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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16] KIA : KT - 1안타로는 이길 수가 없어

KIA Tigers 경기 리뷰

by Lenore 2025. 4. 16. 23: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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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배의 요인

 

1안타 밖에 못 쳤으니까요. 끗.

오늘 경기 후기는 정말 쓸 내용이 적지 않습니다. 그래서 작년과 올해 통틀어서 가장 짧은(?) 후기가 될 듯 싶군요.

 

1회 찬스를 무산시킨 황당한 라인업과 작전

 

1회말 KIA 공격, 오원석은 공을 채지 못 하고 밀어 던지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그 영향으로 박찬호가 볼넷을 골라 나갔죠. 무사 1루 상황. 오선우가 타석에 들어 섭니다.

 

오선우를 2번으로 쓰는 것에 대해서는 지난 경기 리뷰에서 언급했으니 따로 더 언급 안 하겠습니다. 한 마디만 더하면 이범호 감독은 구시대적인 라인업을 선호하는데 그렇다면 2번에는 '작전 능력이 뛰어난 쌕쌕이'를 쓰던지 해야죠. 그런데 오선우는 작전 능력이 뛰어난 쌕쌕이 타입도 아닙니다. 그냥 지금은 '공갈포'에요.

 

더 큰 문제는 오늘 선발 좌익수가 '좌타자' 오선우라는 점입니다. 오원석은 슬라이더가 장점인 투수입니다. 올 시즌 오원석의 슬라이더 피안타율은 .071 입니다. 심지어 올 시즌 오원석이 던진 슬라이더를 안타로 만든 '왼손타자'는 단 한 명도 없습니다.

 

슬라이더는 같은 손 타자에게 위력을 발휘하는 대표적인 구종입니다. 그 덕에 오원석의 올 시즌 좌타 상대 피OPS는 .478에 불과합니다. 반면, 우타 상대로는 피OPS가 .678 입니다. 

 

올해만 그런 게 아닙니다. 작년에도 우타 피OPS .782, 좌타 피OPS .734. 이었을 정도로 좌타를 더 잘 잡는 '왼손투수'입니다. 그런데 컨택 능력이 떨어지는 오선우를 2번 타자로 내세운다? 1회 참사는 예고된 참사죠.

 

 

오원석이 오선우를 상대로 던진 6개의 투구 중 존에 들어 온 공은 3구째 포심 단 1개였습니다. 4구째 몸 쪽 포심에 파울, 5구째 빠른 공은 골라냈지만, 6구째 자기 머리 쪽으로 오는 크게 빠지는 하이 패스트볼에 헛스윙을 하면서 아웃 카운트가 올라갔죠.

 

문제는 3-2 상황에서 런앤히트가 걸렸다는 겁니다.(벤치의 지시인지 박찬호의 판단인지 모르겠지만) 오선우는 2군에서도 삼진이 많은 선수이고, 통산 헛스윙률이 37.1%에 달합니다. 왼손타자에 강한 왼손투수가 던지고 있는데, 헛스윙율이 높은 타자가 풀카운트 상황인데 런앤히트를 걸었다? 확률 낮은 배팅을 한 거죠.

 

경기 후반에 했으면 눈곱만큼이라도 이해하겠는데 경기 후반도 아니고 1회였고, 오원석의 제구는 날리고 있었습니다. 심지어 오원석은 고영표처럼 볼넷이 없는 투수도 아니고, 통산 9이닝 당 볼넷이 4.6개, 지난해 9이닝 당 볼넷 4.8개. 올해도 9이닝 당 볼넷이 4.6개인 투수입니다. 도대체 왜? 1회 제구가 안 잡힌 투수 상대로 작전을 건거죠?

 

1회 찬스를 무산시킨 대가는 컸습니다. 뭐에 흘렸는 지 KIA 타선은 오원석을 상대로 6회까지 노히트였고, 7회에 최형우가 간신히 1-2루간의 땅볼 안타로 노히트만 간신히 면했습니다. 

 

잘 맞은 타구도 거의 없었습니다. 박찬호의 타구 2개가 잘 맞긴 했는데 호수비에 다 걸렸죠. 나머지 타자들 중에 정타도 거의 없었어요. 어제 언더핸드 투수가 던지는 느린 체인지업 보다가 오늘 왼손 투수가 던지는 빠른 공(이라기엔 오원석의 평균 구속은 143.4km/h로 좌투수 치고 빠른 공이지, 왼손 외국인 투수급으로 빠른 공도 아닙니다.)을 보니 히팅 포인트를 못 찾은 게 아닐까 싶어요. 

