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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04] KIA : 롯데 후기 - 시라카와의 첫 등판과 야수들의 도움

KIA Tigers 경기 리뷰

by Lenore 2026. 6. 4. 23: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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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화/수요일 경기에서는 선수들이 실책 남발, 볼넷 남발하면서 저질 경기력을 보였는데, 오늘 경기는 야수들도 타석에서 좋았고, 수비가 특히 좋았습니다. 그리고 오늘 첫 등판한 시라카와도 5이닝을 무실점으로 잘 막고 KIA 유니폼을 입고 던진 첫 경기에서 기분 좋은 승리를 거뒀네요.

 

 

야수들의 도움을 적극적으로 받은 시라카와

 

결론부터 말하면 전 오늘 시라카와의 피칭은 '운이 많이 따랐다'라고 생각합니다. 안 좋았던 점은 일본 투수 답지 않은 커맨드 능력이었어요. 포수가 요구하는대로 들어가는 코스의 공들이 그리 많지 않았습니다. 그리고 구속 유지력도 너무 편차가 크더라고요. 첫 공에 152km/h를 꽂길래 깜짝 놀랐는데(그마저도 포수는 바깥쪽 앉았는데 몸쪽 낮게 운 좋게 들어 감) 그 이후에는 대부분의 포심이 144~146km/h 정도 였습니다.

 

실제로 위험한 순간도 많았죠. 2회초 손호영과 조세진을 기가 막힌 포심 커맨드(150km/h, 149km/h)로 삼진 돌려 세운 이후에 손성빈 상대로 포심이 한 가운데 들어가면서 2루타를 맞고, 다음 타자 김세민을 상대로도 또 포심이 한가운데 몰리면서(포수는 몸쪽 높은 코스 요구) 유격수 쪽으로 빠른 타구가 갔는데 슬슬 주전 유격수 도장을 찍고 있는 김규성이 몸을 날리며 잡고, 1루에 강한 송구(아, 이렇게 어깨가 강했나?)를 정확하게 던지면서 위기를 벗어 납니다.

 

손호영과 조세진을 삼진 잡았던 포심의 구속(150km/h 내외)과 커맨드를 꾸준히 보여준다면 모를까, 그 다음 타자 손성빈과 김세민이 그렇게 강한 타자들이 아니었음에도 포심의 구속도 떨어지고 가운데 몰리는 걸 보면, 커맨드가 정교한 타입은 아닌 것 같아요. 이건 올 시즌 대부분 일본 독립리그 투수들의 모습에서 항상 느껴지는 부분입니다. 공은 빠른데 다들 커맨드가 별로입니다.(그러니까 독립리그를 뛰겠죠.) 4회초에도 어제 홈런 친 조세진에게 큰 타구를 허용했는데 김호령의 호수비가 나왔죠. 이때도 포심이 벨트 라인으로 들어가서 장타가 될 뻔 했습니다. 

 

그리고 오늘 경기 또 하나의 단점은 '스태미너' 입니다. 5회 들어서 구속도 확연히 떨어지고 볼들도 많아졌어요. 장두성이 시라카와의 많이 빠진 포심에 헛스윙을 안 해줬더라면(오죽하면 정민철 해설이 시라카와 도와줬다고 한 마디 했죠.) 5회도 못 마치지 않았을까 싶을 정도로 많이 흔들린 모습을 보였습니다.

 

지금까지 계속 단점을 적었는데, 아무리 운이 따랐다고 해도 5이닝 무실점을 오롯이 행운이라고 볼 순 없죠. 일단, 포수가 요구하는대로 커맨드가 이루어지지 않았다고 해도 오늘 대부분의 구종(포심, 포크, 커브 등)을 스트라이크존에 꾸역꾸역 넣은 건 확실한 장점입니다. 그리고 포크, 커브, 포심의 구종 완성도가 나쁘지 않아요. 포심이든, 포크든, 커브든 커맨드가 아직 완성되지 않아서 그 부분이 확실한 단점이지만, 이를 개선시킬 수만 있다면 NPB는 몰라도 KBO에서는 확실히 경쟁력이 있어 보입니다. 아, 스태미너도 보완해야 겠죠.

