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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1] KIA : 한화 후기 - 새로운 마무리 투수? 데일의 맹활약

KIA Tigers 경기 리뷰

by Lenore 2026. 4. 11. 23: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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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양팀 재미있는 경기를 했네요. 이의리와 왕옌청의 맞대결은 제구가 전혀 안 되는 좌완 투수와 제구가 되는 좌완 투수의 맞대결이라 왕옌청의 일방적인 승리로 끝났는데, 지난 삼성 전부터 타격감이 살아난 타선이 한화 불펜을 공략하면서 경기를 뒤집어 승리까지 만들었습니다.

 

경기 시작 전에 정해영은 부진으로 인한 2군행, 그리고 전상현은 부상으로 인한 2군행으로 불펜 걱정이 많았는데 이의리 다음에 올라 온 황동하가 3이닝을 무실점으로 막고, 어제의 영웅 김범수는 흔들렸지만, 성영탁이 침착하게 남은 아웃 카운트를 잡아 내며 불펜 5이닝 1실점으로 3연승에 성공합니다.

 

 

톱타자 역할 제대로 한 제러드 데일

 

오늘 타선에 가장 빛이 났던 타자들은 데일(5타수 2안타), 김선빈(5타수 2안타), 한준수(3안타 2안타), 박재현(3타수 2안타) 등이 있는데, 데일 이야기를 하지 않을 수가 없네요. 현재 .333의 타율과 .404의 출루율을 기록하면서 톱타자 역할을 아주 잘 해주고 있습니다.

 

시범경기 때만 하더라도 타격이 좋지 못해서 우려하는 시선이 컸는데 WBC로 인한 여독으로 보면 될 것 같아요. 개막전에도 못 나왔다가 이제 완전히 적응이 되었는 지 방망이가 날카롭게 잘 돌아갑니다.

 

초반에 나온 안타들은 운이 따르는 안타가 많았어요. 잘 맞은 타구가 아니었는데 운이 좋아서 안타가 되는 경우가 많았죠. 그런데 이번 주에 나온 안타들은 모두 정타였습니다. 오늘도 첫 타석부터 왕옌천의 스위퍼를 공략해 우측으로 빠른 타구를 보냈고, 5회에도 적시타를 칠 뻔 했는데 하주석의 호수비에 막혔으며 8회에는 박재현의 내야안타 이후에 우측으로 빠른 타구를 보내며 찬스를 이어가줬고요.

 

타격 스타일을 보면 풀 히터라기보다는 스윙을 할 때 맞는 면적을 넓게 해서 우측으로 배럴 타구를 보내는 유형 같습니다. 그냥 딱 김선빈 생각하면 좋을 것 같아요. 발사각이 높은 타구를 날리는 타입이 아니라 라인드라이브성 타구를 많이 보내고 있죠. 현재는 BABIP가 .389를 기록해 높은 편이긴 한대, 일단 지금은 성적이 상당히 우수합니다.

 

 

게다가 데일은 타격이 조금 떨어지더라도 유격수라는 포지션에서 수비를 잘 해주고 있고, 주루 플레이도 뛰어나며, 외국인 타자 답지 않게 번트를 잘 대는 등 작전 소화 능력도 뛰어 납니다. NPB 2군에서 오래 뛴 선수라서 그런가 기본기가 탄탄한 편 같아요. 

 

하지만 여전히 데일을 영입한 것이 옳은 선택이냐에 대해 '네'라고 대답하긴 어렵습니다. 불펜에 빠른 공을 던지는 투수가 없는 상황에서 아시안쿼터로 150km/h을 던지는 투수를 영입했어야 하고 그게 더 팀에 도움이 된다고 생각해요. 하지만, 아시안쿼터가 가진 한계상 성공 확률이 아무래도 외국인 선수를 영입하는 것보다는 떨어질 수 없고, 데일이 현재 잘 해주고 있으니 데일 때문에 불펜투수를 영입하지 못 한 게 문제라고 비판할 수는 없습니다. '일단 너무 잘 해주고 있으니까요.'

