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세 컨텐츠

본문 제목

[5/10] KIA : SSG - 3안타에 5득점하고 이긴 이유

KIA Tigers 경기 리뷰

by Lenore 2025. 5. 10. 22:10

본문

 

승리의 요인 - 경기를 잡은 박찬호의 발

 

오늘 KIA 타자들은 9이닝 동안 안타를 3개 밖에 못 쳤습니다. 심지어 상대팀은 홈런 2개를 쳤지만 팀 타선은 홈런 1개도 안 나왔어요. 그런데 무려 5득점을 뽑았고, 경기도 잡았습니다. 그 이유는 '박찬호' 때문이었죠.

 

1회 선두타자로 나오자마자 2루타를 치면서 나가더니 위즈덤의 3루 땅볼 때 3루 진루를 못 했지만, 3루 도루를 성공시키고 김도영의 희생타로 선취점을 올렸죠. 그야말로 박찬호가 발로 만든 1득점이었습니다.

 

6회 추가점 때도 볼넷으로 골라나가더니 앤더슨을 집요하게 1루에서 괴롭히다가 결국 도루를 성공했고 평정심을 잃은 앤더슨이 2루에 강한 송구를 하려다가 실책이 나와서 3루까지 갔죠. 이어 위즈덤의 희생타로 2득점.

 

동점을 허용하고 맞이한 8회에도 상대 내야진의 압박 수비에도 번트를 잘 대어서 추가점의 발판을 만들었고, 9회초에는 1사 만루에서 좌익수 희생타를 날리면서 이기는 점수를 완성시켰습니다. 

 

기록은 2타수 1안타 1볼넷 2득점 1타점 3도루. 마운드에서는 올러가 무실점 좋은 피칭을 하는 동안 공격에서는 박찬호 혼자 다 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죠. 오늘 경기 수훈갑입니다.

 

점점 톱타자 스러운 모습을 보이고 있는 박찬호

 

현재 박찬호의 출루율은 .375를 기록하고 있습니다. 1번 타자로 나쁘지 않은 수치죠. .380 이상을 기록하면 더 좋겠지만, 지금 타율이 작년보다 3푼 이상 낮음에도 이 정도 출루율입니다. 타출갭(순출루율, IsoD)이 지난해는 .056에 불과했는데 올 시즌 현재까지 .100을 찍고 있습니다. 당연히 커리어 최고 기록이에요.

 

규정타석을 충족한 타자들 중 박찬호의 순출루율은 리그 16위 입니다. KIA에서는 위즈덤(6위)과 이우성(13위)만이 박찬호 위에 있습니다. 

 

타석당 볼넷 기록도 13.8%를 기록하며 리그 11위 입니다. 반면, 삼진율은 10.6%에 불과해서 삼진 대 볼넷 비율은 1.31개를 기록하며 정수빈(1.62)에 이어서 리그 2위 입니다. 볼넷율, 삼진 대 볼넷 비율, 순출루율 당연히 커리어 최고 기록입니다. 

 

 

쉽게 말해서 박찬호는 '톱타자를 해보라니, 한 번 해보겠습니다.' 라는 선언을 하고, 그것을 증명하고 있는 셈이죠. 

 

그리고 올해는 도루 성공률도 현재까지 좋습니다. 8개의 도루를 기록하며 리그 4위를 달리고 있는데, 실패는 1번 밖에 없습니다. 지난해 도루 성공률 60.6%를 기록하며 지상 최고의 야알못 사이트인 엠모사이트에선 박찬호의 주루 능력이 완전히 죽었다고 낙인을 찍어 버렸는데, 현재까지는 매우 높은 성공률을 자랑하고 있죠.

