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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23] KIA : NC - 노장들의 활약은 언제까지일까

KIA Tigers 경기 리뷰

by Lenore 2025. 3. 23. 21: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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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스케줄 근무를 하고 있는 관계로 일요일에도 근무를 합니다.(대신 주중에 하루를 쉼) 그래서 일요일 낮경기의 경우, 야구 중계에 집중할 수 없어요. 다만, 저 혼자 근무하는 지라(ㅋㅋ) 야구는 틀어 놓고 근무를 합니다. 하지만 우선이 되어야 할 건 업무이고(저 월급루팡 아님. 할 건 다 함), 야구 중계는 부수적인 거죠. 그래서 풀경기를 보는 건 아니고, 그냥 상황만 가끔 확인하는 정도입니다. 그러다보니 일요일 낮경기 중계는 양질(?)의 리뷰는 올리기 어려울 것 같네요.

 

양현종 세월의 흐름은 어쩔 수가 없나

 

양현종이 개막전 선발로 나오긴 했는데 양현종이 팀에서 두 번째로 믿음이 가는 선발이라서가 아니라, 네일과 올러의 스타일이 비슷하다보니 중간에 양현종을 섞었다고 생각합니다. 여기에 베테랑 투수에 대한 예우(예우를 할 필요가 있을까 의문을 제기할 수 있지만, 야구도 사람이 하는 건대 팀 케미스트리를 위해서는 어느 정도 필요하다고 봅니다.)도 있을테고, 홈 개막전인데 팀의 상징과도 같은 선수를 선발로 내는 건 당연하다고 생각해요.

 

다만, 슬프게도 양현종은 구위로 NC 타자들을 압도하지 못 했습니다. 사실, 지난해에도 양현종은 구위로 상대를 압도하질 못 했어요. 선수의 구위가 뛰어난 지 아닌 지 판단하는 스탯 중 저는 9이닝 당 탈삼진율을 선호하는데, 지난 시즌 양현종의 9이닝 당 탈삼진은 6.78개를 기록하며 2016년(6.56개) 이후 가장 나쁜 수치였습니다. 상대타자 대비 탈삼진율도 17.7%를 기록하며 2016년(17.2%) 이후 가장 안 좋았어요.

 

지난 시즌 규정이닝을 충족한 투수가 20명인데, 양현종의 탈삼진율은 뒤에서 4번째로 나빴습니다.(그보다 안 좋은 투수는 손주영, 박세웅, 하영민) 규정이닝 70% 기준으로 하면 33명의 투수 중 25등이었고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양현종이 규정이닝을 충족한 투수 중 ERA 12위, 국내파 투수로 한정하면 ERA 4위(원태인, 손주영, 류현진 다음)을 기록한 건 '볼질'을 줄이고 스트라이크를 적극적으로 던졌기 때문입니다.

 

 

상대 타자가 친 타구가 야수 정면으로 강하게 가더라도 피해 가지 않은 피칭으로 실점은 많았을 지언정 이닝은 아주 잘 먹었죠. 그런데 오늘 투구는 지난해 한국시리즈 5차전이 떠오르는 투구였습니다. 본인도 자신의 구위를 믿지 못 하는 것 같았어요. 그런데 그런 생각이 안 들 수가 없었을 겁니다. 첫 타자 박민우부터 빠른 공을 던졌는데 담장 맞추는 2루타가 됐고, 2회에 데이비슨 상대로 던진 하이 패스트볼이 아주 쉽게 담장을 넘어 갔으니까요.

 

하지만 그렇다해도 권희동에게 계속 체인지업을 던지며 낚으려는 시도를 하고, 데이비슨 상대로는 정면 승부를 전혀 하지 못 하고, 박민우에게 결정적인 2타점 3루타를 허용했을 때 빠른 공이 아니라 슬라이더를 던지다가 얻어 맞은 장면은 좀 많이 낯설었습니다. 3루타를 허용한 슬라이더의 경우, 풀카운트에서 빠른 공을 던지면 얻어 맞을 수도 있다고 생각해서 떨어뜨리려 했는데 그렇게 되지 못 했죠. 