 

여기에 김범수, 이태양, 홍민규, 홍건희 등 외부에서 불펜투수를 많이 수혈해 왔고, 정해영의 부진, 전상현의 부상 등 기존 자원들의 이탈은 뼈 아픈 부분이지만 김범수, 이태양, 홍민규, 홍건희가 잘 해주고 성영탁이 조금 더 성장하는 모습을 보여준 다면 아시안쿼터로 불펜을 보강하지 않은 아쉬움은 지울 수 있지 않을까 싶어요.

 

그리고 데일이 없었다면 박민과 정현창에게 주전 기회가 가장 먼저 갔을텐데 둘 다 올 시즌 현재까지는 미숙한 모습을 계속 노출하고 있어서, 데일이 없었다면 지금보다 내야가 더 흔들렸을 것 같습니다. 장기적인 시각으로는 좋은 평가는 할 수 없지만, 양현종, 나성범, 김선빈이 건재하고 김도영 해외 진출까지 최대한 위닝 시즌을 많이 보내야 하는 팀 입장에서는 마냥 풋내기 야수들에게 기회를 주기 어려운 것도 사실이니까 구단의 선택이 아쉬운 점은 있어도 결과가 현재까지는 잘 나오고 있으니 따뜻한 시선(?)으로 지켜보고 싶습니다.

 

 

이의리 선발 탈락 확정? 이제는 황동하로 시즌 돌리자

 

오늘 이의리는 여전히 안 좋았습니다. 4이닝 5피안타 1볼넷 4실점으로 이전 등판보다는 나아지긴 했지만, 내용적인 면에서는 좋은 평가를 해줄 수 있는 부분이 없어요. 오늘도 여전히 고질적인 문제인 우타자 상대할 때 몸쪽으로 공이 거의 안 들어갔어요. 한준수가 몸쪽에 앉을 때마다 포심이 한가운데로 들어가거나 바깥쪽 보더라인으로 들어가는데, 이러니까 타자들은 이의리의 공을 두려워 하지 않죠. 4실점을 다 하고 나서, 심우준 상대할 때 비로소 몸쪽 포심이 들어가더군요. 당연히 타구는 먹히면서 평범한 내야 플라이. 그대로 이닝이 끝납니다.

 

아래는 이의리의 올 시즌 포심을 던졌을 때 스트라이크존에 들어가는 위치입니다.

 

 

한 눈에 봐도 바깥쪽으로 대부분의 포심이 편중되어 있다는 걸 알 수 있죠. 자, 아래는 이의리가 괜찮은 투구를 했던 2023시즌의 포심 위치별 구사율 입니다. (모든 기록은 스탯티즈에서 가져왔습니다.)

 

 

여전히 바깥쪽 구사 빈도가 높지만, 그래도 몸쪽으로도 색칠이 되어 있었어요. 올해는 몸쪽으로 하얀 칸이 너무 두드러지죠. 그리고 또 하나의 특징은 가운데로 몰리는 공들이 많다는 것도 알 수 있습니다. 아래는 이의리의 2023년과 2026년 포심 피안타율과 피OPS입니다.

 

- 2023년 : .239 / .697

- 2026년 : .250 / 1.023

 

이의리의 포심 구속은 2023년 146.0km/h 2026년 147.6km/h으로 올해가 오히려 더 빠릅니다. 그런데 포심을 던졌을 때의 피OPS가 2023년 대비 무려 .300 이상 나빠졌습니다. 그 이유는 '노림수'에 자꾸 걸리기 때문입니다. 노림수에 걸리는 이유는? 이의리의 포심은 한가운데 아니면 바깥쪽으로 들어가는 경우가 많기 때문입니다. 

 

더 심각한 건 슬라이더와 체인지업의 피OPS가 포심보다 더 나쁘다는 점입니다. (슬라이더 1.298, 체인지업 1.850) 이의리가 몸쪽 제구가 잘 안 됐음에도 이전에 많은 삼진을 잡은 이유는 바깥쪽 포심을 강하게 던져 타이밍을 늦게 해 파울로 카운트 잡고, 그 코스로 체인지업을 절묘하게 떨어뜨렸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올해는 체인지업의 움직임이 전성기 시절 그 움직임이 아닙니다. 그냥 밋밋하게 존 안으로 들어가고 있죠. 그러니까 계속 변화구를 던져도 맞는 것이고요.

