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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13] KIA : SSG - 완전히 무너진 불펜

KIA Tigers 경기 리뷰

by Lenore 2024. 7. 13. 23: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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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배의 원인

 

불펜 투수들이 무려 15실점이나 했습니다. 더 큰 문제는 불펜 추격조가 아니라 승리계투조가 모조리 대량실점을 했다는 점이죠. 일단, 윤영철이 불의의 허리 통증으로 강판되면서 경기가 꼬였고, 임기영이 길게 이닝을 끌어 줘야 하는데 홈런 2방에 3실점하면서 분위기를 먼저 내줬죠. 임기영은 지난해 KIA 불펜에서 가장 큰 공헌을 한 선수입니다. 그런데 올 시즌 현재까지 작년 모습을 전혀 보여주지 못 하고 있습니다.

 

곽도규도 크게 무너졌죠. 1이닝 동안 안타 4개 맞으면서 4점 줬습니다. 불운한 타구가 있었던 것도 아니고 실책이 낀 것도 아니에요. '우타자'를 전혀 억제하지 못 했죠. 올라오면서부터 공이 가운데 몰리는 게 불안불안했는데, 오늘은 구위도 없고, 제구도 없었습니다. 곽도규의 경우, 이제 풀타임 1년차입니다. 컨디션 유지하는 게 쉽지 않겠죠. 다만, 오늘 구속이 떨어진 건 좀 우려가 되더라고요. 최근에 그렇게 많이 던진 것도 아닌데 말이죠.

 

이준영이 유일하게 잘 막았는데 운이 따랐다고 밖에 할 수 없습니다. 하재훈의 땅볼 타구도 강했고, 박성한의 안타는 최원준과 박찬호의 호수비로 2루에서 잡아낸 거고, 박지환의 땅볼 역시 안타성 타구였는데 김도영이 잘 잡았죠. 타자들을 압도했다고 보기엔 거리가 좀 있는 투구였습니다.

 

 

그리고 오늘 가장 최악의 피칭을 한 선수가 장현식이죠. 7:0으로 뒤진 경기를 7:9로 역전시켜서 한창 분위기 좋았는데 선두타자 최정부터 스트레이트 포볼을 내주면서 불안함을 안겼죠. 이후 에레디아의 안타는 잘 맞은 타구는 아니었고 운이 안 따랐지만(처음에는 병살일 줄...), 추신수에게 던진 바깥쪽 포심이 제구가 잘 되었음에도 담장까지 갔고(일단, 처음에 볼 2개 던지면서 타자의 카운트를 허용한 게 문제) 이지영의 스퀴즈도 제대로 송구를 하지 못 하면서 주자를 다 살려줬죠. 여기에 최지훈에게도 또 안타를 허용. 다만, 구위 문제는 아니라고 생각해서 그냥 오늘은 운이 좀 없었다고 생각하는 게 맞아 보입니다. 

 

장현식 뒤이어서 올라 온 김대유도 SSG 타선을 압도하지 못 했죠. 한유섬이 대타로 나오자 좌타자 막으라고 올렸는데 2구째 슬라이더를 공략당하며 추가 실점했고, 1루 주자가 3루까지 가면서 박성한의 희생타로 또 추가 실점을 했죠. 김대유 다음에 올라 온 이형범은 말해 뭐할까요. 시즌 초보다 구속은 오르긴 했는데, 그래봐야 140km/h 중반도 안 되고, 이형범의 장점은 낮게 깔리는 투심인데, 그런 공은 찾아 보기 어려웠습니다. 그냥 오늘 올라 온 모든 투수들이 윤영철 빼고는 다 실투가 너무 많았어요. 그 와중에 볼넷은 3개 밖에 안 내 줌 ㅋㅋ 차라리 볼질을 하는 게 나았을 것 같습니다. 

 

상대적으로 SSG 불펜에서 노경은은 2이닝 동안 무피안타로 KIA 타선을 삭제 시켰죠. 노경은을 보면, 투수에게 중요한 건 구위도 구위이지만, 커맨드라는 걸 알 수 있습니다. 존 근처로 포심과 변화구를 노련하게 섞어 던지면서 정타를 허용하지 않았죠. 이로운, 조병현이 구위는 더 좋았어도 KIA 타선에게 공략을 당한 이유는 오늘 제구가 안 됐기 때문이고, 노경은이 이로운, 조병현보다 구위가 약함에도 완벽하게 막은 이유는 제구가 너무 좋았기 때문입니다. 역시 투수의 기본은 제구라는 걸 알 수 있었던 경기가 아니었나 싶네요.

