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타자를 극복하지 못 하는 라우어
오늘도 라우어는 안 좋았습니다. 이로써 4경기 연속 좋지 못한 투구인데, 그나마 잘 던진 경기가 좌타자가 중심인 LG 상대였죠. 어제 리뷰에서 라우어가 SSG의 우타자들을 이겨낼지 걱정이라고 썼는데 예상대로 SSG의 우타자들이 라우어의 공을 어렵지 않게 좋은 타구로 연결시켰습니다.
오늘 경기에서 라우어가 던진 가장 최악의 공은 3회 2사 이후 오태곤을 상대로 던진 체인지업(포크?)입니다. 우타자들에게 자꾸 얻어 맞으니까 바깥쪽 떨어지는 체인지업성 투구를 선택한 것 같은데, 라우어가 왜 체인지업성의 공을 안 던지는 알 수 있겠더군요. 그냥 한가운데로 밋밋하게 들어갑니다. 이 공이 오늘 던진 유일한 체인지업인데, 그냥 배팅볼입니다.
그리고 커터는 오늘도 배팅볼 역할을 충실히 했습니다. 오늘 커터의 피안타율은 .375, 시즌 커터 피안타율이 .455 입니다. 다만, 오늘 커터는 다른 날보다는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싶은게, 위기 상황에서 에레디아를 삼진 잡은 구종이 커터였고, 어제 무섭게 치던 하재훈을 삼진 잡았던 공도 커터, 그리고 고명준 상대로 두 번의 삼진을 잡아 낸 구종이 모두 커터였습니다. 실제로 오늘 커터 컨택률은 61.1%로 낮은 편이었어요.
결국, 죽으나사나 라우어가 한국 무대에서 통하려면 4회 위기에서 에레디아를 잡아 낸 것과 같은 커터를 꾸준히 던져야 합니다. 그리고 오늘 경기 피안타보다 더 문제는 볼넷이 너무 많았고, 포심이 예리하게 들어가지 못했습니다. 그리고 라우어의 커브가 좋다고 한 건 헛소리에 가까운 게 아닐까 싶은 정도로 커브가 너무 밋밋하게 들어갑니다. 이러니까 이겨내질 못 하죠.
네일의 포스트시즌 등판이 불투명하기 때문에 라우어의 역할이 매우 중요한대, 4경기째 성에 안 차는 투구를 하니까 답답하네요. 포심은 리그 평균 이상급이라는 생각은 들지만, 결정구로 써야 할 변화구 완성도가 너무 떨어집니다.
이런 공을 가지고 메이저리그에서 2시즌 동안 3선발 역할을 했을 리는 없을 것 같고, 이 선수가 하루 빨리 메이저리그에서 통했던 커터나 커브를 찾아야 KIA가 안심하고 포스트시즌을 치를 수 있을 것 같은데 지금 와선 참 갑갑하네요.
지난 일요일이 생각났던 경기
오늘 4득점에 그쳤지만, 타자들이 못 했다고 생각하진 않습니다. 일단, 지금 타선에서 김선빈과 김도영 타격감이 너무 좋습니다. 김도영은 오늘도 홈런을 치면서 34번째 홈런으로 40-40에 대한 기대감을 품게 했고, 김선빈은 2루타만 연이어 2개를 치면서 뜨거운 방망이를 뽐내더군요.
그런데 오늘 전반적으로 타구 운이 없었죠. 가장 상징적인 이닝이 5회였습니다. 김호령의 뜬금 2루타와 박찬호의 점프(?) 적시타로 무사 1루 상황이었고, 김선빈이 친 타구가 굉장히 잘 맞았는데 김광현의 글러브에 빨려 들어가 독침 수거가 되면서 한꺼번에 2개의 아웃 카운트가 올라갔죠. 이어서 김도영이 친 타구도 뱃 중심에 잘 맞았는데 외야수 정면으로 가버리고 맙니다. 김도영은 마지막 타석 타구도 잘 맞았어요. 최근 감이 정말 좋아 보입니다.
