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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21] KIA : SSG - 양 팀 모두 패배한 경기

KIA Tigers 경기 리뷰

by Lenore 2025. 6. 21. 22: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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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승부의 빌미를 제공한 김규성, 조상우, 정해영

 

KIA 타선은 오늘 9개의 안타 11개의 볼넷으로 20명이 주자에 나갔으나 들어 온 점수가 5점 밖에 안 됐습니다. 특히, 가장 아쉬웠던 순간이 8회 박민의 홈런으로 달아 나고 이창진의 사구, 박찬호의 안타(이 과정에서 작전 걸다가 이창진 2루 아웃), 위즈덤과 최형우의 연속 볼넷으로 만들어 진 1사 만루 상황에서 김규성이 흔들리는 박기호의 2구째 낮은 볼(1구도 볼)을 억지로 컨택해서 병살이 된 장면이었죠.

 

카운트가 유리한 상황에서는 적극적인 타격을 문제 삼고 싶지 않은데(3연속 볼넷을 주는 게 사실 매우 드문 일입니다.) 문제는 박기호의 컨트롤이 흔들리고 있던 상황이었고, 초구도 '볼'이었다는 점이죠. 스트라이크 하나 들어갈 때까지 기다리는 게 정석이거늘, 무슨 생각으로 스윙을 했고, 하필 그게 또 낮은 볼이라는 게 또 황당한 지점입니다. 

 

 

김규성의 가장 큰 약점이 바깥쪽 떨어지는 변화구인데(반대로 몸쪽은 잘 침) 자기가 좋아하는 코스도 아니고 바깥쪽으로 빠져 나가는 코스인데 굳이 방망이를 내민 건, 타석에서 생각이 없다는 걸 보여주는 장면이죠.

 

그래도 투수들이 잘 막으면 됐을텐데, 조상우는 문학 구장 마운드에 적응을 못 하는 모습을 보이더니, 사사구를 3개 내주고, 고명준에게 던진 변화구가 몰리면서 실점을 했고(주자 내보낸 것에 비하면 실점이 적었던 게 웃김), 정해영은 오늘 실투가 너무 많았죠.

 

1아웃 잘 잡고, 최지훈에게 번트 안타, 그리고 오태곤 상대로 유리한 카운트 잡고 던진 빠른 공이 제구가 잘 됐는데, 오태곤이 이걸 너무 잘 쳤죠. 아무튼, 그래서 1사 1, 3루 상황이 됐는데 에레디아에게 던진 슬라이더가 각 없이 존에 몰리면서 적시타가 됐고, 한유섬에게도 유리한 카운트 잡고 던진 포크볼이 가운데 존으로 들어가면서 동점타가 됐습니다. 

 

김규성이 한 점이라도 내줬으면 뒷 투수들의 부담이 덜 했을텐데 그렇게 하질 못 했고, 정해영은 2점 차이라는 '터프 세이브' 상황이 아님에도 연속 4안타를 허용하면서, 팀의 승리를 지키지 못 했죠.

 

 

심각한 정해영의 6월

 

투수가 매경기 꾸준하기 어렵긴 합니다만, 정해영 6월 기록은 좀 심각합니다. 6월에 9경기 나와서 9.2이닝 동안 16피안타 4볼넷 6실점을 하고 있어요. 주자를 이닝 당 2명 이상 내보내고 있음에도 6실점은 오히려 잘했다고 봐야 할 정도.

 

그래도 이 와중에 긍정적인 부분은 탈삼진율입니다. 9.2이닝 동안 삼진은 11개 잡으면서, 이닝 이상의 삼진을 잡아내고 있어요. 즉, 많은 피안타는 '운이 없었다'고 해석할 수도 있는 부분입니다. 

 

다만, 16개의 안타 중 홈런이 2개, 2루타가 3개라는 점은 그다지 좋은 내용이 아닙니다. 혹시 평균 구속이 떨어져서 그렇나? 라고 하기엔 그렇게 평균 구속이 두드러지게 떨어지지도 않았어요. 6월 10경기 중 가장 평속이 낮았던 경기가 오늘 경기로 146.4km/h를 기록했고, 가장 좋았던 경기는 6월 5일 경기로 150.2km/h 였습니다. 올해 평속은 148.1km/h.

