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가 웬만하면 지는 경기도 다시 보기로 시청을 하는데, 내일 오전에 일정이 있어서 늦게까지 잠을 안 잘 수 없는 관계로 오늘은 하이라이트와 네이버 문자 중계 기록지만 보고 리뷰를 올립니다.
일단, 하이라이트만 본 소감은, 아... 최민석 공이 정말 좋네, 저 투심 어떻게 치지? 요거랑 아... 수비가 정말 개판이구나...
...라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하이라이트만 봐도 오늘 최민석 투심이 얼마나 타자들에게 어려웠는 지가 보여서 따로 언급은 길게 하고 싶지 않습니다. 특히, 좌타자 몸쪽 보더라인으로 꽂히는 투심, 우타자 바깥쪽 낮게 떨어지는 투심. 그리고 최민석이 이렇게 스위퍼가 좋은 선수였나 싶을 정도로 스위퍼도 각이 정말 좋더군요.
강속구 투수가 아니어도 무브먼트, 커맨드 이 두 가지만 갖고 있으면 에이스 놀이를 할 수 있다는 걸 최민석이 잘 보여주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최민석 지금 투심 구속에서 2~3km/h만 더 붙으면 제임스 네일이랑 똑같은 레퍼토리에요. 스위퍼의 완성도나 제구력은 네일보다 떨어져도 투심 하나만 놓고 보면 네일보다 낫다고 생각하고요.
실제로 네일의 투심 피안타율은 .241이지만, 최민석의 투심 피안타율은 .206에 불과합니다. 그리고 오늘처럼 좌타자 몸쪽 보더라인으로 투심이 들어가면 못 쳐요. 최민석은 지금 스트라이크 던지는 능력만 부족하니, 여기서 더 좋아지만, KT 소형준 같은 투수가 될 수 있다고 봅니다. 그 정도로 공이 좋네요.

타 구단 선수 이야기는 이쯤하고, 그렇다 해도 9이닝 동안 안타 3개 밖에 못 친 건 타선의 문제를 지적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일단, 3연패 기간 동안 KIA 타선의 가장 큰 문제는 김도영의 부진입니다. 화요일 경기 왕옌청을 상대로 쓰리런을 치고 나서, 수목금 3경기에서 12타수 1안타에 볼넷 1개 없이 삼진만 5개 당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이 1개의 안타마저 빗맞은 내야안타였죠.
그리고 이 3경기의 공통점은 지명타자로 출장했다는 점입니다. 아래는 올 시즌 김도영의 포지션별 타격 기록입니다.

지명타자로 나왔을 때 너무나도 파멸적인 성적이고, 가장 두드러지는 기록은 볼삼비죠. 3루수 출장했을 때는 볼삼비가 1대1에 가까운데, 지명타자로 출장하면 볼삼비가 1대 4에 가깝습니다. 이 정도면 지명타자로 나오면 안 될 성적이죠.
일부 선수들은 수비를 뛰지 않으면 타격에서도 영향을 받는다고 합니다. 올해 김도영이 현재까지 그런 모습을 보이고 있어요. 다만, 2024년과 2025년에도 그랬는 지 찾아보니까 올해만 유독 그렇습니다. 2024년에는 지명타자(31타석) OPS가 1.116으로 3루수로 나올 때보다 좋았고, 작년에도 지명타자로 나왔을 때(17타석) OPS 1.386으로 좋았습니다. 올해 유독 그러네요.

찾아본 김에 다른 선수들의 기록도 찾아봤어요. 아래는 KIA 주요 타자 중 지명타자로 나왔을 때의 성적만 나열한 겁니다.

지명으로 뛰어야 할 나성범, 김선빈 마저도 지명타자로 나왔을 때 성적이 수비 뛰었을 때보다 더 안 좋습니다. 김선빈은 잘 모르겠고, 나성범은 자기 입으로 이야기했죠. 자기는 수비를 뛰어야 타격도 잘 된다고(그럼 수비를 잘 하든가) 나성범 지명타자로 성적이 좋긴 한대, 우익수로 뛸 때 성적이 OPS .938이고. 타율에서 차이가 심합니다.(지명 .233 / 우익수 .310)
김선빈도 이런 걸 보면, 수비를 안 하고 덕아웃에 있다가 타석에 들어서면 확실히 악영향이 가는 것 같아요. 그런데 오늘 나성범이든, 김선빈이든 수비를 세우면 안 된다는 걸, 6회 이유찬의 빗맞은 안타 때 다 보여줬죠. 아데를린도 제대로 못 따라간 게 맞지만, 나성범이 적극적으로 콜 하고 왔어야 하는 타구라고 봅니다. 물론, 굳이 잘잘못을 따지자면 아데를린의 잘못이 더 크다고 보는데, 이제 집에 가잖아요?
지명으로 나왔을 때 성적이 괜찮은 건 한준수가 유일하고, 한준수마저 10타석에 불과한 스몰샘플이라 저 기록만 가지고 판단하기엔 어렵습니다. 결국, 나성범이든 김선빈이든 지명으로 나와서 해주는 게 맞다고 보는데, 선수들이 적응해야죠. 수비 뛰어봐야 방해만 되는 선수들이고,
전 전업 지타는 결국 나성범의 몫이 되어야 한다고 봐서, 나성범은 타석에 들어서기 전에 그라운드 10바퀴를 돌던지 아니면 계속 덕아웃 앞에서 방망이를 돌리던지 해서 감을 유지해야 한다고 봐요. 아니면 카스트로가 실패했을 때 새로운 외국인 타자는 오로지 방망이만 보고 전업 지명타자로 데리고 오는 것도 방법이 될 순 있겠죠. 개인적으로 좋은 방법은 아니라고 보지만.

