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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25] KIA : 키움 후기 - 슈퍼스타의 압도적 존재감

KIA Tigers 경기 리뷰

by Lenore 2026. 6. 25. 23: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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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경기는 그야말로 낙승이네요. 8회와 9회에 2실점씩 하긴 했지만, 경기 승패에 영향은 없었고, 두 다리 쭉 뻗고 볼 수 있었던 경기였습니다. 이렇게 쉬운 승리를 거둔 이유는 제임스 네일이 선발 마운드에서 완벽한 피칭을 했고, 김도영이 멀티 홈런. 그리고 중심타자인 나성범과 카스트로가 홈런 1방씩을 날리면서 리그 홈런 1위 구단 다운 모습을 보였습니다.

 

 

알칸타라를 무너뜨린 김도영과 나성범의 홈런

 

알칸타라는 리그 최고의 투수 중 한 명입니다. 150km/h을 넘나드는 강속구, 스트라이크존에서 날카롭게 떨어뜨리는 포크볼, 이 두 가지 구종이 리그 최고 수준이죠. 게다가 제구력도 좋아서 볼넷 허용이 극단적으로 적은 투수입니다. 올 시즌 9이닝 당 볼넷이 1.27개 밖에 안 됩니다. 작년에는 1개도 안 됐고요.

 

이런 알칸타라의 약점은 포심과 포크볼을 뒷받침하는 제3구종이 약하다는 점, 그리고 지나치게 정면 승부를 많이 하다보니 피홈런이 많다는 점에 있습니다. 오늘 경기 이전까지 피홈런 11개로 리그에서 2번째로 피홈런이 많았는데, 오늘 2개의 홈런을 허용하며 피홈런 13개로 롯데 로드리게스와 함께 공동 1위입니다.

 

이 약점이 두드러진 게 3회에 나온 김도영의 투런 홈런과 나성범의 백투백 홈런이었죠. 김도영은 알칸타라의 초구 바깥쪽 존에 들어가는 밋밋한 138km/h 슬라이더였고, 나성범의 홈런도 2구째 김도영과 똑같은 위치에서 형성된 136km/h 슬라이더였습니다. 오늘 경기 승부는 사실상 이 두 개의 홈런으로 갈렸습니다. 마운드에서 네일이 7이닝을 무실점으로 던지며 변수를 허용하지 않았으니까요.

 

최근 김도영 홈런이 긍정적인 게 좌측 방향 일변도에서 우측으로도 강한 타구가 나오고 있다는 점이죠. 시즌 초만 해도 홈런은 치지만, 계속 타구가 좌측으로만 가서 홈런 아니면 평범한 뜬공이 많이 나왔는데, 최근에는 바깥쪽 코스의 공들을 억지로 잡아 당기지 않고 강한 스윙으로 강한 타구를 만들어 내고 있어서, 타율이 올라가고 있습니다.

 

 

김도영 오늘 활약으로 OPS 1.0 가까이 올렸는데, 지금의 타격감을 오래 유지하면 MVP를 수상했던 2024년과 비슷한 활약을 기대해볼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게다가 올 시즌에는 도루를 안 하는 대신 수비에서 안정감이 장난 아니죠.

 

특히 놀라운 게 송구 능력인데, 작년에는 빗나가는 송구가 많았는데 올해는 1루까지 송구가 좀처럼 빗나가지 않고 잘 뻗어 갑니다. 특히, 강하게 던지지도 않고 손목 스냅으로만 던지는 데 레이저 송구처럼 1루까지 날라가는데, 유격수를 보더라도 어깨가 약해서 문제를 될 가능성은 거의 없어 보입니다. 3루수로만 뛰느라 좌우 스텝이 익숙하지 않아서 그 부분이 걱정일 뿐이죠.

 

2024년에 에러가 많을 때 제가 한 평이, 김도영의 수비는 하드웨어 문제가 아닌 소프트웨어 문제라고 는데, 운동능력이 좋아서 3루 수비를 1시즌 이상 하다보니 3루수 소프트웨어가 완벽히 탑재된 느낌입니다. 내년에 과연 유격수로 기용할 지 지켜봐야 할 것 같은데, 올해 부상 없이 시즌 마무리하면 유격수 보는 김도영도 내년에 볼 수 있지 않을까 싶어요.

