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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1] KIA : KT - 경기를 구한 홍종표의 다이빙 캐치

KIA Tigers 경기 리뷰

by Lenore 2024. 6. 1. 23: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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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리의 요인

 

네일, 최지민 홍종표, 전상현, 정해영의 투구(및 수비)가 좋아서 KT의 강타선을 2실점으로 막고 승리할 수 있었습니다. 네일 등판 경기마다 어김없이 나오는 실책이 오늘도 또 나왔으나(그것도 한 선수가 2개), 어찌됐든 실책을 한 김도영이 역전 홈런을 쳤으니 공수 공헌은 퉁쳤다고 봐도 될 것 같습니다.

 

선발 매치업만 보면, 오늘 경기 더 쉽게 이겼어야 하는데, 타자들이 KT 신인 투수 육청명의 공을 너무 낯설어 하더군요. 그걸 떠나서 육청명의 투구도 매우 좋았습니다. 개인적으로 강릉고 시절에도 제구력이 좋은 선수라는 이야기를 들어서(10이닝 당 사사구 1개 꼴) 내심 KIA가 지명했으면 하는 선수인데, 2라운드 지명권이 없는 KIA에게는 기회가 가지 않았죠.(KIA 순번에 키움이 이재상을 픽했고, KT가 육청명을 지명) 오늘도 보니까 제구가 아주 좋습니다. 투구수가 누적된 4회부터 제구가 흔들린 경향이 있었지만, 지속적으로 보더라인으로 빠른 공과 슬라이더, 체인지업을 고루 잘 던지더라고요.

 

지난 드래프트에 좋은 투수가 많이 나왔다고 하는데, 개인적으론 KT가 가장 지명을 잘 한 것 같습니다. 원상현이나 육청명이나 현재 성적은 인상적이지 못하더라도, 향후 발전 가능성은 커 보여요. 둘 다 선발로 평균 구속 145km/h에 가깝고, 둘 다 고졸 1년차 치고 제구력도 좋은 편입니다. 엄상백이 올해 FA에서 다른 팀으로 떠나더라도(타팀 이적 가능성 매우 높다고 봄) 군대에 있는 배제성도 있고, 소형준도 있고, 원상현, 육청명 같은 어린 나이에 경험 많이 쌓은 투수들도 있으니 앞으로도 KT 마운드는 높을 듯 싶습니다. 

 

여튼, 육청명의 투구에 끌려 가면서 초반에 무너뜨리지 못 했고, 어제에 이어 2일 연속 김민수를 공략해서 2득점을 뽑아 3점 차이에 8회부터 최지민이 올라왔는데, 최지민이 로하스에게 빠른 공 던지다가 안타 맞고 쫄았는지, 김민혁과 강백호에게 연달아 볼넷을 내주며 무사 만루 위기에 몰렸죠. 3점 차이였고, 로하스에게 단타를 맞은거면 싸게 막은 거였는데, 왜 자신있게 승부를 하지 못 하고, 김민혁이나 강백호를 상대로 지나치게 신중한 피칭을 하는 지 모르겠습니다. 그냥 자신있게 들어갔어야죠.

 

그나마 최근 전상현의 컨디션이 올라온 게 다행이긴 한대, 무사 만루에서 오재일이 친 타구는 타구 속도가 비교적 빨라서 맞는 순간, 아... 1점 차이에 무사 1, 2루가 되겠구나 했는데, 김선빈 대신 들어 온 홍종표가 오재일의 타구에 몸을 날리며 포구해 박찬호에게 토스했고, 박찬호가 강한 송구로 1루에 오재일을 잡아내 무사 만루를 1실점 병살타로 막을 수 있었습니다. 홍종표의 이 수비가 아니었다면, 8회에 대참사가 날 뻔 했죠. 오늘 경기를 구한 멋진 수비였습니다.

 

 

네일의 완벽한 투구

 

홍종표의 멋진 수비도 있었지만, 오늘 경기 MVP를 꼽자면, 제임스 네일입니다. 1~2회 공을 보고 오늘 호투를 의심하지 않았어요. 투심이 우타자 몸쪽으로 날카롭게 꺾어 들어가고(2회 황재균의 삼진), 스위퍼가 좌타자 몸쪽으로 미친 각도로 꺾여 들어가는데(1회 강백호의 삼진과 2회 오재일의 삼진) 이건 진짜 KBO에서 볼 수 없는 마구에 가깝습니다. 사실상 투피치에 가까운 투수인데, 그럼에도 1점대의 평균자책점으로 리그를 호령하는 이유는 투심과 스위퍼의 완성도가 MLB급에 가깝기 때문입니다. 

 

스탯티즈 기록으로 봐도 네일의 투심은 리그 구종 가치 1위이고, 스탯티즈에서는 슬라이더로 찍히는 네일의 스위퍼 역시 슬라이더 구종 가치 1위입니다. 선발이 투 피치여도 됩니다. 네일처럼 두 구종이 모두 리그 탑급이라면 말이죠. MLB에도 투 피치로 역대 최고의 투수에 오른 선수도 있죠. 랜디 존슨이라고.

 

하지만, 오늘도 네일은 6~7회에는 확연히 공이 날리더라고요. 확실히 투구수 70~80개부터 악력이 약해지는 느낌입니다. 오늘 안타를 3개 밖에 안 맞았는데, 6회와 7회에 각각 1개씩 맞았죠. 이러니 MLB로 갈 급은 안 됩니다. 그냥 KBO에서 평생 있어야죠. 100구도 제대로 소화 못 하는데 무슨 MLB고, 무슨 NPB입니까? 120구 완봉 서너 번 해야 더 큰 무대로 갈 자격이 생깁니다. 

 

암튼, 내일은 윤영철과 쿠에바스의 맞대결이라서 어려운 경기가 유력한 상황인데 오늘 경기 마지막까지 마무리 잘 해서 다행입니다. 정해영도 비록 선두 타자 황재균에게 큼지막한 2루타를 허용하긴 했어도, 그건 황재균이 정해영의 실투를 놓치지 않았기 때문이고, 나머지 3명의 타자는 아주 잘 잡았죠. 특히, 김상수 대신 문상철이 들어설 때 동점 홈런 맞을까봐 쫄았는데, 슬라이더가 정말 예리하게 잘 들어갔습니다. 빠른 공도 148km/h까지 나올 정도로 힘이 있었고요. 리그 세이브 1위 다운 멋진 투구였습니다.

 


선수 단평

 

  • 박찬호 - 요즘 맹타는 칭찬할만하지만, 도루는 신중히 시도할 것.
  • 김도영 - 실책왕 할 기세. 홈런왕, 도루왕 하면 이해해줄게.
  • 나성범 - 첫 두 타석 타구 타이밍은 좋았는데 안 넘어가네
  • 최형우 - 올라오지 않는 타격감. 무늬만 4번 타자
  • 이우성 - 소리 소문 없이 3출루
  • 소크라테스 - 내내 삽질하다가 마지막 타석 적시타
  • 김선빈 - 박찬호에 가려졌을 뿐, 최근 가장 잘 치는 타자는 김선빈
  • 김태군 - 아들 앞에서 괜찮은 활약
  • 최원준 - 도대체 타격감은 언제 올라오려나...
  • 전상현 - 오재일의 타구는 위험하긴 했으나, KIA 킬러 장성우를 잘 막고 추가 실점 안 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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