 

그래서 일단은 조금 더 지켜봐도 되지 않나 싶어요. 최근 안타를 많이 허용하고 있는 건 커맨드가 무너져서일 수도 있고, 재수가 없어서 일 수도 있고, 다양한 진단이 가능합니다. 그래도 구속이 크게 떨어진 건 아니라는 점, 그리고 삼진은 꾸준히 잡아내고 있다는 점에서 벌써부터 정해영 망했다고 판단할 이유는 없다고 생각해요.

 

 

성영탁과 이호민, 경기 후반부를 오히려 지켜주다.

 

정해영이 동점을 허용하고 첫 타자부터 볼을 던지자 투수가 성영탁으로 교체됐습니다. 전, 끝내기 맞을 확률이 크다고 봤어요. 성영탁은 삼진을 잡는 투수가 아니라 적극적인 존 공략으로 인 플레이 타구를 만들어 아웃 카운트를 늘리는 타입이기 때문입니다,.

 

아니나 다를까 정준재의 타구가 잘 맞았는데(141km/h 투심) 2루수 김규성의 만루 병살타를 지우는 호수비가 나왔고, KIA 킬러 박성한을 상대로 볼 3개 던지는 걸 보고 '그래 차라리 걸려라' 싶었는데 꾸역꾸역 존에 넣어서 마지막 6구째 커브를 던졌는데 그게 박성한의 스윙에 걸려서 우익수 앞 안타가 됐죠.

 

 

하지만, 우리에겐 우익수 최원준이 있었습니다. 최원준은 공을 정확히 포구한 이후에 홈으로 무려 '노바운드'로 정확하게 스트라이크를 던졌습니다. 전, 맞는 순간 당연히 끝내기인 줄 알았어요. 에레디아 주력이 느리지도 않고요. 

 

그런데 우익수 최원준의 송구가 너무나도 정확했죠. 조금만 빗겨 갔으면, 아마 2루 주자가 끝내기 주자가 됐을텐데 너무나도 정확하게 던진 덕분에 에레디아가 아무 것도 하지 못 하고, 홈에서 아웃 됐습니다. 주루 코치의 미스보다는 최원준의 수비가 훨씬 더 좋았다고 생각해요.

 

성영탁 9회 피칭은 확실히 별로이긴 했는데, 무실점으로 넘긴 뒤의 10회 피칭은 너무나도 좋았죠. 이지영을 바깥쪽 커터로 유격수 땅볼로 잡았고, 최준우를 상대로 커터와 커브를 던지며 유리한 카운트를 만든 다음에 바깥쪽 보더라인에 걸치는 커터를 던져 헛스윙을 유도합니다. 석정우도 바깥쪽 커터로 평범한 유격수 플라이로 잡았고요.

 

 

11회에는 누가 나오나 봤는데, 이호민을 올리더군요. 고졸 1년차 신인인데 이 상황에서 올리는 건 현장에서도 이호민을 높이 평가하고 있다는 걸 의미합니다. 이호민은 첫 타자 최지훈을 상대로 유리한 카운트를 잡은 이후에 빠른 공을 높게 던져 유격수 땅볼을 유도했는데 타구가 너무 느리고 최지훈의 발은 너무 빨라서 박찬호가 서둘러 처리하려다가 에러를 저질렀죠.

 

그리고 이호민은 최지훈을 견제하려다가 1루에 악송구를 저질렀는데, 이때 최지훈과 SSG 주루 코치의 판단도 문제가 있었죠. 3루까지 충분히 가고도 남을 악송구였습니다. 무사 2루가 아니라 무사 3루가 될 수 있었던 상황이었는데, 여기서 주자가 3루에 안 가고 2루에 머무르는 바람에 오태곤의 번트가 나왔고(무사 3루였다면 스퀴즈 등 다양한 방법을 했겠죠.) 이게 뜨면서 아웃 카운트로 바뀌었죠.