 

그리고 어쩌면, 김도영의 포텐은 아직도 안 터진 게 아닌가 그런 무서운 생각도 듭니다. 앞으로 부상만 없이 몸 관리 잘 해주고, 내년에 유격수로 성공적으로 적응하고, 내년에 도루 봉인도 해제하면? 진짜 괴물 유격수가 나올 수 있지 않을까 그런 생각도 듭니다. 우리가 어쩌면 이 선수의 그릇을 너무 얕게 보는 게 아닐까 싶기도 하고요.

 

2024년에 김도영이 MVP를 수상할 때, MLB 가기 전에 두 번만 더 우승시키고 가라고 했는데, 산술적으로 따지면 2028 시즌 후 MLB 포스팅 자격이 생깁니다. 올해 포함해서 앞으로 3시즌 밖에 안 남았는데, 우승 두 번만... 딱 두 번만 시켜주고 MLB 갔으면 좋겠어요. 2024년 한 번은 너무 아쉽습니다. 

 

 

 

승부의 변수를 허용하지 않은 제임스 네일

 

상대 투수가 강할 때 이기는 방법은 우리 투수도 잘 던지는 겁니다. 그리고 오늘 네일은 키움 타선을 상대로 볼넷은 단 1개도 허용하지 않고 안타는 단 2개 맞았으며 삼진은 8개나 잡으며 7이닝을 무실점으로 막았습니다. 

 

키움에서 네일 저격용으로 좌타자 위주로 라인업을 꾸렸는데, 이에 굴하지 않고 압도적인 피칭을 해줬죠. 오늘 투구를 보면 투심 44.6%, 스위퍼 31.5% 비율로 던지는 등, 거의 투심과 스위퍼 투 피치로 상대 타자를 잡았는데, 스위퍼 위치가 특히 좋았습니다. 헛스윙률이 무려 올 시즌 최고 수치인 52.9%였으니까요.

 

키움 타선에 경험이 부족한 타자들이 많다보니 네일의 스위퍼는 낯설 수밖에 없죠. 김태군이 이런 키움 타선의 약점을 잘 캐치하고 스위퍼 위주의 볼배합을 했던 게 오늘 무실점 피칭의 가장 큰 기여를 했습니다. 

 

김태군 이야기를 하자면, 오늘 네일을 상대로 리드도 잘 해줬고, 타선에서도 3안타로 모처럼만의 출장에서 제몫을 다했죠. 한준수보다 많이 나오면 문제가 되지만, 오늘처럼 네일 전담으로 나와서 타격까지 잘 해주면 금상첨화입니다. 김태군의 약점이 체력이기도 해서, 지금처럼 일주일에 2차례 정도로만 써도 본인 커리어에도 도움이 많이 될 거에요.

 

아무튼 5월에 ERA 4.30을 기록하며 조금은 흔들렸던 네일이었는데, 6월 5경기 등판에서 31이닝 동안 ERA 1.74 3승 무패 피안타율 .206, WHIP 0.94, 피OPS .555를 기록하며 완벽하게 클래스를 회복했습니다. 

 

네일이 좋아지면서 KIA는 리그에서 WAR 1위와 2위 투수를 모두 보유하게 되었습니다. 올러가 3.73으로 리그 1위, 네일이 3.27로 리그 2위입니다. 리그 최고의 선발투수 2명이 한 팀에 모여 있으니 이보다 완벽한 상황이 없죠. FIP 순위는 올러가 3위, 네일이 6위. WHIP 순위는 올러가 1위(0.94) 네일이 2위(1.05) 입니다. 둘 다 출루가 적으니까 수비수들의 부담도 적죠. 정말 완벽한 듀오입니다.

