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세 컨텐츠

본문 제목

[5/6] KIA : 키움 - 작전으로 잡아낸 경기

KIA Tigers 경기 리뷰

by Lenore 2025. 5. 6. 18:24

본문

 

승리의 요인

 

오늘 병살타가 무려 3개(김도영, 정해원, 김선빈)나 나오면서 찬스를 계속 잡았음에도 득점을 올리지 못 했고, 수비에서 흔들리며 무실점으로 끝날 이닝이 3실점(이게 다 자책점이라니)이 되면서 어려운 경기가 될 뻔 했는데 8회 이범호 감독의 작전이 모처럼 통하면서 간신히 이길 수 있었습니다.

 

 

결승점을 뽑아 낸 페이크 앤 슬래시

 

7회말 1사 1루 위기에서 이번 시리즈에서 타격감이 가장 좋은 송성문의 타구가 굉장히 잘 맞았는데 이 타구가 1루수 위즈덤의 글러브에 빨려 들어가면서 더블 아웃으로 위기를 넘기면서 분위기를 가져왔죠.

 

주전으로 서서히 자리 잡고 있는 6번 오선우가 8회에 볼넷으로 출루하면서 찬스를 잡았고, 이때도 번트를 댈 수 있었는데, 8-9번이 약한 타자들이니 한준수를 믿고 강공으로 나갔습니다.

 

1할대 타자가 타석에 들어섰는데, 왜 번트가 아니라 강공이냐고 생각할 수 있는데, 앞서 언급했듯이 뒷 타자들(정해원, 박정우)이 경험이 없는 타자들이고, 한준수 지금 타율이 낮긴 한대(.182) 잘 맞은 타구가 계속 수비 정면으로 가는 등 운이 잘 안 따르고 있죠.

 

 

실제로 현재까지 한준수의 BABIP가 .178 밖에 안 됩니다. 그냥 완전한 억까 상황이라고 봐야죠. 올해 한준수는 심지어 볼넷을 더 잘 골라나가고 있고, 삼진율도 작년과 동일한데 인플레이 타구가 계속 아웃으로 잡히고 있습니다. 순장타율도 .163로 작년(.149)보다 좋고요. 계속 타석수를 늘려가면 억까를 이겨내면서 타격 스탯도 회복할 거라고 봅니다.

 

여기에 잘 잡아당기는 타자라서 병살 확률이 낮다고도 생각한 것 같습니다. 다만, 타구 속도가 빠르고 다리가 느려서 병살 확률이 마냥 낮지만은 않아서, 강공으로 밀고 간 건 배짱있는 수라고도 볼 수 있어요. 실제로 오늘 찬스 상황마다 믿었던 타자들(김도영, 김선빈)이 병살을 쳤으니까 말이죠. 그럼에도 강공으로 밀고 간 첫 번째 칭찬할 부분입니다.

 

무사 1, 2루 상황이니 당연히 100% 번트 상황이죠. 이범호 감독은 경험이 적은 정해원을 빼고 좌타자에 발 빠른 김규성을 대타로 냅니다. 당연히 번트를 염두에 둔 교체였고요. 그런데 김규성은 초구 볼을 흘려 보낸 다음에, 2구째 낮은 코스로 들어 오는 직구를 컨택만해서 전진수비했던 1루수 머리 위를 절묘하게 넘기는 적시타를 쳤습니다.

 

내내 꼬이고 있었고, 말리고 있는 상황에서 이 적시타가 굉장히 컸어요. 여기에 다음 타자 박정우가 삼진으로 물러나면서 계속된 기회를 살리지 못할 수도 있었는데 때마침 폭투가 나오면서 추가점이 나오며 경기 후반부를 안심하게 만들었고요.

 

 

김도현, 컨디션이 나쁜 날에도 잘 버텨주다.

 

1회 김도현 던지는 거 보고 오늘 컨디션이 안 좋구나 싶었습니다. 제대로 들어가는 공이 별로 없고, 공이 다 손에서 빠지더군요. 홍원기 감독이 오늘은 1-2번에 타격감 좋은 송성문과 최주환을 배치하면서 압박감이 느껴지기도 했을 겁니다. 그래서 쉽게 승부에 못 들어가고 연속 볼넷으로 무사 1, 2루를 만들고 시작했죠.

 

그리고 다음 타자 카디네스를 147km/h 포심을 존 안에 넣으며 중견수 플라이로 유도했는데 이때 박정우의 BQ가 너무 문제가 됐죠. 경기 후반도 아니고 경기 초반인데 2루 주자의 3루 진루를 막으려고 3루에 송구하는 건 판단 착오입니다. 1점이 중요한 후반부면 모를까, 1회면 '적은 실점'을 하는 상황을 만들어야지, 이때 3루로 송구하면서 1루 주자까지 2루에 살려주면서 대량 실점의 위기를 자초했죠.

