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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12] KIA : 두산 - 3주 전의 원한(?)을 갚다

KIA Tigers 경기 리뷰

by Lenore 2025. 9. 12. 23: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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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KIA 경기는 전반적으로 팬들의 스트레스를 야기하는 경기였는데, 그 중에서도 가장 큰 스트레스를 안겨 준 시리즈가 광복절 연휴간 있었던 두산과의 잠실 주말 3연전이었습니다.

 

금요일 경기는 9회 2아웃 이후에 한준수가 악송구를 하는 바람에 동점이 된 이후 안재석에게 끝내기 홈런 맞고 졌고(안재석 통산 홈런 8개 중 4개, 올해 홈런 2개 모두 KIA전인데 이 친구 뭔가요) 토요일 경기는 9회 김택연을 상대로 블론 안기고 역전까지 하면서 1이닝만 막으면 되는 경기였는데 정해영이 2점을 홀랑 가져다 바치면서 2경기 연속 역전 끝내기 패배. 

 

그리고 마지막 일요일 경기는 '네일 : 제환유' 라는 압도적 선발 매치업이었는데 제환유에게 질질 끌려 다니다가 전상현이 역전 허용하면서 3경기 연속 역전패(일요일 경기는 끝내기 패배는 아니었음 ㅋㅋ) 라는 처참한 결과를 얻었습니다. 올 시즌 가장 최악의 시리즈라면 전 당연히 8월 15일부터 8월 17일까지 있었던 두산과의 잠실 3연전이었습니다.

 

오늘 경기도 승패는 큰 관심이 없었어요. 내년 드래프트에 초특급 유망주들이 3명이나 있다고 하니 8위나 9위 정도 하면 좋은 선수들을 얻을 수도 있고, 어차피 이기더라도 5강 진입은 사실상 끝나기 때문이죠.

 

이를 반영하듯, 오늘 라인업부터 힘 빼는 라인업이었죠. 상대 투수가 좌타자에 지옥급인 잭 로그(좌타 피OPS가 무려 .420임)라고 해도 최형우를 라인업에서 빼버렸고, 김선빈은 지명타자로, 박민, 정해원 같은 후보군들을 주전으로 내세웠습니다. 9번을 쳤던 김호령이 6번까지 올라왔고요. 

 

 

올러가 잘 던져줘야 그나마 비벼볼만한 경기였는데, 오늘 전까지 시즌 피홈런 4개 밖에 되지 않던 올러가 오늘만 홈런 3방을 허용하면서 이렇게 지는 건가 싶었죠. 우타자들이 힘을 내면서 잭 로그 상대로 2점을 추격하긴 했고, 그동안 부진했던 한준수가 대타로 나와 1점 차로 추격하는 홈런을 쳤지만, 9회 2아웃까지 김택연의 구위에 압도 당하면서 이대로 끝나나 싶었습니다.

 

마지막 아웃 카운트를 남겨 두고 대타로 나온 최형우 역시 김택연의 빠른 공에 계속 타이밍이 밀렸죠. 김택연의 빠른 공이 최고 156km/h까지 나오는 등, 도대체 저 공을 어떻게 때려내나 싶었는데 최형우는 확실히 달랐습니다. 몸쪽으로 잘 붙은 154km/h 포심을 짧고 빠른 스윙으로 안타를 만들어 내며 희망을 살렸죠.

 

그래봐야 2사 1루 상황이라 윤도현의 장타가 아니면 김택연의 구위를 감안하면 이기기 쉽지 않겠다 했지만, 김택연의 제구가 갑자기 흔들리면서 윤도현은 볼넷으로 나갔고, 타석엔 19경기 연속 안타 기록이 끊길 위기에 있었던 박찬호가 타석에 들어섰습니다.

 

 

박찬호는 김택연의 제구가 흔들린다고 생각하고 초구 한가운데는 그냥 봤고, 2구와 3구는 볼, 4구와 5구는 보더라인으로 파고 드는 151~152km/h의 포심이었는데 힘겹게 커트를 해나가며 카운트 싸움을 했습니다. 투구 수가 누적됨에 따라 김택연의 빠른 공 구속이 떨어지기 시작했고, 빠른 공이 계속 컨택이 되니까 두산 배터리에서는 마지막 6구째는 슬라이더로 던집니다.

