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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5] KIA : 롯데 - 나성범이 다 해먹은 경기

KIA Tigers 경기 리뷰

by Lenore 2024. 6. 6. 0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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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배의 요인

 

나.성.범. 끗.

 

한현희를 끌어 내릴 수 있었던 3회 1사 1, 2루에서 병살을 쳐. 다리가 느려서 3회 2사 이후에 윤동희의 플라이를 못 잡고 안타 만들어 줘(오늘 윤동희는 쓰레기 열심히 주었나 봅니다. 이 안타도 그렇고 8회 결정적인 만루 싹쓸이 2루타도 빗맞은 안타) 발 빠른 우익수였다면 윤동희 타구 잡고 이닝 끝났을텐데 못 잡아서 2사 1루 됐고, 레이예스의 타구도 수비가 좋은 2루수면 잡고 이닝 끝내는 타구였는데 김선빈이 짧은 리치의 한계로 내야 안타 만들어주고... 89년생 고참들이 참 한심한 수비 보여주네요.

 

나성범은 이 뿐만 아니라 5회 고승민의 타구도 한 번에 포구하지 못 하고 뒤로 흘려서 2루타 만들어줬고, 레이예스의 우익수 플라이를 잡고 난 다음에 아웃 카운트 착각해서 지가 잘못해서 2루로 보낸 고승민을 홈으로 들여보내주는 생쑈를 했죠. 움짤로 한 번 나성범 생쑈 가져와봅니다.

 

이거 놓쳐서 2실점 빌미 제공

 

이거 놓쳐서 고승민 2루 보냄

 

멋진 수비! 나 좀 멋진데? 아웃 카운트 착각해서 2루 주자 고승민 홈에 들어 옴 

 

이게 프로 선수의 실력입니까? 맘 같아선 그냥 오늘 경기 끝나고 당장 함평으로 가라고 하고 싶습니다. 결정적인 패인은 한현희를 공략 못한 것, 그리고 승리계투조까지 난타당한 게 크다고 생각하지만, 경기 분위기를 완전히 망친 건 나성범의 안이한 수비 3개죠. 

 

 

사이드암의 슬라이더도 공략 못 하는 좌타자들

 

한현희를 무시하고 싶은 건 아닌데, 한현희는 커리어 내내 좌타자 상대로 안 좋은 선수고, 성적이 괜찮은 올해도 좌타자 상대 기록이 안 좋았습니다. 그런데 오늘 한현희는 좌타자가 핵심 타선인 KIA 타선을 상대로 5이닝 동안 안타 4개 밖에 안 맞았고, 안타 4개 중에 좌타자에게 맞은 안타는 단 1개도 없습니다. 그 덕분에 한현희의 시즌 좌타 상대 피OPS가 .601까지 내려갔네요. 

 

보통 우완 사이드암이 던지는 슬라이더는 좌타자에게 좋은 먹잇감입니다. 좌타자 입장에서는 먼 쪽에서 눈에 가까운 쪽으로 오니까 공략하기 쉽죠. 그래서 체인지업이 뒷받침 되지 않고 슬라이더가 주무기인 사이드암 투수들은 매년 좌타 상대로 약점이 생깁니다. 대표적인 투수가 한현희와 지금은 은퇴한 신재영, 그리고 두산의 최원준이 있습니다. 당장에 지난해 한현희의 좌타 상대 피OPS는 .932, 우타 상대 피OPS는 .686이었어요. 

 

그런데 오늘 KIA는 5명의 왼손 타자를 라인업에 넣었음에도 한현희 상대로 단 하나의 안타도 때려내지 못했습니다. 심지어 오늘 한현희는 사이드암이 좌타자를 잡는데 어려운 구종인 슬라이더를 포심보다 더 많이 던졌습니다.(슬라이더 60.5%, 포심 35.5%) 그럼에도 KIA 좌타자들이 한현희를 공략하지 못 한 건, 오늘 따라 한현희의 슬라이더가 더 날카롭게 들어갔거나, 그게 아니라면 KIA 좌타자들의 컨디션이 굉장히 좋지 못하다거나 이겠죠.

 

응원팀이라서 하는 말이 아니고, 최근 KIA 좌타자들 컨디션이 안 좋은 것도 맞습니다. 아래는 KIA 좌타자들의 최근 5경기 기록입니다.

 

  • 나성범 .118 / .211 / .118 / .329
  • 최형우 .167 / .211 / .222 / .433
  • 최원준 .250 / .333 / .250 / .583
  • 테스놈 .235 / .235 / .294 / .529
  • 한준수 .182 / .182 / .364 / .546

 

가장 많이 나온 5명 중 OPS가 .600 이상인 선수가 단 한 명도 없습니다. 이러니 1번 박찬호가 .381의 출루율, 김도영이 .684의 장타율을 기록하고 있음에도, 득점이 안 나오죠. 아, 참고로 지금 타선에서 잘 치는 타자는 박찬호, 김도영이 끝입니다. 이우성도 OPS .566 치고 있습니다. 김선빈도 .572 치고 있고요.(대신 김선빈은 타율이 .286) 무엇보다도 3-4번을 치고 있는 나성범과 최형우가 부진하니 슬라이더가 주무기인 한현희 공략이 안 되죠. 오늘만 해도 3회에 박찬호의 내야안타(...나승엽의 실책성)와 김도영의 안타로 만들어진 1사 1, 2루 찬스에서 나성범이 슬라이더에 한 번 타이밍을 잃더니, 포심에 방망이가 따라가지 못 해서 툭 갖다 대며 병살로 끝났죠.

