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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22] KIA : SSG - 함평 중심타자들의 쌍포로 6연승

KIA Tigers 경기 리뷰

by Lenore 2025. 6. 22. 22: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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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배의 기운이 짙었던 7회말

 

오늘 조상우와 성영탁이 나올 수 없는 상황이고, SSG는 불펜 총동원을 하겠다고 예고한 상황이라 경기 후반부 승부가 쉽지 않을 것이라고 봤고, 결국 이길 수 있는 방법은 네일이 최대한 많은 이닝을 무실점으로 막아 내는 것이라고 봤는데, 네일은 6회까지 1안타로 SSG 타선을 막았지만 7회 위기를 넘지 못 하고, 결정적인 역전 쓰리런을 맞았죠.

 

6회까지 네일 스위퍼가 춤을 췄는데, 스위퍼가 잘 들어가는 날에는 악력도 일찍 떨어지는 지, 오늘 후반부에는 특유의 무브먼트도 없었고, 실투도 많았습니다. 여기에 에레디아의 퇴장 과정에서 시간이 너무 많이 소요된 탓도 있었을 거라고 봐요. 한유섬에게 던진 초구 투심이 밋밋하게 한유섬이 가장 좋아하는 가운데 낮은 코스(해당 코스 타율 .444 / 장타율 .667)로 들어가면서 결정타를 맞습니다. 

 

SSG는 이로운, 노경은, 조병현 등 리그에서 가장 탄탄한 불펜진을 모조리 다 쓸 수 있는 상황이 됐죠. KIA에겐 승리란 없을 것이라고 봤습니다. 그런데 김석환이 노경은 상대로 기적을 만들어 냈고, 올해 현재까지 최고의 마무리 투수 조병현 상대로 추가점을 뽑아냈네요.

 

 

실투를 놓치지 않은 김석환의 역전 투런

 

1사 이후에 한준수가 8구까지 가는 끈질긴 승부 끝에 노경은에게 볼넷을 골라 나갔고, 박민 타석에서 대타 김석환이 들어 섭니다. 초구 슬라이더에 체크 스윙, 2구 존에서 떨어지는 포크볼에 또 헛스윙. 영락 없는 삼진이구나 싶었습니다. 그런데 3구째 노경은의 포크볼이 밋밋하게 가운데로 들어갔습니다. 치명적인 실투였죠.

 

 

 

김석환은 인터뷰에서 포크볼을 노리고 있었다고 했습니다. 그 노리고 있는 포크볼이 한가운데로 들어 왔는데 놓쳐선 안되죠. 그래도 카운트가 불리했기 때문에 큰 스윙보다는 정확하게 맞추려고 했을텐데, 중심에 맞으면서 담장을 살짝 넘기는 문학런이 되면서 극적인 역전 2점 홈런이 됐습니다.

 

김석환은 2군 내려가기 전까지 활약이 나쁘지 않았죠. 한화와의 3연전에서 5타수 2안타를 치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수비를 하다가 살짝 다치는 바람에 1군에서 말소가 됐죠. 그리고 2군에서 2경기 동안 7타수 3안타 1홈런 2볼넷 2삼진을 기록하며, 다시 1군으로 복귀. 그리고 오늘 결정적인 상황에서 대타로 기용돼 2022년 이후 오랜만에 1군 홈런 맛을 봤습니다.

 

올해 오선우가 팀 타선의 일원으로 자리 잡고 있는데, 사실, 2군 성적은 김석환이 오선우보다 늘 좋았죠. 2024년은 부상으로 제 기량이 아니었지만, 2023년에 320타석에 나와서 .307 / .413 / .573 을 찍었고, 올해는 145타석에 나와서 .350 / .448 / .725를 찍고 있습니다. 올해 2군 성적이 지옥급의 타고투저로 전부 다 거품이 끼긴 했지만요.

 

 

여하튼, 주전들이 부상과 부진으로 절반이 빠져 있는 가운데 함평에서 선수들이 올라와서 존재감을 어필하고 있는 건 좋은 신호입니다. 특히, 함평을 대표하는 거포가 김석환, 오선우, 변우혁 셋인데, 변우혁은 올해 성장통을 겪고 있지만, 작년에 1군에서 쓰임새를 증명했고, 오선우가 올해 1군 레귤러 멤버가 되어 가고 있죠. 김석환도 2군에서는 보여줄 게 더 없는 선수라서 1군에서 적응만 하면 좋은 활약을 할 수 있을 것으로 봅니다.

