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이번 주는 야간 근무라 경기를 라이브로 챙기기 어렵습니다. 그리고 오늘 경기는 어차피 승패는 중요하지 않았고, 데뷔 첫 선발로 나온 김태형의 투구 내용이 가장 큰 관심거리였죠. 경기는 예상대로(?) 일방적인 경기였고, 오늘 새로 얼굴을 내민 선수들 위주로 후기를 적어 보겠습니다. 시즌 망했을 때 유일한 볼 거리는 새 얼굴들의 활약이니까요.

김태형 기본은 갖췄다.
오늘 김태형은 4이닝 4피안타 1자책 2사사구으로 준수한 피칭을 했습니다. 실점 과정도 운이 없었죠. 하주석의 안타는 빗맞았는데 중견수와 좌익수 사이에 콜이 안 되어서 안타가 됐고, 최재훈의 타구도 빗맞아서 날렵한 2루수였다면 충분히 잡을 수 있었던 타구였는데(이순철 위원이 30번쯤 강조함. 그럴만함) 우리 2루수는 김선빈이죠. 그래서 불운한 실점을 했습니다.
이 선수의 가장 큰 장점은 빠른 공의 위력입니다. 1회에 최고 152km/h를 찍었고, 포심 그립으로 잡고 던짐에도 불구하고 투심처럼 우타자 몸쪽으로 말려 들어갑니다. 그래서 빗맞은 타구를 많이 만들어 냈어요. 자연스러운 투심 움직임을 보여서 정타를 허용하는 빈도가 낮았습니다.
다만, 완성도 있는 빠른 공이라고 보긴 어렵습니다. '컨택률' 때문인데요. 오늘 김태형은 70개의 공을 던졌는데 헛스윙을 유도한 투구는 딱 '2번' 뿐입니다. 모두 하주석 타석에서 나온 몸쪽으로 투심성으로 들어 가는 150km/h 빠른 공이었어요. 그 외에는 모두 컨택이 됐다는 게 김태형의 가장 큰 숙제입니다.
보통 150km/h을 상회하는 투구를 하면 삼진이 늘어나기 마련인데, 김태형의 삼진율이 떨어지는 이유는 크게 두 가지인데, 빠른 공의 수직 무브먼트가 뛰어난 편이 아닌 것처럼 보이고(데이터가 없으니 눈으로 밖에 판단이 안 됨) 변화구 완성도가 너무나도 떨어집니다. 1회에 152km/h까지 나왔지만 4회에는 대부분의 공들이 146km/h을 넘지 못 하는 걸 보면 스태미너도 아직 완성이 되지 않았고요.
같은 신인(물론, 유급이긴 하지만) LG 김영우의 경우 포심을 던졌을 때 컨택률이 80.4% 입니다. 그런데 김태형의 포심 컨택률은 91.5%나 됩니다. KIA팬들에게 욕 먹는 정해영 포심 컨택률은 79% 입니다. 김태형의 포심은 컨택률이 너무 높아요. 물론, 홈플레이트 근처에서 자연스러운 투심성 움직임 때문에 정타가 안 나오긴 하는데, 이것도 상대 타자들에게 '익숙해지면' 정타 비율이 높아 집니다.
수직 무브먼트가 떨어지더라도, 자연스럽게 투심 움직임을 보여주는 포심의 커맨드만 좋아도 버틸 수 있지만, 커맨드도 완성되어 있지 않습니다. 그리고 가장 치명적인 단점은 변화구 구사 능력이고요. 빠른 공의 컨택률이 높은 이유는 변화구 완성도가 떨어지기 때문도 있습니다.
그래서 지금 모습만 보고 김태형이 당장 1~2년 내에 1군 투수로 뛸 수 있다고 단언하기는 어렵습니다. 더 많이 던져야 하고, 더 많이 맞아야 하고, 맞으면서 성장해야 하는 시기죠. 그리고 그래도 됩니다. 김태형 이제 고등학교 막 졸업한 선수입니다. 스태미너가 떨어지고 변화구 완성도가 떨어진다고, 빠른 공은 위력있다고 불펜으로 키울 게 아니라 최소 3년 정도 보고 선발 투수로 육성을 잘 했으면 좋겠습니다. 팀에 우완 투수 없다고 불펜으로 바로 키우겠다는 짓만 안 벌였으면 좋겠습니다.

