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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14] KIA : 두산 후기 - 끝나지 않는 타격 슬럼프

KIA Tigers 경기 리뷰

by Lenore 2026. 6. 14. 2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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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경기는 원사이드하게 밀린 경기입니다. 6회까지는 3대1로 비교적 시소게임이었지만, 7회부터 9회까지 매 이닝 실점을 하면서 경기를 내줬고 타선은 아무 것도 하지 못 했죠. 1득점 마저도 1회에 나온 김호령의 홈런이었고, 곽빈의 구위에 눌려 주자를 자주 출루 시켰어도 연속 안타가 나오질 않았습니다. 그런데 라인업을 보면 점수가 안 나오는 게 수긍이 가는 라인업입니다.

 

야수 뎁쓰의 문제점이 확연히 드러나다.

 

야수 유망주를 키우기 위해서는 상당한 인내심이 필요합니다. 프로와 아마추어의 간격, 1군과 2군의 간격이 매우 크기 때문입니다. 아마추어 무대에서는 구경하기도 어려운 구속과 무브먼트, 변화구의 날카로운 각도. 2군에서는 그냥 스트라이크만 던져도 에이스가 될 수 있지만, 1군에서는 스트라이크도 '잘' 던져야 살아남을 수 있고, 거기서 살아 남은 선수들이 1군에서 뛸 수 있어요.

 

야수 유망주는 '실패'를 통해서 성장할 수밖에 없습니다. 변화구에 헛스윙을 하다가, 어느 포인트에서 스윙을 참아야 하는 지, 그리고 다양한 변화구를 상대하고, 상대 투수를 분석해가며, 상대 투수의 구질에 익숙해져야 합니다. 당연히 시간이 걸릴 수밖에 없습니다. 

 

KIA 타선의 문제는 경험 없는 풋내기 야수들이 라인업에 너무 많이 포함됐다는 점에 있습니다. 오늘 라인업에서 1군 풀시즌을 온전히 보낸 선수는 김호령, 김도영, 나성범, 김선빈, 김태군 딱 5명에 불과했고, 박재현, 변우혁, 김규성, 박민 4명은 1군 풀시즌을 경험해 본 바가 없습니다. 여기에 김호령 역시 1군에서 규정타석을 충족한 건 작년 1시즌이 유일하고, 김태군도 1군에서 주로 백업 포수로 뛰었던 선수죠.

 

결국, 김도영, 나성범, 김선빈 셋 빼면 공격력이 검증된 선수가 없어요. 이런 라인업에서 김도영, 나성범, 김선빈 쪽에서 생산적인 공격 활동이 이루어지지 않으면 다득점이 불가능합니다.

 

최원준, 이우성, 최형우, 박찬호를 보내지 않았다면, 올해 KIA 라인업은 아래와 같이 구성 가능했고 이 선수들의 올 시즌 현재까지 WRC+는 다음과 같습니다.

 

 

김선빈이 최근 까먹었지만, 거의 100이니까 WRC+ 100 이상의 타자들로 라인업을 채울 수 있었고(외국인 타자는 계산도 안 함) 라인업에서 3명 이상이 150 이상을 쳤으며, 150 미만, 120 이상도 3명이나 됩니다. 그리고 실제로 이 라인업이 가동됐던 2024년에 KIA는 리그 최강의 공격력으로 우승까지 했죠.

 

여기서 최원준, 최형우, 이우성, 박찬호가 빠졌습니다. 이런 팀이 공격력에서 어필을 못 하는 건 전 당연하다고 봅니다. 최원준 대신 키우고 있는 박재현은 어느 새 WRC+가 88.5까지 떨어졌고, 김호령이 그나마 110.7을 기록하고 있지만, 120 이상을 기대하긴 어려운 공격력으로 보이고(나이도 많죠) 박찬호 대신 유격수 돌림판 돌리고 있는데 제일 잘 치는 유격수가 69.3 치고 있는 박민입니다. 