 

지금은 김호령이 중견수를 맡아 주고 있지만, 수비보다 공격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되는 상황이면, 김호령은 대수비로 빼고, 최원준을 중견수로(물론, 매우 미덥지 못 하지만) 좌익수 이창진, 우익수 김석환으로 세울 수 있습니다. 그리고 오선우가 외야 수비에 다시 적응하면 좌익수 오선우, 우익수 김석환으로 좌타 거포들을 선발로 내세울 수도 있고요.

 

여러 차례 이야기했지만, 올해 KIA가 우승을 하지 못 하더라도, 2군에서 그동안 좋은 성과를 보였던 선수들이 자리를 잡기만 해도 긍정적인 시즌이 될 수 있습니다. 오늘 김석환이 날린 극적인 역전 투런이. 성장의 발판이 되어 주길 빕니다.

 

 

네일을 지켜 준 박찬호의 단단한 수비

 

어제 경기에서는 SSG에게 끝내기 승리를 안겨주고 싶은 치명적인 실책을 저지르긴 했지만, 오늘 박찬호는 어제의 굴욕(?)을 잊기 위해서인지 수비에서 엄청난 모습을 자주 연출했죠. 1회부터 에레디아의 중전 안타성 타구를 다이빙 캐치로 아웃으로 잡아내더니, 5회 1사 1루 상황에서 박성한의 강한 땅볼 타구를 몸을 날려 잡아 낸 이후에 글러브 토스로 2루수 박민에게 전달, 이닝을 끝내는 병살타를 만들어 냅니다.

 

 

 

박성한의 병살타 타구가 마지막 바운드에서 크게 튀어 올라 왔는데, 그 궤적까지 보고 글러브를 가져다 대고, 글러브 토스까지 하는 걸 보면, 이건 정말 고급 수비가 아닐 수 없죠. 지난 2년간 유격수 수비왕을 잇달아 따냈는데, 올해 체력적인 저하가 없고 부상만 없으면 3년 연속 수비왕도 유력해 보입니다. 심지어 올해는 실책도 몇 개 없어요.

 

수비 뿐만 아니라 주루 플레이도 정말 좋죠. 오늘 5회에 위즈덤의 적시타 때 타구가 송구 능력이 뛰어난 에레디아의 정면으로 갔기에 홈 승부가 쉽지 않았는데 2루 주자가 박찬호 였기에 홈에서 살았다고 생각합니다. 박찬호가 아닌 다른 주자였으면, 어제 최원준이 홈에서 주자를 잡은 것처럼 잡혔을 거에요.

 

네일도 지난 SSG전의 부진한 투구(4이닝 7실점)를 씻고, 오늘 좋은 투구를 펼쳤죠. 비록 한유섬에게 한 방을 얻어 맞아, 6.1이닝 3실점이라는 네일의 이름값 비교하면, 아쉬운 성적이었지만, 안타를 3개 밖에 맞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ERA는 소폭 나빠졌지만(2.57 -> 2.68) 피안타율은 .226. 피OPS는 .599까지 낮췄어요. 

 

 

정해영에게는 휴식이 필요한 게 아닐까?

 

경기를 승리로 만들면서 무승부가 낀 6연승을 달리긴 했는데, 어제 정해영의 2점 차이 리드를 지키지 못한 블론 세이브만 아니었으면 7연승도 가능했죠. 오늘도 나오자마자 정준재에게 몸에 맞는 볼(이게 스치다니...)을 내주면서 불안하게 시작했고, 어제 동점타의 주인공 한유섬에게 또 안타를 맞으면서 불안한 기운이 엄습했는데, 그래도 1실점으로 막고 이길 수 있어서 다행입니다.

 

정해영 통산 문학 성적이 안 좋긴 합니다. 그런데 그걸 떠나서, 어제 오늘 정해영의 가장 큰 주무기인 포심 구속이 불안하긴 해요. 어제는 포심 평균구속이 146.4km/h 오늘은 포심 평균구속이 146.6km/h이었습니다. 올해 정해영 등판 경기 중 이보다 포심 평균구속이 낮았던 경기는 5월 27일 키움전(146.3km/h) 뿐입니다. 이때도 1이닝 동안 안타 3개 맞으면서 2점을 내줬죠.

 

정해영 기록을 살펴보면, 9이닝 당 탈삼진은 10.61개로 커리어에서 가장 좋은데, 피OPS는 .751을 기록하며, 데뷔 해(.792) 이후 가장 안 좋습니다. 삼진도 잘 잡고, 볼넷 허용도 적은데, WHIP 1.45를 기록하며 나쁜 이유는 안타를 많이 맞기 때문입니다. 데뷔해를 제외하면 피안타율이 가장 나빴던 시기가 2023년으로 .277이었는데 올해 현재까지 피안타율이 .293입니다. 투고타저 시즌인데 말이죠.