 

슬라이더가 높은 쪽에서 존으로 떨어진 것도 아니고(아니, 오히려 높은 쪽에서 떨어졌으면 하이 패스트볼에 익숙해져 있었기에 헛스윙이 나왔을 지도) 존에서 살짝 떨어졌는데, 박찬호가 이걸 타이밍을 잃어 가며 컨택을 했어요. 타이밍은 잃을 수밖에 없죠. 150km/h을 상회하는 포심 던지다가 137km/h 슬라이더가 들어왔으니까요. 아마 컨택 능력이 떨어지는 타자였다면 무조건 헛스윙 삼진으로 물러날 상황이었습니다.

 

그런데 올해 박찬호의 컨택률은 86.9%로 규정타석을 소화한 타자들 중 9위를 찍고 있는 선수입니다. 운이 따르긴 했지만 빗맞은 타구가 중견수 정수빈에게 갔고, 타구가 정수빈의 글러브에 들어가는 순간, 이대로 아쉽게 경기 끝나는구나 싶었는데 글러브에 들어간 공이 데굴데굴 데구르르 나오면서 동점에 성공했습니다. 극적인 순간이었죠.

 

그리고 타격 천재 김선빈이 이영하를 상대로 2스트라이크 몰린 상황에도 정확한 컨택으로 끝내기 안타를 치면서 경기가 끝났습니다. 가을야구야 진작에 끝났지만, 지난 달 광복절 연휴의 잠실 스윕패의 상처를 치유할 수 있었던 속 시원한 승리였어요. 끝까지 경기를 지켜 본 보람이 있었습니다.

 

이하 어제처럼 관심 가는 선수 위주로 평가를 적어 봅니다.

 

 

올러 - 홈런 빼곤 다 좋았다.

 

오늘 올러는 6이닝 동안 안타 5개, 사사구 2개 등 주자를 7명 밖에 내보내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평소 답지 않게 홈런 3방을 허용했는데 홈런 허용하는 건 그럴 수 있어요. 게다가 안재석, 홍성호의 홈런 3개는 모두 실투도 아니었어요. 안재석 상대로는 바깥쪽 높게 빠지는 포심(심지어 볼이었음)이었는데 이게 타구가 뻗어 나가면서 홈런이 됐고, 홍성호의 홈런 2개는 모두 낮은 쪽에서 형성됐으며 심지어 3번째 피홈런은 바깥쪽 낮게 잘 들어 간 투심이었는데 홈런이 됐습니다. 그냥 홍성호가 좋아하는 코스에 계속 공이 들어간 것 같고, 공이 와서 맞은 느낌이랄까 그런 생각이 들어서 올러의 미스는 아니라고 봅니다.

 

올러 오늘은 변화구가 정말이지 너무 잘 들어갔어요. 그 덕분에 평소보다 구속은 덜 나오는 경기였는데, 삼진을 8개나 잡았습니다. 그리고 스태미너가 좋다는 게 올러의 확실한 장점이죠. 올러는 재계약을 고민한다는 것 자체가 말이 안 됩니다. 무조건 재계약 하고 내년 시즌 시작 전에 슬라이드 스텝 고치는 것에 주력해야죠.

 

 

위즈덤 - 이제는 우리가 헤어져야 할 시간

 

안타 하나 쳤지만, 빗맞은 안타였고 삼진만 3개 당했습니다. 후반기에 위즈덤 성적이 좋아지면 재계약을 당연히 해야 할 선수인데 위즈덤의 후반기 스탯이 .187 / .240 / .455 에 불과합니다. 그냥 공갈포에요. 실투가 나와야 홈런이 나오고 있는 수준이라고 봐야 합니다.

 

후반기에 이렇게 성적이 떨어진 이유는 하나 뿐이죠. 각 구단에서 위즈덤 약점을 알고 던지니까요. 전반기에 못 치는 선수가 후반기에 잘 치면 재계약을 해야 하지만, 전반기에 잘 했는데, 후반기에 떨어지면 그 선수는 집으로 보내야 합니다. 작년 한화의 외국인 타자 페라자처럼 말이죠.

