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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7] KIA : 두산 - 이제는 추격자 입장에서 시즌을 운영할 때

KIA Tigers 경기 리뷰

by Lenore 2024. 6. 8. 00: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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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배의 요인 - 중심타선의 부진? 

 

오늘 경기 패배로 KIA는 1위 자리를 LG에 내주게 되었습니다. 두산과도 1.5경기 차이라서 3위로 떨어질 가능성도 큽니다. 오늘 경기는 양 팀 모두 숱한 찬스를 살리지 못 했지만, 차이가 있다면 두산 3-4-5-6번은 21타수 8안타 2홈런 4타점의 맹타를 휘두른 반면, KIA 3-4-5-6번은 21타수 9안타 4타점의 맹타...응? 중심타선 까려고 오늘 기록 뒤져봤는데, 중심타선 활약은 KIA가 조금 나았습니다. 5번 소크라테스가 3안타, 6번 김선빈이 3안타를 친 덕분이지요.

 

오늘 경기 내준 건, 중심타선의 문제라기보다는 이우성의 출산휴가로 빠진 1루수 자리에 들어 온 서건창이 3번의 찬스를 모두 무산시켰고, 실책까지 저지르며 구멍 역할을 했다는 거고, 서건창 대신 대타로 들어 선 변우혁도 2타수 무안타에 결정적인 병살타에 경기 후반 찬스를 살리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굳이 오늘 경기 타선에서의 문제점을 찾자면, 이우성이 출산휴가로 빠진 걸 안타까워하면 될 것 같습니다. 

 

다만, 서건창에 비해 변우혁을 두둔하고 싶은 건, 9회에 나온 병살타는 굉장히 잘 맞은 타구였고, 운만 안 따랐을 뿐입니다. 마지막 타석에서의 삼진도, 맥없이 물러난 건 아니었고, 구위가 완전히 살아난 정철원(나성범은 부끄럽게도 3구 삼진으로 끝났습니다.) 상대로 9구 까지의 승부 끝에 삼진을 당한 것이니 위로해주고 싶습니다. 전, 2구째 150km/h 빠른 공에 헛스윙하는 거 보고 나성범처럼 3구 삼진으로 끝날 줄 알았거든요. 하지만, 8구째에 변화구를 생각해서인지, 빠른 공에 타이밍이 늦었습니다.

 

변우혁 이야기를 조금 더 해보자면, 최근 경기 성적은 좋지 못하지만, 기회를 줘야 할 선수라는 점입니다. 당장에 정철원 공에 못 따라가는 것도 당연합니다. 퓨처스에서는 그 정도 공을 던지는 투수가 없으니까요. 투수는 두산 김택연처럼 당장에 구위가 좋으면 1군에서 바로 통하지만, 타자는 데뷔 첫 해부터 1군에 통하는 것은 기적과도 가깝습니다. 당장에 현재 KIA 타선의 핵심인 김도영은 1년차에 254타석에서 타율 .237 / OPS .674에 그쳤습니다. 초반 한 달은 안타 하나 치기에 버거웠고요.

 

물론, 변우혁은 김도영보다 3살이나 더 많긴 하지만, 이제 1군에서 소화한 타석이 374타석에 불과합니다. 김도영보다 컨택이 떨어지는 타자라는 점을 감안하면, 그렇게 1군 타석을 많이 소화한 것도 아니죠. 오늘 못 했다고 당장에 1군에서 내리면 죽도 밥도 안 된다고 생각합니다. 변우혁은 올해 2군에서 .333 / .470 / .567. 홈런 6개를 기록하고 있으니까요. 1군 투수들의 공을 더 많이 봐야 성장할 수 있습니다.

 

 

KIA가 1위에서 내려온 이유

 

시즌 초부터 1위를 달린 KIA가 2위, 곧 3위까지 추락하고 있는 이유는 '타선이 약해졌기 때문'입니다. 아래는 월별 팀타선 비율스탯입니다. (OPS 순서로 정렬)

 

[4월]

  • KIA : .299 / .374 / .460 / .834
  • 삼성 : .286 / .364 / .430 / .794
  • NC : .277 / .362 / .427 / .789
  • KT : .285 / .353 / .432 / .785
  • LG : .284 / .370 / .397 / .767
  • 키움 : .266 / .342 / .411 / .753
  • 두산 : .270 / .334 / .412 / .746
  • SSG : .276 / .330 / .416 / .746
  • 롯데 : .265 / .329 / .383 / .712
  • 한화 : .240 / .334 / .347 / .681

 

 

[5월]

  • 두산 : .290 / .357 / .444 / .801
  • KIA : .288 / .354 / .439 / .793
  • 한화 : .282 / .355 / .431 / .786 
  • 롯데 : .283 / .346 / .436 / .782
  • NC : .274 / .369 / .409 / .778
  • LG : .272 / .376 / .392 / .768
  • KT : .270 / .360 / .399 / .759
  • 삼성 : .268 / .343 / .415 / .758
  • SSG : .256 / .350 / .361 / .711
  • 키움 : .270 / .330 / .356 / .686

 

[6월 1일~6월 7일]

