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늘 경기는 하이라이트로만 봤습니다. 그래서 경기 후기보다는 시즌 전반기 불안요소를 짚어 보는 내용의 글이 될 것 같습니다.
2025년 7월 8일 KIA는 87경기에서 45승 38패를 기록하며 승률 .542를 기록했습니다. 팀순위는 4위, 2위 LG와는 불과 1.5경기 차이라서 잘 하면 2위를 노려볼 수 있겠다는 말까지 나왔죠.
하지만 작년 이맘때 KIA는 전반기 마지막 시리즈에서 한화를 상대로 단 1경기도 따내지 못 하고, 8:14, 4:7, 2:3으로 스윕을 당했습니다. 이후에 KIA는 4연패 후 1승 했다가 다시 내리 7연패를 당하며 승률 .500까지 떨어졌고(6위로 추락) 마운드가 붕괴하며 9월 시작했을 때는 팀 순위가 8위까지 내려가 버립니다. 그리고 이대로 시즌을 마무리했고요.
현재 KIA는 85경기를 치르면서 44승 39패를 기록하며 승률 .530입니다. 3위 KT와는 3.5경기 차이로 벌어졌고, 상위권으로 갈 기회는 매우 희박해졌죠. 오히려 7위 NC와 3.5경기 차이라서 작년처럼 후반기에 내려가면, 또 다시 8위할 수도 있는 시즌입니다.
그리고 작년이나 올해나 순위 하락의 불씨를 당긴 건 '무너진 마운드'였죠. 작년 후반기에는 불펜이 말썽이었습니다. 실제로 KIA의 팀 ERA는 5.31로 리그 최하위였고 후반기 불펜 ERA는 5.60을 기록했습니다.(당연히, 리그 최하위)
이런 결과 때문에 시즌 끝나고 김범수, 이태양, 홍건희를 우수수 영입했는데, 이태양은 너무 적게 던졌고, 홍건희는 큰 부상으로 아웃이고, 김범수는 커리어 최악의 모습이죠. 외부 영입이 큰 효과를 못 거두고 있고, 지금 전반기 마무리하면서 불펜이 흔들리고 있습니다.
다만, 전 올해 불펜은 작년보다는 나을 거라고 봐요. 지금 흔들리는 건 성영탁 정도이고, 곽도규, 전상현 두 명이 최근에 복귀하면서 작년보다는 불펜이 무너질 확률은 낮지 않을까 싶어요. 실제로 올해 KIA 불펜의 ERA는 4.52로 리그 3위. 준수한 편입니다.

문제는 선발이죠. 외국인 투수 2명을 제외하면 너무나도 허접합니다. KIA의 올 시즌 선발 ERA는 4.14로 리그 4위, 꽤 좋은 수치이지만, 국내 선발 ERA는 5.10을 기록하며 리그 8위 입니다. 키움과 불과 0.01 차이라서, 키움 국내 선발진 네임밸류(안우진, 하영민, 박현준 등)을 생각하면 이변이 없는 한 시즌 마무리할 때는 9위 할 가능성이 매우 크죠.(SSG가 범접할 수 없는 수치라서 최하위는 안 할 듯)
그냥 올러와 네일 빨로 5할 이상의 승률을 하고 있다고 봐야 하는데, 이런 구조를 장기적으로 좋은 평가를 해줄 수가 없죠. 그래서 이범호 감독도 그렇고 구단에서도 이의리를 포기할 수 없는 겁니다. 구위만 놓고 보면, 국내 선발 투수 중에서 이의리에 견줄 투수는 거의 없으니까요.
이의리가 후반기에 기적처럼 신인 시절의 모습을 되찾지 않는 한, 올해 KIA 선발 마운드가 좋아질 가능성은 거의 없다고 봅니다. 양현종은 더 나빠질 일만 남았고, 황동하는 풀 시즌 선발 경험이 없어서 힘들어 하는 게 벌써 눈에 보이죠. 김태형은 계속 말하지만, 공 강하게 채서 던지지 못 하면 지금은 견습생일 뿐입니다.
