 커리어에서 잘한 적이 지난해 단 한 번 뿐이었던 선수를 거액으로 영입한 것부터 문제였습니다. 

 

기록만 봐도 알 수 있는게, 지난해 김범수는 한화에서 좌타 원포인트 룰로 던졌고(지난해 좌타 124명 상대, 우타 66명 상대), 결정적으로 지난 시즌 김범수의 BABIP가 .238에 불과했습니다. 한 마디로 작년에는 '운이 많이 따랐던 시즌'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란 거죠.

 

올해 김범수는 작년의 운을 다 썼는 지 BABIP가 .376으로 치솟았는데, BABIP를 떠나서 볼넷이 너무 많습니다. 본인 공이 자꾸 방망이에 걸리니까 더 도망가는 피칭을 하고 있는데, 이게 지켜보는 팬들에게도 화를 돋구고, 그라운드에서 같이 뛰고 있는 야수에게도 집중력 저하를 가져오죠.

 

자꾸 얻어 맞아서 자신감이 떨어졌다면 2군 내려서 자신감을 회복할 수 있는 타이밍을 가져가는 게 맞고, 팀 내에 좌완투수가 부족한 것도 아닌데, 김범수에게 계속 기회를 줄 필요가 있을까 싶습니다. 차라리 이준영이나 김대유를 쓰는 게 지금은 더 나아 보일 정도이니까요.

 

 

 

그나마 오늘 경기에서 건진 수확 '이의리'

 

아무 것도 못 하고 진 오늘 경기에서 그나마 유일하게 건질 수 있는 건 이의리가 간만에 복귀해서 '괜찮은 공'을 던졌다는 겁니다. 8회말에 마운드에 올라와서 13개의 공을 던졌는데, 포심 최고 구속 154km/h. 평균 구속 152.8km/h을 찍었습니다. 이런 공들을 던지니까 이의리를 포기할 수가 없죠.

 

그리고 고등학교 때 자신의 공을 받았던 친구 첫 타자 조형우에게 3개 연거푸 볼을 주긴 햇는데 한창 안 좋을 때처럼 우타자 바깥쪽 높은 코스, 소위 11시 방향으로 포심이 날린 게 아니라 우타자 몸쪽으로 깊숙하게 2개 들어갔고, 3구는 바깥쪽 살짝 빠진 보더라인 피칭이었습니다. 안타를 맞긴 했어도 잘 맞은 타구가 아닌 투수 옆으로 스쳐 지나간 코스 안타였고요.

 

그리고 오늘 타격감 좋았던 정준재를 상대로 152km/h 포심 연거푸 존에 넣어서 파울파울 만들어 카운트 유리하게 잡고 슬라이더로 타이밍 뺏어서 평범한 중견수 플라이로 잡고, 박성한도 초구 포심 스트라이크 잡고 2구째 하이 존으로 150km/h 포심을 던져서 역시 빗맞은 2루 땅볼(김선빈이라 내야 안타 주는 줄...)

 

마지막으로 최정 상대로 초구 하이 패스트볼이 빠졌지만, 2구째 하이존 경계로 153km/h 포심 던져서 헛스윙 이끌어 내고, 3구째 같은 코스로 153km/h 포심으로 평범한 플라이를 잡고 이닝을 끝내고 내려왔습니다. 

 

오늘 피칭만 보면, 구위와 제구 모두 확연히 나아진 모습이었어요. 특히, 우타자 상대할 때 바깥쪽으로 많이 빠지는 11시 포심이 없었다는 걸 가장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싶습니다.

 

하지만, 변화구가 여전히 불만족스럽습니다. 정준재를 아웃 카운트로 잡아내긴 했는데, 결정구로 던진 슬라이더가 가운데 몰리면서 정준재가 아닌 힘이 있는 타자였다면 큰 타구를 허용할 수도 있었어요. 

 

저는 올해 이의리가 부진한 이유로 변화구 구사 능력이 예년만 못 해서라고 보고 있는데, 오늘 포심 구위나 제구는 여전히 증명했지만, 변화구 구사 능력에 있어서는 여전히 숙제를 던진 경기가 아니었나 싶습니다.

 

그리고 자꾸 이의리 올린다고 뭐라 할 건 아니죠. 지금 선발 로테이션이 외국인 투수 2명 빼면 제대로 돌아간다고 보기 어렵습니다. 아직도 양현종이 국내 선수 에이스 역할을 하고 있고요. 황동하는 최근 구속이 떨어졌고, 포크볼 안 긁히면 그 경기는 졌다고 봐야죠. 

 

괜히 이의리가 후반기 성적 상승의 열쇠가 아닙니다. 이의리가 오늘 처럼 포심 커맨드를 보여주고, 변화구를 존에서 떨어뜨릴 수 있다면, 팀의 가장 큰 약점 중 하나인 선발 마운드의 뎁쓰 걱정을 덜어낼 수 있습니다.

 

 

선수 단평

  • 박재현 - 공 보는 자세도 괜찮고 컨택도 잘 이루어졌지만, 힘이 모자라네
  • 김도영 - 타구 운이 없던 하루. 마지막 타구 2개는 타이밍이 좋았다.
  • 나성범 - 존재감이 없었음
  • 카스트로 - 안타보다 귀한 볼넷
  • 한준수 - 볼배합이 아쉬웠다.
  • 김선빈 - 잘 맞은 타구는 아웃, 정작 안타는 행운의 안타 2개. 하지만 타격감은 많이 좋아졌다.
  • 박상준 - 첫 타석은 신기한 선구안을 보여주더니, 두 번째 타석에서는 왜?
  • 김규성 - 유격수 고민은 언제까지 해야 하나
  • 성영탁 - 삼진 잡아내긴 했지만, 여전히 구속이 안 나옴.
  • 이태양 - 좋을 때의 모습이 아님. 오늘은 운이 따름
  • 한재승 - 추격조 역할도 못 하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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