이도현, 자꾸 쓰는 이유는 알 것 같음
이도현 2군 기록도 안 좋은데(뭐, 2군 기록 좋은 투수는 이호민 밖에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님) 왜 자꾸 1군에 올리고 1군에서 지난 3경기 동안 5이닝 10피안타 6사사구라는 파멸적인 기록을 보였음에도 또 1군에서 쓰는 게 이해가 안 갔는데 오늘 던지는 걸 보니까 왜 1군에 올렸는 지 이유는 알 것 같습니다.
스코어 차이가 컸다지만, 2이닝 동안 안타 1개만 허용했고 사사구 없이 삼진만 3개 잡아내는 좋은 투구를 보여줬습니다. 이도현도 김태형과 비슷하게 빠른 공의 무브먼트가 좋습니다. 구속은 144km/h 정도에 불과한데, 성영탁이 던지는 투심처럼 홈플레이트 근처에서 움직임이 좋네요.
그리고 변화구 완성도는 김태형보다 훨씬 낫습니다. 그래도 고졸 3년차라고 투수로서의 완성도는 김태형보다 확실히 낫네요. 삼진 3개를 잡아 낸 구종이 포심 1개(이진영), 체인지업 2개(심우준, 최인호) 입니다. 빠른 공과 체인지업의 무브먼트가 상당히 좋습니다.
다만, 이 친구도 커맨드가 심각하게 구립니다. 기록된 사사구만 없었을 뿐이지, 포수 요구대로 들어가는 공들이 별로 없었어요. 요약하면 존에 들어가는 구종이 위력은 괜찮은데, 커맨드는 아직 멀었습니다. 하지만 이 친구도 아직 어리죠. 3년차이긴 한데, 빠른 년생이라서 2005년생입니다. 게다가 이 친구 지명순번도 7라운드로 낮고요.(어째 KIA는 하위 라운드를 더 잘 만들어 내는...)
구종의 완성도가 괜찮은 편이라 퓨처스에서는 주로 선발로 돌았는데, 계속 선발로 많은 공을 던지면서 커맨드를 잡아나가야 하는 과정이 필요합니다. 그러다 보면, 성만 다른 김도현처럼 안착할 수도 있는 것이고요. 꾸준히 많이 던지면서 본인만의 커맨드를 완성해 가는 시기가 오기 바랍니다.

이성원, 10라운드에서 이런 보물을?
김태형, 이도현도 그렇더만, 이성원도 빠른 공이 투심성 움직임을 보입니다. KIA 2군에서 포심을 투심처럼 던지게 하는 코치라도 있는 걸까요?(마침 2군 투수코치 이상화가 현역시절에 그런 식의 공을 던지긴 했음) 구속만 놓고 보면 10라운드에서 뽑은 선수라고 믿기지 않을만큼 150km/h을 쉽게 던집니다. 그리고 제법 위력도 있고요.
그리고 빠른 공보다 더 놀랐던 건 변화구의 움직임입니다. 스위퍼 비슷하게 큰 각도로 들어가더라고요. 네이버 문자 중계에서는 이성원이 던진 변화구가 슬라이더로 찍혔네요. 아무튼 이 슬라이더의 무브먼트가 꽤나 위협적이었습니다. 물론, 가장 놀란 건 최하위 순번에 지명한 선수의 구속이 150km/h이 넘는다는 것이지만요.
하지만, 이성원의 경우에도 마찬가지로 커맨드가 너무 구립니다. 1군 무대 두 번째 등판이라는 점을 감안해야 겠지만, 가운데 들어가는 공들이 많았고, 3자 범퇴로 잘 막긴 했지만 채은성과 황영묵의 타구는 타이밍 좋게 맞아 나간 배럴 타구였어요. 이원석 상대로만 완벽한 공으로 평범한 유격수 플라이 아웃을 잡아 냈고요.
하지만, 이성원은 김태형과 입단 동기입니다. 역시 길게 보고 육성을 해야 할테고, 개인적으로 이성원은 불펜에서 1이닝을 전력 투구하면서 빠른 공과 슬라이더 투 피치만 가지고 육성에 성공해도 대성공이라고 생각합니다. 커맨드가 완성되면, 그때 1군에 올리면 되고요.

김시훈과 한재승
이 선수들의 단점은 이전 리뷰에서도 언급했는데 김시훈은 공이 너무 위력이 없고, 한재승은 기복이 너무 심합니다. 김시훈이 가장 전망이 어두운게, 오늘도 홈런 2방을 허용했는데, 올 시즌 22이닝 밖에 안 던졌는데 피홈런이 7개 입니다. 3이닝에 1개 꼴인데, 이 정도면 피홈런 장인이죠.
노시환에게 던진 포심 140km/h 중앙 담장 넘겼고, 안치홍에게 던진 슬라이더, 꺾이지도 않고 딱 홈런 치기 좋은 코스로 들어갑니다. 일단, 빠른 공의 위력이 너무 떨어지니까 장타를 많이 허용하고 있고요.
김시훈 한때는 150km/h도 던진 선수인데, 부상도 없는 99년생의 선수가 왜 벌써 데드암이 왔는 지 모르겠습니다. 그리고 이렇게 구속이 떨어진 투수가 20대 중반 이후에 구속을 회복한 사례가 생각이 안 납니다. 트레이드의 메인이 왜 한재승인지 알 수가 있고, 김시훈은 빠른 공의 위력을 회복하지 못 하면, 내년 시즌 끝나고 방출될 수도 있어 보입니다. 도대체 왜 구속이 떨어졌을까요. 병원에서 정밀 검진이라도 받아 봐야 하는 거 아닌가 싶습니다.
사실, 트레이드에서 한재승만 1군 자원으로 만들면 실패는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어차피 지금 KIA가 가장 부족한 자원이 우완 투수이다보니까 모을 수 있는 자원은 최대한 모아 야죠. 당장에 한 물간 우완 투수를 넷(조상우, 김건국, 이형범, 김승현)이나 줍줍했는데도 부족한 게 우완 투수입니다.
그리고 김태형, 이성원, 이도현처럼 가능성을 보여 준 선수들(이 선수들 1군 자원 되려면 아직 멀었습니다.)을 잘 육성시켜줄 시스템과 지도자가 필요한대, KIA는 올 시즌 끝나면 투수 육성 인프라 구축과 인재 영입에 사활을 걸어야죠. 지금 이대로면, 괜찮은 공을 던지는 투수들 성장도 못 시키고 투수 없어서 오늘처럼 계속 두 자릿수 실점만 하게 될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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