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세 컨텐츠

본문 제목

[9/23] KIA : SSG - 김태형, 황동하, 김기훈

KIA Tigers 경기 리뷰

by Lenore 2025. 9. 23. 22:33

본문

오늘 경기는 상대 선발 김건우에게 압도 당했습니다. KIA가 순위 싸움을 포기했기 때문에 나성범, 최형우가 빠지긴 했어도 컨택 능력이 뛰어난 김선빈이 삼진 2개, 박찬호도 첫 타석에 3구 삼진을 당했죠. 

 

김건우 오늘 던지는 걸 보니, 이의리가 제구 잡으면 이렇게 던지겠구나 싶더군요. 150km/h에 육박하는 강속구 그리고 존에서 살짝 떨어지는 체인지업. 심지어 좌타자 상대로 커브까지 잘 들어가는데, 이의리와 피칭 디자인이 유사했습니다. 마침, 두 선수 모두 입단 동기에 둘 다 1차 지명자라는 공통점이 있네요.

 

양현종과 김광현이 광주와 인천을 대표하는 로컬보이(김광현은 엄밀히 따지면 서울 출생에 안산에서 야구했지만)에 라이벌로 오랜 기간 경쟁해 왔는데, 이의리와 김건우 역시 광주와 인천을 대표하는 동갑내기 로컬보이로 잘 성장해줬으면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 정도로 오늘 김건우 피칭이 정말 인상적이었습니다.

 

경기 내용이야 SSG는 순위 경쟁을 하는 팀이고 KIA는 순위 경쟁을 포기하는 팀이니 승패는 당연히 차이가 날 수밖에 없죠. 상대팀의 방심 외에는 현재 KIA는 이길 수 있는 동력이 없는 팀입니다. 그저 젊은 선수들이 삼진 먹고, 홈런 맞으면서 경험을 쌓고 성장을 위한 고통을 잘 겪고 이겨냈으면 합니다.

 

최근 리뷰가 늘 그렇듯 선수 위주로 글을 적습니다.

 

 

김태형 - 점점 발전해 가는 것이 눈에 보인다.

 

비록 홈런도 맞고, 안타도 맞고, 사구도 2개 주고, 볼넷도 1개 줬지만, 5이닝을 2자책으로 잘 막았습니다. 지난 번에 평가한대로, 빠른 공의 스피드와 무브먼트가 좋습니다. 포심이 150km/h을 상회하는데 존에 들어가면서 투심처럼 움직이는데, 가운데 몰려도 정타가 좀처럼 나오지 않습니다.

 

오늘은 심지어 변화구 구사 능력도 나쁘지 않았습니다. 지난 선발 등판에서는 포심 61%, 커브 10%, 슬라이더 20%, 포크볼 7.1%의 비율로 섞어 던졌는데, 오늘은 포심 55.4%, 커브 16.3%, 슬라이더 18.5%, 포크 9.8%의 비율로 던지면서 변화구 비율을 조금 늘렸고, 커브와 포크볼의 구사율이 조금 더 높았어요.

 

다만, 변화구를 던질 줄 안다. 존에 넣을 줄 안다 뿐이지, 상대방의 방망이를 헛돌게 할 만큼 존에서 떨어지는 각도나 무브먼트가 좋진 않았습니다. 그래도 1경기 만에 변화구 구사 능력이 조금 나아졌다는 점은 칭찬해줄 수 있습니다.

 

현재 김태형의 단점은 크게 2가지입니다. 체력과 삼진 능력이죠. 변화구 완성도가 떨어지다보니 삼진 능력이 떨어지고, 체력적으로도 100개의 공을 던지면서 구속을 균일하게 가져가지 못 하고 있습니다. 아래는 오늘 경기 김태형의 포심 구속 편차입니다.

 

  • 1회 - 147km/h ~ 152km/h
  • 2회 - 145km/h ~ 149km/h
  • 3회 - 145km/h ~ 150km/h
  • 4회 - 144km/h ~ 147km/h
  • 5회 - 145km/h ~ 148km/h

 

1회에는 대부분의 포심이 150km/h을 찍었는데 2회부터 구속이 떨어지더군요. 선발 투수로 꾸준히 기회를 얻기 위해서는 100개의 공을 던졌을 때 구속이 크게 떨어져선 곤란합니다. 참고로 5회 148km/h 포심은 갖고 싶은 남자 에레디아에게 홈런을 허용한 투구였습니다.

 

2경기 선발 기회에서 김태형은 9이닝 3자책으로 ERA 3.00에 불과합니다. 잘 던졌죠. 하지만 결과만 그럴 뿐이고, 9이닝 동안 잡은 삼진이 2개 밖에 안 된다는 점은 아직 1군 타자들의 방망이를 이겨낼 정도는 아니라고 해석할 수 있습니다. 당장에 상대 투수였던 김건우는 베스트가 아니라고 해도 KIA 타선을 상대로 삼진을 12개나 잡아냈죠. 이 정도는 되야 '아, 이 선수가 1군 마운드에 오를 준비가 됐구나' 하는 겁니다.

 

물론, 야구에서 삼진이 전부는 아닙니다. 오늘 김태형은 정타를 허용하는 비율이 높진 않았습니다. 하지만, 삼진율이 낮은데 잘 던지는 선수는 많지 않고(원태인과 임찬규가 대표적) 삼진율이 높은데 못 던지는 선수는 더 없습니다. 삼진율이 낮은 임찬규와 원태인도 9이닝 당 5개 이상은 잡습니다.(임찬규 6.03개, 원태인 5.77개) 둘 다 변화구 구사 능력과 커맨드가 좋은 선수들이고요. 

