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경기도 긴장감 없이 봤는데 제대로 된 투수가 나오니까 타선에 구멍이 숭숭 뚫려 있어도 확실히 경기를 잡네요. 방금 오늘 맞은 안타가 1개 밖에 안 됐다는 거 보고 놀랐습니다. 그만큼 긴장감 없이 본 경기 아닐까 싶어요.
하지만, KIA도 안타를 5개 밖에 못 쳤다는 거. 그래도 딱 이길만큼의 점수는 뽑아서 리그 최하위 키움에 유일하게 상대전적이 뒤지는 팀이 되는 불명예는 벗어날 수 있었습니다.

올러 - 재계약 고민 더 이상은 NAVER
6이닝 동안 안타 1개, 2개의 볼넷. 3명 밖에 출루를 안 시켰습니다. 심지어 안타 1개도 3루수 키를 살짝 넘기는 빗맞은 안타였죠. 운이 좀 따랐으면 팀 노히트도 할 뻔 했습니다.
무엇보다 놀라운 건 13개의 탈삼진이죠. 2회 첫 타자부터 3연속 삼진 잡고 쉬고, 4회 첫 타자부터 3연속 삼진 잡고 5회 마지막 타자까지 6연속 탈삼진을 잡아 냈습니다. 마지막 아웃 카운트도 삼진으로 끝냈고요.
오늘 경기에서 보여졌든 올러의 장점은 탈삼진 능력입니다. 오늘 경기로 144이닝을 정확하게 채우면서 규정이닝을 충족했고, 탈삼진은 투구 이닝보다 많은 165개를 잡았습니다. 한 달을 빠졌는데 리그 탈삼진 순위 5위 입니다. 그 위에는 폰세, 앤더슨, 라일리 등 탈삼진 괴물들이 있을 뿐이죠.
평균 구속 149km/h 최고 155km/h까지 들어가는 포심이 위력적이고, 슬라이더와 커브 각도가 정말 좋습니다. 네일에 가려서 그렇지, 솔직히 1선발급 선수라고 생각해요. 재계약 고민을 할 필요가 있을까요? 자주 언급하지만 빨리 재계약 도장 찍고 오프 시즌에 약점인 슬라이드 스텝만 보완하면 한 이닝에 몰아 실점하는 약점도 사라질 것으로 봅니다.

오선우 - 하위 타선의 핵 역할만 해도 좋다.
오늘 팀 타선에서는 오선우가 가장 활약이 좋았죠. 결승점이 된 홈런을 포함해서 유일하게 팀에서 멀티 히트를 쳤습니다. 오늘 홈런으로 시즌 홈런이 18개가 됐습니다. 시즌 초에는 기회를 거의 못 받은 걸 생각하면, 풀 시즌을 뛰었으면 20홈런도 가능했을 겁니다.
오선우가 달을 거듭할수록 성적을 까먹긴 했는데, 그래도 홈런 생산 능력은 꾸준히 좋았고, 가장 많은 홈런을 친 달이 8월이었습니다. (4월 2개, 5월과 6월 3개, 7월 2개, 8월 6개, 9월 2개)
오선우는 장점과 단점이 극단적이죠. 큰 타구를 날릴 수 있는 잠재력은 보여줬으나, 컨택률이 극악입니다. 아직 타팀 경기가 끝나지 않아 오늘 경기 기록은 포함이 안 됐는데 규정타석을 충족한 타자 중 컨택률이 가장 낮은 선수가 오선우입니다. 아래는 리그 컨택률 최저 순위.
오선우의 컨택률은 아주 두드러지게 나쁩니다. 김영웅 보다 무려 5%p 가까이 더 떨어지니까요. 규정타석 70% 기준으로 늘려도 오선우가 최하위이고(데이비슨이 65.6%로 바로 뒤) 규정타석 50%로 기준을 넓혀도 오선우가 최하위입니다. (박병호가 64.8%)
제 생각에 오선우가 벤치 마킹해야 할 타자는 두산의 양석환이라고 봅니다. 양석환 올 시즌 컨택률이 68.3%로 커리어 로우이긴 한대, 작년에 76%, 그리고 두산에서 처음 3년간 73%를 기록했죠. 오선우도 딱 5%만 컨택률을 높였으면 좋겠어요. 그런데 컨택률은 재능의 영역에 가까워서 이게 쉽지 않은 일이 될 수도 있습니다.
오선우의 경우 주전 1루수로 보기엔 포지션 대비 약점이 너무 심해서 경쟁을 해야 할테고, 쓴다면 플래툰으로 기용하는 게 맞다고 생각해요. 오선우의 가장 큰 약점이 좌투수가 던지는 슬라이더입니다.(이건 같은 손 타자들이 늘 겪는 문제죠.) 경험으로 나아질 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올해 오선우의 좌투수 상대 OPS가 .728, 우투수 상대 대비 .050 포인트가 떨어집니다. WPA도 좌투수 상대로는 마이너스 값입니다. 결정적인 상황에서 상대 팀이 오선우를 상대로 좋은 왼손투수를 올리면 공략이 안 된다는 의미죠. 그래서 내년에는 변우혁이 됐든 누가 됐든 플래툰으로 돌리는 게 낫다고 봅니다.
오선우가 1루수를 차지하고 있는 게 아쉬울 뿐이지, 타순은 6-7번 타순으로 쓰면 문제가 없죠. 중심타선으로만 안 쓰면 됩니다. 6-7번에서 20홈런을 칠 수 있는 타자가 있는 건 큰 위협이 되죠.

