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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20] KIA : NC - 승리 당하다

KIA Tigers 경기 리뷰

by Lenore 2025. 9. 20. 2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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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경기는 라인업부터 양 팀 모두 '승리의 의욕'이 크지 않았습니다. 그도 그럴게, 두 팀 다 5강 경쟁은 '산술적'으로 끝나지 않았다지만, NC는 5위와 2경기 차이, KIA는 5위와 4경기 차이 였어요. 게다가 내년 드래프트에는 역대급 재능들이 나온다고 하니 더더욱 '승리'하고픈 생각은 덜 했을 겁니다.

 

다만, NC 라인업은 부상 때문에 어쩔 수 없는 측면이 컸다면, KIA는 진짜 '시범경기' 라인업을 들고 나왔습니다. 2루수 김선빈 대신 윤도현을 2루로, 박민을 대신 선발 3루수로 내보냈고, 나성범 자리는 고졸 신인 타자 박재현을 내세웠습니다. 누가봐도 시범경기 라인업이죠.

 

그리고 '승리'가 중요하지 않은 경기가 얼마나 재미 없는 지를 잘 보여준 경기였다고 생각해요. 경기 지켜보는 내내 긴장감이 하나도 없더군요. 지면 지는 거고, 이기면 이기는 거고. 그래도 홈 팬들 앞에서 홈런 2방과 함께 마지막에 끝내기 승리를 해줬으니 그래도 팬들에게 미안하지 않은 경기는 됐던 것 같습니다.

 

사실, 오늘 경기 평을 하기 어려운 게, 새로운 얼굴들이 활약했다면, 쓸 말이 많을텐데 늘 하던 선수들이 해결해주고 베테랑들이 결국 해준 경기라서 딱히 새로운 내용이 없네요. 그래도 선수 위주로 적어 보겠습니다.

 

 

양현종, 그래도 기본은 해줬다.

 

오늘 5.1이닝 동안 4실점 3자책으로 잘 던져줬습니다. 삼진도 잡으면서 리그 최초로 11시즌 연속 100탈삼진 기록을 달성했고요. 양현종이 올해 커리어 최악의 모습을 보여주면서 슬슬 선수 생활 막바지에 접어들긴 했습니다. 당장에 동갑내기 클레이튼 커쇼는 시즌 끝나고 은퇴를 선언했고요. 양현종도 내년에는 선발 자리를 장담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오늘 체인지업 만으로도 우타자들로 도배된 NC  타선을 잘 막아줬죠.

 

그리고 양현종은 다른 건 몰라도 내구성은 정말 역대급이네요. 데뷔 이래 많은 경기에 나서고 많은 이닝을 던졌음에도 시즌 아웃이 될 정도의 큰 부상 없이 19시즌을 뛰고 있는 건 정말 존경 받아 마땅합니다. 162경기를 하는 메이저리그 커쇼가 2,849이닝을 던졌는데 133경기 또는 144경기를 했던 KBO의 양현종이 2,648이닝을 던졌습니다. 정말 대단한 기록이죠.

 

그래도 내년에는 팀을 위해 이름값에 얽매이지 않고 다른 젊은 투수와 선발 자리를 두고 경쟁을 했으면 좋겠어요. 그게 팀 방향성과도 맞고요. 그리고 포심의 위력이 너무 떨어졌기 때문에 양현종도 선수 생활 막바지이니만큼 투심 같은 변형 패스트볼도 한 번 던져보면 어떨까 싶습니다.

 

성영탁, 지고 있는 데 멀티 이닝이라니

 

결과적으로 이기긴 했지만, 성영탁이 등판한 시점에서 팀은 지고 있었죠. 뭐, 6회에는 올라올 수 있다고 칩시다. 그런데 7회에 또 올리는 건 성영탁에게 체력적인 부담을 주는 지시입니다. 다행히 1.2이닝 동안 1피안타 1볼넷 1탈삼진으로 잘 막았고 그 덕분에 팀도 이기긴 했지만, 1군 첫 해 성영탁의 투구 이닝이 너무 많습니다. 