 

 

오늘 이의리는 부진한 반면, 이의리와 세트(?)인 황동하는 3이닝 무실점으로 한화 타선을 막아서, 선발 투수가 바뀔 가능성이 커졌습니다. 제 생각에 아무리 이의리의 피칭이 올해 그 전보다 나아졌다고 해도 코칭스태프도 알 겁니다. 오늘은 순전히 운으로 4실점에 그쳤다는 사실을요. 포수가 몸쪽 앉을 때마다 공이 바깥쪽으로 빠지거나 가운데로 몰리는 '질병'을 고치지 않으면 이의리는 여전할 겁니다. 2군 내려서 제구력을 가다듬으며 자신감도 찾은 이후에 1군 올렸으면 합니다.

 

시즌 프리뷰에도 언급했지만, 올 시즌 KIA 타이거즈 마운드 성적의 열쇠는 이의리가 잡고 있습니다. 이의리가 몸쪽으로 강력한 포심을 꾸준히 던질 수 있다면 KIA는 상위권도 가능할 겁니다. 적어도 KBO에서는 외국인 원투 펀치가 강력하고 3선발까지 상위 선발의 공을 갖추면 가을 야구는 갈 수 있습니다. 올시즌 KIA의 외국인 원투 펀치는 그 어느 해보다 강력합니다. 국내 선발투수들만 뒷받침해주면 됩니다. 그 열쇠를 이의리가 갖고 있습니다.

 

이의리가 선발 로테이션에서 탈락하면 당연히 그 뒤는 황동하가 메울 겁니다. 황동하는 이의리와 달리 포심은 위력적이지 않지만, 좋은 커맨드와 슬라이더의 위력으로 상대 타선을 잡아내는 유형이죠. 위기 상황에서는 145km/h까지는 던지는 구위도 갖고 있고요. 커맨드가 괜찮은 투수라 커맨드가 잘 잡히는 날이면 황동하로도 1시즌 선발 로테이션을 돌리는 게 가능할겁니다.

 

하지만, KIA 국내 선발 마운드는 이의리만 문제가 아니고, 변화구를 아직도 자기 것으로 만들지 못 한 풋내기 20살 투수 김태형과 이제는 평속 140km/h도 간신히 유지하는 양현종이 로테이션의 한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는 점이죠. 양현종이 두 경기 생각보다 좋은 투구를 했으나, 작년보다 성적이 나아질 지는 의문이고, 김태형은 김도현이 부상에서 회복하면 다시 2군 내려서 변화구 장착부터 시켜야 합니다. 

 

결국, 어찌됐든 이의리가 좋아져야 됩니다. 지금 포수가 요구하는 공의 20%도 의도대로 못 넣고 있고, 변화구 각도도 밋밋한대, 2군에서 다시 많은 공을 던지며 빨리 회복(?)하는 모습 보여줬으면 좋겠습니다. 

 

 

성영탁, 어려운 상황에서도 프로 첫 세이브 달성

 

전상현의 부상, 정해영의 부진으로 인해 임시 마무리를 맡게 된 성영탁인데, 그 결정이 내려 진 첫 경기부터 어려운 상황에서 마운드에 올랐습니다. 김범수가 잘 막아줬으면 한결 나았을텐데 첫 타자 문현빈에게 안타를 허용하고, 강백호에게도 큰 타구를 허용했지만, 김호령의 미친 수비 덕분에 아웃을 잡았지만, 어제는 잘 잡아 낸 채은성을 똑같은 레퍼토리로 잡으려 했지만, 실패하고 볼넷을 내주고 말았죠. 이 장면만 봐도 김범수를 마무리로 쓰기에는 리스크가 크고, 김범수는 좌타 스페셜리스트 역할에만 주력하는 게 낫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여튼 1사 1, 2루 위기 상황에서 성영탁이 마운드에 올랐는데, 첫 타자 노시환부터 풀카운트 가는 접전 끝에 바깥쪽으로 휘어지는 커터(슬라이더?)로 인필드 플라이 아웃을 잡았죠. 커맨드가 정말 완벽하게 이루어진 공이었습니다. 그리고 하주석 상대로도 투심으로 유리한 카운트 잡고 바로 커터를 낮게 떨어뜨리면서 평범한 중견수 플라이로 위기에 벗어났죠.

