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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11] KIA : SSG - 터지지 않는 타선, 볼질하는 불펜, 못 잡는 수비

KIA Tigers 경기 리뷰

by Lenore 2025. 5. 11. 23: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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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배의 요인

 

가장 큰 패인은 타선입니다. 이번 3연전에서 KIA 타자들은 금요일 3안타(박찬호 원맨쇼로 이김), 오늘 1차전 7안타, 2차전 1안타. 도합 3경기에서 11안타 쳤습니다. 1경기당 안타 수가 4개도 안 됩니다. 전 오늘 2차전 기록지 보고 깜짝 놀랐어요. 김도영 홈런 아니면 안타가 없네?

 

 

심각한 KIA 타선의 슬럼프

 

지난해 KIA 타선은 리그에서 압도적인 1위였습니다. 그런데 지금 KIA 타선은 WAR 7위, OPS 6위, WRC+ 6위를 기록하고 있습니다. 올해는 작년처럼 타고 현상이 적어서 WRC+로 비교를 하면 주전 타자들의 WRC+는 아래와 같습니다. (포지션 번호 순이며, 괄호 안이 작년 기록)

 

  • 한준수 66.3 (105.2)
  • 김태군 60.7 (85.3)
  • 위즈덤 151.6 (121.2 ※ 소크라테스 기록)
  • 김선빈 122.5 (117.4)
  • 김도영 143.3 (172.5)
  • 박찬호 112.5 (95.7)
  • 이우성 106.5 (99.8)
  • 최원준 49.7 (110.1)
  • 나성범 117.1 (118.4)
  • 최형우 156.0 (119.0)

 

작년보다 좋은 선수는 소크라테스 대신 들어 온 위즈덤, 김선빈, 박찬호, 이우성, 최형우 다섯 명이 전부이고, 위즈덤과 김선빈은 이번 주에 성적을 엄청 까먹었죠. 이우성은 오늘도 2차전 패배의 빌미가 된 좁은 수비 범위를 보여주면서 WRC+ 140은 쳐야 용서되는 수비 능력을 보여주고 있기도 하죠.

 

이렇게 적으니 5명이나 작년보다 잘하고 있긴 한대, 올해 투고타저라서 못 하는 타자들의 성적이 더 눈에 띄고 있죠. 한준수, 최원준이 거의 반토막이 난 게 크고, 김도영은 부상으로 규정타석 50%도 못 채운 상황입니다. 

 

 

사실, 주전급보다 더 심각한 건 백업 야수들이에요. 지난해 WRC+ 100 이상을 기록한 백업 선수가 서건창(124.5), 이창진(107.0), 변우혁(119.0)인데, 서건창은 33.4를 기록하며 2군 내려갔고 이창진은 부상으로 한 경기도 못 뛰고 있으며, 변우혁은 70.0을 기록하는 데 그치고 있습니다. 89를 치면서 내야수치곤 괜찮았던 홍종표도 35.3에 그치고 있고요.

 

KIA 타선의 가장 큰 강점으로 두터운 야수진을 꼽았는데 리그가 투고타저 기조가 되면서 타자들의 기량 차이가 작년보다 더 벌어졌죠. 1군 경험이 적은 타자들이 아무래도 더 자리 잡기 어려운 환경이 조성이 되었습니다. 

 

위에 WRC+를 찾으면서 든 생각이 뭐냐면, 투고타저 기조 속에서 지금 주전 타자들의 공격력이 크게 나아지기란 어렵겠구나라는 생각입니다. 크게 뒤쳐지는 선수들이 한준수와 최원준인데, 한준수는 포수라는 포지션 특성 상 체력 이슈 때문에 타격폼 회복하는 게 쉽지 않아 보이고, 최원준은 회복해봐야 WRC+ 100 내외죠.  위즈덤, 김선빈, 최형우는 지금 기록만 유지해도 준수하고요.

 

결국 백업급들이 더 좋은 활약을 해줘야 하는데, 리그에 올해처럼 외국인 투수들이 전체적으로 수준 높은 적은 근래 들어 있을까 싶고, ABS 시행 2년차를 맞이해 강속구 투수들이 하이패스트볼로 재미를 많이 보면서, 구위가 좋은 투수를 많이 보유한 팀이 리그 운영에서 주도권을 쥐고 있습니다.

