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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28] KIA : LG - 수비로 터질 뻔한 경기를 간신히 잡아내다

KIA Tigers 경기 리뷰

by Lenore 2025. 6. 2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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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리의 요인

 

수비에서 잇달아 클러치 에러가 나오고, 선발 김도현은 열흘 쉰 게 오히려 안 좋은 영향이 된 건지, 커맨드가 흔들리면서 많은 안타를 맞았고, 어제 박동원의 쓰리런처럼, 오늘 문보경의 쓰리런이 KIA에게 쓰라린 상처가 될 뻔 했는데, 다행히 김도현의 뒤를 이어 나온 불펜투수들이 물 오른 LG 타선을 1실점으로 막았고, 타선이 경기 초반 송승기를 공략하면서 경기를 잡을 수 있었습니다.

 

현재 주축 선발투수들의 휴식 타이밍이고, 내일도 치리노스와 윤영철의 맞대결이기에 오늘 경기를 놓치면 스윕 위기였는데 경기를 잡아내면서 간신히 최악의 상황은 극복할 수 있었어요. 

 

9회에 신민재의 빗맞은 타구가 묘하게 2루타가 되면서 멸망 당할 뻔 했는데, 오늘 대활약한 문보경이 2사 이후에도 전력 질주를 안 하고 타구를 감상하는 바람에 동점 허용은 막을 수 있었죠. 이창진의 다이빙 캐치 시도는 마음은 이해하는데, 머리를 차갑게 하면 다이빙을 하면 안 될 타구였습니다. 주자 1루 상황이었는데 애매하면 그냥 안전하게 잡는 게 나았죠. 

 

만약, 문보경이 2사 이후여서 전력 질주를 했다면 당연히 홈에 들어왔을 거에요. 전, 이창진이 공을 뒤로 흘리는 순간에, '아 동점이구나' 싶었는데, 마지막에 하늘이 KIA가 불쌍해서 도와준 게 아닐까 싶습니다.

 

 

김석환 과정은 별로였지만, 결과는 최상이었던 6회 타석

 

오늘 상대 선발이 송승기임에도 중심타선에 좌타자를 2명 박고, 김석환까지 출전 시켰죠. 물론, 우타 외야수가 없어서 그랬겠지만, 오선우를 빼고는 좌타자들이 송승기를 잘 공략했습니다. (참고로 오선우가 올해 아주 잘 해주고 있는 건 맞는데, 좌투수 상대 OPS는 .710이라 지금 모습이면 플래툰으로 쓰는 게 맞음)

 

경기 MVP는 당연히 김석환입니다. 6회 2사 만루 상황에서 다시 앞서 나가는 2타점 적시타를 쳤으니까요. 물론, 이 역전타는 운이 많이 따른 타구였습니다. 완전히 빗겨 맞았는데, 1-2루간으로 타구가 절묘하게 빠져 나갔죠. 게다가 전 삼진을 예상했던 게, 이우찬의 초구 슬라이더가 한가운데로 밋밋하게 왔는데 그걸 그냥 지켜봤고, 2구째 빠른 공도 한가운데로 들어왔는데 방망이를 내밀지 않았죠.

 

전, 이 대목에서 정말이지 답답했습니다. MVP 인터뷰를 들어보니 이범호 감독은 '슬라이더가 주무기이니 루킹 삼진 당해도 좋으니 낮은 쪽은 버려라'라고 주문했다는데, 1구와 2구는 낮지 않았어요. 방망이를 내밀었어야 하는 위치였고, 슬라이더를 노린 것도 아니고 직구를 노린 것도 아니고 무슨 생각으로 타석에 들어섰는 지 모르겠습니다.

 

 

 

그래서 오선우처럼 바깥쪽 떨어지는 슬라이더에 삼진 당할 거라고 봤는데, 이우찬의 6구째 슬라이더가 존에서 떨어지지 않고 낮은 쪽에서 형성됐고, 김석환의 방망이가 돌아갔는데 그게 다행히 뱃 끝에 맞아서 적시타가 됐죠. 하늘이 KIA를 가여이 여겨서 도와준 순간 아니었나 싶습니다.

 

솔직히, 결승타점은 김석환의 문제점을 여실히 보여주는 좋지 못한 타석이었는데, 그래도 이 타석 외에 나머지 타석에서는 굉장히 카운트 싸움을 잘 해줬고 결과도 좋았어요. 첫 타석에는 송승기의 유인구를 다 골라내며 볼넷으로 걸어 나갔고, 두 번째 타석에서는 9구까지 가는 끈질긴 승부 끝에 몸쪽 포심(147km/h)을 제대로 돌려서 우중간을 가르는 데뷔 첫 3루타까지 쳤죠.

