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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천적 몽상가

공지 사항

Baseball/Column 2012/01/29 07:02 by Lenore

외국인 선수는 프로야구에서 가장 효율적으로 전력을 보강하는 방법으로 꼽힌다. 단일리그 특성상 상대편에 도움이 되고 우리 편에는 직접적인 피해가 갈지 모르는 트레이드는 각 구단이 소극적이고, FA 영입은 가장 확실한 전력 보강책이지만, 적지 않은 금액이 투입되고 장기 계약에 따른 실패에 대한 리스크가 크다. 하지만 외국인 선수는 마음만 먹으면 언제든지 영입할 수 있으며 스카우트진의 역량에 따라 FA 영입 못지않은 대박도 터뜨릴 수 있다. 게다가 국내리그에 실패하더라도 두 번이나 교체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져, 분위기 반전을 위한 히든카드의 역할을 하기도 한다.


올 시즌 개막을 두 달 여 앞둔 현재, 8개 구단의 외국인 선수 영입도 모두 끝이 났다. 2009년 로페즈, 구톰슨 외국인 투수의 활약으로 KIA가 우승을 거둔 이후, 계속된 외국인 투수 강세가 올해는 그 정점에 올라, 8개 구단이 모두 외국인 선수를 투수로 선택했다. 낯선 투수들을 상대해야 하는 외국인 타자는 외국인 투수에 비하면 적응에 시간이 필요하고, 우승을 위해서는 공격력보다 투수력을 먼저 갖추자는 구단들의 의지가 이 같은 결과를 가져왔다.


최근 몇 시즌 동안 성공한 외국인 선수들의 공통점이 있다면, 모두들 이전 시즌에 뛰어난 모습을 보인 후에 한국에서도 뛰어난 활약을 이어갔다는 점이다. 대표적인 외국인 선수가 올해 KIA에서 SK로 이적한 아킬리노 로페즈와 지난 시즌 최고의 외국인 투수로 군힘한 두산의 더스틴 니퍼트가 있다.


로페즈는 KIA 입단 직전해인 2008년에 메이저리그 디트로이트 타이거즈에서 풀타임으로 불펜투수로 활약했다. 팀 내 불펜 투수들 가운데 가장 많은 이닝(78 2/3)을 던졌으며, 평균자책도 3.55로 수준급이었다. 로페즈의 활약은 KIA 타이거즈에도 이어져, 불펜투수가 아닌 선발투수로 뛰면서 8개 구단 유일의 평균 7이닝 이상을 소화하는 괴력을 보여줬다. 특히 한국시리즈 5차전에서 완투승을 거두는 등, 로페즈의 활약이 아니었다면, 타이거즈의 통산 열 번째 우승은 아직까지 달성되지 못했을 것이다.


지난해 윤석민에 버금가는 활약을 보인 두산 베어스의 더스틴 니퍼트도 2010년 메이저리그 포스트시즌 엔트리에 포함됐을 정도로 뛰어난 기량을 갖춘 투수였다. 텍사스 투수들 가운데 6번째로 많은 경기(38경기)에 등판했으며 56 2/3이닝 동안 47개의 삼진을 잡아냈다. 두산에서 선발로 뛰면서 더스틴 니퍼트는 평균자책 2위, 다승 3위, 탈삼진 2위를 기록하는 맹활약을 보였다. 뛰어난 개인성적에도 불구하고 두산은 4강 진출에 실패했지만, 니퍼트의 존재는 올해 두산을 4강 컨텐터로 꼽는데 부족함이 없게 하는 요소다.


올해는 2009년 로페즈나 지난해 니퍼트와 같은 거물급 외국인 투수는 눈에 띄지 않는다. 외국인 투수 영입이 가장 늦은 KIA 스카우터가 뛰어난 기량을 갖춘 외국인 투수의 영입을 노렸지만, 김정일 사망에 따른 북한 정세 불안이 외국인 선수들의 한국행 기피 요소로 작용했다. 게다가 한참 메이저리그 스프링캠프가 진행되는 기간이라, 꿈의 무대를 포기하지 않은 외국인 선수도 많아 대부분의 구단이 외국인 선수 영입에 애를 먹었다.


이번 시즌 새로 선보일 외국인 선수는 모두 8명이다. 이전 시즌에도 뛰었던 브라이언 고든과 아킬리노 로페즈가 유니폼을 갈아입었고, LG는 주키치와 리즈와 모두 재계약했다. 여기에 사도스키, 나이트가 장기근속 외국인 선수가 됐고, 지난 시즌 중반 영입되면서 좋은 활약을 보인 한화의 바티스타도 재계약에 성공해 신규영입이 많은 편은 아니다.