그리고 수비 문제를 지적하지 않을 수 없는데, 5회 실점 때는 김규성이 공을 놓친 게 컸죠. 사실, 이 타구도 김규성이 아니라 박재현이 잡았어야 한다고 봤어요. 그리고 솔직히 말하면 김규성이 이 타구를 잡았다면 발 빠른 3루 주자 이유찬은 홈 시도를 했다고 봅니다. 지난 주 일요일 류지혁과 다른게, 그 때보다 홈까지 거리가 더 길었습니다. 박재현이 더 적극적으로 콜 해서 잡았으면 이런 사단도 없었을 거라고 봅니다.
하지만, 어찌됐든 김규성이 포구를 할 생각이었으면 포구를 확실하게 했어야죠. 만약 KIA의 유격수가 박찬호였다면 결코 볼 수 없었던 장면이었습니다. 하지만 아이러니한건, 김규성이 이 타구를 놓침으로써 1루 주자 박찬호가 2루에서 아웃됐고(넥스트 플레이는 좋았음) 손아섭의 안타 때 박찬호가 아닌 카메론이 주자였기에 김호령의 송구에 아웃이 될 수 있었습니다. 만약, 박찬호였다면 홈에서 잡긴 쉽지 않았을 거에요. (그런데 지금 기록 보니 9도루 0실패를 기록한 카메론이 느린 선수가 아니었군요. 그냥 김호령의 송구가 좋았던 걸로)
마지막으로 타선의 문제점을 지적하자면, 역시 뎁쓰가 약해진 건 부인할 수 없습니다. 최원준, 이우성, 최형우, 박찬호가 있었다면 지금 이렇게 타선에서 구멍이 많진 않았을 거에요. 박재현이 잠깐 잘해줬지만, 지금 부진한 건 경험 적은 타자가 겪는 흔한 슬럼프 과정입니다. 다만, 전 언젠간 반등할 거라고 봐서, 마냥 걱정되진 않지만, 경험이 없기 때문에 슬럼프 기간이 길 수밖에 없어요.
그리고 아데를린이 오늘 계약을 더 이상 연장할 수 없다고 이야기하고 오늘 마지막 경기를 뛰었는데, 마지막 경기에서 아데를린의 단점이 여전히 고쳐지지 않았음을 알 수 있었죠. 물론, 오늘이 마지막 경기니까 하고 본인 하고 싶은대로 한 것 같은데, 바깥쪽으로 멀찌감치 벗어나는 변화구에 계속 스윙을 하는 모습은 이 선수의 꾸준함을 의심할 수밖에 없는 장면이었습니다. KBO 마지막 타석까지도...
일부에서는 타 구단에서 데리고 갈 수도 있다고 하는데, 전 매우 낮은 확률이라고 봅니다. 약점이 너무 뚜렷하고, 수비가 뛰어난 것도 아니고, 게다가 나이도 많죠. (91년생) 솔직히, 외모만 보면 흰 머리도 희끗희끗 있어서, 정말 91년생이 맞나 싶은 생각까지도 듭니다만. 여튼, 이렇게 약점이 확연한 선수가 30대 후반의 나이에 약점을 보완한다? 글쎄요. 매우 낮은 가능성이라고 봅니다.
그리고 전, 어차피 리툴링 시즌이다보니 1루수는 기존 자원으로 키워야 한다고 봅니다. 작년에 이미 풀시즌 경험치를 먹인 오선우가 있고(2군 다녀와서는 컨택 약점이 많이 보완되는 모습이 나왔죠.) 최근 돌아 온 변우혁도 있고, 그리고 부상 이전까지 매우 뛰어난 선구안을 보인 박상준도 있습니다. 오선우, 박상준 부상 복귀하면 두 선수에게 우선권을 주고, 김도영이 3루 수비를 할 수 있는 몸 상태를 회복하면 그때 변우혁을 1루수로 써도 되죠.
지금 KIA의 포지션 구멍을 살펴보면, 아직 자리 잡지 못 한 코너 외야수 한 자리(나성범 지명타자로 보내야죠.) 그리고 유격수 라고 보는데, 유격수 자리는 외국인 선수로 채울 수 없는 부분이고, 데리고 온다면 역시 코너 외야수 한 자리라고 봅니다. 문제는 카스트로가 전부 회복될 때까지 아데를린이 계약 연장에 동의하지 않았기 때문에 당장 내일부터 중심타선의 구멍이 하나 더 생겼네요.
저는 아데를린 정식 계약 반대파였지만, 당장 이 선수가 없으면 타선의 위압감이 더 떨어지게 됩니다. 차라리 포수 김태군으로 쓰고 한준수를 지명으로. 그리고 2군 엔트리에서 포수를 올리는 게 낫다고 봐요. 외국인 타자 1명 올 때까지는 이렇게라도 운영해야, 빈약한 타선 공백을 채울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당연히 그래야 한다고 보고요.

하이라이트만 봤기에 선수 단평은 생략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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