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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09] KIA : 롯데 후기 - 구위는 떨어졌어도 에이스는 에이스

KIA Tigers 경기 리뷰

by Lenore 2026. 7. 10. 02: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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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경기까지 내줬으면 작년과 마찬가지로 최악의 전반기를 마치고, 후반기에 추락할 수도 있겠다는 불안감을 안겨줬을텐데, 불리한 선발 매치업(KIA는 원투 펀치 빼면 전부 불리함)에서, 최근 불타오른 롯데 타선을 양현종이 5이닝 동안 1실점으로 막고, 팀이 연패를 끊는 결정적인 역할을 했습니다.

 

타선에서는 중심타자들이 다 했죠. 5번 타자 카스트로가 선제 홈런을 날렸고, 김도영이 달아나는 홈런, 그리고 나성범이 쐐기를 박는 홈런을 쳤습니다. 연패 기간에 하나도 안 나왔던 홈런이었는데, 중심타선에서 홈런 3개가 터지니까 드디어 연패를 끊네요. 

 

 

양현종의 5이닝 전력 피칭 작전 대성공

 

오늘 양현종의 1회 피칭은 '팀의 연패를 끊겠다는 의지'가 읽혔습니다. 올 시즌 포심 평균 구속이 138.7km/h 밖에 안 되는 투수가 1회부터 최고 144km/h의 공들을 던졌으니까요. 오늘 경기 포심 평균 구속은 140.4km/h를 기록하며 당연, 올 시즌 최고 구속이었습니다. 전반기 마지막 경기이니까 모든 걸 다 불살라야겠다는 의지가 보였어요.

 

커맨드도 좋았죠. 한가운데 들어가는 공들이 거의 없었고, 요즘엔 좌타자 상대로도 체인지업을 던지는데, 이 체인지업이 잘 먹히고 있습니다. 실제로 올해 양현종의 체인지업 피안타율은 .192에 불과합니다.

 

나이가 들면서, 과거처럼 이닝 이팅에 모습은 못 보이고 있지만, 5이닝을 전력 피칭으로 하는 전략으로 수정하면서 양현종의 성적도 좋아지고 있습니다. 2023년 3.58의 ERA를 기록한 이후 3년 만에 ERA를 3점대(3.91)까지 내렸어요. 6월 이후 6경기 등판에서 ERA가 2.40에 불과합니다. 투구이닝은 30이닝으로 매경기 정확히 5이닝 씩 던지고 있고요.

 

전, 이런 식의 전략 변경이 양현종 커리어에도 큰 도움이 된다고 봅니다. 물론, 5이닝 밖에 던지지 않기 때문에 불펜 부담이 커질 수 밖에 없지만, 올 시즌 KIA 불펜은 '질적'으로는 떨어질 지 몰라도, '양적'으로는 그 어느 시즌보다 두텁습니다. 실제로 오늘 경기도 불펜투수 4명(전상현, 조상우, 곽도규, 정해영)이 남은 4이닝을 1실점으로 막았고요.

 

현재 통산 192승을 거뒀는데, 후반기에 8승 채우는 건 기적에 가깝다고 보고, 딱 4승만 더 채워서 올 시즌 10승을 했으면 좋겠네요. 그러면 내년에는 4승만 더 거두면 200승 채울 수 있습니다. 올 시즌처럼 5이닝을 3실점 이내로 막는다는 생각으로 잘 버텨줬으면 좋겠어요.

 

 

 

물량 작전 성공, 기대를 충족한 불펜투수들

 

오늘 전반기 마지막 경기이고, 다음 주 수요일까지 경기가 없으니 투수를 마음껏 투입할 수 있었죠. 양현종이 일찍 무너지면 황동하를 붙인다고 했는데, 양현종이 잘 버텨주면서 황동하는 나오지 않았고, 현재 KIA가 내세울 수 있는 가장 강한 불펜진인 전상현, 조상우, 곽도규, 정해영 라인을 올려서 롯데 타선을 막았습니다.

 

전상현은 6회에 안정된 커맨드를 바탕으로 정타를 허용하지 않았고, 조상우는 운이 좀 따랐죠. 아웃 카운트로 연결된 3개의 타구가 모두 잘 맞은 타구였는데, 역시 좌타자에게는 힘들어 하는 게 보입니다. 포크볼이 오락가락하니까 좌타자를 압도하지 못 하네요. 그래도 공에 힘은 있어서, 노진혁의 타구가 더 안 뻗었던 것 같습니다.(습한 날씨 도움도 있었던 것 같고)

 

8회에는 곽도규가 올라와서 한동희에게 큰 타구를 맞긴 했어도 나머지 타자들은 잘 막았죠. 한동희와 레이예스를 상대할 때 빼고는 가운데 들어가는 공들이 없고, 140km/h 후반의 투심이 보더라인으로 들어가니 상대 타자들이 어려워 하는 게 바로 보입니다. 

 

그리고 9회에도 마운드에 올랐는데, 전 마무리 투수 테스트라고 봤어요. 이범호 감독이나 이동걸 투수코치도 모두 생각은 하고 있었을 겁니다. 다만, 곽도규가 마무리 투수 역할을 하면, 좌완 셋업이 없어서 그 부분이 조금 아쉽죠. 그래서 김범수, 최지민, 이준영 이런 선수들이 분발을 해줘야 하는데 말이죠.