 

하지만 오늘 양현종의 구위가 그렇게 엉망은 아니었다고 생각합니다. 초반에는 확실히 구위가 별로였어요. 1회 박민우에게 맞은 홈런성 2루타가 139km/h였고, 2회 데이비슨에게 맞은 홈런이 140km/h 였습니다. 하지만 뒤늦게 몸이 풀렸는 지 이후에는 빠른 공의 구속이 142~143km/h 까지 붙었어요. 3회 데이비슨 상대로는 145km/h 아래로 가는 공이 없었고요.(비록 안타는 허용했지만) 여기에 4회 김주원을 삼진으로 잡을 때는 142km/h의 하이 패스트볼이었습니다. 노장이긴 하되 아직은 공에 힘이 있다는 걸 보여줬다고 생각해요.

 

그런데 본인의 구위를 믿지 못 하고, 4사구를 4개나 남발한 것은 지난 시즌 9이닝 당 볼넷 허용이 2.15개에 불과했던. 그래서 규정이닝을 충족한 20명 중 볼넷 허용이 6번째로 적었고, 국내 선수 중에 류현진(1.88개) 다음으로 볼넷 허용이 적었던 투수 답지 않은 모습이었습니다. 무엇보다도 권희동 상대로 똑같은 유인구 위주의 승부를 한 것은 좀 많이 실망스러웠습니다. 맞더라도 승부를 했어야 하죠.

 

 

물론, 양현종이 이제 더 이상은 구위로 상대를 윽박지르는 투구를 하는 선수가 아닌 것은 맞습니다. 하지만, 변형 패스트볼을 추가한다거나 ABS 시대에 맞게 커브볼을 익힌다거나 하는 게 아니라면, 지금은 자기가 갖고 있는 주무기로 존을 적극적으로 공략해야죠. 그런 면에서 오늘 양현종의 투구는 베테랑 답지 않았다는 생각이 듭니다.

 

하지만, 설령 양현종이 작년처럼 적극적으로 존을 공략한다고 해도 3선발 이상의 활약을 기대하는 것은 욕심이 될 수 있다는 생각은 듭니다. 국내 투수들 수준이 처참해서 3선발로 뛰어도 되는 공을 던지는 것이지, 외국인 투수들과 비교하면 원투펀치에 끼긴 어려운 구위죠. 양현종이 외국인 투수라면 진작에 퇴출되었을 정도로 이제 전성기에는 내려왔습니다. 그래서 그 역할을 6월에 돌아 올 이의리, 그리고 경험을 더 쌓은 윤영철이 해줘야겠죠. 

 

윤영철이 시범경기 때 구속을 제법 끌어 올리긴 했는데 평속만 '지금의' 양현종 수준으로 보여주면, 더 좋은 피칭을 기대할 수 있을 것 같고. 이의리는 9이닝 당 볼넷 개수를 '1개'만 줄여도, 리그 최강의 3선발로 군림할 수 있죠. 이의리만 기대치대로 던져주면 리그 최고의 1-2-3선발 구축도 과언이 아니라는 생각이 듭니다. 다시 말하면 2025년 양현종의 역할은 ERA 4점대 중후반의 140~150이닝 정도를 소화하는 4-5선발 역할만 해도 괜찮다는 생각입니다. 세월이 흘렀으니 이제 기대치도 내려놔야죠. 

 

 

최형우, 올해의 활약은 보너스로 삼아야

 

아무리 지난해 골든글러브 지명타자 부분 수상자(우승 버프와 약물이력만 아니었다면 김재환 수상이 맞다고 봅니다.)라고 해도 최형우는 40살이 훌쩍 넘은 노장입니다. 올해 최형우의 전력을 '상수'라고 판단하면 안 된다고 생각해요. 그리고 2경기에 불과하지만 최형우의 헛스윙이 좀 많이 늘었다는 느낌입니다. 

 

스몰샘플이라서 큰 의미 부여할 필요가 없긴 한대 2경기에서 삼진 3개를 당하고 있습니다. 지난해 타석당 삼진율이 17.7%에 불과하고 통산 15.2%에 불과한 선수인데 2경기에서 37.5% 입니다. 빠른 공은 컨택이 되고 있는데 변화구에 속수무책으로 당하고 있죠. 