경기 초반 2개의 병살타도 아쉬웠죠. 오늘 경기에서 공수에서 가장 별로였던 이우성이 1회부터 병살을 쳤고, 좌투수 공략하라고 내보낸 변우혁이 2회에도 병살을 쳤죠. 그리고 최형우가 푹 쉬긴 했지만, 확실히 경기 감각이 덜 올라오긴 한 것 같습니다. 화요일 경기에서 홈런 하나 치고 어제 5타수 1안타, 오늘 4타수 무안타에 김광현의 많이 벗어나는 변화구에 최형우 답지 않게 헛스윙 연거푸 3번 하면서 삼진으로 물러난 장면도 그렇고 타격감이 굉장히 안 좋아 보였습니다.
라우어는 흔들리고 타선은 집중력을 못 보이고, 임기영은 배팅볼을 던지고, 참 여러모로 힘든 경기였네요. 아무리 생각해도 임기영은 올 시즌 내에 극적인 반등은 어려워 보입니다. 투심과 체인지업 투 피치 투수가 빠른 공의 구속을 잃어버리니 상대 타자들은 체인지업을 어렵지 않게 대응하죠.
그리고 임기영의 가장 큰 문제가 서드 피치 완성도죠. 슬라이더가 너무 위력이 떨어지니까 수 싸움에서 고생할 수밖에 없습니다. 오늘 결정적인 홈런 허용한 구종이 슬라이더였고요. 임기영의 슬라이더는 그냥 밀려 들어가는 배팅볼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기에 투심 구속을 올리는 게 필수인데, 올 시즌 안에 구속이 붙을 지 모르겠습니다.
마지막으로 오늘 유지성이 데뷔 첫 등판을 가졌는데, 생각보다 공이 좋더라고요. 지명 당시에는 하드웨어만 좋고, 구속은 느린 선수였는데 그래도 145km/h까지 던지는 수준까지는 만들어 냈군요. 비록 한유섬에게 대형 홈런을 허용하긴 했지만, 최정과 하재훈을 범타로 잡아내고(하재훈은 실책이었지만) 적어도 볼넷을 남발하지 않고 적극적으로 존에 자신의 공을 던졌다는 점에서 좋은 평가를 하고 싶습니다. 이러면서 성장하는 거죠.
KIA도 상성이 안 좋던(김성현과 한유섬 타율이 왜 2할 초반인지 정말이지 미스터리입니다.) SSG 상대로 위닝 시리즈를 달성했지만, 삼성이 키움을 스윕하면서 경기 차이가 4.5경기가 되었네요. 여전히 위협적이라고 할만한 경기 차이는 아니나, 주말 2연전에서 경기를 다 내주게 될 경우 2.5경기 차이로 줄어드니 마냥 마음 놓을 수는 없는 상황이 되었습니다.
KIA는 1승만 해도 되는 상황이기에 확실하게 1경기를 잡는 다는 생각으로 경기에 임해야 할 것 같고, 네일 대신 임시로 영입한 스타우트가 빠르면 주말 경기에 등판 가능할 것 같은데 어떤 모습일 지도 관건이 되겠네요. 스타우트가 잘 던져줘도 포스트시즌에서 못 써먹지만, 그래도 라우어가 정신 차릴 동안이라도 정규시즌에서 확실한 모습을 보여줘야 한국시리즈 직행을 노릴 수 있습니다.
그리고 네일이 빠르게 회복해주길 기대해야하겠네요. 라우어가 이렇게 좋지 못 하니, KIA는 포스트시즌에서 믿을만한 선발이 1명 밖에 없는 최악의 상황을 겪을 수도 있으니까요.
선수 단평
[9/1] KIA : 삼성 - 역전승을 만들어 준 김기훈의 3이닝 (5) | 2024.09.01 |
---|---|
[8/31] KIA : 삼성 - 경기력은 똥망, 운은 지상에서 최고 (0) | 2024.08.31 |
[8/28] KIA : SSG - 지독한 잔루 야구 끝에 진땀 승 (1) | 2024.08.28 |
[8/27] KIA : SSG - 행운의 강우 콜드 승리 (0) | 2024.08.27 |
[8/25] KIA : NC - 정규시즌 마지막 위기 (0) | 2024.08.2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