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경기는 승리의 진심인 팀과 빨리 시즌 끝나길 기다리는 팀의 경기력 차이로 설명할 수 있는 경기입니다. 올러와 윤삼흠이라는 기울어진 매치업이었는데 올러는 잘 던졌지만, 윤삼흠에게 무려 3이닝 동안 안타 하나 못 치고 끌려 간 게 첫 번째 패인입니다. 물론, 윤삼흠 오늘 공 좋았습니다. 빠른 공이 미트 속으로 빨려 들어가는 데 공략이 쉽지 않았죠.
그리고 한화 투수들의 이어 던지기에 이렇다 할 공격력을 보여주지 못 했어요. 9이닝 동안 안타 6개 치고 3점 뽑았으니 출루한 빈도에 비하면 효율적인 득점을 뽑았죠.
경기를 내준 건 8회에 잇달은 수비 미스와 불운 탓이죠. 첫 타자 황영묵의 타구부터 전상현이 침착하게 처리했으면 뱅뱅 타이밍이라도 만들 수 있었는데 서둘러 처리하려다가 제대로 포구도 못 하면서 내야 안타가 됩니다.(아마 제대로 처리했으면 아웃으로 보이지만, 내야 안타를 준 판단도 이해합니다.)

문제는 또 다시 이도윤의 타구가 황영묵의 타구와 비슷하게 굴러 갔다는 거죠. 이 타구가 하필이면 리그에서 가장 수비 못 하는 2루수에게 갔고, 김선빈은 이 타구를 더듬으면서 실책으로 무사 1, 2루가 됩니다. 침착하게 수비만 했으면 2사 주자 없는 상황이 무사 1, 2루가 된 거죠.
최인호의 안타도 주자가 1, 2루에 있었기 때문에 나온 겁니다. 번트에 실패해서 컨택만 하고 나가자라는 생각이었고, 강한 스윙이 아닌 컨택 스윙만 했는데 1-2루간 절묘한 코스로 땅볼 안타가 나왔죠. 주자가 없었으면 1루수가 뒤에서 수비했을테고 아주 쉽게 잡아서 투수 땅볼로 끝났을 겁니다.
결국 수비 못 한 게 패배까지 연결된 거죠. KIA의 올 시즌 내내 발목을 잡는 그 코너 수비수들의 처참한 기량 때문입니다.
경기 후기는 이쯤에서 더 할 말이 없고, 외국인 선수들의 계약을 어떻게 해야 할 지만 제 생각을 적어 보겠습니다.

네일 - 부상 회복에 전념할 것, 어차피 메이저리그 진출은 가능성이 낮다.
오늘 네일도 시즌 아웃 소식이 들렸죠. 팔꿈치 염증이라고 하던대 더 크게 덧나지 않기만을 바랄 뿐입니다. 아마 오늘 선수들의 처참한 경기력은 네일의 시즌 아웃 소식도 영향이 있을 거라고 봐요. 아, 에이스도 빠졌는데 우리가 5강 싸움? 이런 게 나사 빠진 플레이로 연결이 되죠.
네일의 팔꿈치 염증은 어떻게 보면 당연하다고 볼 수 있습니다. 아래는 네일의 프로 데뷔 이후 투구 이닝입니다.
올해가 제임스 네일 데뷔 이래 가장 많은 투구 이닝을 기록한 해입니다. 그리고 네일은 KBO 오기 전에 3시즌은 선발이 아닌 불펜투수로 뛰었고요. (2021년 51경기 6선발 / 2022년 44경기 3선발 / 2023년 41경기 3선발) KBO로 넘어 오기 전에 불펜으로 주로 뛴 선수가 선발로 다시 돌아와서 최다 이닝을 기록했습니다. 32살의 나이에 말이죠. 팔꿈치에 무리가 안 간다면 그게 이상하죠.
게다가 작년은 데이비슨의 타구에 맞고 한 달 이상 아웃이 되어서 의도치 않게 팔꿈치를 쉰 기간이 있었지만(그 덕분에 한국시리즈에서 완벽한 투구를 보여줬죠.) 올해는 쉰 기간도 없었고(한 번 걸러줬나?) 8월 이후에는 타이트하게 로테이션을 돌았습니다. 가장 부진했던 SSG와의 경기에서 4일 쉬고 등판했다가 안타 10개 허용하면서 가장 안 좋은 피칭을 하기도 했고요.
그리고 바로 직전 등판에서 볼넷을 적게 주는 네일 답지 않게 사사구를 5개나 내줬죠. 제구가 흔들리는 건 팔꿈치 통증의 전조 증상으로 볼 수도 있습니다. 결국, 이런 무리한 결과와 데뷔 이후 최다 이닝 투구와 겹치면서 통증이 왔다고 봐야죠.
네일은 내년에도 메이저리그 계약 오퍼는 없을 가능성이 큽니다. 올해 체인지업이 좋아졌다고 하나, 메이저리그에서는 여전히 네일을 선발투수로 보진 않을 거에요. 구종이 단조롭고, 구위가 위력적인 타입은 아니기 때문이죠. KBO에서도 엄밀히 말하면 파워 피처가 아니라 투심의 움직임으로 맞춰 잡는 피처 유형에 더 가깝습니다. 이런 유형의 투수가 메이저리그에 가면 피홈런이 늘어날 가능성이 크죠.
게다가 많은 투구 이닝으로 부상까지 겹쳤으니 아마 메이저리그 스카우트들은 더욱 큰 계약을 안겨주기 싫을 겁니다. 그리고 지금 KIA에 가장 필요한 건 네일의 부상이 더 크게 나빠지지 않기만을 바래야죠. 내년부터 리툴링을 진짜로 한다면 네일의 버텨줘야 다른 투수들의 어깨도 아낄 수가 있습니다.