 

구단에서도 떠나보낼 생각을 이미 한 것 같고, 아마 재계약을 하지 않더라도 위즈덤을 데리고 갈 국내 구단은 없다고 단언할 수 있습니다. 약점이 너무 많아요. 오늘은 심지어 허리 부상 영향인지 수비에서 에러까지 하고... 내년 외국인 타자는 다시 1루수를 알아 보던지, 아니면 최원준과 이우성의 이적으로 뎁쓰가 약해진 외야수를 알아보던지 해야죠. 우타자면 좋지만, 좌타자라도 상관없을 것 같습니다.

 

 

한준수 - 살아 났다가 다시 죽었는데 또 살아남?

 

한준수가 시즌 초에 부진했지만, 여름 들어 살아나면서 WRC+를 작년보다 더 높은 수치를 찍었는데 삼성전에서 만루 홈런 친 이후에 성적이 급격히 추락했습니다. 제가 그 날 리뷰를 쓰면서 한준수는 발사각을 더 높이면 좋을 것 같다고 적었는데 그 리뷰를 봤는 지(물론, 그럴 리 없지만) 계속 퍼 올리다가 부진에 빠졌죠.

 

만루 홈런 이후 한준수의 OPS는 .544에 불과해 같은 기간 팀내 꼴찌 수준입니다. 그래서 WRC+도 100 미만으로 떨어졌다가 오늘 홈런으로 다시 100을 맞추었네요. 아무래도 본인 타격 스타일에 대한 정립을 아직 못한 것 같은데, 그래도 공도 잘 보고 컨택도 좋은 선수이니까(한준수의 컨택률은 84.3%로 최형우보다 좋습니다.) 계속 타석에 들어서면서 자기만의 스윙 궤적을 찾으면 좋은 성적은 자연스레 따라 올 선수라고 생각합니다.

 

박민 - 아직은 모든 게 어정쩡하다

 

1회에 케이브의 안타성 타구를 다이빙 캐치로 잡고 2루에 언더 토스로 송구해 아웃을 잡아 내는 장면을 보면 확실히 수비 재능은 뛰어나 보이는데, 이어서 양의지의 타구는 흘리면서 에러를 기록해 실점의 빌미를 제공했죠. 안타를 하나 치긴 했지만, 스윙이 어정쩡합니다. 망설임이 많아 보이는 스윙이에요.

 

박찬호가 타팀으로 이적하면 아마 김규성과 함께 주전 유격수 경쟁을 할 걸로 보이는데(김도영 유격수는 구단에서 생각도 안 할 듯) 유격수 포지션에서 구멍을 내지 않을지 걱정이 됩니다. 타격 못 하는 건 그래도 2시즌 정도는 참을 수 있는데, 최소한 수비에서는 누수가 없어야 할텐데 말이죠.

 

정해원 - 계속 기회를 줄 가치는 있다. 다만 수비는...

 

안타는 못 쳤지만, 두 번째 타석에서 친 타구 타이밍이 괜찮았습니다. 비록 정타는 아니었지만, 유격수의 키를 넘기는 안타가 될 수 있었는데, 유격수의 글러브에 걸렸죠. 운이 안 따랐을 뿐, 타격 타이밍은 좋아 보여서 남은 기간 김석환과 플래툰으로 계속 돌려 봤으면 좋겠습니다.

 

다만, 수비에서는 엉뚱한 송구를 저질렀는데, 신인급 타자는 항상 이런 게 문제에요. 박민의 에러 때 바로 뒤에서 백업을 해와 홈에 던졌는데 힘만 들어갔지 송구가 많이 빗나갔습니다. 그래도 아마 때는 3루수를 보던 선수라 어깨는 좋을 것 같았는데, 오늘 송구는 좀 실망스럽네요.

 

타격은 당장에 못 해도 됩니다. 그런데 수비가 안 되면 1군에서 경험치를 먹을 수 없습니다. 올 시즌 끝나면 젊은 선수들은 수비 훈련 많이 시켰으면 좋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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