 

정해영의 피안타율이 이렇게 높은 이유는 '운이 없어서'일 수 있어요. 실제로 BABIP가 .392로 기형적으로 높습니다. 당연히, 팀 내에서 가장 나쁜 수치입니다.(정해영 다음으로 나쁜 선수는 .346의 양현종) 방망이에 맞았다 하면, 안타가 되고 있는데, 구속이 상승하고 삼진율도 늘었는데, 피안타율이 나빠진 건 '운' 외에는 딱히 생각나는 게 없죠. 

 

 

작년까지 정해영은 '운해영'이라는 소리를 듣고 살았는데, 올해는 그 운이 모조리 상환되는 느낌이라고 하면 정확할까요? 하지만, 그와 별개로 어제 오늘 구속이 떨어지는 건 우려스러운 현상이긴 합니다. 실제로 단 한 번도 70이닝 이상 투구해본 적이 없는데, 올해 벌써 37.1이닝을 투구하면서 70이닝을 넘기는 페이스죠. 조금 조정할 필요가 있습니다.

 

다행히 전상현이 6월 들어 철벽의 모습을 보이고 있는데, 한 3~4일 정도는 정해영에게 휴식을 주면 어떨까 싶어요. 물론, 그렇게 쓸 가능성이 매우 낮다고 판단되고, 계속 등판해서 던지다보면 다시 구속이 상승할 수도 있겠지만. 하필 다음 주중 3연전이 키움과의 고척 3연전이네요.

 

정해영 상대로 천적인 최주환이 최근 안 좋다고 해도(6월 OPS .547) 정해영 만나서 좋아질 수도 있고요.(아싸 내 밥이다.) 그래서 키움과의 고척 3연전은 가급적 정해영이 올라오는 상황이 안 만들어 졌으면 좋겠습니다.

 

 

어제 경기 잡았으면 더 좋았겠지만, 지나친 욕심은 화를 부르죠. 계투 동원력에서 불리했던 경기였는데, 함평 지배자들이자, 미래 타이거즈의 중심타선이 될 수 있는 자원들이 중요한 한 방씩을 날려주면서 경기를 잡아서 굉장히 기분 좋은 승리입니다. 

 

지난해 KIA 우승의 가장 큰 이유는 '뎁쓰'라고 봤는데, 올해는 그 뎁쓰가 더 단단해지고 있는 모습이라 더 긍정적이에요. 최형우, 나성범, 김선빈이 언제까지고 주전으로 맹활약할 수 없으니까요. 심재학 단장도 그래서 올해 이후에는 '리툴링'을 생각한다고 했죠. 올해 모든 팀들의 순위가 촘촘한 가운데 KIA도 본의 아니게 '리툴링'에 들어가 있습니다.

 

타선에서 오선우, 그리고 투수 쪽에서 성영탁이 주전으로 성장하기 시작했죠. 물론, 오선우나 성영탁이나 풀 시즌 증명이 필요하지만, 백업 멤버들의 기량이 올라오고 있다는 것은 긍정적인 신호입니다. 그리고 김석환이 올해 1군 레귤러 멤버로 자리 잡는 다면, 여한이 없을 것 같네요. 오선우와 김석환이 레귤러 멤버가 되면, 최형우와 나성범의 공백은 걱정하지 않아도 되니까요.

 

 


선수 단평

 

  • 이창진 - KIA의 홍창기가 한 번 밖에 출루를 못 하다니...
  • 위즈덤 - 오늘은 쓰지 아님. 탄탄한 수비와 빠른 발까지 보여 줌
  • 고종욱 - 존재감 없었음
  • 최형우 - 대타로 나와서 안타와 볼넷. 괜히 대타자가 아님
  • 최원준 - 어제 김규성의 병살타를 연상케 한, 6회 1사 1, 3루에서의 병살타. 졌으면 원망했을 뻔
  • 김호령 - 중요한 상황에서 희생타를 날려 줌. 그래도 9번을 쳤으면 싶은데...
  • 김태군 - 고의사구를 얻어내다.
  • 한준수 - 역전타의 디딤돌이 된 좋은 집중력
  • 박민 - 앤더슨의 공을 치기엔 아직 경험이 너무 부족함
  • 이호민 - 어쩌다보니 데뷔 첫 승
  • 전상현 - 이번 주 가장 고생한 투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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