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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28] KIA : NC - 3경기 연속 비슷한 경기 결과

KIA Tigers 경기 리뷰

by Lenore 2024. 5. 28. 23: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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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리의 요인

 

5회까지 10점을 뽑아서 승리할 수 있었습니다. 물론, 그 이후 5회말부터 9회초까지 KIA는 1득점 뽑는 동안, NC가 7점을 뽑아내며, 막판 3점 차이 2사 만루 풀카운트까지 가는 똥꼬 승부를 하면서, 토/일 경기에 이어서 3경기 연속 똥꼬가 얼얼한 승부를 한 게 문제였지만, 이겼고 3연승했고, 2위와 게임 차이를 2.5경기 차이(아니, 언제 2위가 LG로 바뀌었대유?)까지 벌렸으니 승리를 즐겨야죠.

 

경기를 잡은 건 순전히 초반 장타쇼로 NC 신민혁과 최성영을 공략했기 때문입니다. 신민혁이 올해 성적이 좋은 선수라 공략이 쉽지 않았는데, 초반부터 좋은 타구를 많이 날려줬죠. 특히, 3회에 터진 소크라테스의 생명 연장 쓰리런 홈런이 결정적이었습니다. 

 

NC에서 소크라테스를 타깃으로 좌완 최성영을 내세웠는데, 소크라테스 상대로는 몸쪽 높은 빠른 공과 바깥쪽 달아나는 슬라이더만 던지면 아웃 카운트 쉽게 잡을 수 있습니다. NC 배터리는 그래서 초반 슬라이더 2개로 헛스윙을 유도했지만 실패했고, 2볼에서 3구째 가운데 빠른 공 넣었는데, 소크라테스가 파울 치는 거 보고 '아, 얘 완전 맛이 갔구나?' 라는 생각에 또 가운데 빠른 공 넣었다가 한 방 크게 맞았죠. 똑같은 포심 두 개를 놓칠 정도로 소크라테스가 맛이 가진 않았습니다.

 

 

우리 불펜 믿지 마. 제발 더 열심히 쳐

 

그런데 토/일요일 경기와 마찬가지로 KIA 타선은 상대 선발 일찍 공략하고, 후반에 추가점을 좀처럼 못 뽑았습니다. 3연승 달리는 동안 KIA 타선의 상대 선발 / 불펜 상대 성적이 아래와 같습니다.

 

  • 선발 : 8.1이닝 17득점 
  • 불펜 : 16.2이닝 5득점

 

ERA가 2~3점대인 브랜든, 알칸타라, 신민혁 상대로는 무려 17득점을 뽑아냈으면서 경기가 기울어져 상대 팀에서는 승리계투조를 내지도 않았는데 16.2이닝 동안 5득점에 그친 건 고쳐야 할 부분이 아닌가 싶습니다. 그리고 저 5득점도 오늘 최성영 상대로 4득점, 송명기 상대로 1득점을 했으니, 3경기 연속 득점을 뽑아 낸 불펜투수가 2명 뿐이에요. 

 

선발 일찌감치 공략하고 타자들의 집중력이 흐뜨러지는 모습인데, 현재 KIA 불펜 컨디션이 안 좋습니다. 그러니 후반부에 집중해서 1점이라도 더 뽑는 야구를 했으면 좋겠네요. 번트까지 바라진 않습니다. 오늘도 무사 1, 2루 찬스가 7회와 9회에 각각 있었는데 이때 번트를 대지 않은 걸 탓하고 싶진 않아요. 5점 차이로 크게 이기고 있었고, 1득점 더 뽑자고 번트 대는 것보다는 치게 하는 게 타자들 기량 향상에도 도움이 된다고 생각하고요. 

 

그런데 3경기 연속 경기 후반, 상대 승리계투조도 아닌데 추가 득점을 못 뽑아낸 점에 대해서 타자들이 더 집중력을 가지고 개선해야 할 것 같습니다. 오늘 KT보세요. KIA는 주말에 1점도 못 뽑아낸 이영하, 이교훈 상대로 무려 7점(4자책)이나 뽑았습니다. 그러니 경기를 쉽게 가져갈 수 있었죠. (와, 그런데 이런 경기에서도 손동현 쓰는 거 보면 이강철 감독 진짜 독하네요)

 

 

부족한 투수진, 뎁쓰 강화는 필수

 

4월까지 압도적인 1위를 달릴 기세였던 KIA가 5월에 쳐진 건, 타선이 4월만 못한 것도 있지만 더 큰 원인은 불펜에 있다고 생각합니다. 다행히, 오늘 이범호 감독이 시즌을 길게 보기 위해서 곽도규를 엔트리에서 빼며 휴식을 부여했죠. 여기에 오늘 전상현도 모처럼 올라와서 사구 하나 주긴 했지만, 깔끔한 투구를 보여줬습니다. 비록 정해영을 쓴 건 아쉽지만, 최지민과 장현식을 아낀 건 오늘 경기에서 소득이라고 할 수 있는 점이고요.