 

KIA 타자들의 문제가 이 구위 좋은 투수들에게 너무 약하다는 것 같아요. 귀찮아서 기록을 다 찾아 보지 않았지만 이번 3연전만 봐도 앤더슨과 화이트는 평균 구속이 150km/h을 넘는 투수들이고, 김광현이 오늘처럼 좋은 컨디션을 찾아 버리니까 안타 1개도 간신히 쳤죠. 그리고 SSG 불펜에 구위 좋은 투수들이 연달아 나오니까 공략을 전혀 못 합니다.

 

 

김도영이 돌아오면 타격 슬럼프가 좀 끝나고 작년보다는 못 하지만 그래도 리그 3손가락 안에 드는 활약을 하지 않을까 싶었는데 지금 타선에 주전급은 나성범 한 명 빠졌음에도 WRC+ 100을 기록하며 리그 평균 수준의 공격력을 보여주는 데 그치고 있죠. 지난해 WRC+ 114.1을 기록하며 2위 LG(106.1)보다 훨씬 좋은 공격력이었는데 말이죠.

 

다른 팀들은 강속구 투수들의 공을 어떻게 공략하는 지 모르겠습니다. 그런데 지금까지 KIA 타선은 백업들의 부진 그리고 센터 라인 수비가 무너지면서 공격력까지 무너지는 모양새라 지금의 공격력이 회복이 될 지 모르겠어요. 사실, 타선은 변수가 너무 많기도 합니다. 2023 시즌에 WRC+ 118.6을 기록했던 LG 타선이 1시즌 만에 106.1로 떨어진 게 팀 공격력인걸요. 그래서 투수력이 좋아야 변수를 줄일 수 있죠.

 

 

여전히 볼질하는 불펜투수들

 

최지민은 오늘도 어김없이 볼넷 2개를 주고 마운드 내려왔습니다. 지난 주 수요일 고척 대참사 때 이후 두 번째 등판이었으니 지금 4연속 볼넷만 던지고 앉았습니다. 지금 팀에 아무리 투수가 부족해도 최지민은 2군 내려서 다시 밸런스 조정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아무리 150km/h을 던져도 존에 못 넣으면 소용이 없죠.

 

문제는 최지민 뿐만 아니라 팀에 볼질하는 불펜투수들이 너무 많다는 점이에요. 아래는 올해 KIA 주요 구원진의 볼넷 허용률입니다. (괄호 안은 작년 기록)

 

  • 최지민 22.2% (17.8%)
  • 조상우 13.8% (11.7%)
  • 임기영 12.5% (7.8%)
  • 전상현 11.6% (7.4%)
  • 정해영 8.3% (7.6%)
  • 황동하 7.9% (9.5%)
  • 이준영 6.5% (10.6%)

 

황동하와 이준영 말고는 모두 나빠졌습니다. 정해영이야 작년이랑 큰 차이가 없다고 쳐도, 볼넷 없기로 유명한 전상현의 볼넷 허용이 너무 늘었고, 작년에도 안 좋았던 최지민은 더 안 좋아졌고, 조상우는 작년에도 많았는데 올해는 더 늘었습니다. 임기영은 공도 느린대 자기 공에 대한 자신감이 없으니 볼넷이 늘었고요.

 

이준영은 볼넷 허용이 줄어든 대신 슬라이더가 존에 박히면서 피OPS는 급격하게 나빠졌고, 황동하가 그나마 큰 성장을 보였으나 불의의 교통사고로 지금 최소 두 달 아웃이죠. 올 시즌 내에 건강하게 복귀할 지도 미지수고요.

 

 

오늘도 만루 상황에서 밀어내기 밀어내기 밀어내기. 아주 환장하는 줄 알았습니다. 키움 전 대참사 때와 똑같아요. 그때도 조상우가 쓸데없이 8-9번 타자에게 볼넷 허용하면서 대역전패의 단초를 제공했죠. 오늘 2차저도 목요일 경기 연장선상입니다. 그때의 볼넷 바이러스가 이젠 전상현에게까지 감염이 되어 버렸습니다.