 

이어서 푸이그의 강한 2루 땅볼이 나왔는데, '야만없'이라지만, 1사 1, 3루 상황이었으면 병살타로 실점 없이 이닝을 끝낼 수도 있었던 상황이었습니다. 여러모로 박정우의 생각 없는 송구가 아쉬운 부분이죠. 그리고 김태진에게 던진 포심이 가운데 높게 몰리면서 또 적시타를 허용하면서 역전 당했고요.

 

2회 곧바로 위즈덤의 적시타로 다시 리드를 잡았지만, 쉽게 내릴 수 있어 보였던 조영건에게 5회까지 끌려 다니면서 더 이상의 점수를 뽑지 못 하는 동안, 5회 시작부터 위즈덤의 수비가 아쉬웠죠. 비교적 빠른 타구이긴 했지만 앞전 수비에서는 그보다 더 빠른 타구를 잘 잡아낸 선수가 이용규의 타구를 뒤로 흘리면서 2루타가 됐습니다.(당연히 실책이라고 봤는데 왜?)

 

김도현이 그럼에도 불구하고 타격감이 가장 좋은 송성문과 최주환을 결정구 슬라이더로 연속 삼진 잡아내며 위기를 넘기나 했는데 카디네스가 존 안에 들어오는 빠른 공을 놓치지 않았죠. 

 

하지만 1~2회에 비교적 많은 공을 던지면서 오늘은 잘 해봐야 5회가 한계라고 봤음에도 6회까지 4피안타 3볼넷 5탈삼진 3실점으로 QS를 달성한 점은 굉장히 높게 사고 싶습니다. 이러면서 선수 본인도 성장을 하는 거죠.

 

현재까지 KIA 성적이 생각보다 오르지 않은 이유는 작년보다 타선이 죽은 게 가장 큰 원인이지만, 여기에 외국인 투수들 수준과 다른 국내 투수들의 부진한 활약도 발목을 잡고 있습니다. 

 

이 와중에 김도현의 성장은 참 긍정적인 부분입니다. 양현종이 이제는 하위 선발로 내려온 상황이니 버팀목이 되어 줄 국내 선발투수가 필요했는데 김도현이 딱 나온 셈이에요. 첫 풀타임 선발 기회가 주어질 것 같은데, 올해 잘 넘기면 KIA에 가장 부족한 우완 정통파 선발 투수로 성장을 기대해도 좋을 것 같습니다.

 

 

김도현은 이진영과 이민우를 한화에 주고 받아 왔습니다. 이민우는 하나도 아쉽지 않았지만 개인적으로 2군에서 충분히 가능성을 보여줬고, 1군에서도 장타력을 보여준 이진영을 보낸 건 너무 아까웠는데, 김도현이 국내 3선발 역할을 해낸다면 내준 이진영이 아깝지 않은 대활약이죠. 

 

오히려 한승혁 - 변우혁 트레이드는 변우혁 데리고 온 게 개이득이라고 생각했는데 한승혁이 32살 나이에 드디어 기대하던 포텐을 터뜨릴 줄이야...ㄷㄷㄷ 하지만 변우혁 2000년생으로 아직 젊은 선수이니까 포기하지 말고 꾸준히 기회 줬으면 좋겠습니다.

 

 

여튼, 오늘 선발 매치업도 그렇고 주자 나간 상황도 그렇고 투수 쏟아 부은 것도 그렇고 무조건 잡았어야 할 경기였는데 8회 좋은 작전이 들어 맞은 덕분에 이길 수 있어서 다행입니다. 예상과 달리 내일 4일 쉬고 로젠버그 등판에 황동하가 선발이라서 질 가능성이 큰데 2승 해둬서 정말 다행이고요.

 

 


선수 단평

 

  • 박찬호 - 오늘도 멀티 출루와 든든한 수비
  • 위즈덤 - 두 번째 타석 적시타는 좋았지만, 무사 1, 3루에서 삼진은 좀...
  • 김도영 - 2회에 병살 말고 적시타 쳤으면 더 쉽게 경기도 풀어갈 수 있었을텐데
  • 최형우 - 어제의 영웅, 오늘은 1사 만루 3-1에서 한가운데 실투에 파울 플라이. 이런 게 야구지
  • 김선빈 - 어제 너무 힘을 썼나...
  • 오선우 - 30cm가 아쉬웠던 홈런. 올해 포텐 터지나?
  • 정해원 - 결과가 안 좋았지만, 무사 1루에서 강공 지시는 선수 성장에 밑거름이 될 것
  • 박정우 - 드디어 통산 첫 도루 성공. 1회 수비는 BQ 문제를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 전상현 - 확실히 예년만 못 함
  • 이준영 - 하늘이 도와 준 승리
  • 조상우 - 2개의 안타도 문제지만, 타구들이 다 정타였다.
  • 정해영 - 삼진 2개를 곁들이며 완벽한 마무리로 행진 중

 

관련글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