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승부의 원인
오늘 선발부터 대체 선발 김건국이었죠. 그런데 김건국은 올 시즌 최고의 피칭을 했습니다. 3이닝 동안 안타 딱 2개 맞았으니까요. 다만, 불행히도 안타 2개가 한 이닝에 몰아서 나왔고, 장타가 포함되어서 1실점을 하고 말았죠.
4회에 올라 온 최지민까지도 잘 해줬습니다. 문제는 5회에 올라 온 성영탁이었죠. 개인적으로 전 5회에도 최지민이 막았어야 했다고 봤습니다. 4회에 투구 수가 11개 밖에 안 되었거든요. 야만없이라지만, 최지민이 5회까지 던졌으면 김현수가 2이닝이 아니라 1이닝만 던지고 끝났을 수도 있어요. 물론, 이건 정말 좀 무리수 같은 가정이긴 합니다.
성영탁은 분석 될 때가 됐죠. 이전 리뷰에도 언급한 내용이지만, 지금의 호성적은 '운'이 큰 역할을 한 거고, 성영탁의 역할은 '추격조' 그 이상은 어렵습니다. 그마저도 올해 끝까지 1군에서 추격조 역할을 잘 해줄 수 있을 지는 의문이에요. 이제 상대팀에서도 성영탁의 구질에 대한 정보를 다 얻고 대응을 할텐데, 성영탁 역시 구위가 좋은 선수가 아니니까요.
그 이후에 나온 투수들은 다들 잘 해줬죠. 김대유(오늘 정도 투구면 이준영의 공백 채워줄 수 있는 수준), 이호민, 전상현, 조상우, 정해영까지 실점이 없었습니다. 결국, 타자들이 해결을 못 해줘서 1군에서 공을 던지면 안 되는 김현수가 2이닝을 던진 게 무승부의 원인이죠.
김현수가 2이닝을 무실점으로 막았으면 그건 올 시즌 최고의 기적입니다. 그리고 오늘 2이닝을 1실점으로 막은 것도 기적에 가까운 기록이에요. 심지어 김현수는 2이닝 동안 주자를 무려 7명이나 내보냈습니다. 주자 7명 내보내서 1실점, 완전 개이득이잖아!
타자들의 아쉬운 순간들
홈에서 강한 남자 하영민 상대로 4점을 뽑아낸 것은 정말 잘해준 겁니다. 그런데 그 이후에 나온 키움 투수들을 상대로 주자가 꾸준히 나갔는데 해결을 못 해줬죠. 특히, 9회부터 11회까지 매이닝 득점권에 주자가 나갔는데 고작 1명 들어왔습니다.
9회에는 한준수의 선택이 잘못 됐죠. 1사 2루 상황에서 김호령이 투수의 투구폼을 완전히 빼앗아서, 3루 도루 성공이 유력했는데 굳이 쓰리볼에서 타격을 하는 바람에 2사 2루 상황이 됩니다. 오늘 한준수가 굉장히 타격에서 잘 해주긴 했는데(동점타에 11회에도 안타를 쳤으니) 9회에 생각 없는 쓰리볼 타격을 하는 바람에 허무하게 9회 찬스를 날렸죠. 김호령이 도루 성공했으면 1사 3루였고, 거기서 플라이를 치면 됐을텐데요.
하지만, 한준수의 9회 타격은 그냥 아쉽다 정도인데, 10회에 1사 1, 3루 상황에서 단 1득점도 내지 못 한 것은 너무 심각한 미스입니다. 특히, 오늘 5회 3실점 과정에서 실책을 저질러 추가 2실점의 빌미를 제공한 위즈덤이 문제였는데(홈송구가 너무 리스크가 컸습니다. 운이 없기도 했지만) 1-1에서 3구째 많이 빠지는 바깥쪽 커브에 황망한 헛스윙을 했죠.
