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세 컨텐츠

본문 제목

[04/28] KIA : NC 후기 - 이범호 감독이 도루 대신 선택한 전략

KIA Tigers 경기 리뷰

by Lenore 2026. 4. 28. 23:28

본문

아, 오늘 경기는 KIA가 잡으면 1승 이상의 가치가 있는 경기였고, NC는 이겨도 1승 정도의 가치 밖에 없다고 판단됩니다. 졌으면 1.8패 정도 됐을 테고요. 그 이유는 오늘 이호준 감독의 경기 운영이 '내일이 없는 경기 운영' 이더라고요. 솔직히 야구 보면서 어? 내일 비 예보라도 있나? 라는 생각이 들 정도였습니다. 그야말로 NC가 보유하고 있는 모든 투수들을 총동원에서 경기를 잡았어요. 

 

전 신민혁을 보면서 제구력의 마술사라는 느낌이 듭니다. 그런데 제구력이 아무리 좋아도 스피드가 떨어지면, 조금만 공이 몰려도 장타가 되죠. 오늘 신민혁이 그랬는데, 경기 초반부터 큰 타구를 많이 맞더니, 신민혁 천적 나성범의 홈런, 그리고 김도영의 리그 규격 외 장외 홈런까지 나오면서 초반에 3점 차이의 리드를 잡았죠.

 

문제는 네일이었습니다. 오늘 몰리는 공들이 너무 많았습니다. 대표적으로 데이비슨에게 던진 스위퍼가 있어요. 전반적으로 스위퍼의 커맨드가 좋지 못했고, 상대 노림수에 많이 읽혔습니다. 개인적으론 투심을 조금 더 적극적으로 던져봤으면 어떨까 싶었는데, 오늘 투심 컨디션이 별로라고 배터리가 판단한 게 아닐까 싶습니다. 

 

네일만 잘 던졌으면 잡을 수 있었던 경기였는데 이호준 감독이 선발 맞대결의 불리함을 감수하고 투수들을 적재적소에 왕창 쏟아 부은 게 결국, 통했죠. 그리고 또 하나 이호준 감독 용병술에 특이한 점은 '적극적인 작전 구사'입니다. 현역 시절에는 스몰볼과는 거리가 먼 홈런 타자였는데 LG 염경엽 감독에게 배웠는 지 '주루 플레이'를 굉장히 적극적으로 하더군요. 오늘 이호준 감독이 구사한 작전들이 번번히 들어 맞은 것도 네일을 힘들게 한 요소였습니다.

 

아무튼 이호준 감독 오늘 임정호, 전사민, 김영규, 임지민, 배재환, 원종해, 김진호, 류진욱 등 NC가 갖고 있는 모든 자원을 쏟아 부은 모습을 보면서 뭐지? 내가 날짜를 착각했나? 오늘 한국시리즈 1차전인가 싶은 생각까지 들 정도였습니다. 심지어 오늘이 주초 경기인데 말이죠. 신민혁의 투구를 처음부터 못 믿었던 게 아닌가 싶을 정도의 경기 운영이었어요. 

 

 

기동력의 NC, 그렇지 않은 KIA

 

 

올해 팀 도루 순위를 보면 NC가 그야말로 압도적입니다. 37개를 기록하며 2위권보다 15개 이상을 더 많이 하고 있어요. 그 중심에는 박민우(12개 1위), 최정원(7개, 4위), 김주원(6개, 4위) 등이 있습니다. 오늘도 NC의 빠른 야구에 당했죠. 3회 실점 과정에서 도루를 2개(박민우, 이우성)나 허용했습니다. 

 

반면, KIA의 도루 순위는 처참합니다. 리그 9위에 그치고 있어요. 이러니까 한 베이스 더 가는 야구가 안 되고, 확률이 낮은 연속 안타에 기대고 있죠. 반면, 번트는 무지하게 대고 있습니다. 이건 순수하게 이범호 감독의 선택입니다. 도루 대신 '번트'를 전략으로 삼은 거죠. 아래 이미지는 올 시즌 리그 희생번트 시도 횟수 순위입니다.