새로 영입된 외국인 투수들 가운데 가장 눈에 띄는 선수는 두산의 스캇 프록터와 삼성의 미치 탈봇이다. 특히 프록터는 메이저리그에서 7시즌을 뛰면서 통산 307경기에 등판한 베테랑이다. 실력도 뛰어나, 뉴욕 양키스 소속으로 2006년 주축 셋업맨으로 무려 83경기에 등판해 102 1/3이닝을 던졌으며, 평균자책 3.52를 기록했다. 이듬해에도 토론토로 소속을 옮겨 2시즌 연속 83경기에 등판했고 3.65의 평균자책을 기록했다.


지난해에도 메이저리그에서 39경기에 등판한 프록터는 사실상 현역 메이저리거나 다름없다. 다만 지난 시즌 피안타율이 .313에 이를 정도로 성적이 좋지 못한 점은, 빅리그에서도 나쁘지 않은 활약을 보인 로페즈와 니퍼트에 비하면 뒤쳐지는 부분이다. 그러나 국내 프로야구보다 수준이 높다 평가되는 트리플 A에서는 여전히 위력적인 공을 던지며 9이닝당 12개가 넘는 삼진을 잡아내는 등, 올 시즌 두산의 마무리로 어떤 성적을 보여줄지 많은 두산 팬이 크게 기대하고 있다.


프록터 다음으로 주목 받은 투수가 삼성이 새로 영입한 미치 탈봇이다. 탈봇의 메이저 경력은 2시즌 정도에 지나지 않지만, 재작년 클리블랜드 소속으로 28경기에 선발 등판해 10승 13패를 기록하며, 메이저리그에서 10승을 올린 경험이 있다. 그러나 지난 시즌에는 12경기 선발 등판해 .344의 피안타율과 6.64의 평균자책을 기록하며 그리 좋지 못했다. 트리플 A에서의 성적도 매우 뛰어나다 하긴 어려워, 지난해 실패를 맛 본 라이언 가코를 떠올리게 한다는 평도 있다. 하지만 2년 전의 기량을 회복한다면 미치 탈봇 역시 로페즈, 니퍼트에 부족하지 않은 활약을 보여도 이상하지 않을 것이다. 83년생으로 비교적 젊은 나이라는 점도 장점이다.


프록터와 탈봇 정도를 제외하면, 메이저리그에서 큰 족적을 남긴 신입 외국인 투수는 없다. 롯데의 유먼은 2007년 피츠버그에서 16경기 등판을 마지막으로 메이저리그 경험이 없고, KIA의 신입 외국인 투수들인 알렉스 그라만은 5경기, 안소니 르루는 20경기 등판이 메이저 경력의 전부다. 심지어 SK의 마리오 산티아고는 단 한 차례도 메이저리그 무대를 밟아본 적이 없으며 넥센의 밴 헤켄은 10년 전에 두 경기에 등판한 것이 메이저 경력의 전부다.


그런 점에서 한화의 신입 외국인 투수 브라이언 배스는 메이저리그 통산 101경기에 등판한 경력이 있어 이들보다 우위에 있다. 비록 크게 눈에 띄는 활약을 보이진 못했지만 2008년과 2009년에는 각각 49경기, 48경기에 등판해 불펜투수로 활약했다. 지난 시즌에는 트리플 A에서 선발투수로 활약하며 158 1/3이닝 동안 3.81의 평균자책을 기록했다. 메이저리그 경력은 배스에 못 미치지만, 밴 헤켄의 트리플 A 성적은 배스와 비슷한 수준인 129 2/3이닝 투구, 평균자책 3.40을 기록했다. 9이닝당 삼진 개수나 삼진 대 볼넷 비율은 오히려 배스보다 헤켄이 더 뛰어나다.


앞서 잠시 언급한 KIA의 신입 외국인 투수인 그라만과 르루는 그간, KIA가 영입했던 투수들의 명성에 비하면 부족한 것이 사실이다. 이 두 명 모두 지난 시즌에는 일본 프로야구에 몸을 담고 있었으며, 그라만의 경우, 4년 전인 2008년 세이브의 마무리 투수로 활약하며 55경기에 등판해 31세이브, 평균자책 1.42을 기록하기도 했다. 하지만 2009년과 2010년에는 부상으로 10경기도 등판하지 못했으며, 지난해 다시 복귀하며 29경기에 등판했지만, 2008년을 재현하지는 못하며, 5년간 뛰어온 일본을 떠나 한국으로 자신의 활동무대를 옮겼다.


