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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12] KIA : SSG - 경기를 망친 김선빈과 김사윤

KIA Tigers 경기 리뷰

by Lenore 2024. 7. 12. 23: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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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배의 원인

 

1회부터 황동하의 투구가 그렇게 좋지만은 못했습니다. 초반에 포크볼 위주의 피칭을 했는데 포크볼이 존에서 낮은 쪽으로 떨어지는 게 아니라 높은 쪽에서 존으로 형성되더라고요. 이것만 봐도 오늘 손의 감각이 별로인가보다 싶었는데 아니나 다를까 3회에 대형 사고가 터져 버리네요. 처음에는 황동하의 포크볼 궤적에 SSG 타자들이 대응을 못했지만, 3회부터는 공략을 해냈습니다.

 

 

 

선두타자 김민식은 포크볼로 삼진을 잡아냈지만, 정준재에게 볼넷 이후에 최지훈에게 유리한 카운트에서 던진 포크볼이 존 안으로 형성되면서 안타가 됐죠. 그리고 추신수에게 커브 던지다가 적시타 맞았고, 최정에게 볼넷 내 준 이후에 에레디아 상대로도 어렵게 승부하다가 빠른 공이 통타당하면서 3실점 째를 하게 됩니다.

 

여기까지는 그러려니 해야죠. 그런데 오늘은 KIA를 봐주고 싶은(박성한을 무안타로 묶은 경기가 언제였는지 기억이 안 남) 박성한이 친 2루 땅볼이 명백히 병살타 코스였는데, 김선빈이 그걸 제대로 처리하지 못 하고(여기에 챔피언스필드 2루쪽 그라운드가 좀 딱딱한 감도 있었습니다. 구장 정비에 문제가 있어 보임) 박성한을 살려주면서 경기가 완전히 망해버렸죠.

 

투수가 한 이닝에 투구 수가 30개가 넘어가면 그 이후에는 공에 힘이 완연히 떨어집니다. 이 실책 이후 황동하의 구위가 완전히 죽어 버렸고, 고명준에게 2타점 적시타(5-0), 한유섬에게 볼넷을 내주고 김사윤으로 교체가 되죠.

 

 

 

문제는 김사윤의 투구가 그야말로 형편없는 수준이었다는 점입니다. 친정팀 상대로 잘 하고 싶은 마음이 앞섰는지, 아니면 더운 날씨에 넋을 놨는지, 아니면 황동하가 너무 빨리 내려와서 대비를 못 했든지, 원인이 뭐였든 김사윤은 올라오자마자 스트라이크 하나 못 던지고 볼넷으로 밀어내기 실점하더니 존 안에 들어가는 공들도 힘이 하나도 없었죠. 상대적으로 오늘 SSG에서 기용한 왼손투수들(한두솔, 백승건)의 공이 존 안으로 날카롭게 파고 든 것에 비하면 김사윤의 오늘 투구는 그냥 스트라이크도 안 되는 배팅볼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었습니다.

 

김사윤의 엉망진창 투구로 경기는 완전히 끝나 버렸죠. 남은 이닝은 그저 가비지일 뿐입니다. 롯데도 15대1에서 15:15를 만들었다고요? 그런 일은 40년이 넘는 프로야구 역사에서 1번으로도 충분합니다. 같은 해에 두 번 나올 리가 있나요?

 

딱히 더 말할 만한 경기 내용이 아니라서 경기 이야기는 이쯤 하고 오늘 경기에서 인상적이었던 선수들 평으로 글 마무리합니다.

 

 

변우혁 - 4타수 1안타 1홈런 1타점

 

이우성의 부상으로 기회를 받고 있는데 어제까지는 그 기회를 전혀 살리지 못 했죠. 하지만, 오늘은 확실히 달랐습니다. 첫 타석부터 최정 글러브로 향하는 직선타를 때리더니, 두 번째 타석에서는 유격수 병살에 그쳤지만, 타구 자체는 강한 타구였죠. 조금만 옆으로 갔으면 하는 아쉬움이 있었습니다. 그리고 세 번째 타석에서는 오늘 날카롭게 꺾여 들어가던 한두솔(이 친구 97년생 맞나요? 아무리 봐도 87인데...)의 슬라이더 실투를 놓치지 않고 담장 밖으로 넘겨 버렸습니다.

 

마지막 타석에서도 최정 앞으로 안타성 3루 땅볼을 쳤죠. 솔직히 홈런 타구가 가장 빗맞았고(그냥 레알로 힘으로 넘긴 홈런입니다. 타구 속도보다는 힘과 발사각으로 넘김) 나머지 타석에서의 타구 속도가 더 좋았을 정도로 오늘 감이 좋았습니다. 비록 보여준 것 만큼의 결과는 내지 못 했지만, 이러면서 1군 투수 공에 적응을 하는 거죠. 

 

여기에 생각보다 3루 수비도 그럭저럭 봐줄만 하더라고요? 큰 덩치 때문에 굼 떠 보이긴 한대, 자기 앞으로 오는 타구들은 곧잘 처리했습니다. 솔직히 1군에서 수비하는 모습을 보면 1루 수비보다는 3루 수비가 더 좋아 보일 정도였어요. 아무래도 좌우폭은 김도영에 비하면 매우 좁을 것 같지만, 강습 타구만 잘 처리해줘도 3루로 써도 괜찮겠는데? 싶을 정도였습니다.

 

팀에서는 변우혁을 3루로 안 볼 것 같긴 한대, 1루까지 송구 능력에 문제가 없다면 김도영이 메이저리그로 가던지, 아니면 박찬호를 못 잡아서 유격수 김도영을 써야 하는 상황이 온다면 3루수 변우혁도 고려해볼만한 카드가 될 수도 있어 보입니다. 다만, 현재까지는 아직 너무 막연한 상황이긴 하죠. 