 

위즈덤을 5번으로 쓰는 똥멍청이

 

1번 타자 박찬호 기용도 문제이지만(본인도 부담감 때문에 스트레스 받아 하는게 보입니다.) 더 큰 삽질은 2번에 경험 부족하고 컨택 능력 떨어지고 한 방이 있는 타자를 쓰는 점. 그리고 정작 출루 능력이 가장 뛰어난 타자는 5번으로 쓰고 있는 게 더 큰 문제입니다.

 

도무지 2번 오선우, 5번 위즈덤을 쓰는 논리 구조를 이해할 수가 없어요.

 

전 가급적 현장의 시각을 존중하는 편이고, 이범호 감독은 단점(구시대적인 라인업 구성)보다는 장점(리더쉽과 선수 관리 능력)이 더 큰 감독이라고 생각은 들지만, 라인업 들 때마다 도대체 무슨 생각으로 짜는 지 모르겠습니다.

 

출루율 4할이 훌쩍 넘는 타자를 왜 5번으로 쓸까요? 상대 투수는 슬라이더를 잘 던지는 왼손인데, 왜 좌타자를 라인업에 무려 5명이나 포진시켰을까요? 대체제가 없었을까요? 왜 좌타자 오선우를 선발로 세웠을까요?

 

왜 김규성이 계속 2루수로 나오고 있을까요? 왜 최원준은 라인업에 있을까요? 왜 이창진은 아직도 1군에 없을까요? 윤도현을 쓰고 싶으면 지금 쓰지 왜 정작 필요 없을 때는 쓰고, 필요 할 때는 안 쓰고 있을까요?

 

현재 KIA 라인업은 우타자가 너무 부족합니다. 김도영과 김선빈이라는 리그 탑급 우타자 둘이 빠졌기 때문이죠. 그런데 이우성이라는 선택지가 있음에도 오선우를 쓴 사실은 아무리 아무리 아무리 머리를 굴려봐도 모르겠습니다. 지난 주에 홈런 쳐서 기분이다 싶어서 쓴 걸까요?

 

 

도무지 모르겠습니다. 도무지.

 

오늘 박찬호가 그나마 볼넷 1개를 골라 나갔고 좋은 타구도 유일하게 팀에서 2개나 날렸기에 1번으로 기용하는 건 조금 더 참아 보겠습니다.

 

그런데 내일도 위즈덤을 5번으로 쓰면 광주 내려가서 멱살 잡고 싸다구 날리고 싶습니다. 

 

그냥 2번 위즈덤, 3번 나성범(나성범도 요즘 참 별로지만), 4번 최형우. 5번 이우성.

 

이게 그렇게 어렵나요?

 


 

선수 단평

 

  • 박찬호 - 지난해 좋았던 운, 올해 전부 상환 받고 있음
  • 오선우 - 경기를 망친 1회 헛스윙. 그래도 수비는 생각보다 괜찮았음
  • 이우성 - 타석에서 볼넷 고른 건 칭찬. 짧은 플라이 타구라서 홈 승부가 충분히 가능했음에도 송구 자세 엉망으로 취한 최악의 수비. 고졸 신인 박재현을 본받아라.
  • 나성범 - 이제 진짜 먹튀 소리 나오네
  • 최형우 - 팀을 망신살에서 구해 낸 안타
  • 위즈덤 - 사이드암 약점 잡혔네
  • 변우혁 - 장타자가 왜 컨택 스윙을 이른 카운트부터 하고 앉았지?
  • 최원준 - 그냥 2군으로 가라
  • 김태군 - 2할도 못 치고 있음
  • 김규성 - 거포도 아니고 규정타석도 못 채웠는데 삼진 리그 9위
  • 김도현 - 비록 승은 못 챙겼어도 4경기 연속 호투. 볼넷을 1개 밖에 주지 않은 점이 가장 고무적
  • 전상현 - 이제 승리계투조로 써도 됨
  • 황동하 - 투구 내용에 비해 유독 운이 안 따르네
  • 이준영 - 잘 던졌는데 그걸 내야 안타로 만든 강백호가 미친 놈
  • 김건국 - 개망할 줄 알았는데 생각보다 잘 던짐. 추격조로 일단 생존 확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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