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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05] KIA : 삼성 후기 - 올러의 압도적인 피칭과 내야 경쟁

KIA Tigers 경기 리뷰

by Lenore 2026. 6. 6. 01: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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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업무가 많아서 야근 하다 보니 경기를 놓쳤는데, 경기 결과는 보니까 올러의 피칭이 알파이자 오메가였네요. 다시 보기로 하나하나 봤는데 오늘은 순전히 올러의 지분이 85% 정도는 된다고 봅니다. 1회에만 공이 좀 날렸고, 2회부터는 공이 정말 잘 들어갔어요. 150km/h을 상회하는 하이 패스트볼을 기반으로 그 높이에서 큰 변화를 보이는 변화구들. 특히 오늘 삼성 타선이 좌타자가 많다는 점을 생각해서인지 체인지업을 많이 섞어 던졌는데, 체인지업마저도 오늘 좋았습니다.

 

 

투 피치의 올러, 체인지업까지 쓰리 피치?

 

현재 리그 최고의 선발 투수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지만, 제가 올러의 메이저 진출은 없을 것이라고 장담하는 이유는 올러의 구종이 너무 단순해서 메이저리그에서는 전혀 특색이 없기 때문입니다. 사실상 포심과 슬러브 투 피치 투수이니까요. 그런데 오늘은 체인지업도 많이 섞어 던졌는데, 이 체인지업의 움직임도 상당히 좋았습니다.

 

체인지업의 위력이 아주 잘 발휘된 삼진이 4회 디아즈 타석에서 나온 삼진이죠. 체인지업만 3개 던져서 스트라이크 스트라이크 헛스윙으로 삼진 잡고 이닝 끝냈습니다. 물론, 결정구는 슬러브였어요. 좌타자 몸쪽 낮게 휘어져 떨어지는데, 오늘처럼 존에서 변화가 크면 그 어떤 타자도 쉽게 공략할 수가 없는 투구입니다.

 

여전히 아담 올러의 주무기는 체인지업이 아닌 슬러브이지만, 오늘처럼만 체인지업이 적절한 위치에서 잘 떨어지면 좌타자가 많은 삼성과 LG 상대로도 좋은 투구를 보여줄 수 있을 것 같아요. 실제로 지난 LG 경기에서도 체인지업 구사율이 평소보다 높은 17.3%였습니다. 본인도 좌타자 잡는 투구로 많이 써먹고 싶어 하는 게 느껴지죠.

 

 

물론, 전 여전히 올러는 메이저리그에서 탐내기엔 부족한 면이 있는 선수라고 생각합니다. 계속 이야기하지만, 구종이 부족하다는 점은 괴수가 많은 메이저리그에서는 통하기 어려운 부분이고, 포심 구속이 KBO 기준으로는 최상급이죠. 기본적으로 95마일 이상 던지는 메이저리그와 비교하면 많이 부족하죠. 그리고 올러 커맨드도 KBO 기준 좋은 거지, MLB 기준으로는 좋다고 할 수 없습니다.

 

그리고 올러의 지난 시즌 약점이 주자 있을 때 약하다는 점이었는데, 올해는 그 모습마저도 어느 정도 개선이 되었습니다. 여전히, 득점권과 비득점권에서의 차이가 크지만(득점권 피OPS .716, 주자 있을 때 피OPS .594, 주자 없을 때 피OPS .489) 주자 있을 때 피OPS가 .725였던 작년보다는 나아지긴 했어요. 하지만, 여전히 올러의 약점 중 하나이긴 합니다. 득점권에서의 조금 더 침착한 피칭만 한다면 올해 진짜 좋은 성적을 기대할 수 있을 것 같아요.

 

올러가 8회까지도 소화할 수 있는 투구 수였는데, 이범호 감독이 무리 시키지 않았죠. 8회에는 정해영을, 9회에는 최지민을 올려서 경기를 끝내려고 했습니다. 그런데 올러의 피칭이 너무 압도적이라서 그런가 뒷 투수들의 공이 썩 좋진 않았네요. 정해영 퍼펙트로 막긴 했는데 구속이 여전히 잘 안 나오고, 가운데 몰리는 공도 많았습니다. 

 

그리고 9회에 최지민은 올릴 만 했고, 첫 타자인 김지찬의 안타는 운이 없는 코스 안타이긴 했는데 박승규 상대로 던진 체인지업은 이거 뭐... 이렇게 던질 거면 체인지업 던지지 말아야죠. 체인지업을 존에서 떨어뜨려야 하는데 하이 존에서 하이 존으로 들어가니 홈런 맞을 수밖에 없습니다. 홈런 맞은 체인지업 보면서 저절로 혀를 차게 되더라고요. 저렇게 던질 거면 그냥 포심을 적극적으로 넣는 게 나았을 겁니다.

 

성영탁은 여전히 시즌 초에 비해 투심 구속이 안 나오네요. 5월 14일에 145.2km/h를 찍은 이후에 단 한 번도 145km/h 이상을 못 던지고 있고, 경기를 거듭할수록 구속이 떨어지는 게 우려스럽습니다. 오늘 첫 상대한 김성윤의 타구를 김규성이 잡아주지 않았더라면 3점 차이에서도 쫄면서 경기 봤을 뻔 했네요. 디아즈 상대로는 커맨드도 흔들리면서 장타 맞았고요. 그래도 나머지 두 타자는 본인의 장기인 커맨드 능력을 잘 살려서 잘 막아줬습니다.

 

그래도 6월 안에 이태양과 전상현이 돌아 오면 정해영과 성영탁이 흔들릴 때 보완이 될 수 있는 자원들이 될 것 같아요. 곽도규도 지금까지 피칭은 운이 없었다고 생각하고 (BABIP가 무려 .571임) 등판을 거듭할수록 나아질 거라고 생각합니다. 불펜이 두터우면 후반 순위 싸움에 분명 큰 도움이 될 거라고 봅니다.