 

물론, 클래스가 있는 선수이니만큼 갑작스럽게 망할 거라는 생각은 들지 않지만, 올 시즌 중에 최형우가 백업으로 빠지더라도 이상하지 않을 것 같습니다. 그리고 이제 최형우 선수도 선수 생활 황혼기에 이르렀고, 올해가 계약 마지막 해이니 만큼 선수도 마지막이라는 생각을 하고 있을 것 같아요. 실제로 올해가 마지막 시즌이라는 언급을 유튜브에서 지나가는 말로 하기도 했고요. 그래서 반등이 없다면 시즌 중에 백의종군을 선언할 수도 있어 보입니다.

 

다만, 이범호 감독이 팀 케미를 중요시하는 감독이기 때문에 최형우 부진이 길어져도 선수가 빼달라고 하지 않는 한 최대한 많은 기회를 줄 것 같습니다. 그러나 적어도 왼손투수가 나왔을 때는 변우혁이나 이창진 같은 좌투수 스페셜리스트를 활용하면서 최형우는 플래툰으로 기용할 가능성은 상당히 커 보입니다. 저 역시 그게 맞다고 보고요.

 

 

아직도 시범경기? 느슨한 선수 기용

 

전 이범호 감독의 능력을 높게 평가하는데(특히, 팀 장악력면에서), 어제 오늘 경기를 보면 지난해 우승 때문인지 너무 여유를 갖고 경기를 운영하는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듭니다. 이게 잘못됐다고 평가하고 싶은 건 아니에요. 우승을 한 후, 조급함을 버리고 더 큰 미래를 위해 이것저것 실험하는 게 나쁜 건 아니죠. 일단, 개막하고 이범호 감독이 '실험'을 하고 있구나 싶은 기용이 3가지가 있습니다.

 

 

첫 번째, '윤도현'의 기용입니다. 윤도현이 기대주는 맞고 지난해 시즌 막판에 인상 깊은 활약을 보이긴 했지만, 아직은 보여준 게 굉장히 적은 선수고 무엇보다도 타석에서 침착성이 '0'에 가깝습니다. 그런데 작년에도 언급했지만, 전 윤도현이 볼을 못 고르는 건 큰 문제가 아니라고 생각해요. 지금은 스윙을 하면서 '결과'를 만들어야지, 좋은 볼이 오기만을 기다리는 것은 1군 경험을 쌓는 데에 좋은 방법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문제는 덜 여문 '윤도현'을 안 써도 되는 상황이라는 거죠. '변우혁'이라는 존재가 있으니까요. 전, 오늘 당연히 변우혁이 3루 혹은 1루 스타팅(1루수로 나올 경우 위즈덤이 3루로 스타팅)으로 나올 줄 알았습니다. 지난해 제한된 기회(187타석) 속에서도 변우혁은 .304의 타율과 WRC+ 119를 기록했으니까요. 그런데 기회가 먼저 주어진 건 시범경기 때 딱히 활약이 좋지도 않았고 수비에서도 믿음직스럽지 못했던 윤도현이었죠.

 

제가 변우혁이었다면 '편애'라고 느낄 수도 있는 기용입니다. 그런데 이범호 감독의 선택은 윤도현이었고, 오늘 윤도현은 수비에서는 무난했지만, 타석에서 2타수 0안타 2삼진으로 아무 임팩트도 남기지 못 했죠. KIA가 리빌딩 시즌이면 모를까 우승을 노리는 시즌에서는 굳이 윤도현을 억지로 쓸 이유가 없습니다. 변우혁에게 기회를 먼저 주는 게 맞아요. 그럼에도 윤도현을 쓰는 건 '시범경기'의 연장선상이 아닌가 싶은 생각이 듭니다.

 

 

두 번째, '조상우'와 '임기영'의 기용입니다. 어제 조상우를 너무 타이트한 상황에서 썼죠. 경기는 이겼지만, 조상우는 압박감을 이겨내지 못 했습니다. 물론, 불펜에서 온갖 경험을 쌓은 조상우가 1차적인 문제지만, 팀을 옮긴 상황, 그리고 FA를 앞둔 상황이라는 걸 감안하면, 조금 더 편한 상황에서 올리는 게 어땠을까 싶죠. 역시 시범경기의 연장선상으로 보입니다.