 

이 두 명의 활약 덕분에 연패가 길어지지 않을 수 있고, 5할 승률 유지하는 데 큰 기여를 하고 있죠. 올러든 네일이든 MLB 다시 복귀할 정도로 선발투수로 강점이 있는 것도 아닌지라(둘 다 나이도 애매하고 레퍼토리가 단순함) KIA가 이 두 투수를 실망시키지 않게 잘 대우해주면 장수 외국인 투수로 오래오래 볼 수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최근 9경기 리그에서 가장 뜨거운 타선

 

지난 주 이전 주까지만 하더라도 팀 OPS가 .600이 되지 않을 정도로 빈타에 허덕였는데, 타격 사이클이 엄청난 반등을 했습니다. 오늘 경기까지 최근 9경기 팀 타격 성적이 .317 / .380 / .502 / .882를 기록하고 있어요. 당연히 리그에서 가장 뛰어난 공격력입니다. 최근 9경기 맹타 덕분에 팀 공격력 WAR은 리그 1위에 올랐고, WRC+ 108.6을 기록하며 리그 3위까지 올랐습니다.(1위는 110.6의 KT) OPS도 리그 2위(.774)를 기록하며 1위 KT(.780)을 바짝 쫓아왔고요.

 

최형우, 박찬호, 최원준, 이우성 등 2024년에 WRC+ 100 이상을 쳤던 선수들이 우르르 나갔음에도 이런 성과를 거둔 건 정말 대단하죠. 그리고 이런 공격력의 기반이 되어 주는 건 '홈런'입니다. 팀 홈런이 91개로 리그 2위 한화보다 10개가 더 많습니다. 작년에 부상으로 많은 경기에 빠졌던 나성범과 김도영이 올해 건강하게 뛰어주고 있는 게 가장 크고, 박재현이나 김호령도 홈런포에 힘을 실어주고 있죠.

 

최근 9경기 타자들의 성적은 아래와 같습니다. (OPS순서)

 

 

3-4-5번 클린업이 아주 미쳐 있습니다. 여기에 포수 2명도 잘 해주고 있고요. 최근 KIA의 공격력은 김도영, 나성범, 카스트로 이 3명이 주도하고 있다고 봐야죠. 여기에 클린업 다음에 포진했던 한준수와 변우혁도 쏠쏠히 해줬고요. 다만, 김규성, 박민, 김선빈 내야수들 성적이 매우 안 좋았는데, 모두 잘 칠 수도 없고, 이건 그러려니 해야죠. 

 

김선빈의 부진이 문제고, 김규성과 박민의 타격이 너무 약하니 우승 시즌보다 하위 타순이 약한대(2024년에는 최원준이 9번을 칠 정도로 미친 타선이었죠. 2017년에도 김선빈이 9번 쳤고) 김규성과 박민의 타격 수준이 갑자기 좋아질 가능성은 매우 낮다고 봐야 하니, 김선빈만 조금 좋아져도 상하위타순의 격차가 줄어들 것 같습니다. 다만, 김선빈을 쓰려면 수비로 써야 하는데, 수비가 안 되니 문제.

 

정리하면 최근 좋은 성적은 중심타선의 매서운 공격력, 그리고 단단한 불펜. 여기에 리그 최고의 원투 펀치를 보유한 덕분이라고 요약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테이블 세터진의 낮은 출루율이 조금 더 개선이 되고, 국내 선발진이 조금 더 분투해준다면 더 높은 위치도 노려볼 법도 한대, 이게 해결이 쉬워 보이지 않네요. 그래도 2024 우승팀의 자존심은 어느 정도 회복한 것 같아서 그 부분은 만족합니다.

 

 

 

선수 단평

 

  • 박재현 - 볼넷 안 고르는 거 올해까지만 참을게, 내년엔 볼넷도 좀 골라 보자.
  • 김호령 - 2번 타자에 안 어울리긴 하지만, 그래도 타점 하나 올려줬으니 됐다.
  • 카스트로 - 오늘은 무안타 인가 싶었지만, 3-1 카운트에서 자신있게 돌리며 시원한 홈런
  • 한준수 - 오늘 만큼은 김태군의 타격이 훨씬 좋았다.
  • 김규성 - 타격 재능이라는 게 안 보임. 백업으로 나와야 빛이 나는 선수
  • 박민 - 9번 타자에서 번트 두 번 성공했으면 그 날은 칭찬 받아도 되는 날
  • 최지민 - 볼질만 안 하면 된다. 다만, 김동헌 상대로 그런 체인지업은 안 던지는 게 맞다.
  • 김범수 - 안 되겠소. 2군 보냅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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