시라카와도 그냥 흔한 일본 독립리그 투수 일 뿐인데, 시라카와를 제치지 못 하는 국내 투수들의 수준이 문제죠. 김도현은 시즌 아웃이 확정이고, 윤영철 시즌 막판에 돌아 온다고 해도 증속 없으면 양현종보다 잘 던질 지도 모르고, 돌아 올 전력이 안 보입니다. 올해 안에 국내 선발진이 좋아질 가능성? 글쎄요.
이의리가 기적처럼 멘탈 치료하고, 보더라인 피칭하고, 김진욱 부럽지 않은 투구를 하면 반등 가능합니다. 시라카와나 황동하 둘 다 선발이 아니라 불펜으로 가야 팀에 도움이 되는 유형입니다. 그런데 이런 날이 올까요. 잘 모르겠습니다.

전 투수력과 달리 KIA의 공격력은 꽤 좋다고 생각합니다. 김선빈이 커리어 최악의 모습을 보이고 있음에도 팀 WRC+가 106.6이고, 팀 OPS가 .769를 기록하며 리그 중상위권 수준은 됩니다. 여기서 삘 받으면 리그 상위권으로 올라 갈 잠재력도 있다고 보고요.
그런데 풀타임 경험이 있는 선수들만 잘 하고 있습니다. 김도영(WRC+ 164.2), 나성범(WRC+ 145.1), 한준수(WRC+ 161.7)이 3명이 공격을 주도하고 있고, 카스트로가 이제야 리그에 적응해서 WRC+ 115.9까지 올라왔습니다. 여기에 지난해 처음으로 풀타임 보낸 김호령이 뒤늦은 나이에 타격에 눈을 떠서 WRC+ 105.4를 기록하며 수비가 뛰어남에도 공격력 리그 평균 이상의 중견수가 됐고요.
문제는 나머지 선수들이 전혀 뒷받침을 못 해주는 겁니다. 박재현(WRC+ 94)이 그나마 새 얼굴로 튀어 나왔지만, 그래봐야 리그 평균보다 조금 못 한 공격력이고, 그 아래는 처참하죠. 김선빈 WRC+ 86.3, 김규성 WRC+ 64.3, 박민 WRC+ 48.9를 기록하고 있습니다.
자, 죽은 자식 X알 한 번 더 만져 봅시다.
박재현 대신 최원준이 있었다면 WRC+ 157.4를 치는 타자가 1번 역할을 했을테고, 최형우를 잡았으면 WRC+ 145.2를 기록한 타자가 붙박이 지명으로 뛰었을 겁니다. 박찬호 잡았으면 수비와 주루 능력이 리그 탑 클래스인데다가 WRC+ 105.5를 치며 리그 평균 이상의 공격력을 가진 선수를 9번 타자로 썼을 겁니다. 여기에 WRC+ 115.3을 치는 타자(이우성)를 외야와 대타, 지명타자 등으로 고루 기용할 수도 있었겠죠.
물론, 최원준과 이우성은 둘 다 팀을 떠나서 더 잘 된 걸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최원준과 이우성 둘 다 KIA에서 WRC+ 100 이상을 친 선수들입니다. (최원준 KIA 커리어 하이 117.3, 이우성 122.4) 박재현이 아무리 잘 해도, 이 두 선수보다 당장은 못 하고 있습니다.
풀타임 경험이 있는 선수를 계속 쌓아 두는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이들은 몇 시즌을 풀타임으로 뛰면서 체력 관리를 어떻게 해야 하는 지, 스탯 관리를 어떻게 해야 하는 지, 컨디션 유지를 어떻게 하면 잘 할 수 있는 지, 시즌을 보내며 멘탈 관리를 어떻게 해야 하는 지 다 아는 선수들입니다.
리그 평균 이상의 공격력을 갖춘 야수 4명(최형우, 최원준, 이우성, 박찬호)이 한꺼번에 우르르 빠졌는데 그 빈 자리를 쉽게 채울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것 자체가 '오만' 입니다.

전 그래서 올해 KIA의 공격력, 그리고 KIA의 성적이 상당히 기대 이상이라고 봅니다. 실제로 시즌 시작 전 대부분의 전문가들은 KIA의 순위를 하위권으로 꼽았습니다. 건강한 김도영이 돌아 왔음에도 말이죠.