 

 

압도적으로 희생번트 시도가 1위입니다. 2위 LG보다 5개를 더 많이 하고 있어요. 도루 시도를 안 하는 대신에 번트를 통해서 안전(?)하게 주자를 스코어링 포지션에 두고 경기를 운영하고 있죠. 이범호 감독이 지난 2년간은 이런 모습을 잘 보이지 않았습니다. 2024년에 KIA의 희생번트 성공 개수는 리그 7위, 2025년에는 리그 9위였습니다. 1년 만에 사람이 바뀐 거죠. 다만, 그 이유는 납득이 갑니다. 팀에서 가장 빠른 두 명의 선수가 사라져 버렸기 때문입니다.

 

올 시즌 개인 도루 순위에서 2위가 박찬호(9개 성공, 성공률 90%), 6위가 최원준(5개 성공, 성공률 62.5%)입니다. 최원준은 여전히 아쉬운 도루 성공률을 기록하고 있지만, 박찬호는 벌써 9개나 성공해서 144경기 환산 시 도루 50개 페이스입니다. 지금 박찬호는 두산으로 이적하자마자 무언가 봉인된 걸 풀어내듯이 도루 시도를 많이 하고 있어요. 박찬호는 2022년에 42개의 도루, 그리고 2023년에 30개의 도루를 한 선수인데, 이범호 감독 체제에서는 20개, 27개 정도 밖에 하지 않았죠. 

 

 

이런 기록들을 살펴보면, 이범호 감독에게 '도루'는 하지 않는 게 낫다는 생각이 박혀 있는 듯 합니다. 게다가 팀에서 가장 빠른 김도영은 그린 라이트가 아니라 '레드 라이트'가 걸려 있다고 오늘 중계진(이순철, 정우영)이 언급하더라고요. 이해는 합니다. 김도영이 작년에 도루하다가 다친 장면이 생생하니 그런 위험 부담을 또 감수하고 싶진 않겠죠.

 

하지만, 도루하는 선수들이 빠졌다고 지금 번트를 무수히 대고 있는 게 맞는 야구인지 잘 모르겠습니다. 그리고 그렇게 번트를 대고 있음에도 팀 병살타는 리그에서 가장 많이 기록하고 있습니다. 

 

개인적으로 뛰는 야구, 작전 야구보다는 선 굵은 야구를 좋아하기 때문에 도루를 많이 하지 않는 것을 탓하고 싶지 않은데요. 그럴 거면, 작전 야구를 할 게 아니라, 아싸리 빅 볼을 하는 게 차라리 낫지 않나 그런 생각이 듭니다. 짧게 치는 선수들보다는 중장거리 유형의 타자들을 키우려고 시도를 해봐야죠. 물론, 제 생각이 맞다고 생각하진 않아요. 하지만, '뛰는 야구'의 실종은 보는 입장에서 갑갑할 때가 많습니다.

 

 

박재현, 그나마 싹수가 보이는 이유

 

고백하자면, 전 김범수 영입하고 25인 보호선수 명단을 짤 때 투수 위주로 보호하고 박재현은 보호선수 밖으로 풀어 버려도 된다고 생각했어요. 그만큼 고졸 첫 해의 모습은 기대 이하였고, 그래봐야 지명 순번이 엄청 높은 것도 아니고 장타자도 아닌 교타자 유형의 선수, 그리고 외야 수비 능력이 너무 안 좋다고 판단했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역시 고졸 선수는 미리 가능성을 판단해선 안 되네요. 올해 박재현은 상당히 많이 발전했습니다. 어제 홈런 친 장면도 놀랐고, 오늘 안타를 치는 모습도 괜찮았습니다. 무엇보다 가장 놀라운 장면은 올해 KBO 수비 하이라이트에서 계속 회자될 법한 홈에서 주자를 정확하게 저격하는 레이저 송구였죠.

 

아직 박재현의 타구 판단 능력이 뛰어난 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작년에 실수하는 모습을 많이 봤으니까요. 하지만 일단 다리가 빠르고 어깨가 강하다는 것 하나만 봐도 외야수 수비로 쓰고도 남을 '툴'을 갖고 있다는 것을 확인했죠. 수비 툴을 갖추고 있다고 확인이 되었으니 남은 건 수비에서 경험을 쌓는 것, 그리고 타격에서 더 생산성 있는 모습을 보이는 겁니다.

 

박재현, 잘 해주고 있긴 한대 이제 고작 고졸 2년차이고, 올 시즌 성적도 타율 .273에 톱타자 답지 않게 낮은 .304의 출루율, WRC+ 74.5에 불과합니다. 수비가 아무리 좋아도 90은 넘겨야 할텐데 아직은 택도 없고, 톱타자로 쓰면 더더욱 안 될 낮은 출루율이죠. 

