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시즌 마지막 경기가 삼성과 KIA의 경기였습니다. 그리고 2025시즌 마지막 경기도 삼성과 KIA의 경기로 끝이 납니다. 다만, 상황이 다를 뿐이죠. 작년에는 한국시리즈의 마지막 상대, 그리고 올해는 순위가 다 결정된 상황에서 펼쳐진 긴장감 없는 승부. 물론, 그 긴장감 없는 상황에서도 8대3으로 지고 있던 경기를 뒤집은 결과는 칭찬해주고 싶습니다. 비록 상대가 최선을 다 하지 않았다 해도 말이죠.(오히려 상대가 최선을 다 하지 않았는데도 지면 그게 더 문제)

양현종, 이제는 정말 선발 로테이션을 지켜줘야 할까 싶은 투구
오늘 경기 유일한 흠이라고 할 수 있죠. 양현종이 2.2이닝 동안 9피안타 8실점으로 초전박살이 났습니다. 이 때문에 ERA도 5점대로 상승하면서 2012년 이후 13년 만에 최악의 ERA로 시즌을 마무리하게 됩니다.
오늘 투구를 보니 빠른 공이 문제가 아니라 변화구가 전부 밋밋하게 들어가더군요. 빠른 공도 문제지만, 변화구가 움직임 없이 들어간 게 더 문제가 아니었나 싶고, 1회에는 그야말로 배팅볼이 있다면, 이게 배팅볼이 아닐까 싶을 정도로 삼성의 모든 타자들이 어렵지 않게 정타를 만들어 냈습니다. 와일드 카드 직전에 삼성 타자들의 타격감을 올려주려는 시도가 아니었을까 싶을 정도로 공이 최악이었습니다.
그나마 2회에는 좀 나아지긴 했습니다만, 이때는 삼성에서 주전을 거의 다 뺀 상황이고, 3회에 또 다시 3실점을 하면서 무너졌죠. 물론, 실점 과정에서 3루수 김규성의 어설픈 수비가 있긴 했습니다만, 진짜 에이스라면 수비 실수도 이겨내야죠.
여튼, 우리가 아는 양현종은 이제 앞으로 보기 힘들 거라고 봅니다. 마침 같은 날 김광현도 실점을 하면서 동갑내기 라이벌 두 명이 나란히 ERA 5점대로 시즌을 마무리했네요. 한 살 많은 류현진은 아직도 경쟁력을 보이고 있는데 두 투수는 이제 시대의 마무리를 보여주고 있는 것 같아서 한 편으로는 아쉬운 마음도 듭니다.

하지만 냉정하게 양현종은 올 시즌 끝나면 선발 경쟁을 해야 합니다. KIA가 확실한 선발 투수가 없어서 그렇지, 선발 투수 후보군은 그래도 제법 갖췄다고 생각합니다. 올해 로테이션을 돌았던 김도현을 포함해서 제구만 잡으면 에이스감인 이의리, 그리고 올해 2군에서 선발 수업 받다가 불펜으로 나와서 갑자기 잘 던진 성영탁, 여기에 시즌 막판에 가능성을 보여 준 김태형, 그리고 불의의 부상으로 시즌을 마감할 뻔 했다가 오늘 올라와서 굉장히 좋은 공을 던진 황동하까지. 군대를 가지 않는다면 윤영철도 있고(다만, 군대 이전에 구속부터 먼저 올리자) 겨울 캠프에서 무제한 경쟁을 돌려야 한다고 봅니다.
솔직히 말하면 내년에도 양현종이 로테이션을 돌고 있으면 그건 팀의 미래를 위해서도 별로 좋은 신호는 아니라고 생각해요. 양현종은 내년에도 구위가 올라오지 않으면 김건국처럼 써야죠.
우리의 대투수 양현종이 이대로 커리어를 마감할 지, 아니면 겨울 동안 준비 잘 하고, 새로운 구질을 익히는 방법으로 지금의 위기를 타개할 지, 지켜봐야 할 것 같습니다.

황동하, 복귀 후 5경기 만에 절정의 폼을 보이다.
오늘 투수들 중에서 가장 잘 던진 투수는 황동하죠. 2.1이닝 동안 안타 1개 맞고, 볼넷 없이 삼진만 무려 5개를 잡았습니다. 물론, 삼성에서 주전급 선수들을 모조리 제외하긴 했지만(양현종 : 왜 나한테만...) 구위가 정말 위력적이더라고요.
특히, 우타자 몸쪽으로 포심을 기가 막하게 꽂아 넣는 커맨드를 보여줬는데, 황동하의 보더라인 피칭과 주무기인 슬라이더가 조합되면서 삼성 타자들의 방망이를 헛돌게 했죠.
황동하가 부상에서 복귀해 첫 경기에서는 1이닝 3실점으로 안 좋았습니다만, 오랜 공백 감안하면 충분히 이해 할 법한 내용이었고, 그 이후 오늘 까지 4경기에서는 5.1이닝 동안 4피안타 0사사구 7탈삼진 무실점으로 잘 던졌습니다. 순위가 다 결정된 이후의 경기라고 해도 굉장한 호투를 보여줬죠.
올해 황동하는 작년보다 확실히 스텝업 했다고 생각합니다. 작년까지만 해도 NC 신민혁 스타일로 커도 성공이라고 봤는데, 포심 평균 구속이 작년 141.7km/h에서 올해 144.2km/h로 좋아졌고, 그 덕분에 스몰샘플이지만, 삼진율이 17.5%에서 20.0%로 좋아졌습니다.

