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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14] KIA : LG - 원 사이드 게임

KIA Tigers 경기 리뷰

by Lenore 2025. 9. 14. 22: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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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경기 리뷰는 아마 제가 올해 쓴 리뷰 중 가장 짧지 않을까 싶습니다.

 

오늘은 체급자를 제대로 보여 준 경기였죠. KIA 투수들은 LG 타선을 상대로 14점을 내줬고, KIA 타자들은 오늘 LG 투수진을 상대로 안타 2개(윤도현, 김호령), 사사구 2개(박찬호 2개)를 얻어 낸 것이 전부였습니다. 

 

가장 부끄러운 기록은 사사구가 '10개'나 됐다는 점입니다. LG에서 안타 14개로 14점을 뽑은 비결은 '사사구' 덕분이었죠. 그리고 이 사사구를 내 준 선수가 가장 볼넷을 덜 주고 적극적으로 존을 공략하는 양현종이라는 사실에 세월 무상을 느낄 수밖에요.

 

 

양현종, 김광현과 함께 간다

 

어제 김광현이 2회도 못 채우고 1.1이닝 동안 4점 주고 마운드에서 내려왔습니다. 시즌 ERA는 4.90으로 김광현 커리어에서 두 번째로 나쁜 기록입니다. 그리고 가장 나쁜 기록도 작년이었던 4.93이었고요. 

 

동갑내기 라이벌 양현종은 신인 때 워낙 못 해서, 6점대 ERA 찍은 적도 있었지만(23세 시즌이었던 2011년) 규정이닝을 충족한 2014년(26세 시즌) 이후에 가장 나쁜 ERA가 올해입니다. 김광현보다 조금 낫지만 4.73의 ERA에 그치고 있어요.

 

둘 다 이제 내년이면 38세 시즌입니다.(스탯티즈 나이 기준) 한때 리그를 대표하는 왼손 원투펀치였던 두 투수가 선수 생활의 막바지를 향해 가고 있네요. 

 

냉정한 시각이지만, 내년에도 양현종이 선발로테이션을 돌고 있으면 그것도 그것 나름대로 심각한 겁니다. 지금 양현종은 구속도 떨어지고 스태미너도 떨어졌습니다. 내년에는 5선발 경쟁을 다시 시작해야 할 거에요. 선수 본인도 그걸 받아 들여야 하고요.

 

문제는 KIA 투수진의 처참한 뎁쓰죠. 양현종이 그렇게 망했다고 해도, 국내 선발 투수 중 김도현 다음으로 좋은 성적입니다. 김도현도 최근에 체력적인 한계를 느끼면서 양현종과 차이 없는 수준이 됐고요. 하지만 김도현은 양현종보다 무려 11살이나 어립니다. 올해가 첫 풀타임 선발이었고요.

 

대투수라는 이유로, 레전드라는 이유로 선발 자리를 그냥 줄 수 없습니다. 내년에 KIA가 더 강한 팀이 되려면 양현종은 지금의 김건국 역할로 빠져야 합니다. 그런데 그게 될 지 모르겠습니다.

 

사실, 오늘 다른 일이 있어서 야구 중계는 김기훈이 올라왔을 때부터 봤습니다. 양현종이 던지는 건 보지도 못 했어요. 그런데 기록만 봐도 쳐맞을 지언정 볼질은 안 하던 투수가 자기 구위의 한계를 느꼈는 지 볼질 하다가 마운드에 내려왔습니다. 차라리 안타를 맞지 맞을까봐 볼 던지는 양현종의 모습은 보고 싶지가 않네요.

 

 

김기훈, 또 속아 봐야 하나?

 

오늘 처참하게 망한 KIA 투수진에서 그나마 무실점으로 버틴 투수가 김기훈, 한재승, 김현수 셋이었는데, 김현수는 그냥 재수가 좋았고(1이닝 동안 사사구만 2개) 김기훈과 한재승 정도만 LG 타선을 압도했다고 할 수 있어요. 

 

특히, 김기훈은 오늘 신에 들린 커맨드 능력을 보여줬는데 좌타자 상대로 바깥쪽 보더라인으로 140km/h 초반의 포심을 넣은 다음에 그 쪽 코스로 슬라이더 떨어뜨리니까 리그에서 가장 정확한 LG 좌타자들이 김기훈의 변화구에 헛스윙을 하며 삼진을 당합니다.

 

3이닝 동안 4개의 탈삼진을 잡았는데, 신민재를 루킹 삼진으로 잡고, 문보경과 박동원 마저도 헛스윙 삼진으로 돌려 세우는 장면은 매우 인상적이었습니다.

 

다만, 김기훈의 경우 그 놈의 기복이 문제죠. 투구폼이 너무 크다보니까 밸런스를 잡기가 어려워서 그렇다고 생각합니다. 오도방정 떨면서 몸에 붙은 모든 것들(팔 다리 허리 등등)을 활용해서 공을 던지는데 이러니까 밸런스가 오락가락하죠. 공을 쉽게 던지는 게 아니라 쥐어 짜서 던지는 게 보입니다. 비슷한 투수로 최지민이 있고요.

 

그 덕분에(?) 김기훈의 구속이 신인 때에 비하면 많이 올라왔습니다. 신인 때 140km/h도 못 던지는 투수가 최고 140km/h 후반, 평균 142.7km/h를 던지고 있으니까요. 그리고 높은 타점에서 던지는 체인지업의 각이 좋습니다. 그 덕분에 체인지업의 컨택률이 52%에 불과합니다. (포심 87.2%, 슬라이더 71%) 

 

양현종이 부진하다 보니 신인 때 선발 로테이션을 돌았던 김기훈을 선발로 써볼까 하는 생각이 들 수 있는데, 김기훈은 여기까지 온 것만도 대단한 발전입니다. 아무리 생각해도 불펜이 체질이라고 생각해요. 구종도 많고 높은 릴리스 포인트에서 던지는 포심은 정타를 만들기 어려워 매력적인 투수라고 생각하는데, 신인 때처럼 140km/h도 못 던지면 그냥 쳐 맞는 거죠.