 

찬스 상황에서는 적극적으로 돌려야 하는데, 적극적으로 돌린 것도 아니고, 슬라이더와 포심이 모두 한가운데 들어왔는데 그걸 그냥 쳐다보면서 불리한 카운트에 몰린 6회 타석이 가장 형편없었는데, 결과적으로 그 타석에서 승부를 결정지었고, 앞 타석에서 활약이 더 좋았던 걸 보면 야구가 참 어렵긴 합니다.

 

 

하위 타선 3인방이 송승기 공략의 선봉장이 되다

 

김석환도 잘 해줬지만, 7번 김호령, 8번 김태군, 9번 박민까지 모두 타석에서 잘 해줬죠. 김호령은 송승기의 떨어지는 변화구를 컨택해서 안타를 만들었고, 마지막 타석에서는 김영우의 빠른 공을 공략해 총알 같은 2루타를 날립니다. 6월에만 8번째 2루타인데, 리그에서 가장 많은 2루타를 기록하고 있어요.

 

김태군도 오늘 정말 좋았죠. 적극적으로 방망이를 내미는 타입답게, 송승기의 카운트 잡으러 들어 오는 빠른 공을 놓치지 않고 작은 구장이었으면 홈런도 가능했을 잘 맞은 2루타를 날립니다. 두 번째 타석에서는 볼넷, 세 번째 타석에서는 우익수 앞 안타를 치더니, 만루 상황에서 장현식 상대로 잘 맞은 중전 안타성 타구를 날렸는데 그게 하필 마운드에 맞아서 타구 속도가 죽었죠. 마운드 안 맞았으면 만루 상황에서 2타점 적시타가 됐을 겁니다. 마지막 타석에서 번트 마스터답게 번트도 정말 잘 댔고요. 김영우의 빠른 공은 번트 대기 쉽지 않은데 말이죠. 오늘 활약은 25억원이 아깝지 않았습니다.

 

 

박민도 이번 LG와의 두 경기에서 공수에서 맹활약을 하고 있습니다. 어제 양현종을 지켜 준 3차례의 호수비와 안타, 그리고 오늘은 깔끔한 수비는 그대로 유지한 채(수비할 때 군더더기가 없음) 2개의 2루타와 2타점을 뽑아내며 팀 승리에 공헌했죠. 김석환이 아니었다면, 오늘 MVP는 박민을 줘도 되었을 정도입니다.

 

다만, 박민의 경우에는 운이 좀 따랐다고 봐요. 오늘 첫 2루타는 살짝 빗맞았는데 김현수가 처리하는 과정에서 2루타가 된 거고, 두 번째 2루타는 별 생각 없이 몸쪽 낮은 코스 방망이 돌렸는데 파울 흰 라인에 사~~~알짝 묻으면서 2루타가 됐죠. 스윙 하는 모습을 보면, 아직도 어설픈 모습이 맞습니다. 임팩트 순간에 중심이 쉽게 무너져요.

 

그래서 박민의 타격 능력은 갈 길이 멀다고 생각은 하는데, 수비만 따지면 김규성, 홍종표, 박민 중에서 가장 좋아 보입니다. 문제는 유격수 수비를 잘 해줄 수 있느냐인데, 오늘 박찬호를 보니 체력적으로 좀 버거워 하는 게 보였어요. 포구는 메이저리그급으로 잘 해줬는데 송구가 두 차례나 똑같이 벗어났는데, 악력이 떨어진 게 아닐까 싶습니다.

 

지금 KIA 포지션에서 박찬호가 수비에서 가장 체력적으로 고생이 많은데, 요즘 같은 여름 날씨에는 주말 3연전에서 1경기 정도는 빼주면 어떨까 싶어요. 그리고 승부가 결정이 어느 정도 난 상황에서(특히 지고 있을 때) 박민을 적극적으로 유격수로 써봤으면 합니다. 그래야 박찬호가 FA로 빠진 공백에 대해 어느 정도 대응 할 수 있을 지 감을 잡을 수 있으니까요.(일부 박찬호 까들이 적극적으로 밀고 있는 김도영 유격수는 매우 가능성이 떨어진다고 봄)

 

 

투수들의 휴식이 필요한 시점

 

오늘 김도현은 10일 쉬고도 안 좋았는데, 변화구 커맨드가 너무 안 좋았습니다. 특히, 슬라이더의 피안타율이 .429일 정도로 안 좋았어요. 푹 쉬어서 그런 지 구속은 오히려 잘 나왔습니다. 시즌 평균 구속이 145.7km/h 이었는데 오늘 포심 평균 구속은 147.0km/h, 투심 평균 구속은 145.2km/h를 기록하며, 올 시즌 두 번째로 높은 기록이었습니다.