 

이호민은 타격이 정확한 에레디아는 거르고 한유섬을 상대했는데, 아마 체인지업이 좋아서 좌타자에게 더 잘 통한다는 생각도 있었을 것 같습니다. 그래서 체인지업을 존에 넣어서 땅볼을 유도했나 싶었는데, 지금 네이버 문자 중계나 공이 들어간 궤적을 보면, 체인지업이 아니라 빠른 공인 것 같아요. 그게 평범한 2루수 땅볼이 되면서, 병살타로 경기가 끝났죠.

 

오늘 조상우와 정해영은 부진한 모습을 보인 반면, 성영탁과 이호민 두 젊은 투수들이 2.1이닝을 무실점으로 막아서 두 투수 보직에 대한 이야기가 나오는 분위기인데, 성영탁이나 이호민은 둘 다 '낯설음'이 무기인 선수들이지, 구위가 무기인 선수들은 아니라고 생각해서 보직 변경은 무리입니다. 

 

특히, 이호민은 오늘 어떻게 막았는 지 모르겠어요. 네이버 문자 중계에 찍힌 빠른 공의 구속이 최고 139km/h, 최저 137km/h 인데, 좌완이어도 느린 구속인데, 우완이면 더 통할 수가 없는 구속이죠. 이호민의 생소함 덕분에 11회를 막은 게 아닐까 싶고, 이호민은 반대로, 느린 공에도 불구하고 적극적으로 존을 공략해서 타자들을 막은 점은 높이 평가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시즌 초에 KIA 불펜에 새로운 얼굴들이 필요하다고 했을 때, 성영탁이 등장했고, 이호민은 이제 겨우 2경기 째지만, 고졸 신인 답지 않은 담대한 피칭을 하고 있죠. 둘 다 구속이 좀 아쉽긴 한대, 그래도 피해가지 않고, 적극적으로 승부를 하고 있다는 점에서 팀에 긍정적인 결과를 가져다주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오늘 거의 잡을 수 있었던 경기를 무승부로 끝내서 아쉽긴 한대, 9회부터 11회까지는 명백히 SSG의 페이스였고, SSG에서는 승리계투조를 한 명도 쓰지 않고 경기를 잡을 수 있는 상황이었는데, 두 팀 다 승리계투조 다 쓰고 승리를 얻어 가지 못했죠. 그래서 두 팀 다 소득 없었던 한 경기이지 않나 싶습니다.

 

여튼, 연승은 끊기지 않아서 그건 좋네요. 내일은 네일과 앤더슨의 맞대결인데, 승리하든 패배하든 전상현, 조상우, 정해영은 안 쓰는 경기가 됐으면 좋겠습니다.

 

 


선수 단평

 

  • 이창진 - 3번의 출루를 만들며, LG 홍창기에 대한 KIA의 답을 들려주다.
  • 박찬호 - 역시 3번이나 출루했지만, 마지막에 승리를 SSG에게 선물해줄 뻔 하다.
  • 위즈덤 - 오늘도 계속되는 득점권에서의 부진
  • 최형우 - 1개의 안타에 그쳤고, 병살까지 쳤지만, 그래도 초반 김광현을 무너뜨린 3점 홈런은 매우 컸다.
  • 황대인 - 마지막 타석 안타로 생명 연장?
  • 김규성 - 오늘 타석에서의 역적. 수비로 그나마 구해내긴 했지만.
  • 최원준 - 공수에서 오늘 경기 MVP나 다를 바 없었음.
  • 김호령 - 9번에서 쳐야 강팀인데
  • 김태군 - 주자 있었으면 병살이 3차례
  • 박민 - 공격형 2루수?
  • 양현종 - 비록 승리는 못 했지만, 김광현과의 맞대결에서 승리를 거두다.
  • 전상현 - 6월 들어서 너무나도 완벽한 피칭을 하는 중
  • 김대유 - 최지훈 잘 잡아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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