20홈런 타자 하니까 KIA에는 2년 합쳐서 27개의 홈런을 친 1루수가 있습니다. 심지어 오선우와 동갑입니다. 황대인이 그 주인공입니다. 황대인은 오선우보다 컨택률이 좋은 선수입니다. 통산 77.4%이니까요. 가장 잘 쳤던 2022년에는 컨택률이 79.7%였습니다. 그 전해에는 80.6%였고요.
이런 황대인이 이제는 방출을 눈 앞에 두고 있죠. 오선우가 황대인의 전철을 밟지 않으려면 컨택률을 어떻게 하면 향상시킬 지 고민을 할 필요가 있는데, 지금의 오선우의 장타는 '컨택'을 희생하고 나오는 것이라서 괜히 컨택률 높이겠다고 시도했다가 지금 갖고 있는 장점마저 잃을까 우려스럽긴 하네요.
아무튼, 오선우는 잘 풀리면 김재환(김재환의 컨택률은 70%대가 드물 정도입니다.) 잘 안 풀리면 양석환, 올해가 운이 따르는 시즌이라면 황대인이 될 수도 있어 보이네요. 그래도 올해 풀타임을 뛰었으니 체력 관리의 노하우도 익히면서 내년에는 조금 더 성장하는 모습 보여줬으면 좋겠습니다.

조상우 - FA? 제2의 홍건희가 될 것
올해 KIA가 현재 성적도 망쳤지만, 미래 성적도 망친 것에는 조상우가 좋지 못한 활약을 한 것도 큰 원인입니다. FIP 4.29를 기록했는데 조상우 커리어에서 가장 나쁜 기록입니다. WHIP은 2년 연속 1.5가 넘어 갑니다. 승리계투조로 쓸 수 없는 성적이죠.
하지만, KIA에는 조상우 만한 우완 불펜 투수가 없는 게 비극입니다. 전상현, 성영탁 빼면 조상우와 비빌만한 자원이 없죠. 괜히 장현식 뺏기고 패닉 바이 한 게 아닙니다.(그런 장현식도 부진을 겪는 중이지만)
조상우는 올 시즌 끝나고 FA 자격을 얻습니다. 문제는 A등급이라는 점이죠. 제 아무리 투수가 금값이라고 해도 한물간 30대의 불펜투수를 20인 외의 보호 선수까지 주고 영입할 팀은 없어 보입니다. 딱 떠오르는 선수가 홍건희죠.
조상우보다 2살 더 많은 홍건희는 2023시즌이 끝나고 FA 자격을 획득합니다. 조상우와 동일한 시기죠. 하지만 A등급이라서 그 어떤 팀도 홍건희에게 제안을 하지 않았습니다. 홍건희는 결국 두산과 2+2 최대 24억5000만원에 계약했습니다. 첫 2년간 총액 9억 5000만원, 이후 2년간 15억의 선수 옵션이 있죠. 사실, 이마저도 후하게 대접을 받았다고 봐요. 이승엽 감독의 입김이 크게 작용했죠.
그나마 홍건희는 2023년에 61.2이닝 동안 ERA가 3.06으로 조상우보다 나았습니다.(다만, WHIP은 비슷했음) 하지만 홍건희도 조상우와 마찬가지로 2023 시즌부터 평균 구속이 148km/h에서 145km/h로 낮아졌고, 올해 현재까지 전성기 구속은 회복 못 했습니다. 2024시즌은 그나마 나쁘지 않은 활약이었지만(하지만 WHIP는 여전히 1.48), 올해는 부상까지 겹치면서 15이닝 ERA 6.60 입니다.
조상우보다 조금이나마 나아 보였던 홍건희도 이런 정도인데, 조상우도 뻔하죠. 영입하려는 구단은 없어 보이고, 키움 정도가 그나마 샐러리캡 하한선 때문에 영입에 나설 수도 있어 보입니다. 선수층도 얇아서 20인 외 보호선수 명단도 널널한 편이고요. 하지만 오늘 샐러리캡 하한선에 대한 규정이 느슨하게 결정되었으니 키움도 안 쳐다볼 수 있어요. 그러면 KIA는 서건창보다 조금 더 주는 방향으로 잡지 않을까 싶습니다. 어차피 키는 KIA 구단이 잡고 있으니까요.

풋내기 타자 둘.
2번으로 박헌, 9번으로 박재현이 들어 왔는데, 둘 다 1군에 있을 상황이 아닙니다. 2군에서 더 굴러야죠. 박헌은 스윙할 때 하체가 너무 움직입니다. 이러면 강한 타구가 나올 수가 없습니다. 박재현은 주루 빼곤 지금 1군에서 통할 능력이 없고요. 둘 다 4년 정도는 입에서 단내나게 굴러야 할겁니다.
지금 DM 이슈로 1군에서 제외된 박정우가 2군 생활만 9년을 했습니다. 8년차에 겨우 작년 1군 엔트리에 꾸준히 들 수 있었고요. 박헌이나 박재현이나 길게 봐야죠. 5년 내에 올라와도 성공이라고 봅니다. 아무튼, 1군에 뛸 준비가 전혀 안 된 선수가 둘이나 라인업에 있는 것도 이해하기 쉽지 않네요. 팀이 이렇게 망가졌나 싶은 생각도 듭니다. 연차를 조금이라도 더 먹은 정해원, 김석환이 이 둘 대신 들어서는 게 맞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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