 

다만, 시라카와의 단점이 '관중이 많은 곳에서 부진한 모습을 보인다'라는 점이었는데, 이 선수 관중이 많지 않은 일본 독립리그에서 주로 뛰었으니 충분히 이해할 수 있는 부분입니다. 게다가 아직 나이도 어려요. 2001년생으로 20대 중반입니다. 더 발전할 여지가 있는 선수라고 생각해요. 단지, 좋은 공을 활용할 수 있는 체력과 커맨드에서 미숙한 점이 있을 뿐이죠. 하지만, 이게 다 되면 이런 선수가 아시아 쿼터로 오지도 않겠죠.

 

시라카와가 앞으로 계속 선발 로테이션을 돌 지는 계속 지켜봐야 할 것 같습니다. 다만, 오늘 던진 모습에서 만족하지 말고, 구속 유지력, 그리고 커맨드 능력을 더 날카롭게 향상시키지 않으면 KBO 선발 로테이션을 돌기에는 조금 부족하지 않나 싶어요. 물론, 현재 KIA의 국내 선수 선발진이 형편 없는 상황이라 시라카와 정도만 던져줘도 땡큐이지만, '상대 평가'가 아닌 '절대 평가' 측면에서는 불펜으로 뛰는 게 팀 입장에서는 훨씬 도움이 되지 않을까 그런 생각이 드는 경기였습니다.

 

 

 

공격을 이끈 김도영과 아데를린, 그리고 김규성

 

오늘 경기는 3번 김도영과 5번 아데를린. 그리고 마지막으로 9번 김규성이 결정적인 상황마다 장타를 쳐주면서 경기를 쉽게 가져갈 수 있었죠. 첫 선취점도 4번 나성범과 6번 오선우의 2루타 2개 덕분이었으니, KIA는 오늘처럼 타선에서 장타가 터지면 가비지 게임을 만들 수 있는 공격력을 갖췄다고 생각합니다.

 

김도영은 2경기 연속 홈런을 치면서 확실히 나아지는 모습을 보이고 있죠. 물론 이러다가 다시 평범한 내야 뜬공 치고, 삼진 당하곤 하지만, 2할 6푼대의 타율에 머물 선수는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3할 근처만 때려줘도 올 시즌 MVP 경쟁이 가능할 정도로 '홈런 생산 능력'에 눈을 떴어요. 이런 선수가 다리도 빨라서 발로 내야 안타를 만들고 있으니, 인플레이 타구만 계속 만들어 내면 안타나 장타를 충분히 기대할 수 있는 실력이라고 봅니다.

 

아데를린은 홈런 아니면 범타인 경우가 많아서 정식 계약에 회의적이었는데, 오늘 결정적인 만루 홈런을 치면서 또 생명 연장에 성공했습니다. 게다가 단타도 2개 보태서 4타수 3안타로 타율도 .250까지 끌어 올렸죠. 출루율이 .300에 불과한대 한 달 동안 홈런 10개를 치면서 OPS .909를 기록하고 있습니다. 순전히 높은 장타율 덕분이죠.

 

OPS .900이 넘는 타자를 버린다? 이거 선택하기 쉽지 않죠. 제 의견을 누가 묻는다면, 전 다른 선수를 데리고 오는 게 맞다고 대답할 것 같습니다. 그 이유가 두 가지가 있는데, 낮은 출루율 때문에 한 번 슬럼프에 빠지면 오래 갈 타입 같고, 몸쪽에 대한 대응 능력은 여전히 떨어집니다. 이종범 해설도 홈런 치기 직전에 한 마디 했죠. 몸쪽에 대한 대응이 좋지 못해서 몸쪽으로 한 번 더 던져야 한다고.(여담인데 이종범 해설 많이 좋아졌더라고요.) 바깥쪽 많이 빠지는 볼이야 참으면 그만인데, 몸쪽 존에 형성되는 코스들을 극복하지 못 하면, 지금 성적에서 많이 떨어질 위험이 있다고 봅니다.

