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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24] KIA : 키움 - 위즈덤과 구위가 없는 젊은 투수들

KIA Tigers 경기 리뷰

by Lenore 2025. 6. 24. 23: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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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배의 요인

 

KIA의 6연승 비결은 '투수력'에 있습니다. 6월 ERA가 리그 1위였으니까요. 선발투수들은 매경기 호투를 해줬고, 특히 전상현을 비롯한 승리계투조들이(정해영이 흔들리긴 했으나) 리드를 지켜주면서 연승을 이어줬어요. 타자들도 잘 해주긴 했지만, 투수들의 활약에는 미치지 못하죠.

 

오늘 경기 내준 이유는 '투수들'이 문제가 됐기 때문입니다. 선발 윤영철은 3이닝 밖에 소화하지 못 했고, 승리계투조가 아닌 추격조 투수들이 나와서 4실점을 하면서 경기를 내줬어요. 타자들은 홈런을 3방이나 때려내면서 할만치 했지만, 3번 타순에 혈막이 있었죠.

 

오늘 경기를 요약하는 건 이게 전부입니다. '구위로 압도하지 못한 투수들' 그리고 '위즈덤'

 

 

위즈덤, 4번의 찬스에서 모조리 삼진으로 물러나다.

 

오늘 KIA의 1번 타자 이창진은 3타수 1안타(홈런) 2볼넷으로 3번의 출루를 만들었고, 2번 타자 박찬호는 4타수 3안타 1볼넷으로 4번의 출루를 만들었습니다. 위즈덤 앞에 타자들이 무려 7번이나 나갔어요. 그런데 위즈덤은 5타수 0안타에 4삼진을 당했습니다. 

 

웃긴 건, 4번의 삼진 당한 과정이 다 똑같았다는 겁니다. 첫 번째 찬스(무사 1, 2루)에서 위즈덤은 존에서 떨어지는 슬라이더에 헛스윙 삼진을 당했습니다. 

 

박찬호의 안타로 무사 1루 상황에 들어 선 위즈덤은 5구째 바깥쪽으로 많이 벗어나는 김윤하의 슬라이더에 똑같이 헛스윙 삼진을 당했습니다.

 

이창진의 볼넷, 박찬호의 안타로 만들어 진 2사 1, 3루 상황에서 위즈덤은 풀카운트에서 또 김윤하의 바깥쪽 슬라이더에 헛스윙 삼진을 당했습니다. 무려 세 번이나 똑같이 김윤하의 슬라이더, 그것도 두 번째와 세 번째 타석에서는 동일한 코스의 많이 벗어난 슬라이더에 방망이를 헛돌렸죠.

 

1회 찬스야 최형우가 해결해줬으니 됐고, 4회에 2사 1, 3루 찬스에서 적시타를 치지 못 한 게, 가장 큰 타격이 됐죠. 4회말 공격에서 한꺼번에 3실점을 하면서 승부가 뒤집혔으니까요. 

 

찬스는 아니었지만, 9회에도 박찬호의 안타로 만들어 진 무사 1루 상황에서 풀카운트까지 잘 버티더만, 기어코 주승우의 바깥쪽 많~이 벗어난 슬라이더에 또 헛스윙 삼진을 당합니다. 

 

 

오늘 위즈덤은 슬라이더에만 연거푸 헛스윙. 그것도 바깥쪽 슬라이더에 모두 당했어요. 이제 앞으로 위즈덤을 상대하는 투수들은 바깥쪽 슬라이더(우투수의 경우) 주구장창 던질 겁니다. 1~2년차 신인이면 이해하겠는데 MLB에서 20홈런 이상을 3년 연속 친 선수가 이렇게 타석에서 생각이 없나 싶습니다.