 

불펜진이 좋아질 지 잘 모르겠습니다. 계속 반복해서 하는 말이지만, 구위가 떨어진 건 아니라서 볼넷 허용만 줄이면 제 궤도에 오를 수 있을 거라고 봐요. 그런데 그때가 언제인지 모르겠고, 조상우와 전상현이야 보여준 가락이 있으니 볼넷 허용율이 줄어들 거라는 기대는 되지만, 최지민은 지금 현상황에서는 투구 폼 다시 만들어야 해서 제구 잡을 때까지 시간이 꽤 걸릴 것 같습니다. 그러면 가뜩이나 구위 없는 투수들이 많은 불펜진에 한 명이 더 빠지는 거죠. 투수 뎁쓰의 악순환입니다.

 

 

일단, 중견수는 김호령 박고 시작하자

 

1차전은 일하느라 봐서 대충 봤는데 그냥 네일이 무너졌다고 봐도 되겠지만, 중간중간... 아, 박정우가 아니라 수비가 좋은 중견수였다면 어땠을까 라는 생각이 드는 장면이 몇 개 보였습니다. 

 

2차전은 아주 심각하죠. 애초에 1안타 1득점으로 이길 거라고 기대하는 것 자체가 도둑놈 심보이긴 했지만, 6회 선두타자 1군 경험이 매우 적은 채현우의 타구를 3루타로 만들어 준 이우성의 수비를 탓 하지 않을 수가 없습니다. 

 

 

타구가 잘 맞긴 했지만, 이우성의 주력이 떨어지니 그 타구가 바로 코 앞에서 떨어졌죠. 유독 이우성이 외야수비를 보면 이런 타구가 너무 많습니다. 주력이 모자라서 1~2발자국 차이로 놓치는 타구. 심지어 이우성은 어깨도 약해서 주자 억제가 안 되는 선수입니다.

 

오늘 이우성이 중견수를 뛴 건 박정우가 부상을 당하면서 어쩔 수 없었던 탓이지만, 애초에 김호령을 1군 엔트리에서 제외할 게 아니었죠. 최원준을 내리면서 김호령까지 내린 건 이해하기 어려운 엔트리 운용입니다. 이러면 외야 대수비 요원이 한 명도 없어요. 박정우는 주전 중견수 역할을 해줘야 하니까요.

 

김석환이 2군에서 좋은 활약을 했으니 1군에 한 번 올려준 것 같은데, 김석환은 오선우와 완벽히 겹치는 선수입니다. 쓸 거면 오선우와 김석환 둘 중 하나를 기용하는 게 맞고, 둘 다 쓰려면 둘을 코너 외야수로 써야하는데, 이러면 정해원도 겹치죠. 납득이 어려운 엔트리 활용입니다.

 

 

전, 김호령의 타격 능력을 매우 낮게 봅니다. 내야수 김규성과 외야수 김호령은 타격 재능이라곤 눈곱만큼도 안 보이는 스윙을 하고 있고 둘 다 컨택률이 심각하게 낮습니다. 

 

그런데 투고타저 현상이 강화된 올 시즌은 중견수 김호령으로 풀타임을 보내도 그러려니 할 것 같습니다. KIA 외야수비가 너무 약하니까 말이죠. 전 개인적으로 외야수는 수비력보다는 공격력을 우선해서 기용해야 한다고 보는 편인데, 올해 KIA 외야수비를 보면 해도해도 너무 합니다.

 

그리고 KIA 중견수들의 모습을 보면서, 수비가 좋은 중견수의 가치를 알게 되었고요. 김호령 9번 중견수로 당분간 인쇄해서 라인업 짜도 뭐라고 안 할테니, 그냥 무지성 김호령 기용했으면 좋겠습니다. 최원준이 2군에서 타격 밸런스 찾을 때까진 말이죠. 그리고 여차하면 풀 시즌 내내 김호령을 써야 할 수도 있어요. 최원준도 운동 능력만으로 수비를 하는 선수라...

 

경기를 제대로 보지도 못했고, 올해 KIA 미래가 어두워 보여서 1-2차전 선수 단평은 생략합니다. 그동안 매경기 리뷰를 적었는데, 점점 인내심에 한계가 느껴지네요.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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