 

여튼, 오늘 패배한 경기에서 유일한 소득이라면 변우혁의 활약이네요. 이우성이 건강하게 복귀할 때까지는 기회를 많이 줬으면 좋겠네요. 7번 타순에서 오늘처럼 라인 드라이브 타구 만들어 나가면 그 키우기 어렵다는 우타 거포 하나 만들어낼 수도 있습니다.

 

 

최원준 - 2타수 1안타 1볼넷

 

팀 타자들 중 김태군과 함께 오늘 가장 잘 했다고 생각합니다. 김선빈도 쓰리런 하나 치긴 했는데 수비에서 실수가 너무 커다란 바람에...(7실점짜리 에러) 첫 타석에서 오원석의 헤드샷에 맞고 큰 부상으로 이어지지 않은 게 일단 다행이고, 헤드샷의 영향인지 갑자기 선구안도 좋아지고 방망이도 매섭게 돌립니다.

 

두 번째 타석에서 1루 라인으로 레이저처럼 빠져 나간 2루타가 정말 인상적이었고, 마지막 타석에서도 침착하게 볼넷을 골라 나갔죠. 전반적으로 타석에서 공도 잘 고르고, 자기 스윙 존에 오는 투구에 대해서는 강한 타구로 연결할 줄 압니다. 

 

아무리 봐도 현재 고민인 1번 타자 자리는 최원준이 적임자인 것 같아요. 그런데 선수 본인이 1번 타순을 부담스러워 한다니 이것도 참 난감하네요. 일단, 지금은 2번이나 하위 타순에서 자신감을 조금 더 회복하고, 그 이후에 1번으로 가면 어떨까 싶습니다. 오늘 이창진, 박찬호를 테이블 세터로 기용했는데 둘이 합쳐서 한 번 밖에 출루를 못 했죠. 팀 타선의 유일한 고민이 테이블 세터가 아닌가 싶습니다.

 

개인적으론 결국, 1번은 김도영이 치는 게 맞다고 생각해요. 선수가 부담스러워하지 않는다면 1번 김도영 2번 최원준 3번 나성범 - 4번 최형우 - 5번 소크라테스 - 6번 이우성 - 7번 김선빈 - 8번 한준수(김태군) - 9번 박찬호로 가는 게 제일 낫지 않나 싶습니다. 다만, 이 경우 상대 팀에서 왼손투수 저격을 할 수 있으니 그 부분이 걸리긴 하네요. 만약, 알드레드가 장기 계약을 맺지 않고, 타팀에서 영입하게 되면 KIA는 알드레드 상대로 맛집이 될 것 같습니다.

 

오늘도 SSG 왼손 불펜진에 완전히 막히는 모습이었죠. 한두솔, 백승건 두 명의 빠른 공을 던지는 왼손투수를 상대로 3.1이닝 동안 안타 1개 쳤습니다. 이마저도 우타자 변우혁의 홈런이었고요. KIA에 왼손투수들 많다고 좋아할 게 아니라 왼손타자들도 많아서 왼손투수 강한 팀 만나면 어려운 경기를 계속 할 수도 있다는 걱정을 해야 할 것 같습니다. 오늘 SSG가 대표적이죠. 한두솔, 백승건 둘이서 이변을 만들어 낼 여지 자체를 봉쇄하더군요.

 

 

김도현 - 3이닝 1피안타 1자책

 

결과론이긴 하지만, 오늘 황동하 뒤에 김도현을 붙였으면 어땠을까 싶은 생각이 들 정도로 김도현이 그나마 완전히 무너진 경기를 어느 정도 지탱해주었습니다. 다만, 이게 정말 결과론일 수밖에 없는 게, 김도현은 최근 투구 내용이 정말 안 좋았고(직전 등판 2경기에서 2.1이닝 동안 8자책) 김사윤은 반대로 오늘 경기를 제외하면 직전 3경기에서 5.2이닝 1자책으로 굉장히 좋았습니다. 김사윤의 고질병인 볼질도 5.2이닝 동안 2개 밖에 안 됐고, 삼진은 무려 6개나 잡고 있었고요.

 

그래서 오늘 '황동하 다음에 김도현을 썼어야지'라는 비판은 할 수가 없죠. 그냥 김사윤이 전혀 계산이 안 된 투구를 한 게 문제였습니다. 솔직히 오늘 패배 지분은 김선빈이 20%, 황동하가 20%, 김사윤이 60%일 정도로 김사윤이 볼질하고 배팅볼 던진 게 컸죠. 최근 투구 내용을 보면 정말 예측하기 어렵고, 이게 야구가 어려운 이유 같네요.

 

김도현은 오늘 에레디야 상대로 밀려 들어가는 슬라이더 실투 하나 빼곤 괜찮게 던졌습니다. 그 안타 빼면 안타 하나 안 맞았으니까요. 150km/h을 상회하는 포심 움직임이 참 좋습니다. 똑바로 들어가지 않고 항상 플레이트 근처에서 무브먼트 있게 들어가요. 체인지업, 커브도 각이 큽니다. 그런데 오늘도 여전히 포수 요구와는 반대로 들어가는 투구가 많더라고요.

 

결국, 김도현은 가진 무기는 확실하나 그걸 제대로 활용하지 못 하고 있다고 봐야할 것 같습니다. 이 제구가 잡히면 황동하, 윤영철보다는 선발에서 더 잘해줄 것 같아요. 다만, 이게 안 잡히면 지금 성적에서 나아지지 않는 거죠. 코치진들이 김도현이라는 원석을 잘 만져봤으면 좋겠습니다. 이 선수 한 꺼풀만 터지면 정말 유용하게 쓸 수 있을 것 같은데 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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