 

단순히 생각해도 작년만 망가졌다고 생각하면 됩니다. 박찬호의 연도별 평균 도루 성공률을 살펴보면

 

  • 2019년 - 86.7% (39개 성공 / 6개 실패)
  • 2020년 - 65.2% (15개 성공 / 8개 실패)
  • 2021년 - 69.2% (9개 성공 / 4개 실패)
  • 2022년 - 84.0% (42개 성공 / 8개 실패)
  • 2023년 - 78.9% (30개 성공 / 8개 실패)
  • 2024년 - 60.6% (20개 성공 / 13개 실패)

 

2022년부터 2024년까지 최근 3년 중 작년만 성공률이 낮았고, 나머지 2개 시즌은 성공률이 80% 내외를 기록했습니다. 그런데 작년에 도루 성공률이 떨어졌다고 도루도 못 하는 폐급이라고 낙인 찍어 버리면 억울하지 않은 선수가 어디 있을까요.

 

오늘도 지상 최고의 야알못 사이트인 엠모사이트에선 1번타자 자리는 인쇄되어 있다느니 뭐니 하면서 조롱을 하던대, 이런 조롱을 하는 사람들은 결과를 보고 부끄러움은 느낄까 싶습니다. 자기 생각이 맞아야 하니 박찬호 못할 때만 기다리고 있겠지요. 지금 KIA엔 박찬호 만한 톱타자 자원이 없어요. 심지어 박찬호는 해마다 성장하면서 증명을 하고 있습니다.

 

옆 동네에서 박찬호를 비판하는 황당한 논리를 정말 많이 보는데 가장 황당한 논리가 '통산 성적' 가지고 까는 거죠. 박찬호는 데뷔해부터 2021년까지는 그냥 대수비 요원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었습니다. 하지만 본격적으로 타격에 눈을 뜬 2022년부터 WRC+를 살펴보면

 

  • 2022년 - 94.1
  • 2023년 - 109.5
  • 2024년 - 95.7
  • 2025년 - 113.7 (진행중)

 

위와 같이 리그 평균 수준의 공격력을 갖추고 있습니다. 수비 능력은 팀내 최고 수준이고, 작전 수행 능력과 주루 능력도 뛰어나고 내야 수비의 핵심인 유격수를 맡으며 넓은 수비 범위를 보여주고 있는데 선수의 소중함을 모르는 사람들이 많죠.

 

 

물론, 그 사람들이 왜 그러는 지는 알고, 저도 김도영이 유격수로 뛰는 모습을 보고 싶습니다만, 김도영이 유격수를 맡아줘야 한다는 논리로 박찬호를 까내리는 건 정당한 비판이라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여튼, 박찬호가 지금의 성적을 얼마나 유지할 지는 지켜봐야겠지만, 올 시즌 끝까지 타출갭 .100 유지하고 WRC+ 100 정도만 기록해도 유격수와 톱타자 문제에 고심을 하는 구단들은 박찬호에게 적극적으로 배팅해볼 것 같습니다.

 

전 KIA가 박찬호를 잡을 거라는 생각은 하지 않습니다. 팀에서도 박찬호 잔류에는 크게 애쓸 것 같진 않네요. 1군과 2군에 대기 중인 내야수 유망주들이 있으니까요. 그리고 잘하고도 욕 하는 일부 악성 팬덤 때문에라도 다른 팀 가서 행복야구했으면 좋겠네요.

 

황동하의 부상, 투수뎁쓰 문제에 고민을 더하다

 

어제 황동하의 교통사고 소식이 전해졌죠. 지난해 KIA 투수력에 큰 보탬이 됐던 곽도규에 이어 황동하까지... 오늘도 이준영이 아니라 곽도규가 등판했으면 동점을 허용했을까요?

 

이준영이 좌타자 상대로 슬라이더라는 매력적인 무기가 있지만, 그 슬라이더 하나 밖에 없으니 상대팀에서 대비를 요즘엔 잘 하고 있죠. 실제로 올해 이준영 좌타 상대 피OPS가 1.095를 기록하고 있습니다. 우타보다 더 나쁩니다.

 

황동하가 빠진 것도 공백이 크죠. 일단 전치 6주에 다시 보강 운동 하고 빨리 회복해야 8월 복귀일 것 같고, 최악의 경우 시즌 아웃까지도 고려해야 할 수도 있습니다. 2달 정도 허리를 제대로 못 쓰는데 온몸을 써가면서 투구를 하는 투수 입장에서는 정말 최악이죠.