 

9회에도 당연히 마운드에 오를 것이라고 봤습니다. 이제 막 1군에서 올라 온 홍건희를 지금 쓰기엔 위험 부담이 크고, 조상우는 지난 삼성전에서 잘 던졌다지만, 여전히 신뢰를 주긴 어렵죠. 그래서 성영탁이 올라와서 안타 2개를 맞으며 1점 차이의 위기에 몰렸지만, 어린 투수 답지 않고 침착하게 문현빈을 초구 아웃으로 잡아 내고 커리어 첫 번째 세이브를 달성했습니다.

 

 

성영탁의 강심장을 확인할 수 있는 대표적인 타석이 최인호를 상대할 때의 투구였어요. 심우준에게 2루타를 허용하고 이원석은 절묘한 커맨드로 삼진을 잡아 낸 이후에 최인호를 상대했는데 풀카운트 상황이 되자, 다음 타자가 문현빈이고 주자를 내보내면 동점 주자가 되는 꼴이라 그냥 한가운데로 투심을 '강하게' 우겨 넣었습니다. 

 

경험이 부족한 투수라면 최대한 보더라인으로 던지거나 해서 볼이 늘어나기 마련인데, 풀카운트 상황이 되자 주자가 2루에 있음에도 에라이 나의 힘으로 이겨내보자는 파이팅이 느껴지는 투구였습니다. 결과적으로 안타가 되긴 했는데, 완전히 빗맞은 안타였으니 성영탁의 투구가 최인호를 이겨낸 거죠. 그리고 문현빈 상대로도 쫄법한대, 초구부터 145km/h 투심을 존으로 우겨 넣어서 평범한 좌익수 플라이로 경기를 끝내 버립니다.

 

여전히 성영탁의 구위는 아쉽지만, 그걸 이겨내는 강심장, 그리고 커맨드 능력이 있습니다. 투심을 몸쪽으로 붙여서 땅볼을 유도하고, 횡으로 크게 변하는 커터를 던져서 허인서와 이원석을 삼진으로 잡아내는 모습을 보면, 작년과 달리 결정구도 한결 날카로워진 느낌이에요. 

 

선발에서는 이의리가 좋아지고, 불펜에서는 정해영이 좋아지는 게 여전히 최고의 시나리오지만, 성영탁이 정해영이 없는 동안 마무리 자리에서 흔들리지 않고 자기 공을 계속 던질 수만 있다면, 정해영이 군 문제를 해결하는 동안 불펜의 불안감을 덜어줄 좋은 카드가 되지 않을까 싶어요. 그리고 정해영이 군대에서 복귀하면 성영탁이 그때 군문제를 해결하려 해도 늦지 않죠.

 

성영탁도 프로 첫 세이브를 쉬운 상황이 아니라 어려운 상황에서 막았기 때문에 자신감이 더 붙었을 겁니다. 오늘의 투구가 큰 성장의 밑거름이 되길 바랍니다.

 


선수 단평

 

  • 김호령 - 타석에서도 두 번의 출루를 만들어 냈지만, 그보다 더 멋졌던 건 8회의 호수비였다.
  • 김선빈 - 컨택의 신, 오늘도 눈부시다.
  • 김도영 - 여전히 타격감은 안 좋아 보이지만, 그 와중에도 팀배팅으로 희생타를 만드는 장면은 좋았음
  • 카스트로 - 좌상바라는 의심이 점점 확신이 되가는 중
  • 나성범 - 148km/h 포심을 우측 페어 지역으로 보내는 장면 보고 눈물 날 뻔
  • 한준수 - 선구안 업그레이드, BABIP운도 작년보다 따름. 오늘은 심지어 이원석을 잡는 송구도 좋았다.
  • 박상준 - 풋내기 좌타자에게는 너무나도 까다로웠던 좌투수 2명(왕옌청, 조동욱)
  • 고종욱 - 리그 최고의 대타요원. 오늘도 실망시키지 않다.
  • 박재현 - 1번 타자 맛 보더니 그 이후에 갑자기 배럴 타구 양산 중. 8회에 전력질주가 대역전극을 만들었다.
  • 김범수 - 어제 집중력을 다 썼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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