 

그런데 불펜 투수 한 자리가 너무 허접하네요. 롱릴리프 역할을 기대하는 투수들 성적이 너무 안 좋습니다. 아래는 올해 KIA 롱릴리프 역할을 부여 받은 투수들의 성적인데...

 

  • 김건국 : 21.0이닝 / ERA 6.86 / WHIP 1.71
  • 김사윤 : 16.2이닝 / ERA 3.24 / WHIP 1.98
  • 윤중현 : 9.1이닝 / ERA 11.57 / WHIP 2.68
  • 이형범 : 5.0이닝 / ERA 7.20 / WHIP 1.80
  • 김현수 : 4.1이닝 / ERA 6.23 / WHIP 1.15
  • 김대유 : 2.2이닝 / ERA 20.25 / WHIP 3.38
  • 박준표 : 2.0이닝 / ERA 13.50 / WHIP 4.50
  • 유승철 : 2.0이닝 / ERA 13.50 / WHIP 3.50

진짜 처참합니다.ㅋㅋ 그런데 이 선수들이 퓨처스에서는 성적이 좋아요. 사실상 1군 멤버인 김건국을 제외하면,

 

  • 김사윤 : 10.0이닝 / ERA 1.80 / 2BB 6SO / 피안타율 .182
  • 윤중현 : 10.0이닝 / ERA 1.80 / 2BB 3SO / 피안타율 .316
  • 이형범 : 20.1이닝 / ERA 2.66 / 4BB 14SO / 피안타율 .318
  • 김현수 : 24.1이닝 / ERA 3.70 / 11BB 18SO / 피안타율 .233
  • 김대유 : 18.1이닝 / ERA 2.95 / 0BB 14SO / 피안타율 .258
  • 박준표 : 18.0이닝 / ERA 2.50 / 6BB 15SO / 피안타율 .203
  • 유승철 : 22.0이닝 / ERA 0.41 / 10BB 16SO / 피안타율 .147

이 명단에서 가장 놀라운 게 유승철입니다. 볼넷이 좀 많긴 한대, 22이닝 동안 피안타율이 .147에 불과합니다. 1군에서는 구속도 안 나오는데 존에 넣는 공이 하나도 없어서 무려 2이닝 동안 볼넷이 5개인데, 퓨처스에서는 10배 더 많은 이닝을 던지면서 볼넷은 2배 더 허용했을 뿐입니다. 0점대 평균자책은 덤이고요.

 

박준표도 대단하죠. 1군만 올라오면, 배팅볼 그 자체(피OPS 1.436)인데 퓨처스에서는 볼넷도 적고, 피안타율도 매우 낮습니다. 김대유도 피안타율이 높은 편인데, 그래도 2할 5푼대에 불과하고 18.1이닝 동안 볼넷이 단 하나도 없습니다. 이미 1군에 있는 김사윤도 마찬가지고요. 오히려 윤중현은 3할대 피안타율인데 왜 올렸나 싶네요. 이형범도 안타는 많이 맞아도 볼넷은 덜 허용해서 평균자책이 좋죠.

 

젊은 선수들이면 1군 올라와서 낯설음 때문에 못 하는 게 이해라도 되는데, 박준표, 김대유, 윤중현, 이형범 4명은 1군에서 아주 경험이 넘쳐나는 선수들이고, 박준표, 김대유, 이형범 3명은 한때 리그 최고 불펜투수 중 한 명이었던 전적도 있습니다. 그런데 이상하게 1군만 올라오면 쳐 맞는 게 정말 미스테리합니다. 

 

 

ABS, 조정 없으면 사이드암 투수들은 박물관으로 갑니다.

 

특히, 박준표와 윤중현 두 사이드암 투수들이 문제인데, ABS 탓인지 낮은 쪽에 스트콜이 안 들어오니까 가운데 우겨 넣다가 정타를 너무 많이 허용하고 있죠. 이게 너무 불가사의합니다. 두 투수 모두 싱커 움직임이 좋은 투수들이라 존에 넣어도 땅볼이 나와야 하는데, 라인드라이브 타구가 양산됩니다. 오늘 윤중현 보세요. 아래는 윤중현이 한석현에게 2루타 맞은 투구 위치입니다.

 

 

 

 

 

우완 사이드암 투수가 좌타자 공략할 때 이보다 더 좋은 코스로 넣을 수 없는데 아주 깔끔하게 클린 히트로 연결이 되었죠. 이게 참 불가사의합니다. 박준표도 그렇고요. 좌타자든 우타자든 낮게 싱커 제대로 들어가는데, 그게 전부 정타입니다. 타구 속도가 어마무시해요. 이 부분을 정재훈 투수코치가 교정을 해주고 있는 지 의문입니다. 

 

물론, 근본적으로 KBO의 ABS 존이 조정되어야 한다는 점은 팩트입니다. 야구팬들이 보기에도 하이 존에 너무 후합니다. 반대로 낮은 쪽은 너무 박해서, 싱커로 먹고 살아야 하는 사이드암 투수들이 고전하고 있고요. 그나마 살아 남는 사이드암 투수들은 '빠른 공을 던진 줄 아는 투수'들이죠. 