 

냉정히 여기까지 정리하면, 나간 선수들의 공백을 하나도 못 채웠다고 할 수 있고, 그 결과가 지금의 공격력이라는 점입니다. 두산과 함께 리그 ERA 1~2위를 다투고 있지만, 공격력에서의 문제점 때문에 상위권으로 치고 올라가지 못 하고 있죠. 그리고 전, 올 시즌 내에 KIA의 공격력이 드라마틱한 반전을 이룰 가능성은 높지 않다고 봅니다. 

 

카스트로가 복귀해서 테임즈처럼 치거나, 카스트로가 그렇게 못 치면, 테임즈 처럼 치는 외국인 타자가 들어오거나 해야죠. 정리하면, 지금의 공격력 부재는 '당연하다' '기적은 없었다' 정도로 요약 가능할 것 같아요. 

 

 

 

그나마 KIA 야수진이 기댈 수 있는 부분

 

빠진 자원을 금방 채울 수 있는 건 아니지만, 그래도 2군 무대에서는 잘 치고 있는 선수들이 있어서, 그 부분은 기대할 수 있습니다. 올 시즌 초 1군에서도 인상적인 모습을 보인 박상준이 대표적이고, 한승연 같은 선수도 잠재력은 갖고 있죠. 아래는 올 시즌 현재까지 KIA 2군 주요 야수들의 타격 성적만 가져와 봤습니다.

 

 

여기에 부상으로 아직 경기에 못 나서고 있지만, 2군에서는 더이상 증명할 게 없는 김석환도 있죠. 결국, 이런 선수들을 쓰면서 1군 경험치를 먹이고 이 선수들이 자리 잡을 때까지 '인고의 시간'을 보낼 수밖에 없습니다. 제가 앞 부분에서 모든 라인업에 선수들을 WRC+ 100 이상으로 만들 수 있었다라고 썼지만, 그건 어디까지나 매우 이상적인 케이스죠. 실제로 저런 라인업을 구축하는 건 굉장히 힘든 일입니다.

 

그리고 최근 슬럼프에 빠졌더라도, 박재현을 건진 거라도 다행이다 싶고, 박상준, 오선우 둘 다 부상에서 복귀하면 지금보다는 조금 나아질 거라고 생각합니다. 변우혁도 오늘 매우 부진했지만, 벌써 포기할 단계는 아니라고 생각하고요.

 

타격에 대한 기대치가 바닥이었던 김호령도 30대 중반이 되어서야 겨우 1군에서 쓸만한 공격력을 갖추게 되었는데, 공을 멀리 칠 수 있는 파워가 있고, 선구안까지 갖췄으면 기다려줘야죠. 그리고 기다렸음에도 크지 않으면 그때는 외부 FA 영입을 적극적으로 해야 할 겁니다.

 

마지막으로 한 가지 더 말하고 싶은 것은 풀 시즌을 보내면서 단 1번이라도 리그 평균 이상의 공격력(WRC+ 100 이상)을 보여준 선수는 함부로 포기하지도 말아야 한다는 생각도 듭니다. 최원준, 이우성이 대표적이죠. 전, 트레이드 당시에는 KIA 투수 뎁쓰가 너무 허약해서(특히, 우완투수) 트레이드에 납득한 편이었는데 지금 이 처지가 되어 버리니 아쉬운 마음이 들 수밖에 없습니다. 그리고 최원준이 지금 너무 잘 해주고 있죠. 딱 아마추어 때 기대치를 20대 후반에 접어 들어서 충족해주고 있는 것 같습니다.

 

이리저리 길게 적었는데 결국 최소 2시즌 정도는 인내의 시간이 필요하다는 것. 그리고 올해 드래프트에서 가장 필요한 자원은 우완 강속구 투수라고 생각했는데, 내야수도 수집을 해야겠다는 생각도 듭니다. 저는 한 선수가 공격력에서 잠재력을 터뜨리려면 인고의 시간이 필요하다고 보는 편인데, 김규성, 박민은 아무리 생각해도 '타격 포텐'이 있다고 생각이 들지 않습니다.

 

물론, 박찬호도 그랬죠. 그런데 박찬호는 수비와 주루에서 리그 탑클래스라서 기다려줄 수 있었지. 박민이나 김규성이 이런 케이스도 아닙니다. 이번 시리즈에서 박찬호 플레이 보세요. 지금 KIA에 이런 플레이를 해줄 수 있는 선수가 없습니다. 