 

그래도 박찬호와 최원준이 떠난 현재, KIA 구단에 몇 남지 않은 '단독 도루가 가능한 선수'라는 점에서 육성의 필요성은 높은 선수입니다. 올해 이미 3개의 도루를 성공하면서 단 한 번의 실패가 없습니다. 지난해 1군에서 도루 성공률은 낮았지만, 스몰 샘플이지만, 1년 만에 도루 성공률을 끌어 올리기도 했고요. 고졸 2년차라는 걸 감안하면 성장 속도가 늦지 않습니다.

 

 

올 시즌 현재까지 KIA의 모습을 보면, 나간 선수들이 모두 잘 하고 있죠. 유격수 박찬호, 외야수 최원준, 지명타자 최형우, 외야수 이우성. 이 선수들이 다 있었으면 공격력이 압도적으로 리그 1위였을 겁니다. 타순 짜기도 쉽죠. 특히, 올해 KIA 타선의 가장 큰 고민이 1-2번의 출루율이 낮다는 점인데, 박찬호는 지금 출루율 .405(리그 14위), 최원준은 출루율 .393(리그 19위), 이우성 출루율 .397(리그 17위)를 찍고 있습니다. 최형우 출루율은 .448(리그 6위)이고요. 이 선수들이 다 있었으면 공격력이 어마무시했겠죠.

 

그런데 죽은 자식 뽕알 만지기입니다. 안 잡은 순간 KIA는 다시 상위권으로 치고 올라 갈 동력을 잃은 거에요. 개인적으로 작년 NC와의 트레이드는 워낙 투수들이 없어서 할만 했다고 생각하지만, 김시훈의 데드암, 그리고 한재승의 기복을 감안하면 현재까진 대실패가 아니었나 싶습니다. 그리고 팬들이 그렇게 쓰지 말라고 욕하던 선수들이 다른 팀으로 가서 활개치는 걸 보면, 감독도 선수를 잘못 쓴 것 같고(대표적으로 1번 타자 못 쓴다고 낙인 찍은 최원준), 진저리 나는 팬덤을 갖고 있는 팀 문제도 크다고 생각이 듭니다. 제가 박찬호, 이우성이면 팬들 때문에 싫어서라도 팀에 남기 싫었을 겁니다.

 

사담이 좀 길어졌는데, 여튼 지금 다 떠난 마당에 KIA가 해야 할 일은 장기적인 안목으로 선수를 키우는 겁니다. 그런데 지금 감독의 운영이 그런 운영과 맞는 지 모르겠습니다. 선수 다 떠나 보낸 마당에 우승하겠다고 선수 갈아 대지 말고, 박재현처럼 어느 한 구석이라도 툴이 보이면, 적극적으로 기용하면서 팀 체질 개선을 해줬으면 좋겠어요. 2년 전에 우승했다고 올해 좋은 성적을 노리기엔 팀에서 놓친 선수들이 너무 많습니다. 계속 우승을 노렸다면 박찬호, 최형우는 물론이고 최원준, 이우성 다 안고 갔어야죠.

 


선수 단평

 

  • 김호령 - 아무리 생각해도 하위 타순이 맞는 옷인데...
  • 김선빈 - 타선에서의 존재감은 좋지만, 마지막 타석 삼진은 아쉬웠다.
  • 김도영 - 홈런 생산능력은 규격 외의 모습을 보이는데, 타격의 정확성은 언제 올라 오려나...
  • 나성범 - 좀 참지... 그거 참았으면 동점이었는데...
  • 데일 - 타구 운이 없었음.
  • 오선우 - 그래도 1군 복귀해서 좋은 모습 보이는 중, 호수비도 많았다.
  • 한준수 - 볼넷 얻어 나가는 모습도 좋은데, 안타 언제 쳤는 지 기억이 안 난다.
  • 김규성 - 오늘도 타구질은 좋았는데... 
  • 고종욱 - 대타의 역할을 하지 못 하다.
  • 최지민 - 불안 불안 했지만, 오늘도 볼질 안 했으니 성공
  • 조상우 - 슬라이더 열심히 던지더니 풋내기 타자 낚시 성공
  • 한재승 - 오늘은 좋았음.

관련글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