  • LG : .318 / .405 / .517 / .922
  • 롯데 : .308 / .373 / .476 / .849
  • SSG : .274 / .364 / .453 / .817
  • 키움 : .304 / .407 / .391 / .798
  • 두산 : .289 / .350 / .430 / .780
  • 한화 : .290 / .350 / .401 / .751
  • KT : .236 / .325 / .372 / .697
  • NC : .247 / .325 / .347 / .672
  • KIA : .249 / .308 / .359 / .667
  • 삼성 : .236 / .314 / .344 / .658

 

4월의 KIA는 타팀과 비교를 불허할 정도로 공격력이 뛰어난 팀이었습니다. 5월에 조금 둔화되긴 했지만, 애초에 팀타선 OPS .800 이상은 꿈의 수치고, .793도 리그에서 두 번째로 뛰어났습니다. 하지만 6월 1일부터 6월 7일까지는 리그에서 두 번째로 못 치고 있습니다. 결국, 미쳐버린 LG 타선(OPS .922 실화임?)에 공격력 1위팀 자리를 내주고 말았죠. 작년 시즌과 동일해졌습니다. 지난해도 LG가 리그 1위 타선, KIA가 리그 2위 타선이었거든요.

 

6월 들어서 꼬라 박은 이유는 중심타선 때문입니다. 나성범, 최형우, 이우성, 소크라테스가 모조리 안 좋습니다. 6월 1일부터 6월 7일까지 각 팀의 중심타선(3번, 4번, 5번) OPS를 살펴보면 처참합니다.

 

[6월 1일~6월 7일 클린업 OPS]

  • LG : 1.163 
  • SSG : .988
  • 롯데 : .952
  • NC : .928
  • 키움 : .901
  • KT : .871
  • 두산 : .832
  • 한화 : .762
  • 삼성 : .751
  • KIA : .587

 

지난 1주일 동안 KIA 3, 4, 5번은 OPS .600도 못 치고 있습니다. 이게 사람들입니까? 참고로 같은 기간 1~2번(박찬호, 김도영) OPS는 KIA가 1등(LG가 당연히 1등인줄 알았는데)입니다. OPS .892 치고 있어요. 미쳐버린 LG 1~2번의 OPS(.871)보다 좋은 수치입니다. (물론, LG 1~2번은 출루율 .467 이라는 정신나간 스탯을 찍고 있습니다.) 쉽게 말해서 타선이 엇박자를 보이고 있다는 거죠.

 

그럼 중심타선을 누굴 세우느냐? 라고 묻는다면, 대안이 없긴 합니다. 나성범, 최형우, 이우성, 소크라테스가 살아나야죠. 이들이 시즌 내내 OPS .600도 못 치진 않을 겁니다. 다만, 빨리 부진에서 벗어나야 계속 순위 싸움이 가능할 것 같습니다. 

 

굳이 타선에 변화를 주자면, 김도영을 3번으로 쓰고, 2번 타자로 김선빈을 쓰는 겁니다. 지금 김선빈도 최근 1주일 간 OPS 1.132를 치고 있거든요. 다만, 김선빈이 상위 타순에서 부담감을 느끼는 게 문제라면 문제라고 할 수 있고, 김도영이 2번에서 잘 치고 있는데, 3번으로 재배치하면 어린 선수라 부담감을 느낄 수도 있어서, 이범호 감독의 고민도 깊을 것 같긴 합니다. 그래서 타순 변경을 하지 않는다고 감독을 비난하고 싶진 않습니다. 한 명도 아니고, 3명이 OPS .600도 못 치면, 손 쓸 도리가 없다고 생각해요. 살아나길 바래야죠.

 

 

1위에서 내려온 것, 오히려 좋아?

 

1위에서 내려왔지만, 큰 충격 받을 필요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시즌은 기니까요' 오히려 계속 1위를 달리면서 선수들이 받았을 스트레스에서 벗어나 더 좋은 활약을 할 수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팀 분위기에 변화를 줄 수 있는 계기가 될 수도 있습니다. 1위를 달릴 때, 팀 분위기를 해치고 싶지 않다고 이범호 감독이 엔트리 변화에 소극적이었는데, 이제는 적극적으로 가져갈 수 있죠.

 

일단, 박정우에게 한 번 더 기회를 줄 수도 있고, 최근 좋지 못한 서건창 대신 고종욱을 쓰는 방법도 있습니다. 최원준을 벤치에 앉히고 이창진을 기용하는 방법도 생각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소크라테스를 이제 그만 놓아주고, 새 외국인 타자를 적극적으로 알아볼 수도 있습니다. 리그에서 가장 성적이 떨어지는 외국인 타자를 굳이 안고 갈 이유가 없습니다. 오늘 경기 활약은 좋았지만, 냉정하게 마지막 타석 안타 빼고는 타구 질은 좋지 못 했고요.(다만, 경기 후반 적극적인 주루 플레이는 박수 쳐주고 싶네요.)

 

위에도 적었지만, 시즌은 길고, 아직 반도 안 지났습니다. 당장에 리그 최악의 타선처럼 보였던 롯데와 한화가 5월과 6월의 매세운 공격력을 보여주고 있는 게 야구고, 퇴출 1순위 같았던 두산 라모스가 현재는 리그에서 세 손가락 안에 드는 활약을 보이는 것이 야구입니다. 오늘 졌다고, 힘 빠질 필요는 없다고 생각해요. 시즌은 이제부터 시작입니다. 

 

 

※ 야간 근무하느라 야구 봐서 선수 단평은 생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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