올러, 무조건 재계약
한 달 이상 부상으로 빠졌음에도 리그 투수 WAR 13위 입니다. 외국인 투수 중에서 올러보다 위에 있는 선수는 폰세, 후라도, 네일, 앤더슨, 와이스, 치리노스, 잭로그, 라일리 8명이고요. WAR은 누적 스탯입니다. 한 달 넘게 빠졌음에도 풀타임 외국인 투수에 근접하는 WAR을 쌓았다는 데에서 올러의 위력을 알 수 있습니다.
비율스탯인 FIP를 살펴보면, 올러의 순위는 7위까지 오릅니다. 그 위에는 폰세, 앤더슨, 와이스, 라일리 넷 뿐입니다. 네일이 올러보다 아래입니다.(올러 3.04, 네일 3.11) 9이닝당 탈삼진 5위, 피안타율 6위, 피OPS 8위. 아무리 따져봐도 리그에서 TOP 10에 드는 투수인데 올러를 집에 보내자고 하는 사람들은 야구 볼 줄 모르는 사람들입니다. 다른 데 안 가게 빨리 재계약을 해야죠.
올러의 약점은 슬라이드 스텝 뿐입니다. 올 시즌 부상이 고질병인지도 알 수 없는 문제고요. 스위퍼, 체인지업 구종도 다양한 편이고, 빠른 공의 움직임도 위력적입니다. 제발 남아 달라고 빌어야 하는 선수인데 왜 재계약에 대한 의문을 보이는 지 알 지 못 하네요.
일부 야구팬들을 보면, 지금 내가 보고 있는 선수들의 약점은 크게 보이고, 내 눈 앞에 안 보이는 선수들의 약점은 무시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조금 다른 이야기일 수 있는데, 롯데가 데이비슨 보냈다가 시즌 망했죠. 그런데 올러 같은 확실한 투수를 집에 보내자? KIA가 그간 외국인 투수를 잘 뽑았던 팀이었나요? 긁는다고 다 성공하는 게 아닌데 올러를 집에 보내야 한다는 내용 볼 때마다 화딱지가 납니다.

제2의 에레디아를 찾습니다.
KIA는 올 시즌 팀홈런 2위인 팀입니다. 1위는 라팍 쓰고 있는 삼성이고, 삼성과 13개 차이죠. 홈런은 굉장히 잘 치고 있는 팀입니다. 심지어 홈런 더 많이 치는 삼성보다 WRC+도 우위에 있습니다. 리그 2위이기도 하고요. 팀OPS도 3위 입니다. 올해 KIA가 망한 건 김도영이 빠져서라고 많이들 말씀하시지만, 김도영이 빠졌음에도 공격력은 리그 2~3위 수준이었어요. 심지어 나성범, 김선빈 둘 다 반 밖에 안 뛰었는데 말이죠.
KIA가 망한 건 그냥 투수들이 망해서 그렇습니다. 여기에 내야 센터라인의 구멍 1개, 코너 외야수들의 형편없는 수비력, 그리고 여전히 불안한 1루와 3루 수비. 포수, 유격수, 중견수 빼고는 리그 최악의 수비수들이 버틴 결과 투수도 망하고 수비도 망해서 성적도 망했다고 봐야합니다.
제가 KIA 단장이라면, 수비가 나쁘지 않고, 파워보다는 두 자릿수 홈런 정도를 치지만 정교한 타격을 보이는 외야수를 찾아 보겠습니다. 아, 마침 리그에 대표적인 선수가 있죠. '에레디아' 입니다. 에레디아야 말로 KIA에 딱 맞는 외국인 타자입니다. 수비가 좋고(3년 연속 좌익수 수비상 유력) 3시즌 타율이 .343나 되는 괴물이고. 많은 홈런은 못 치지만, 올해도 12개의 홈런을 치면서 두 자릿수는 넘겼습니다. 심지어 '우타자' 입니다.
아, 에레디아 데리고 오면 안 될까요. 그냥 에레디아가 딱입니다. 에레디아 같은 선수 영입해서 1번이나 2번 타자로 쓰면 됩니다. 도루는 안 해도 됩니다. 하지만 수비는 평균 이상은 됐으면 좋겠습니다. 에레디아 제발 에레디아... 에레디아... 클론이라도...
아무튼 시즌 끝나면 에레디아랑 똑같은 선수 한 명만 데리고 오면 좋겠습니다. 그러면 외국인 타자 라인업도 상당히 괜찮아질 것 같아요.
어차피 끝난 시즌, 다음 글의 주제는 '리툴링'은 어떻게 해야 할 것인가에 대한 주제로 적으려고 합니다. 안 적을 수도 있습니다.
아, 그리고 금요일에 야구 안 하는 거 너무 좋네요! 빨리 시즌 끝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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