그라만의 작년 기록에서 가장 좋지 못한 부분은 삼진률이 떨어지고, 볼넷이 많았다는 점이다. 비록 25 1/3이닝을 투구하는 동안 단 한 개의 홈런도 맞지 않았지만, 4.6개에 불과한 9이닝당 삼진 개수와 4.3개에 이르는 볼넷 허용율은, 그의 올 시즌 성적에 대한 기대치를 낮게 한다.


르루의 사정도 그라만과 크게 다르지 않다. 선발진이 막강했던 소프트뱅크 소속이었다는 점이 변명거리가 될 수는 있겠지만, 투고타저가 극심했던 일본 프로야구에서 2군 성적조차 크게 인상적이지 못했고, 1군 투구이닝이 불과 5이닝에 지나지 않아 작년 성적에 의미를 두기 힘들다. 결국, 일본 프로야구 진출 전 시즌인 2010년 성적을 살펴봐야 하는데, 이 해의 트리플 A에서 22경기에 등판해 123 2/3이닝 동안 평균자책 2.55를 기록하며, 배스나 헤켄의 지난 시즌 트리플 성적보다 좋은 모습을 보였다. 하지만 2년 전 기량을 회복한다는 보장은 없다.


국내 프로야구보다 수준이 낮은 대만리그지만, 과거 SK의 우승에 기여한 케니 레이번의 예도 있듯이 한 두 단계 낮은 리그에서도 눈에 띄는 좋은 성적을 거둔다면, 국내에서도 그 활약이 이어질 수 있다. 그런 점에서 롯데에서 새로 영입한 셰인 유먼의 올 시즌 활약상을 주목해서 볼 필요가 있다.


유먼은 지난해 대만리그에서 7경기에 등판해 46이닝 동안 2.15의 굉장히 낮은 평균자책점과 9이닝당 1.2개에 불과한 낮은 볼넷 허용율을 보였다. 삼진도 많이 잡아, 삼진 대 볼넷 비율이 무려 6.83에 이른다. 유먼의 활약은 윈터리그까지 이어져 41이닝 동안 평균자책이 0.88에 불과할 정도로 뛰어난 모습을 보였다.


직전 시즌 성적만 놓고 볼 때, 가장 커리어가 뒤처지는 선수는 SK에서 새로 영입한 마리오 산티아고다. 메이저리그 경력도 전무한데다 트리플 A에서 뛴 것도 작년이 처음이다. 더블 A에서 64 2/3이닝을 던지면서 평균자책 2.23을 기록할 정도로 좋았지만, 트리플 A에서는 47 1/3이닝 동안 평균자책이 5.70으로, 결코 좋은 수준이라 볼 수 없다. 다만, 84년생으로 가장 어리기에 발전 가능성이 높다는 점과, 차근차근 단계를 밟아 오르면서 기량을 향상시켜왔다는 점에서 좋은 평가를 할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세데뇨의 실패에서도 볼 수 있듯이 국내 프로야구에서 ‘육성형 용병’의 존재란 어색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 문제라고 지적할 수 있다.


<2012시즌 신입 외국인 선수 지난 시즌 기록>

이 름

Lg

G

IP

ERA

WHIP

H/9

HR/9

BB/9

SO/9

SO/BB

Mitch Talbot

AAA

13

44.1

4.26

1.44

9.7

0.6

2.6

7.4

2.84

Shane Youman

CPBL

7

46.0

2.15

1.24

9.9

0.2

1.2

8.0

6.83

Mario Santiago

AAA

19

47.1

5.70

1.63

9.3

1.5

5.3

6.3

1.18

Alex Graman

NPB

29

25.1

4.26

1.53

9.6

0.0

4.3

4.6

1.08

Anthony Lerew

NPB

4

5.0

1.80

1.40

10.8

0.0

1.8

1.8

1.00

Scott Proctor

AAA

20

24.0

1.50

1.04

6.8

0.4

2.6

12.0

4.57

Brian Bass

AAA

28

158.1

3.81

1.42

9.7

0.7

3.0

6.0

1.88

Van Hekken

AAA

35

129.2

3.40

1.54

10.6

0.5

3.3

7.7

2.36

※ 메이저리그 성적은 제외


# KIA팬으로써 한 마디 하자면, 그라만은 망할 것 같고, 르루는 일단 지켜봐야할 것 같네요(물론, 높은 평가는 못하겠음). 그라만은 나이도 적지 않은데다가 기량도 감소하고 있으며, 마무리 투수답지 않게 삼진이 너무 적은게 불안합니다. KIA 스카우트는 지금 한국 말고 미국 가서 체류해야할 듯...;; 차라리 로페즈를 불펜투수로 쓰는 게 훨씬 더 나은 선택으로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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