 

다만, KBO에는 아데를린의 약점을 알고 집요하게 공략할 수 있는 투수들이 많지 않죠. 그 결과가 OPS .900 이상의 성적이라고 생각합니다. 오늘 만루 홈런이 쐐기를 박았지만, 박세진의 공이 너무 위력이 없이 들어갔죠. 그리고 나머지 안타 2개는 솔직히 말 하면, 정타 라기 보다는 운이 좋은 코스 안타였습니다. 아데를린 스윙 동작이 너무 커서(물론, 그 덕분에 홈런이 많이 나오는 것이지만) 홈런 아니면 3-유간의 땅볼(정확히 말하면 중견수 방향)이 너무 많이 나옵니다. 라인드라이브 타구를 좀처럼 만들어 내지 못 하는 것도 제가 아데를린의 재계약을 회의적으로 보는 이유 중 하나입니다.

 

다만, 양민학살로 스탯을 끌어 올린다는 말을 들어도 이런 선수가 있으면 팀에 도움이 되는 건 맞죠. 오늘 승부를 가른 건, 김규성의 싹쓸이 3루타였지만, 아데를린의 만루 홈런이 나오지 않았더라면, 한재승-김현수가 아니라 조상우-김범수-정해영-성영탁이 나머지 이닝을 던졌을 겁니다. 가비지 게임을 만들어 줬다는 것도 충분히 칭찬받을 일이에요.

 

그래서 팀에서 어떤 선택을 할 지 모르겠습니다. 일단 다음 주까지는 지켜볼 수 있으니 지금 결정하기 보다는 다음 주 끝까지 보고 결정해도 될 것 같아요. 제가 생각하는 정식 계약 조건은 지금보다 많은 '라인드라이브 타구 생산'. 그리고 몸쪽에 대한 대응 능력을 높이는 겁니다. 

 

 

앞서도 말했지만, 오늘 승부를 가른 건 김규성의 2타점 3루타였죠. 몸쪽 낮은 코스를 걷어 올려서 라인 드라이브를 만드는 스윙은 정말 좋습니다. 다만, 몸이 얇아서 그런 지 잘 맞아도 타구가 멀리 뻗질 못 하네요. 오늘 3루타도 처음 칠 때만 해도 홈런인 줄 알았어요. 그리고 롯데 우익수가 김호령처럼 수비 능력이 뛰어났다면 잡힐 수도 있었던 타구였습니다. 하지만, 일단 라인 드라이브를 잘 만들어 낼 줄 안다는 점에서 박민, 정현창과는 차이가 크죠.

 

2회에 멋진 수비도 보여줬고, 수비할 때 모습은 엉성한 측면이 있어도(다리가 길어서 그런가) 스윙할 때 모습은 정말 좋습니다. 잘 모르는 사람이 보면 공격형 유격수인줄 착각할 정도(그러기엔 너무 마른 몸매가 문제지만) 일단, 김규성이 주전 유격수 경쟁에서 앞서 가는 모습이지만, 아직도 KIA의 유격수 주인은 정해지지 않았죠. 박민도 좌투수 나올 때 제한적인 기회를 받을텐데 두 선수가 경쟁해서 기량 발전을 보여줬으면 좋겠습니다.

 

 

선수 단평

 

  • 박재현 - 이젠, 흥 말고 출루도 보여줄 때
  • 김선빈 - 오늘도 못 쳤으면 2군 가라고 썼을텐데
  • 나성범 - 전 타석 출루와 끈질긴 승부. 홈런 못 쳐도 되니 지금처럼만.
  • 오선우 - 타석에서 눈빛과 집중력이 그 어느 때보다 좋다. 밀어쳐서 안타를 만들어 내는 스윙이 좋았고 수비도 단단했다.
  • 김호령 - 호수비, 그리고 희생타. 7번 타자가 이 정도 하면 우등생
  • 김태군 - 타석에서 최악의 모습. 그래도 첫 등판이었던 시라카와를 잘 리드함
  • 윤도현 - 휴~ 또 다치는 줄 알았네.
  • 한재승 - 9점 차이 나니까 선동열이 따로 없네, 팽팽할 때도 이런 모습 자주 보여주자. 올 시즌 최고의 피칭이었음
  • 김현수 - 기대 안 했는데, 구속은 그대로였음에도 포심 구위와 무브먼트가 확연히 좋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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