 

그래도 클래스가 있는 선수들이니 금방 올라올 거라고 생각은 합니다만, 최형우는 나이 때문에 다시 올라올 지 의문이고. 소크라테스는 빨리 바꿔야죠. 최원준은 4월까지 활약을 보고 드디어 포텐 만개한다고 생각했는데, 그때도 타구 스피드는 느렸고, 탱탱볼이 다시 표준볼(?)로 돌아가니 타구질이 형편없습니다. 박찬호가 땅 팔 때는, 타구 질은 좋아서(박찬호 스스로도 타구 스피드는 작년보다 낫다고 자부했죠) 기대가 됐는데, 최원준은 안타 칠 때도 뱃 컨트롤로 툭 가져다대는 안타가 많아서 영 기대가 안 됩니다. 컨택 재능은 있지만, 타구에 힘을 싣는 스윙이 안 되고 있어요. 개인적으로 지금 2군에 가장 빨리 내려가야 할 선수는 최원준이라고 생각합니다.

 

한준수는 사실상 올해가 풀타임 첫 해이니, 사실상 안정적으로 올 시즌 클래스를 증명해줄 선수는 비관적으로 보면, '나성범' 단 한 명입니다. 마흔이 넘은 최형우가 다시 반등할 수 있을까? 최원준이 타구에 힘을 싣는 스윙을 보여줄 수 있을까? 한준수가 풀타임 첫 해의 경험 부족을 극복할 수 있을까? 그리고 여기에 그나마 비빌만한 건 클래스 높은 외국인 타자 영입인데, 외국인 투수에 비해 외국인 타자는 적응에 시간이 좀 더 걸립니다. 망할 가능성은 투수보다 더 높은 것도 사실이죠. 비관적으로 보면, 한없이 비관적으로 볼 수 있는 상황입니다.

 

 

푹 쉰 승리계투조가 털린 것도 문제

 

장현식과 최지민이 잘 던졌더라도, 타선 꼬락서니가 이래선 이기기 어려울 거라고 보지만, 그럼에도 정해영, 전상현과 함께 승리계투조 역할을 해야 할 장현식과 최지민이 나란히 실점한 것도 불안한 부분이죠. 장현식은 오늘 1실점 이해할 수 있습니다. 황성빈의 번트 안타가 너무 절묘하게 들어갔고, 제대로 맞은 안타는 윤동희의 안타 뿐이었습니다. 

 

그런데 최지민은 결국 터질 게 터졌네요. 오늘은 심지어 빠른 공 제구도 안 되더라고요. 볼넷 이후 나승엽에게 맞은 안타는 운이 안 따른 먹힌 타구였고(여기서 또 반복된 김선빈의 짧은 리치) 이정훈에게 맞은 안타도 깔끔한 정타는 아니었습니다만, 어찌됐든 첫 타자에게 스트레이트 포볼을 준 게 문제죠. 이후 김도현의 3실점(모두 최지민의 주자)이야 운이 안 따랐으니 그러려니 합니다. 

 

장현식은 6일 쉬고 일주일만에 등판이었고, 최지민 역시 6월 1일 이후 4일 쉬고 등판이었습니다. 그런데 투구 내용이 둘 다 안 좋았습니다. 최지민은 올 시즌 성장통이라고 생각은 들지만, 지난해 59.1이닝 동안 26개의 볼넷을 내준 선수가 올해는 25.2이닝 동안 24개의 볼넷을 주고 있습니다. 그 와중에 삼진율은 작년에도 좌완 파이어볼러 답지 않게 6.67개에 불과했는데 올해는 여기서 더 떨어진 4.91개입니다. 불펜투수들에게 있어 가장 중요한 스탯은 '삼진율'입니다. 그런데 최지민의 삼진율은 승리계투조로 쓰기엔 너무 떨어집니다.

 

최지민의 삼진율이 떨어지는 이유는 아직 잘 모르겠네요. 눈으로 보기에 구위의 문제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포심의 컨택률이 87.5%로 조금 높긴 한대 그렇다고 아주 높은 수치는 아닌 것 같고 포심의 피OPS는 .671에 불과합니다.(작년엔 .669), 결국, 슬라이더와 체인지업이 타자들이 속기 쉬운 위치에서 떨어지는 게 아니라 너무 일찍 떨어지는 게 문제가 아닐까 싶습니다. 뭐, 본인이 이겨내야죠. 이제 고작 고졸 3년차의 어린 투수이니, 안 아프고 경험 쌓다 보면 더 나아질 거라고 믿습니다.

 

 

여튼, 이래저래 이번 주 안에 1위에서 내려올 가능성이 큽니다. 아마, 1위에서 내려오면, 그때 이범호 감독이 어떤 카드를 꺼내들 지 지켜봐야할 것 같습니다. 심재학 단장도 가만히 있지 말고, 외국인 타자 영입에 모든 심혈을 기울여야죠. 지금 KIA가 반등할 요소는 토요일 선발 예정인 알드레드의 기적 같은 호투, 그리고 소크라테스 대신 들어 올 (브리또가 오든지) 외국인 타자의 성공 여부입니다. 이게 되면 패넌트레이드 1위가 되는 거고, 안 되면 4~5위까지 쭉 미끄러질 수도 있습니다.

 

움짤 만드느라 지쳐서 선수 단평은 생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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