 

이번 시리즈에서 감이 좋았던 박찬형(이 친구 권희동 조카인가요.)을 상대로 좌타자 입장에서는 컨택하기 어려운 커브를 던졌는데 그게 손에서 일찍 빠져 사구가 나왔던 게 아쉬웠던 장면이었습니다. 본인도 아쉬운 지 1타자만 더 상대하게 해달라고 하는 모습이나, 덕아웃에 들어와서 아쉬워 하는 모습을 보면, 멘탈 만큼은 마무리 투수로 이보다 더 적당한 투수가 있을까 싶습니다. 

 

정해영이 비록 장타를 맞으면서 실점하긴 했어도 오늘 구속은 좀 나오더라고요. 148km/h의 포심을 존에 때려 박으면서 헛스윙 삼진을 잡았고, 까다로운 황성빈 상대로도 초구 슬라이더 이후에 148~149km/h 포심을 연거푸 3개를 던져서 빗맞은 땅볼 만들어 내는 걸 보면, 공에 힘은 확실히 있습니다. 장타를 맞은 투구는 덜 꺾인 슬라이더였고요.

 

 

 

리그 상위권의 클린업, 리그 하위권의 테이블세터

 

앞서도 이야기했듯 오늘 경기는 중심타자들이 다 했죠. 3번 김도영, 4번 나성범, 5번 카스트로 이 3명이서 도합 11타수 5안타 3홈런 5타점으로 팀에 모든 득점이 클린업 트리오에서 다 나왔습니다. 1번 김호령은 부진했지만(제발 김호령은 하위 타순에) 박재현이 2안타를 치면서 테이블세터 역할도 잘 해줬고요.

 

실제로 올 시즌 KIA 클린업 트리오(3-4-5번)의 OPS는 .870으로 리그 2위입니다.(1위는 .895의 LG) 그 중심에는 오늘 리그를 초월하는 홈런을 날린 김도영이 있지만, 나성범과 카스트로도 뒷받침을 잘 해주고 있죠.

 

특히, 카스트로의 경우 리그에 적응한 이후에는 확실히 리그 상위권의 외국인 타자의 모습인데, 복귀한 6월 18일 이후 타율 .394 OPS 1.029를 치고 있습니다. 타율에 비해 낮은 출루율이 단점이긴 한대, 정확한 컨택과 간간히 나오는 홈런포가 팀에 확실한 힘이 되고 있죠.

 

문제는 수비와 주루에서 기여도가 제로라는 점이라, 타격에서 지금과 같은 모습을 꾸준히 보여주지 못 하면 재계약은 어려운 타입이 아닌가 싶습니다. 햄스트링 부상에서 조금 나아지면 1루수나 좌익수에서 지금보다 나은 모습을 보여야죠. 개인적으로는 본 포지션인 2루수가 어려운 상황이라면, 1루수로 뛰는 게 좌익수보다는 낫지 않을까 싶습니다.

 

아무튼, 3-4-5번은 확실하게 완성이 됐는데 나머지 타순이 문제네요. 한준수가 발만 빠르면 2번으로 딱인데, 발이 느려서 2번으로 쓰기 어렵다고 치면 6번으로 지금과 같은 모습을 보여주면 좋고, 가장 좋은 건 김도영부터 타순을 하나씩 올려서 2번 김도영, 3번 나성범, 4번 카스트로, 5번 한준수로 쓰는 게 가장 좋아 보입니다.

 

사실 타격 스타일만 보면 득점권에서 약한 대신에 높은 출루율을 자랑하는 한준수 3번이 가장 좋지만, 감독이 그렇게 쓸 것 같진 않네요. 3번은 김도영, 4번은 나성범이 머릿 속에서 인쇄된 사람이라... 김선빈만 좋아지면 2번이나 하위 타순에 대한 고민을 덜 수 있을텐데 김선빈이 절고 있고, 수비력 생각하면 선발로 쓰고 싶진 않네요.

 

가장 큰 고민이 역시 테이블세터인데, 리그 최악의 출루율을 기록 중이죠. 다만, 박재현을 쓰는 건 선수에게 경험치를 먹이고 있다는 측면에서 마냥 부정적으로 보고 싶진 않습니다. 하지만 2번에 출루율이 낮고, 한 방이 있는 김호령을 쓰는 모습은 정말 그만 보고 싶습니다. 

 

 

 

선수 단평

 

  • 김호령 - 상대가 좌완이라 1번으로 나온 것 같은데, 좌완 저격도 하지 못 했다.
  • 박재현 - 1회 수비는 좋았고, 타석에서도 괜찮았지만, 두 차례 미숙한 수비를 보인 장면을 보면, 경험치를 더 먹어야 한다.
  • 한준수 - ABS 억까를 당해도 다음 타석에서 흔들리지 않고 좋은 타구를 날린 걸 보면, 타석에서 평정심이 뛰어 남
  • 김선빈 - 오늘도 부진 탈출 실패, 수비에서 사고 안 쳤으니 된 건가
  • 정현창 - 황성빈을 잡는 마지막 깔끔한 수비만 보면, 타석 경험치 몰아주고 싶다.
  • 변우혁 - 아이스크림 콘 캐치 말곤 기억나는 장면이 없음
  • 박상준 - 너무 잘 한다 싶었다. 그래도 공은 잘 고르고 있음. 
  • 박민 - 2할 돌파 성공. 타격 타이밍도 괜찮았음. 좋은 2루 수비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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