 

그런데 얻어 맞은 건 커맨드 문제였죠. 승부를 해야 하는 상황에서 던진 공들이 대부분 벨트 라인으로 형성되면서, 정타로 연결됐습니다. 아무래도 열흘 만에 등판이고, 풀타임 선발은 처음 하는 상황이니 좋지 못한 결과로 연결된 게 아닌가 싶어요. 체력적인 문제는 아니라고 봅니다.

 

오히려 체력 문제를 걱정해야 하는 건 승리계투조인, 전상현, 조상우, 정해영이죠. 6월에 KIA 승률이 1위인데, 이기는 경기가 많아서 이 세 명에게 많은 부하가 가고 있습니다. 아래는 6월달 구원진의 투구수입니다.

 

1. 정해영 - 215개

1. 이지강 - 215개

3. 배재환 - 195개

4. 성영탁 - 190개

5. 황동재 - 189개

6. 김택연 - 185개

7. 원상현 - 178개

8. 이로운 - 176개

9. 최준용 - 164개

10. 전상현 - 163개

10. 조상우 - 163개

 

6월 구원진 투구 수 TOP 10에 정해영, 성영탁, 전상현, 조상우까지 무려 4명이나 위치해 있습니다. 그리고 위 명단에서 이지강, 배재환, 황동재는 롱릴리프 역할을 하는 투수들이니 등판 간격이 긴 편이라는 걸 감안하면 정해영 1위, 성영탁 2위죠.(물론, 성영탁도 롱릴리프에 가깝긴 합니다만) 여튼 선발투수들이 휴식을 취하는 동안 구원진이 너무 많은 공들을 던지고 있는 건 우려스러운 부분입니다.

 

 

전상현, 조상우, 정해영 모두 오늘 잘 해줬죠. 전상현은 홈런, 조상우는 2루타, 정해영은 안타와 2루타를 맞는 등 깔끔하지 못한 모습이었지만, 조상우는 오늘 타격감이 좋은 문성주를 3볼로 시작한 상황에서 삼진을 잡아내는 모습을 보였고, 정해영은 글 서두에도 언급했지만, 신민재에게 맞은 2루타는 운이 없었죠.(아니, 동점타가 안 됐으니 운이 좋았다고 해야하나?) 특히, 조상우가 문성주를 삼진 잡는 공은 올 시즌 조상우가 던진 최고의 공이 아니었나 싶을 정도로 굉장한 투구였습니다.

 

올러마저도 다음 주에 등판을 한 번 거르는 상황이라, 다음 주까지 쉽지 않습니다. 이의리, 이준영, 황동하가 복귀하면 좀 나아진다고 하나 황동하는 시간이 조금 더 걸릴 것 같고(7월 안으로만 돌아오면 베스트) 이의리가 돌아오면, 결국 윤영철이 불펜으로 가서 고생을 좀 해줘야죠. 전 아무리 생각해도 윤영철은 백정현 롤로 변신을 해봤으면 싶어요.

 

아무튼, 투수들에게 힘든 계절인 여름이 왔습니다. 여름에 강한 투수들도 더러 있긴 한대, 대부분은 체력적인 문제를 많이 호소하죠. 송승기야 올해가 첫 풀타임 선발이니 오늘 같은 경기가 나오는 거고, 원태인 같은 국내 최고 투수도 오늘은 키움 상대로 8실점이나 했습니다. 그 정도로 투수가 한 시즌을 꾸준히 잘 던지는 게 쉽지 않아요. 네일도 작년에 여름철에 부진했고.

 

그래서 좋은 투수들이 많아야 하는데, 2군에서 한 두 명이라도 뚝딱 하고 만들어졌으면 좋겠네요. 6월에 KIA 승률이 높은 건 함평 멤버들이 잘 해주고 있는 것도 맞는데, 더 큰 이유는 전상현, 조상우, 정해영(... 6월에 부진하지만 블론은 생각보다 많지 않음)이 잘 막아주고 있기 때문입니다. 체력 관리를 각별히 신경써야 하는 시기 같아요.

 

 


선수 단평

 

  • 이창진 - 1번 타자 역할이 너무 부담스럽나? 타석에서 생각이 너무 많다.
  • 위즈덤 - 장점과 단점을 모두 보여 준 경기
  • 최형우 - 솔직히 말해봐요. 나이 속였죠?
  • 오선우 - 오늘도 졌으면 연이틀 패배의 원흉이 될 뻔
  • 최원준 - 그냥 2군 내리죠.
  • 김대유 - 이준영이 너무 보고 싶은 투구. 공이 느려도 너무 느리다.
  • 성영탁 - 주중 3연전의 부진을 씻는 호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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