 

황동하가 빠지면서 가뜩이나 허약한 투수 뎁쓰가 더 약해졌죠. 이의리가 복귀한 이후에는 황동하를 추격조로 쓰면서 지고 있는 경기에서도 반전의 계기를 마련할 수 있는 무기로 쓸 수 있는데, 황동하가 이탈하면서 이런 역할을 해줄 수 있는 투수가 사라졌습니다.

 

지금 10개 구단 중 불펜 뎁쓰가 가장 약한 팀이 키움과 NC를 제외하면 KIA가 아닐까 싶을 정도입니다. 전상현, 조상우, 정해영의 승리계투조야 정상 컨디션만 회복하면 믿을만 하지만, 전상현, 조상우, 정해영과 나머지 투수들의 간극이 크죠. 최지민은 볼넷 허용이 너무 많아서 불안하고, 임기영은 여전히 똥볼만 던지고...

 

결국, 누군가 2군에서 튀어 나오지 않으면 불펜 뎁쓰 문제 때문에 시즌 내내 어려움을 겪을 가능성이 큽니다. 양현종이 설령 반등한다고 해도 여전히 선발 한 자리는 불안하고, 윤영철이 과연 구위를 회복할 수 있을 지도 의문. 여기에 이의리가 복귀하더라도 윤영철을 과연 백정현처럼 불펜으로 쓸 수 있을까도 의문입니다. 모든 게 미지수죠.

 

전 올해 KIA가 우승... 아니 상위권... 아니 5강에도 못 들면 그 이유는 투수 뎁쓰 때문이라고 생각할 것 같습니다. 그 정도로 1군에 믿고 올릴만한 투수 숫자가 적어요. 다른 팀들은 젊고 공이 빠르지만 아직 경험이 부족한 선수들이 뎁쓰를 채워주는 데 KIA는 그 뎁쓰를 김건국, 이형범, 임기영처럼 30대 선수들이 채워주고 있다는 게 정말 큰 문제죠.

 

오늘 김기훈과 김현수가 2군에서 올라왔던대, 김기훈이 좀 나아졌으면 좋겠습니다. 그런데 김기훈은 최지민 저리 가라 할 정도로 투구 밸런스가 오락가락하기론 지상 최강 수준이라 역시 믿음이 안 가네요. 김현수는 1군에서 통할 수 없는 약한 구위가 문제고(그냥 나이만 젊은 이형범 아닌지) 여튼, 황동하의 이탈은 정말 팀에 큰 타격이 될 것 같습니다. 전 솔직히 황동하 부상 소식 듣고 리핏은 마음 비웠습니다.

 


선수 단평

 

  • 위즈덤 - 아직 몸살 안 나은 거지? 그렇지?
  • 김도영 - 8회 결정적인 병살타가 나올 뻔 했는데, 운이 좋았다.
  • 최형우 - 타격감은 나빠 보이지 않았음
  • 김선빈 - 땅 파는 그 시기인가...
  • 이우성 - 답 없는 수비
  • 오선우 - 상대 투수 생각하면 삼진 많이 당하는 건 괜찮다. 안타 하나 쳤으니 됐다.
  • 한준수 - 볼배합이 답답했음, 슬라이더 몰리고 있는데 왜 또 슬라이더?
  • 박정우 - 확실하게 콜을 했으면 잡아야지
  • 올러 - 컨디션 안 좋은 와중에도 삼진능력을 바탕으로 위기를 넘기다.
  • 전상현 - 잘 던졌는데 뒷 투수가 하필...
  • 이준영 - 좌완 원포인트 역할을 못 해주고 있음
  • 조상우 - 결과는 나쁘지 않은데 볼이 너무 많음.
  • 정해영 - 작년에 최정에게 홈런 맞은 게 생각났는데... 한유섬은 빠져서 다행.

 

관련글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