 

그리고 오늘 임기영을 쓴 것도 '한국시리즈' 엔트리에서 떨어뜨린 미안함이 작용했나 싶은 생각이 들었어요.(물론, 이건 과한 뇌피셜입니다.) NC 불펜진이 좋지 못한 상황이기에 선발만 일찍 내렸으면(다만, 오늘 NC 불펜에게 막힌 게 패인이긴 했지만) 후반에 역전을 도모할 수 있었는데 임기영이 추가 실점을 하면서 분위기에 찬물을 끼얹었죠. 오늘 임기영의 투구를 보니 ABS가 낮아진 걸 전혀 활용하지 못 하고, 가운데 공이 몰리면서(권희동에게 던진 한가운데 투심, 김휘집에게 던진 한가운데 체인지업) 실점을 허용하고 말았죠. 그 앞에 김형준의 타구도 대형 플라이였고요.

 

 

세 번째는, '김규성'의 기용입니다. 9회 1사 이후에 김규성이 나오길래 전 대타감이 없나 싶었습니다. 그런데 서건창이 있음에도 그대로 밀고 가더군요. 김규성이 시범경기 때 잘 하긴 했습니다. 수비가 여전히 엉성하지만 그래도 8경기에서 12타수 7안타 타율 .583을 기록했으니까요. 개막 엔트리에 합류한 것도 내야수비가 되고 시범경기 활약이 좋아서도 있었을 겁니다. 그런데 9회 1사 이후에는 김규성을 그대로 쓸 게 아니라 서건창을 썼어야죠. 3루수가 없었다? 홍종표 쓰면 되잖아요. 대타로 서건창 대신 박정우도 있었습니다. 그런데 타격 능력이 가장 약한 김규성이라니...

 

물론, 김규성 대신 서건창, 박정우, 홍종표(아니 적어놓고 보니 대타감 무지 많네)이 나왔더라도 결과는 크게 달라지지 않았을 수 있습니다. 그래도 타격 포텐이라는 걸 보여주지 않은 김규성을 9회에 그대로 밀고 간 건 역시 '시범경기'의 연장선상인가 하는 인상을 지우지 않을 수 없었어요. 

 

좀 많이 비판하긴 했지만, 그래도 이런 기용까지 비난을 하고 싶은 생각은 없습니다. 윤도현에게 먹인 한 타석, 김규성에게 먹인 한 타석, 그리고 조상우와 임기영을 올린 선택 등이 144경기라는 긴 레이스를 펼치는 정규시즌에서 훗날 좋은 영향을 미칠 수도 있으니까요. 다만, 이러한 '시범경기'스러운 기용은 4월 초까지만 봤으면 좋겠습니다. 목표가 '우승'인 팀이니까요.

 


선수 단평

 

  • 박찬호 - 1회에 나온 미친 수비는 KBO에서 박찬호만 할 수 있지 않을까?
  • 최원준 - 2번 타순에 대한 고민에 고민을 더하다.
  • 나성범 - 중심타자들 중에서 타구질은 가장 좋아 보임
  • 위즈덤 - 공은 참 잘 고르는데 오늘도 배럴 타구는 단 하나도 나오지 않았다.
  • 김선빈 - 타격 기계 그 자체. 2번 타순에 대한 해결책?
  • 이우성 - 찬스에서 삼진은 아쉬웠지만, 올해 확실히 달라진 장타력은, 두 자릿수 홈런 기대할 수 있게 한다.
  • 한준수 - 타이거즈 역사상 장채근 이래 역대 최고의 공격형 포수로 성장 중
  • 이준영 - 뽀록 안타 하나 허용했을 뿐, 우타자도 정말 잘 막았다.
  • 황동하 - 장현식이 떠난 자리는 조상우가 아니라 황동하가 채워줄 지도?
  • 정해영 - 2개의 탈삼진을 잡아내며 올해도 특급 마무리 예열

 

사진 출처 : https://tiger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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