 

잘 아시겠지만, 위즈덤은 득점권 상황에서 타율 .246, OPS .753에 불과합니다. 주자가 없을 때는 타율 .284를 치고 OPS 1.041을 기록하고 있습니다. 본인도 아마 주자가 있을 때 안타가 안 나오니까, 답답해서 오늘 경기에서 평소 답지 않게 많이 빠져 나가는 볼들에 헛스윙을 했다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사람은 잘 하는 게 있고, 못 하는 게 있는 거죠. 위즈덤이 잘 하는 건 자신이 약한 코스의 공들을 골라 나갈 줄 아는 인내심이 있는 거고, 자기가 강한 코스의 공들은 담장을 넘겨 버리는 파워를 보여주는 건대, 약점을 보완하려다 보니까 오늘 같은 결과가 나온 게 아닐까... 그렇게 생각을 해봅니다.

 

 

위즈덤은 3루 수비가 된다는 측면에서, 그리고 강점이 확실하다는 점에서 좋은 선수라고 생각은 합니다. 교체 이야기할 정도는 아니라고 생각하고요. 다만, 약점이 확실한 선수이다보니, 득점권에서 '적극적으로 스윙'하라는 주문은 안 하는 게 맞는 것 같습니다. 이런 주문들이 위즈덤이 가진 약점을 더 두드러지게 할 것 같아요.

 

그리고 득점권에서 약한 이런 모습들은 결국 멘탈 문제가 더 크다고 봐요. 나쁜 공들은 골라내고, 존에 들어오는 공들만 친다는 마음으로 타석에 들어 섰으면 좋겠어요. 오늘 같은 경우, 뒷 타자가 최형우인데 왜 자기가 해결하려고 할까요. 1회에도 자기가 해결하지 못한 상황을 최형우가 다 해결해줬는데요.

 

다만, 시즌 끝까지 득점권에서 약한 모습이 치유되지 않는다면, 아무리 3루 수비가 된다고는 해도, 재계약을 따내긴 어려울 겁니다. 개인적으로 라우어를 재계약하지 않은 게 좀 아쉬운데(지금 MLB에서 35.1이닝 10경기 4선발 ERA 2.29에 WHIP 0.93 찍고 있음) 올러가 잘 해주고 있어서, 라우어와 재계약하지 않은 선택이 아쉽지 않게 됐죠.

 

위즈덤도 똑같습니다. 나이도 좀 있고, 본인도 잘 하려는 마음이 클 것 같은데, 외국인 타자 신분이라서 대체제가 확실하면, 버림 받을 수 있는 게 프로의 세계죠. 그냥 본인 잘 하는 것에만 집중했으면 좋겠습니다. 오늘 모습은 고졸 1년차 야구 선수 보는 줄 알았어요.

 

 

윤영철은 이의리 복귀하면 불펜으로, 이호민과 김태형도 아직 멀었다.

 

윤영철은 최근엔 좋아졌다가 오늘 체인지업이 계속 실투로 들어가면서 키움 하위타선을 이겨내지 못 했죠. 3회 실점은 운이 없었지만(빗맞은 안타 2개가 결정적) 그걸 빼고도 안타가 너무 많았습니다. 그리고 삼진은 단 1개 밖에 잡아내지 못 했고요.

 

윤영철 구속이 좀 좋아졌나 했는데, 오늘 윤영철의 포심 평균구속이 135.8km/h에 불과했습니다. 지난 5월 14일 141.2km/h를 찍은 이후 계속 떨어지기 시작하더니, 오늘 정말 구속이 형편 없었죠. 제 아무리 구속 이야기를 하지 않으려고 해도 할 수밖에 없어요. 윤영철은. 그냥 불펜에서 1이닝 전력으로 던져서 백정현 모델로 크는 게 맞다고 봅니다.

 

그리고 이호민, 성영탁, 김태형 모두 구위가 더 붙어야 합니다. 성영탁이야 그래도 1군에서 싸울 줄 알고 아직 '낯설음'이 통하고 있어서, 특별히 더 잘 하라고 주문하고 싶진 않습니다.(하지만, 그래도 지금 구위로는 한계가 있습니다.)

