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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천적 몽상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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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aseball/KIA Tigers 2012/05/17 00:06 by Lenore

선발 서재응이 난조를 보이면서, 어제와 마찬가지로 3점을 선취했지만 도저히 버틸 수 없는 구위라 오늘 경기도 힘들다고 봤습니다. 게다가 현재 KIA는 전력 누수가 너무 심하고 박지훈이 오래 쉬었다지만, 서재응은 3이닝도 못 채우고 내려와서 눈앞에 깜깜했죠. 4연패는 기정사실이라고 봤는데, 경기를 다시 뒤집고 리드를 지켜서 3연패를 끊을 수 있었습니다. 여기에 삼성의 그 대단한 불펜과 맞붙어서지지 않았다는 점도 매우 긍정적이고요. 오늘 경기마저 내줬으면 분위기가 상당히 침체될 뻔 했는데, 라미레즈와 박지훈의 호투, 여기에 이준호, 윤완주 두 명의 신인 타자들이 신인답지 않게 잘 해준 결과 연패를 끊을 수 있었습니다.


서재응을 구원한 라미레즈


오늘 서재응은 자신의 올 시즌 최악의 피칭을 보였습니다. 실투가 너무나도 많더군요. 컨트롤도 좋지 못했고, 자꾸 공이 가운데로 몰리니까 자신의 투구에 대한 자신감이 없어서 코너워크에만 지나치게 신경 쓰다가 사사구를 4개나 내주고 맙니다. KIA는 그나마 선발진에서 계산이 서는 윤석민, 서재응 경기는 반드시 잡아야하는데 믿었던 서재응이 무너져서 오늘 경기는 내주겠구나 싶었죠.


이를 구원한 것이 라미레즈였습니다. 3회말 서재응의 난조로 이루어진 1사 만루 절체절명의 위기에서 신명철을 1루 플라이로, 김상수를 유격수 땅볼로 잡아냈죠. 이후에도 4회와 5회를 1피안타 무실점으로 잘 막았습니다. 삼진도 2개나 솎아 냈고요. 가장 주목해야할 부분은 역시 구속이 이전보다 빠르게 찍혔다는 점입니다. 145km/h 정도까지 나오는데, 우타자 몸 쪽 스트라이크존으로만 잘 들어가면 상대 타자들이 공략하기 어려워 보입니다. 슬라이더의 각도도 괜찮아 보이고요.


하지만, 본인 말대도 불펜으로 시즌을 준비했다고 해서 투구수가 누적될수록 공이 나빠지는게 보이더군요. 제법 오래 쉬웠음에도 그렇게 던지는데, 선발로 쓰는 것은 역시 무리인 듯싶습니다. 장기적으로는 라미레즈를 바꿔야 옳지만, 오늘처럼만 던져준다면, 국내 선수로만 이루어진 선발진이 커갈 수 있는 토양을 제공해줄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오늘 안타 하나 맞은 것도 최형우의 빗맞은 안타여서 좌타자에게는 여전히 강점을 보일 수 있겠단 생각입니다.


타이트한 상황을 이겨내지 못한 진해수와 이겨낸 박지훈


선동열 감독은 라미레즈에게 5회까지만 맡기고 6회부터 홍성민을 올렸습니다. 홍성민 직구가 대개 138km/h 정도이던데, 이 정도의 구속과 무브먼트면 1군에서 어느 정도 버틸 순 있다고 생각합니다. 첫 타자 신명철에게 볼넷을 내준 장면은 아쉬웠지만, 김상수와 배영섭 두 명의 빠른 우타자들을 평범한 땅볼로 잡아낸 장면은 괜찮았죠.


이후 타석에 좌타자 박한이가 들어서자 선감독은 투수를 진해수로 교체했습니다. 이 과정까지는 괜찮게 봤습니다. 일단, 오늘 박한이의 타격감이 물이 올라온 상태였고(박한이가 중견수 쪽으로 좋은 타구를 보내면 그 경기에서는 조심해야 합니다), 홍성민에게는 좌타자를 잡아내는 구질이 없으니까요. 그런데 진해수는 이 상황을 이겨내지 못하고 박한이에게 스트라이크존 근처에도 가지 못하는 볼만 4개를 던지고 맙니다.


아직은 6회라서 투수를 바꾸기에는 이른 시점, 하지만 선감독은 다음 타자가 좌타자 이승엽임에도 진해수를 계속 밀고 가지 않고, 박지훈으로 투수를 교체했습니다. 빠른 판단이 돋보인 부분이었죠. 박지훈은 2사 1, 3루의 위기에서 이승엽에게 떨어지는 스플리터를 던져 헛스윙 삼진을 유도. 위기를 벗어납니다.


이후 7회와 8회에 연거푸 위기를 맞으면서 1점을 내주기도 했지만, 팀의 선발 투수가 일찍 무너졌고, 4연패에 빠질 수도 있었던 상황이었는데 잘 막아줬습니다. 사실 오늘은 실투도 제법 많았지만, 계속된 위기 상황에서도 장타 등을 맞지 않고 이닝을 소화해준 점은 박지훈에게도 많은 공부가 됐을 것 같습니다.


마지막 이닝에서는 유동훈이 올라오자마자 강봉규에게 초구에 안타를 맞으며 경기를 보던 KIA팬들의 모골을 송연하게 했지만, 후속 타자들을 모두 땅볼로 잡으면서 경기를 끝낼 수 있었네요. 사실 오늘도 유동훈의 투구에 좋은 점수를 주기 어렵지만(공이 높았음), 몸쪽으로 싱커를 잘 붙인 결과 많은 땅볼을 유도하지 않았나 싶습니다.


이준호와 윤완주 어디서 이런 복덩이들이


제가 아무리 KIA 경기를 많이 봐도 개막 엔트리에 포함된 이준호와 윤완주, 그리고 홍성민의 이름은 낯설기 그지없었습니다. 아직 다듬어지지 않은 부분도 많이 보이지만, 타석에서 간절함을 느낄 줄 안다는 점에서 좋은 점수를 주고 싶습니다. 비록 경기 MVP에 선정되지 않았지만, 오늘 경기 승부를 가른 안타는 4대4 동점 상황 무사 1, 2루에서 터진 이준호의 역전 3루타였죠.


어제 팀 대패의 빌미를 제공한 윤완주도 4타수 3안타의 좋은 타격을 보였습니다. 장타력이 부족하지만, 적어도 상대 투수의 투구를 뱃 중심에 맞추는 재주는 가진 것 같습니다. 이범호가 곧 팀에 합류한다는데 뒤처지지 않고 열심히 했으면 좋겠습니다.


# 갑자기 졸음이 몰려와서 답글은 후에 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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