 

이렇게까지 약점을 지적했지만, 김태형은 2006년 12월생입니다. 오늘 맞대결을 한 김건우보다 4년 5개월이나 어립니다. 이제 막 고등하교를 졸업하고 생일도 다른 선수들보다 늦고 프로와서 이제야 본격적으로 훈련을 했다는데 1군 무대에서 선발로 2경기에 9이닝 동안 3자책으로 막은 건 운이라고 해도 대단한 잠재력이라고 할 수 있죠.

 

당장에 이번 겨울에 많은 공을 던지면서 결정구를 만들고, 포심의 커맨드를 조금만 더 정교하게 가다듬는다면, 당장에 내년부터 로테이션을 소화해도 이상하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지금의 모습이 완성형이 아닐 뿐이죠. 다만, 지금 모습으로 '당장 내년 로테이션을 돌게 해야 한다'는 평가는 매우 이릅니다. 지금은 '초심자의 행운'이 작용했을 뿐이니까요.

 

 

황동하, 불운의 교통사고에서 돌아오다.

 

올해 KIA 시즌이 망했다는 느낌이 들었던 사건이 황동하의 교통사고였습니다. 선발과 불펜을 오가면서 다른 투수의 이닝을 분담해줬던 투수가 예기치 않은 교통사고로 빠지면서 KIA 투수진도 와르르 무너졌죠. 곽도규 시즌 아웃에 황동하까지 빠져 버리니 불펜이 더 나빠졌습니다.

 

그런 황동하가 오랜만에 1군 마운드에 올랐습니다. 결과는 안 좋았죠. 1이닝을 던지면서 4개의 안타와 홈런까지 맞았으니까요. 하지만, 포심 평균 구속은 144.2km/h를 기록하면서, 1군에 있을 때의 구속과 차이가 없었습니다. 오랜만에 나와서 던지니 투구 감각이 익숙하지 않아 커맨드가 이루어지지 않았을 뿐이죠. 변화구도 빠지는 공들이 많더군요.

 

황동하는 시즌 막바지에 투구 감각 회복을 위해서 던졌다고 생각합니다. 2군에서도 2경기 등판해서 2.2이닝 동안 3피안타 3볼넷 5실점이었습니다. 올해 시련을 겪고, 내년 준비 잘 해서 KIA 마운드의 허리 역할을 잘 해줬으면 좋겠어요. 선발로도 가능성이 있는 투수이지만, 선발로 뛸 때 구속의 한계가 있고, 슬라이더가 좋은 선수이니 불펜에서 추격조 역할을 잘 해줬으면 좋겠습니다.

 

 

김기훈, 이제 진짜 속아도 되나

 

순위 싸움이 다 끝나니까 김기훈 공이 너무 좋네요. 오늘 1이닝 동안 안타 2개 맞았지만, 둘 다 빗맞은 안타였고  최지훈의 안타는 1군에 있으면 안 되는 풋내기 외야수 박재현의 타구 판단 미스 때문이었습니다. 

 

무엇보다도 체인지업이 너무 좋네요. 양현종 전성기 체인지업 저리 가라 할 정도로 우타자 상대로 훌륭한 무기가 되고 있습니다. 그 때문인지 올 시즌 김기훈은 우타자 상대로 피안타율 .200에 피OPS가 .642에 불과합니다. 반면, 좌타자 상대로는 피안타율 .262, 피OPS .732로 대조적이고요. 

 

김기훈 안 터진다 안 터진다 해도, 이제 겨우 2000년생입니다. 원태인과 동갑이죠. 고교 때 라이벌이었던 원태인이 쌓은 것과 비교하면 초라하기 짝이 없지만, 과거는 중요하지 않습니다. 지금이 중요하죠. 이의리가 아무리 과거에 잘했어도 오늘 김건우가 훨씬 더 좋은 투수라는 걸 보여준 것처럼 지금부터라도 잘 하면 됩니다.

 

김기훈 내년 보직을 어떻게 해야 할까요. 후반기 기록만 보면 20.2이닝 동안 피안타율 .197, 피OPS .620, WHIP 1.02를 기록하며 특급 불펜 투수 기록입니다. 하지만 이 기록을 믿어서는 안 되죠. 대부분 승패가 기울어진 상황에 등판했으니까요. 

 

하지만 포심을 높은 보더라인 존으로 꾸준히 던지고 체인지업의 커맨드만 잘 유지해도 상대 타자들은 공략하기 쉽지 않을 겁니다. ABS가 특히, 김기훈에게 도움이 되는 게 김기훈은 극단적인 오버스로 각도로 투구를 하기 때문에 ABS에 딱 맞는 투수입니다.(최지민과 정반대죠)

 

투구폼 때문에 체력적인 문제가 있을 것 같은데(의심임), 내년에 풀타임 불펜으로 시즌 보내보고, 커브를 간간히 던져서 자기 것으로 만든다면, ABS조합에 맞물려서 선발로 써봐도 좋지 않을까 생각됩니다. 제2의 양현종으로 불렸던 선수인데(고등학교 직속후배죠) 양현종 은퇴 이후에 그 자리를 그대로 물려 받으면 얼마나 좋을까 기대를 걸어 봅니다. 항상 그 기대를 무참히 깨버렸던 선수였지만요.

 

오늘 NC가 이기면서 이제 7위와 8위 차이는 3경기 차이. 남은 경기는 7경기. 8위가 유력해 보이는데, 내년에 신인 풀이 역대급이라던대 제발 유망주들 미국 안 가고 다 남아서 1라운드에 투수 뽑고(기왕이면 우완 강속구) 2라운드에 야수 최대어 뽑았으면 좋겠습니다.(포지션 중요하지 않음) KIA도 두산처럼 김택연 같은 줏어 보자!

관련글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