그런데 이제와서 어쩔 수가 없죠. 올 시즌은 팬들이 인내심을 가져야 합니다. 박민, 정현창이 타석에서 못 해도, 수비만 잘 해도 '그래, 헛스윙 하다 보면 나아지겠지' 하면서 참아야 합니다. 박재현은 지금도 충분히 칭찬할 만한 활약을 하고 있지만, 주루 플레이에서 본 헤드 플레이를 하고, 오늘처럼 실책을 해도, 당연하다고 생각해야 합니다. 이제 20살이니까요.
주전 선수를 다 보냈는데 1년 만에 그 빈 자리가 채워질 수는 없습니다. 그리고 젊은 팀으로 잘 탈바꿈만 하면, 오랜 기간 리그에서 상위권으로 군림할 수 있습니다. 다만, 3년 정도는 더 리그에서 상위권으로 군림할 수 있는 팀을 망친 건, 프런트 탓을 하지 않을 수가 없죠. 여기에 박찬호 없어도 문제 없다던 일부 악플러들도 흐린 눈을 하고 있죠.
윤도현이 헛스윙을 해도 좋다고 해야 하고, 박민, 정현창, 김규성이 수비형 유격수로만 뛰어줘도 고맙다고 해야 합니다. 수비 구멍이 아닌게 어딥니까. 다만, 이 선수들이 공격력에서 주전급이 되려면, 김호령 나이가 될 때까지 기다려야 할 지도 몰라요. 그때에도 KIA가 강팀일 수 있을까요?
그리고 지금 당장 박민, 정현창, 김규성, 변우혁, 박상준이 못 한다고 드래프트에서 야수를 상위 지명해야 할까요? 전, 말도 안 되는 소리라고 봅니다. 타자가 프로 리그에 적응하는 데는 많은 시간이 필요합니다.(특히, 우타 거포는) 지금 팀에 부족한 건 야수가 아니라 투수입니다. 특히, 공 빠른 투수.
지금 경험치를 먹인 타자들이 내년에 스텝 업 하는 걸 기대하는 게 낫지, 이들이 지금 당장 못 한다고 한계를 긋고, 야수를 상위 지명하는 건 정말 어리석은 짓이라고 봅니다. 제가 한 2억 번 이야기했는데 KIA의 문제는 '구위로 상대를 압도하는 국내 투수, 특히, 20대 투수 숫자가 타팀에 비해 절대적으로 부족한 것'이라고 봅니다.

오늘 하이라이트에서 가장 인상적인 수비는 김호령의 호수비도 아니고, 김규성의 호수비도 아니고, 전민재의 메이저리그급 수비도 아닙니다. 김선빈의 1루 주자와 타자 주자를 모두 살려주는 황당한 수비입니다.
수비할 때 몸이 못 따라가고 있습니다. 그 타구는 나오자마자 제자리에서 잡고 주자를 태그할 생각을 할 게 아니라 앞으로 빨리 달려나와서 포구 후, 주자를 태그하고 1루로 던졌어야 했습니다. 제자리에서 빨리 안 움직이니까 그딴 수비가 나오죠.
제가 젊은 선수들이 못 하는 건 당연하다 참아내야 한다. 인내심을 가져야 한다고 했는데, 김선빈은 그게 아니죠. 김선빈 지금 나이에 수비가 더 나아질 수 있을까요? 그럴 가능성은 제로에 무한대로 수렴합니다.
이범호 감독은 도대체 뭘 기다리는 걸까요? 지금이라도 김선빈 2루 수비는 쓸 수 없다고 선언하고, 대타로 빼야 합니다. 선수가 스스로 '감독님, 저 라인업에 빼주세요.'라고 해주길 기다려야 하나요?
더 이상 2루수로 뛰는 모습은 그만 봤으면 좋겠고, 팀을 위해서라도 우타 대타요원으로 쓰는 게 맞습니다. 어제 2회에 바로 빼길래 어떤 신호를 주는 건가 싶었는데, 오늘이 '2루수 김선빈'의 마지막 모습이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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