KIA가 올 시즌 완전 꼬였다고 생각이 든 게 황동하가 당한 불의의 교통사고인데, 이 사고만 아니었다면 전 KIA가 8위가 아니라 5위는 했을 거라고 봅니다. 후반기 시작하자마자 KIA가 멸망당한 건 조상우와 정해영이 크게 흔들렸기 때문인데 황동하만 있었으면 조상우 대신 나와서 많은 경기를 막아줬을 거라고 생각해요. 적어도 조상우처럼 볼질이 많은 선수가 아니기 때문에 어떻게든 결과를 냈을 겁니다.
황동하는 KIA 육성 시스템이 키워낸 쾌거라고 생각해요. 올해 성영탁도 마찬가지고요. 2차 7라운드 하위 순번에 뽑아서 3년 만에 1군감으로 만들었고, 올해는 구속까지 상승시켰습니다. 10라운드 성영탁도 마찬가지죠. 성영탁도 던지면서 구속이 나아지더니 지금은 최고 147km/h까지 던집니다. 둘 다 커맨드가 뛰어나다는 공통점이 있고요.
김도현이 올해 좋은 성장을 보여주긴 했지만, 후반기에는 체력 문제를 노출해서 내년에도 김도현에게 선발 기회가 주어질 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개인적으로는 김도현, 황동하, 성영탁 셋 다 선발 경쟁을 붙이고 탈락한 선수를 불펜으로 쓰는 게 맞는 것 같아요. 물론, 선발로 키우는 게 정말 어려운 일이긴 합니다. 구위를 떠나서 체력까지 뒷받침해줘야 하니... 하지만 그래도 시도는 해봐야죠. 지금 정해진 투수가 아무도 없으니까요.

마지막을 화려하게 장식한 위즈덤
위즈덤은 오늘 활약이 아마, 올 시즌 들어 혼자 하드 캐리한 몇 되지 않은 경기 중 한 경기가 아닐까 싶을 정도로 잘 했습니다. 특히, 시즌 첫 쓰리런(이게 처음이라니)을 친 게 오늘 KIA가 경기를 잡은 큰 원동력이 됐죠.
다만, 그래도 위즈덤은 시즌 끝나고 집으로 가야 합니다. 후반기에 해도해도 너무 못 했거든요. 전반기에도 괜찮은 활약이지만, 주자 있을 때 너무 약하다는 점이 아쉬웠는데, 후반기에는 그걸 떠나서 그냥 못 했습니다. 후반기 타율이 .193에 OPS가 .722 입니다. 전반기에 후반기 성적을 찍고 후반기에 전반기 성적 찍었으면 재계약 하자고 주장했을텐데 경기를 거듭할수록 약점은 더 커지고, 강점은 약해지니 당연히 집으로 보내야죠.
맹활약했던 오늘 경기도 상대했던 투수를 보세요. 삼성 1군급 투수는 1명도 없습니다. 최충연에게 친 결정적인 홈런이 컸는데, 최중연은 솔직히 말하면 올 시즌 끝나고 방출되어도 이상하지 않을 정도로 구위가 망가졌더라고요. 과거에 그렇게 잘 던졌던 투수가 이제는 140km/h을 간신히 던지니 1군에서 버틸 수가 없죠. 메이저리그에서도 20홈런을 넘게 친 위즈덤에게 몸쪽 140km/h 포심(포수는 바깥쪽으로 멀리 앉았죠)은 홈런 치라는 것과 진배 없습니다.

가끔 롯데 팬들이 위즈덤을 영입하자는 목소리를 내던대, 레이예스를 재계약 안 할 가능성이 거의 없고, 키움 빼고는 아마 다른 구단에서 영입도 안 할 겁니다. 키움에서 영입하면 타팀 스카우트들은 땡큐를 외칠 테고요. 아무튼, 35개의 홈런을 치고도 재계약을 못 하게 되었는데, 그럴 만 하고 미국에서 선수 생활 마무리 잘 했으면 좋겠어요.
그리고 새 외국인 타자는 외야수로 가야죠. 최형우, 나성범, 김선빈은 한 살 씩 더 먹었고 최형우는 언제 은퇴해도 이상하지 않으며(어? 이상하다?) 나성범, 김선빈은 올해보다 내년에 더 잘 할 가능성이 매우 낮다고 봐야죠. 그리고 셋 다 수비 공헌도가 없다는 점 때문에 KIA는 머리가 아플 것이고, 이런 이유 때문에 KIA에서 강백호 영입 전에 참여할 가능성은 매우 낮다고 보입니다. 가뜩이나 수비 안 되는 베테랑 3명이 타선을 차지하고 있는데 한 명 더 영입하자고요? 말도 안 되죠.
아무튼 시즌 전만 하더라도 1특강으로 꼽혔던 팀이 1년 만에 8위로 떨어진 영욕의 시즌을 지켜보면서 참 허탈하다 싶습니다. 발굴해 낸 선수들도 있지만, 팀이 이렇게 된 건 결국 수비 문제와 마운드 문제가 가장 크다고 생각이 되요. 특히, 마운드가 흔들린 게 가장 큰 원인이라고 생각이 듭니다. 여기에 강점이 타력마저도 김도영은 거의 못 뛰고 김선빈, 나성범은 시즌 반 밖에 소화하지 못 했으니...
내년이 KIA에게 정말 중요한 게 리툴링을 잘 해내야, 암흑기에 빠지는 걸 막을 수 있습니다. 일단 박찬호를 잡을 가능성은 낮아 보이니, 내야수 조각을 어떻게 해야 할 지가 가장 큰 걱정거리가 될 것 같네요. (박찬호가 저렴하게 남아주면 고맙고요.)
시즌 후 정리 글은 1년 간의 쌓인 야구 독기(?)를 빼고 좀 정리해볼까 합니다.
KIA 타이거즈 팬 여러분 한 해 동안 야구 보시느라 고생 많으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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