 

이호민은 오늘처럼 볼질할거면, 그냥 2군 내려가는 게 맞고, 2군 내려가서도 구위를 끌어 올리지 못 하면, 스팟 선발 그 이상의 역할은 기대할 수 없어요. 당장, 황동하가 생각나는데, 황동하도 올해 평균 구속을 끌어 올렸어요. 그러면서 좋은 모습을 보였고요. 이호민은 우완 투수가 불펜으로 던져서 140km/h도 못 던지는 데, 이런 공으로는 생존할 수 없습니다.

 

단적으로, 지금 10개 구단 우완 불펜투수 평속을 보시면, 공 느린 선수는 단 1명도 없습니다. 아래는 10개 구단 불펜 중 WAR 상위권에 위치한 '우완' 투수들의 평속입니다.(상위권부터 표기)

 

1. 김서현 - 154.2km/h

2. 조병현 - 147.6km/h

3. 김원중 - 146.4km/h

4. 손동현 - 144.8km/h

5. 이로운 - 148.2km/h

6. 한승혁 - 149.1km/h

7. 김태훈 - 144.0km/h

8. 노경은 - 146.1km/h

9. 손주환 - 147.2km/h

10. 김진성 - 142.0km/h

 

우완 불펜 WAR TOP 10 에서 145km/h 미만(반올림 포함) 투수는 김태훈과 김진성 두 명이 전부입니다. 김태훈은 최고 구속 150km/h까지는 던지고, 김진성도 여차하면 더 구속을 끌어 올릴 수 있죠. 그런데 성영탁은 투심 평균 구속이 142.8km/h에 불과하고, 이호민은 139.6km/h에 불과합니다.

 

제 생각에 이호민은 지금 1군... 아니, 2군에서도 공을 던질 게 아니라 구속을 끌어 올리기 위한 투구폼 수정과 근육 강화를 동시에 해야 합니다. 평균 구속 140km/h도 못 던지는 우완 불펜투수가 1군에서 버티는 경우? 전 보질 못 했습니다. 좌완은 더러 있죠. 그런데 우완은 정말 없습니다. 

 

김태형은 그나마 평균 구속 144.4km/h의 포심을 던지면서, 이호민보다 나았으나 문제는 포심의 위력이죠. 키움 타자들이 어렵지 않게 김태형의 타구를 배럴 타구로 연결시키더군요. 회전 수와 무브먼트 등의 문제일 수도 있고, 투구폼의 문제(디셉션 등)일 수도 있습니다. 150km/h을 던져도 쳐맞는 게 프로 무대인데, 이런 포심으로는 버틸 수가 없죠.

 

지금 팀 평균구속을 보면 KIA는 하위권에 위치해 있죠. 정말 안타까운 현실입니다. 젊은 투수들이 팀에 너무 부족해요. 이호민, 성영탁을 너그러운 시선으로 보는 건 그들이 '젊기 때문'입니다. 구위를 더 끌어 올리지 못 하면, 1군에서 버틸 수가 없어요. 

 

젊은 투수들의 빠른 공을 위력적으로 가다듬는 거. 이게 KIA 육성시스템의 가장 큰 과제입니다.

 

 


선수 단평

 

  • 이창진 - 볼넷 2개만 해도 대단한데 홈런까지... 슬슬 타격감이 좋아지는 모습
  • 박찬호 - 타격에 눈을 떴나 싶을 정도로 3개의 타구가 모두 위력적
  • 최형우 - 왜 은퇴해도 이상하지 않을 시기에 커리어 하이를 찍는 거지?
  • 오선우 - 멀티 히트. 타석에서 대응도 나쁘지 않았음
  • 김석환 - 수비는 과욕. 그래도 이해는 한다.
  • 한준수 - 홈런보다 더 중요한 건 무사 만루에서 희생타였음.
  • 박민 - 아무리 봐도 타격 재능은 없어 보인다.
  • 최원준 - 살아났다가 땅팠다가... 넌 왜 중간이 없니? 그래도 오늘도 송구는 메이저리그급
  • 최지민 - 패전투수가 됐지만, 1.2이닝 동안 4개의 삼진. 앞으로도 이렇게 던지자.
  • 김현수 - 간신히 1군 생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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