위즈덤의 10회 타석이 운이 안 따르긴 했어요. ABS가 아니었다면 2구와 6구는 볼이었을텐데, 하필 그게 ABS에 걸리면서 삼진을 당했으니까요. 하지만 10회 타격이 운이 안 따랐다고 해도, 이번 키움과의 3연전에서 위즈덤의 성적은 13타수 1안타 8삼진 2볼넷이 전부입니다. 이창진과 박찬호가 무수히 나갔는데, 단 하나의 타점도 올리지 못 했고요. 그러니 10회 타격이 용서가 안 되죠.
최원준도 이번 고척 시리즈에서 정말 한심한 타격을 했죠. 지난 주에는 19타수 9안타로 살아나나 싶었는데 이번 키움 3연전에서 8타수 무안타에 볼넷 하나 없이 삼진 2개를 당했습니다. 그리고 위즈덤 다음에 들어서서 3-1까지 잘 버텼는데 5구째 존으로 들어오는 슬라이더는 그냥 지켜보고, 6구째 커브에는 폭풍 헛스윙을 하면서 기회를 무산시켰죠. 타석에서의 접근은 최원준이 더 안 좋았습니다.
위즈덤 이번 고척 시리즈는 정말 본인도 잊고 싶을 거에요. 혹시 실내 구장 공포증이라도 있나 싶을 정도로 평소 모습과 거리가 멀었습니다. 실투는 다 놓치고, 바깥쪽 변화구에 그 전까지는 잘 고르더니, 이번 시리즈에서는 바깥쪽 변화구에 왜 이렇게 방망이를 내밀던지... 위즈덤은 올 시즌 고척돔에서 26타수 3안타를 치는 데 그쳤고, OPS가 .387 입니다.
정말 고척돔이 낯설어서 못 친 건지, 아니면 슬럼프에 빠진 건지는 잠실 3연전에서의 모습에서 결정될 것 같아요. 하지만, 위즈덤은 올해 잠실에서도 35타수 9안타, OPS .687로 그닥이라는 거... 그나마 익숙한 홈구장에서는 OPS .995를 치고 있으니 다행이라고 해야 할까요.
키움전에 고전하는 이유
올시즌 키움의 승률은 .289에 불과합니다. 10명 경기를 해서 3번도 못 이기는 팀입니다. 그런데 KIA는 키움 상대로 6승 4패 2무로 +2에 그치고 있어요. 그 이유는 키움 타자들의 KIA 성적이 미쳤기 때문입니다. 아래는 키움 타자들 중 KIA 상대 OPS가 .800 이상인 선수들과 그 선수들의 올시즌 OPS 입니다.(괄호 안이 시즌 OPS)
KIA 상대 OPS가 1.0이 넘어가는 타자가 무려 5명이나 됩니다.ㅋㅋㅋ 가장 황당한 건, 시즌 OPS가 .600도 안 되는 김건희와 전태현의 성적이죠. 특히, 김건희는 올 시즌 장타가 9개(홈런 1개, 2루타 7개, 3루타 1개) 밖에 안 되는 데 이 중 5개(2루타 4개, 3루타 1개)를 KIA전에만 쳤습니다. 오늘도 9회에 정해영 상대로 첫 타자로 나와서 2루타 치고 나갔고, 그 전에 2루타 1개 치면서 KIA전에만 장타 치고 있습니다. (정치 이야기 마렵네...)
뭐, 상성이겠거니 해야죠. 아무튼, KIA 상대로 OPS 1.0 넘게 치는 타자가 5명이나 되니까 경기가 늘 어렵죠. 오히려 OPS 1.0이 넘는 타자가 5명이나 있는데 2번을 더 이겼다는 게 신기하네요.
여튼, 이번 주에 네일에게 휴식을 주고, 대체 선발까지 들어 오는데다가 올러도 한 번 밖에 나올 수 없으니 선발 로테이션에서 굉장히 불리한 상황인데 5할 승률이면 대박 성공이고, -1을 기록해도 선방할 수 있는 한 주가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선수 단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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