 

비슷한 선수가 최지민인데, 둘 다 몸을 있는대로 꼬아서 구속을 내는 타입이다보니 긴 이닝을 맡기기엔 어려워 보입니다. 실제로 김기훈 마지막 이닝에서는 제구가 잘 안 되면서 볼넷과 잠실 아니었으면 홈런이었을 오지환의 2루타를 허용했으니까요. 곽도규도 그렇고 이준영도 그렇고. 김기훈, 최지민, 곽도규 이 3명은 그냥 앞으로 전문 불펜 자원으로 라도 잘 써먹으면 된다고 봅니다.

 

 

한재승, 정말 멘탈이 문제인가

 

점수 차이 크게 지니까 제구도 잘 되고 공이 아주 위력적입니다. 멘탈만 잡으면 정말 완벽한대, 잘 모르겠네요. 일단, 나이가 찬 만큼(이의리보다 1살 더 많음) 올 시즌 끝나면 군 문제부터 해결했으면 좋겠어요. 한재승은 길게 보고 팀 마무리 투수로 키워봐야죠. 아니면, NC에서 시도했던 것처럼 선발 투수로 길게 보고 키워도 나쁘지 않다고 생각하고요. 

 

 

김현수, 이도현, 이호민, 아직 1군은 멀었다.

 

전 솔직히 말하면 우완 투수가 145km/h도 못 던지면 1군 안 올렸으면 좋겠습니다. 김현수, 이호민 둘 다 우완 정통파 투수인데 최고 구속이 145km/h가 안 나옵니다. 이호민은 매우 심각해서 140km/h도 안 나오고요. 지난 리뷰에도 언급했는데 이호민은 아무리 제구가 좋고 아무리 변화구 각이 좋아도 구속 안 나오면 1군에서 절대 못 써먹습니다. 구속 못 올리면 무려 2픽이라는 높은 순번은 그냥 날려 먹는 거에요. 

 

이호민을 뽑은 이유는 알겠습니다. 황동하도 그렇고 곽도규도 그렇고 최지민도 그렇고 강속구 투수가 아니었는데 이 선수들이 공을 던질 줄 아는 투수들이니까 구속을 끌어 올리면서 1군 자원으로 만들었죠. 이호민도 비슷한 케이스라고 생각해서 지명했을 것 같아요. 그러면 구속을 올리는 게 먼저죠. 이호민은 투구폼을 쥐어 짜든 꼬임 동작을 크게 하든 근육량을 키우든 아무튼 무슨 짓을 해도 평속 145km/h를 만들어야 합니다.

 

성영탁? 최고 147km/h 투심 던질 줄 압니다. 투심 평균 구속이 143.1km/h 이고요. 

 

이도현은 투심 움직임은 매우 인상적이나 그것 뿐입니다. 제구가 되지도 않는 투수가 왜 1군에 있는 지 모르겠네요. 하지만 지난 리뷰에서도 언급했듯이 이호민이 가장 심각합니다. 한 눈에 봐도 느릿느릿하게 날라 가는 포심을 보면 한숨부터 나와요. 그리고 이런 투수를 1군에서 던지게 하는 것부터 얼마나 팀에 투수가 없나 싶은 생각까지 들고요.

 

NC가 지금 투수력은 키움 다음으로 최악이어도 미래가 밝은 게, 선발 투수들로 쓰는 선수들이 우완 정통파에 구속이 좋습니다. 당장에 NC ERA가 KIA보다 안 좋다고 해도 국내 투수들의 평균 구속은 144.9km/h를 기록하며 KIA(143.8km/h)보다 더 뛰어 납니다. 우투수만 따지면 NC 147.3km/h, KIA 144.1km/h로 차이가 더 벌어지고요.

 

김녹원 지금 ERA 6.90으로 쳐맞고 있지만 2003년생으로 젊은 투수이고 선발투수인데 포심 평균 구속이 146km/h 입니다. 아직 커맨드가 안 잡혀서 그렇지 계속 던지면서 커맨드 잡으면 그때는 좋은 투수로 성장하는 거죠.

 

목지훈 2004년생으로 역시 포심 평균 구속이 선발인데 145.2km/h 입니다. 3차례 선발 등판한 이준혁도 평균 구속 145km/h를 던지는 우완 정통파 투수고요. 투수를 키우려면 이렇게 키워야죠. 물론, 김녹원, 목지훈, 이준혁 모두 성장 못 하고 끝나 버릴 수도 있지만, 적어도 평속 145km/h를 던지는 투수를 선발로 써야 합니다. KIA도 투수 육성을 하고 싶으면 이런 투수들에게 기회를 줘야 해요.

 

이호민, 김현수 처럼 우완인데 145km/h도 못 던지는 투수들은 2군에서 구속 올릴 때까지 안 올렸으면 좋겠습니다. '스트라이크'를 던질 줄 안다고 전부가 아니에요. 변화구 남발하면서 타자를 낚는 피칭을 하는 투수가 아니라 빠른 직구로 윽박지르면서 직구 타이밍에 늦어 헛스윙을 만들 줄 아는 투수를 육성해야 합니다.

 

KIA가 꾸준한 강팀이 되려면 국내 선발투수들을 육성하는 게 우선입니다. 당장에 KT가 빈곤한 공격력과 노쇠화된 타선으로도 매 시즌 포스트시즌에 진출하는 이유는 국내 선발투수진이 탄탄하기 때문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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