 

1군에서 52.1이닝 2군에서 25.1이닝을 던졌는데, 2군에서야 주로 선발투수로 던졌기 때문에 투구 이닝에 비해서 혹사도는 덜하다고 보지만, 그럼에도 80이닝을 넘기는 건 자제해야죠. 내일은 무조건 휴식일을 줘야 하고 어차피 감독도 지금 순위 싸움에 크게 연연해 하지 않는 것 같고, NC에서도 8위 자리를 슬그머니 노릴 것 같은데 성영탁은 남은 경기 등판 안 했으면 좋겠습니다. 하더라도 딱 1경기 정도만 했으면 좋겠고요.

 

 

박재현, 아직은 풋내기

 

3번의 볼넷을 골라 나가며 1번 타자로 역할은 잘 해줬습니다. 하지만 볼넷 3개가 전부 골라 내기 어려웠던 상황도 아니었고, 9회에는 임지민 투수의 공이 제대로 들어가는 게 하나도 없었죠. NC에서 왜 임지민을 9회에 올렸는 지 이해가 가는 구위이긴 했으나 신인급 투수에게 터프 세이브는 상당히 힘든 일이죠. 나성범 상대로 공은 잘 들어갔지만, 나성범 상대로 모든 에너지를 쏟았는 지 그 이후에는 제구가 하나도 안 됐습니다.

 

박재현의 문제는 수비입니다. 고등학교 때는 주로 3루수였다가 3학년 때 외야수로 포지션 전환을 한 걸로 아는데, 그 때문인지 올해 1군에서 보여주는 수비 능력이 너무 안 좋습니다. 다리만 빠르지, 타구 판단 능력이라던지, 수비 센스라던지 이런 게 부족한 게 많아요. 그런데 그럴 수밖에 없습니다. 작년까지 고등학생이었고, 외야수로 전향한지 길어야 1년이니까요. 2군에서 뛰어야 할 선수가 1군에 있는 게 문제죠.

 

박재현의 수비가 못 미더워서 인지, 이번 드래프트에서 KIA는 고교 야구 선수 중에 가장 수비가 좋다는 김민규를 3라운드에 뽑았죠.(박재현도 작년 3라운드인데, KIA 스카우트에게 3라운드는 외야수 픽인가) 아마 내년에는 박재현과 김민규를 외야수 세대교체 선수의 핵심으로 키우지 않을까 싶습니다.

 

물론, 박재현이든 김민규든 3년 안에 1군에서 두각을 나타내긴 쉽지 않을 거에요. 박재현은 타격은 둘째 치고 수비가 안 되면 올리면 안 됩니다. 김민규가 스카우트 평대로 지금의 수비가 김호령 못지 않다면 당장에 더 먼저 기회를 받는 선수는 김민규가 될 것이고요. 다만, 아직 어린 선수를 발 빠르고 수비 잘 한다고 대수비/대주자 요원으로 쓰면 타격의 기회가 없으니 못 크죠. 둘 다 길게 보고 경험 많이 쌓게 했으면 좋겠습니다.

 

 

이 정도 외에 특별히 할 이야기가 없는 경기입니다. 팀에서, 아니 리그에서 가장 나이가 많은 최형우가 여전히 팀 내 최고 타자 다운 모습을 보였고, 올 시즌 끝나면 미국으로 갈 것으로 보이는 위즈덤이 모처럼 영양가 있는 홈런을 기록했죠. 그래서 더욱 이 선수들에 대해 할 이야기가 없습니다. 어차피 KIA의 올 시즌은 7위 아니면 8위로 끝날테니까요.(설마 6위 하진 않겠지)

 

오늘 라인업을 보니 남은 경기는 젊은 선수 위주로 꾸릴 것 같습니다. 그동안 많이 던진 전상현, 성영탁에게는 휴식일을 충분히 주었으면 좋겠고, 젊은 투수들을 조금 더 다양하게 써봤으면 좋겠어요. 오늘 NC처럼 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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