 

 

긍정적인 내야수 경쟁 구도

 

오늘 경기 마운드에서는 올러가 다 했다면, 타선에서는 '박민'과 '나성범'의 활약이 가장 좋았죠. 나성범은 빠른 공에 계속 밀리는데, 올해는 본인도 히팅 포인트를 조금 앞에 두려고 하는 지, 삼진이 늘어난 대신(삼진율 28.7%를 기록하며 커리어에서 가장 안 좋음) 포심을 페어 지역 안으로 넣는 비율은 늘어난 느낌입니다. 

 

나성범의 포심 공략 성공율이 좋아진 걸 알 수 있는 게 포심 타율인데, 작년에는 포심 상대 타율이 .254에 불과했는데 올해는 .349까지 좋아졌습니다. 히팅 포인트를 조금 당기면서 삼진이 늘어난 건 어쩔 수가 없지만, 포심 타율이 1할 가까이 좋아졌는데 지금까지의 타석에서의 접근법은 성공했다고 봐야죠. 오늘도 2개의 안타 모두 포심을 공략한 겁니다.(첫 안타는 운이 따랐지만, 작년 같았으면 파울이었음)

 

 

나성범의 선취 2루타도 중요했지만, 실제로 경기 승패를 가른 건 4회에 나온 박민의 생일 축하 2점 홈런이었죠. 앞 타석부터 오러클린의 몸 쪽 낮게 떨어지는 슬라이더를 공략해 3루수 전병우의 호수비에 걸리는 굉장히 잘 맞은 타구를 날렸는데, 똑같은 코스에 들어 오는 초구 몸쪽 슬라이더를 이번에는 담장 밖으로 넘겨 버렸습니다. 다른 투수는 모르겠지만, 오러클린의 공은 상당히 잘 보이는 게 아닐까 싶어요.

 

박민이 오늘 홈런으로 제한적인 타석 기회에서 홈런을 3개 때렸는데 하드웨어가 좋아서 그런지 확실히 갭 파워는 있습니다. 그리고 표본도 적고 실제로는 유의미한 차이가 없지만, 좌투수 상대로 조금 더 좋은 모습을 보여주는 것 같긴 해요. 올해 홈런 3개 중 2개를 좌투수 상대로 치기도 했고, 우투수가 던지는 바깥쪽 변화구에는 약하지만, 오늘처럼 좌투수가 던지는 몸쪽 변화구에는 어느 정도 대응이 되는 것 같습니다.

 

아직 유격수에 주인이 정해진 건 아니죠. 최근 김규성의 페이스가 좋긴 한대, 오늘 좌투수 상대로 박민도 공격에서 인상적인 모습을 보였어요. 마지막 타석에서 병살타를 치긴 했는데 이 타구 자체도 잘 맞은 타구였습니다. 앞으로도 병살 무서워하지 말고 3-유간으로 강한 타구 보낸다고 생각하고 자신있게 스윙 돌렸으면 좋겠어요. 박민 같은 경우, 수비만 잘 받쳐주면 컨택에 약점이 있다해도 두 자릿 수 홈런은 기대할 수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그리고 최근 가장 인상적인 선수라면 역시 오선우죠. 1할대 타율을 기록하면서 2군으로 추락했는데 1군 복귀 이후에 7경기 17타석에서 타율 4할에 OPS 1.004를 기록하고 있습니다. 오늘도 임기영의 바깥쪽 낮게 떨어지는 체인지업을 공략해서 우익수 앞에 잘 맞은 안타를 쳤고요. 경험이 쌓이다보니 상대 투수가 어떤 공을 잘 던지는 지, 그리고 어떤 타이밍으로 휘둘러야 하는 지 아는 느낌입니다.

 

오선우도 최근 자신의 자리에 대해 걱정이 많았을 겁니다. 박상준의 등장, 아데를린의 영입으로 입지가 좁아졌으니까요. 하지만 이에 굴하지 않고 1군 복귀 이후에 공도 잘 고르고 있고(삼진왕이 17타석에서 삼진 단 1개 먹고, 볼넷 2개 골라냄) 컨택도 좋아졌습니다. 전, 솔직히 오선우는 트레이드 카드로 쓰는 게 팀이나 개인에게나 좋다고 생각하는데, 박상준이 아직 검증이 된 선수가 아니다보니, 오선우를 홀랑 보내버리기에도 아깝긴 하죠. 게다가 1군 복귀 이후에 확연히 개선된 모습이니까요.

 

 

문제는 윤도현인데, 2군에서 맹타 치고 올렸지만, 오늘도 타석에서의 결과는 좋지 못 했습니다. 그래도 윤도현의 간절함은 잘 느껴지더라고요. 어제도 전력 질주하다가 다칠 뻔 하고, 오늘도 낫 아웃에 그렇게 열심히 뛰는 선수 처음 봤습니다. 그 덕분에 박민의 홈런 때 홈 플레이트를 밟을 수 있었죠.

 

올해 이범호 감독이 잘 하고 있는 두 가지가, 첫 번째가 혹사 없는 투수 운용이고, 두 번째가 젊은 야수진들을 고르게 기용하고 있다는 점입니다. 여기에는 나성범과 김선빈에게 휴식을 주고 지명타자 슬롯을 주면서, 젊은 야수들의 성장 기회를 주고 있는 모습도 있고요. 수비가 좋은 선수들만 혹사 시키고 있는데(작년에는 박찬호, 올해는 김호령) 이건 어느 감독이나 마찬가지죠. 충분히 이해할 수 있는 무브입니다.

 

라이브를 본 게 아니라 선수 단평은 생략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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