 

 

조상우 트레이드는 필요한가

 

이미 공공연히 조상우 트레이드를 노리는 팀이 언급이 되고 있습니다. KIA, LG, 삼성 3개 팀이죠. 두산은 할 리가 없죠. 팀에 제일 많은 유형이 조상우처럼 구위가 뛰어난 우완 정통파 투수이니까요.(너무 부러움) 오늘도 선발 시라카와가 일찍 무너졌지만, 이영하, 홍건희, 이병헌, 최지강, 김택연 150km/h 이상을 던질 수 있는 구위가 좋은 불펜투수들로 삼성 타선을 압도해냈죠. 그러니 현재 상위권에 있는 팀들 중에서 KIA, LG, 삼성만이 조상우에 관심을 가질 수밖에 없습니다.

 

'대가가 세지 않다면' 전 조상우 트레이드는 당연히 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1라운드 지명권은 당연히 줄 수 있다고 생각하고요. 1라운드 지명권을 선뜻 내줄 수 있는 이유가 KIA 지명 순위가 좀 애매하거든요. 정우주, 정현우, 김태형까지는 당장 1군에서 두각을 나타낼 투수들인데 KIA 순번(5순위)에서는 당연히 셋 다 지명하기 어렵고, KIA의 1라운드 대상자로 꼽히는 김영우, 박정훈은 모두 육성에 시간이 걸리는 유형입니다. 그래서 조상우를 트레이드로 영입하고 FA로 잔류까지 시킨다면, 검증된 불펜투수이니 미래를 파는 결정까지는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1라운드보다 아까운 건 1군 진입이 코 앞인 유망주를 내주는 거죠. 키움이 아직 터지지 않은 유망주. 여기에 유격수 수비는 어렵다는 평을 받는 김휘집 내주는 대가로 NC의 1라운드, 3라운드 지명권을 받아 냈는데, 리그에서 가장 뛰어난 우완 정통파 불펜 투수. 비록 FA가 얼마 남지 않았다지만, 조상우를 내주는 대가로는 당연히 '즉전감' 선수도 요구를 할 겁니다. KIA에서는 아마 변우혁, 윤도현 같은 선수들이 언급이 될 것 같고요. 유망주 투수라면 지난해 1순위 조대현까지도 요구할 가능성이 큽니다.

 

일단, KIA는 조금 더 시간을 지켜볼 것 같아요. 오늘 불펜진이 쳐맞긴 했어도 오늘 제외하면 나머지 경기는 잘 막고 있었고, 정해영도 큰 부상이 아니라고 하니 불펜 보강에 대한 희망은 남아 있는 상황이죠. 무엇보다도 아직 1-2위 경기 차이가 4.5경기 차이라는 점 때문에 다른 팀보다는 트레이드에 소극적일 거라고 봅니다.

 

다만, KIA에서는 LG와 삼성이 조상우를 영입하면 경쟁팀들의 체급이 높아지기 때문에 그 점을 더 신경 쓸 거에요. 두 팀 모두 현재 불펜에 대한 걱정이 있는 팀들이니까요. 아마 트레이드 데드 라인... 아니, 조상우의 행선지가 결정될 때까지 이 문제는 야구 커뮤니티와 현장을 뜨겁게 달굴 것 같습니다.

 

개인적으론, KIA의 문제점은 선발이지 불펜은 아니라고 생각해서 삼성, LG 쪽에서 더 움직임이 나올 것 같아요. 그리고 돈을 걸라면 삼성 쪽에서 트레이드가 일어날 가능성이 크지 않나 생각이 듭니다. 키움에서도 같은 가격 제시라면 김태형을 얻을 수 있는 삼성 쪽과 거래가 되길 원할 것 같고요. 다만, KIA에서 불펜진에 큰 부상자가 발생하거나 1-2위 경기 차이가 줄어든다면, 조상우 트레이드에 본격적으로 협상을 시작할 것 같습니다.

 

 


선수 단평

 

  • 소크라테스 - 조병현의 포크볼 실투를 놓치지 않고 극적인 만루 홈런. 한끗 차이로 영웅이 되지 못 하다.
  • 최원준 - 드디어 3할 회복. 이대로 시즌 끝까지 가자.
  • 김도영 - 장타 욕심 버리고 불리한 카운트에서는 짧은 안타로 기회 연결
  • 최형우 - 선구안은 살아 있는데 결과가 안 좋네
  • 나성범 - 또 빠른 공에 늦네.
  • 김선빈 - 잘 해주긴 했는데 6회 2사 2, 3루에서 못 친 게 내심 아쉽다.
  • 서건창 - 그냥 변우혁 씁시다.
  • 변우혁 - 삼진 먹었어도 서건창 대신 씁시다.
  • 한준수 - 타구질은 나쁘지 않아 보였는데, 주자 견제는 여전히 아쉽다.
  • 박찬호 - 9번에서 1번 같은 모습(2루타 1개, 볼넷 2개)
  • 윤영철 - 슬라이더, 체인지업까지 존 근처에서 떨어지면서 시작이 좋았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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