 

 

 

KIA 야수진 최악의 시나리오

 

2군에서 잘 해주고 있는 선수들이 있다고 썼지만, 2군은 2군일 뿐이죠. 변우혁이나 김석환 아직도 헤매고 있는 거 보면, 1군과 2군 수준 차이는 굳이 언급하지 않아도 극명합니다. 특히, KBO 투수들 수준이 매우 낮다는 걸 감안하면, 2군 타격 스탯은 색안경을 끼고 볼 수밖에 없죠. 2군 본즈가 1군에서 성공하지 못 하는 케이스는 10개 구단에서도 매우 흔합니다. KIA도 이럴 수 있죠.

 

더 끔찍한 사실은, 그나마 라인업에서 생산성 있는 타격을 보여줄 수 있는 나성범과 김선빈의 유효기간도 길지 않다는 점입니다. 이 선수들이 앞으로 3년 뒤에도 지금과 같은 생산성을 보여줄 수 있을까요? 심지어 나성범과 김선빈 둘 다 수비와 주루에서 기여가 없으니 조금만 못 해도, 팀에 미치는 악영향은 더 큽니다.

 

더욱 더 끔찍한 사실은 라인업에서 가장 잘 치는 김도영마저 2028년 시즌 이후에는 팀에 없을 수도 있다는 점이죠. 물론, 아직 2~3년이 더 남아 있긴 합니다만, 이 타선에서 김도영까지 빠지면 더 암울해 집니다. 현재 라인업에 WRC+ 100 이상을 치는 20대 야수가 김도영, 한준수 둘 빼면 없어요. 박상준(149.9), 오선우(119.1), 한승연(125.5) 셋 다 스몰샘플이고요.

 

지금의 투수력이 앞으로도 계속 유지된다는 보장도 없고, 불펜은 매 시즌 팀마다 기복이 큽니다. 게다가 마운드의 근간을 이뤄줄 국내 선발진은 허접한 상황이고요. 올 시즌 끝나면 정해영, 이의리 등 젊은 선수들의 군입대 문제도 있죠. 곽도규, 황동하야 조금 더 버틴다고 해도, 곽도규는 몰라도 황동하는 국대에서 선호하는 유형의 투수는 아니고.

 

그래서 전 이번 시즌 성적에 큰 의미 부여하고 싶진 않아요. 하위권에 처박히더라도, 라인업에 20대 초반의 젊은 야수가 주전으로 자리를 잡는 모습을 보여줘야 합니다. 박재현 1명 만으로는 부족해요. (박재현은 올 시즌 슬럼프 경험을 했으니 내년에는 조금 더 나은 선수가 될 가능성이 있습니다.) 내야수 쪽에 주전감이 나와야 하고(특히, 유격수) 코너 외야수 한 자리도 만들어 놔야죠. 

 

다 안 되면 결국 돈지랄 밖에 할 수 있는 게 없습니다. 최형우, 나성범 사온 것처럼 또 그렇게 해야죠.

 

 

 

선수 단평

 

  • 박재현 - 스윙도 늦지만, 운도 안 따르네
  • 김호령 - 오늘 혼자 야구함
  • 김도영 - 지명타자 적응한 줄 알았는데 아니었음 
  • 나성범 - 요즘 잘한다 싶지만, 중심이 되는 활약은 안 되고 있음
  • 김선빈 - 안타 1개로는 부족하다.
  • 김규성 - 백업을 주전으로 쓰는 처참한 현실
  • 김태군 - 몸으로 떼운 하루
  • 박민 - 그래도 안타 하나는 쳤네
  • 김태형 - 태군이형이 변화구만 던지라고 시키든? 그래도 결과는 나쁘지 않았음
  • 김범수 - 오랜만에 깔끔한 피칭
  • 한재승 - 지고 있는 상황에서도 피칭이 영... 큰 부상은 아니길
  • 곽도규 - 조수행 3구 삼진 잡을 때처럼 던지면 아무도 못 침
  • 이형범 - 첫 두 타자 잘 잡고 왜...?
  • 지현 - 투심의 무브먼트는 인상적이었지만, 프로의 벽은 높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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