 

아래는 올해 10이닝 이상 던진 사이드암 투수들의 성적입니다.(피OPS 순으로 정렬)

 

  • 박민호 .550
  • 한현희 .566
  • 최하늘 .581
  • 박명근 .755
  • 이재학 .770
  • 박정수 .780
  • 김대우 .781
  • 엄상백 .821
  • 우규민 .832
  • 박치국 .844
  • 최원준 .894
  • 박종훈 .941


SSG 박민호는 아직 스몰 샘플(13.2이닝)이라 더 지켜봐야할 것 같고, 실제로 올해 좋은 활약을 보이고 있는 사이드암 투수는 한현희, 최하늘 둘이 전부입니다. 그리고 둘 다 소속팀에서 승리계투조 역할은 아니고, 추격조 역할을 주로 하고 있죠. 박민호도 마찬가지고요. 냉정하게 필승계투조는 아무도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달리 말하면 지금 10개 구단 감독들도 알고 있는 거죠. '아, 지금 같은 ABS 존에서는 사이드암 투수를 넣는 건 자살행위구나' 라고요.

  

아래는 2023년 25이닝 이상 투구한 사이드암 투수 피OPS TOP 10 입니다.

 

  • 임기영 .556
  • 엄상백 .633
  • 고영표 .652
  • 이재학 .655
  • 박치국 .704
  • 박준표 .705
  • 박명근 .718
  • 강재민 .727
  • 윤중현 .730
  • 김대우 .740

 

올해와 비교하면, 정말 매우 차이 나는 기록이죠. 당장 후반기부터 ABS를 조정하라는 말은 안할테니, 내년 시즌에는 ABS존을 조정했으면 좋겠습니다. 팬들 입장에서도 하이 존은 납득하지 못하는 스트라이크가 나오는 경우가 많기 때문입니다. 리그 내 투수들의 다양성을 위한 것도 있고요. 그렇습니다. 저는 PC 주의자입니다.

  

KIA만 봐도 지난 시즌 임기영, 박준표, 윤중현이 피OPS만 보면 리그 TOP 10 안에 드는 사이드암 투수 3명을 보유한 팀인데, 임기영은 부상으로 못 뛰고 있다해도, 박준표와 윤중현이 작년과 비교하면 너무나도 보탬이 안 되고 있죠. 위 명단만 보면 ABS 도입으로 피를 보고 있는 팀은 KT와 KIA 두 팀 같네요. 그 와중에 한현희는 떨어지는 변화구 위력이 떨어져서 그런지, 오히려 성적이 훨씬 좋아진 것도 이색적입니다.(작년 .820, 올해 566)

  

여튼, 갑자기 ABS 체제에서 사이드암 투수들 성적으로 이야기가 딴 데로 샜는데, KIA도 ABS 도입 체제에서는 사이드암 투수들을 지나치게 믿기 보다는, 우완 정통파 투수를 더 믿어야 하는 게 아닌가 싶습니다. 퓨처스 리그는 기록만 보면 안 되는 것이지만, 유승철이 저 정도 성적이면 기회를 한 번 더 줘보는 것도 나쁘지 않아 보이고요. 그런데 LG전에서 던진 공은 진짜 프로 선수의 공이 아니었는데... 정체가 뭔지?

 


선수 단평

 

  • 박찬호 - 5회에 친 2루타는 김주찬을 연상케 했다.
  • 김도영 - 첫 두 타석 안타도 좋았고, 세 번째 타석 타구질도 좋았음. 
  • 나성범 - 친정팀 상대로 너무 잘 함. 특히, 송명기 공은 항상 잘 침
  • 최형우 - 3회 적시타도 매우 잘 맞은 타구는 아니었음. 지난 주부터 타격감은 확실히 별로
  • 이우성 - 유격수 김주원 쪽으로 잘 맞은 타구 3개 날리고, 마지막 타석 볼넷까지.
  • 소크라테스 - 홈런도 치고 호수비도 하고 오늘 활약은 좋았지만 안 믿음.
  • 변우혁 - 첫 타석 3루타 이후에는 너무 잠잠했다. 컨택은 아직 갈 길이 멀어 보임.
  • 한준수 - 모처럼 타구질이 날카로웠음.
  • 김선빈 - 9번 타선에 있으니까 진짜 무섭네. 3번의 출루로 기회를 이어 줌.
  • 윤영철 - 볼질도 하고 장타도 맞고. 진지하게 5선발 보장이 아닌 황동하와 '5선발 경쟁'을 해야 할 때.
  • 김도현 - 공 위력은 좋은데 제구가 불안불안. 최정원 상대로 몸쪽 투심이 제대로 들어갔어야 했다.
  • 이준영 - 아주 완벽한 곡선의 슬라이더
  • 전상현 - 쳐맞아도 볼질 없어서(9이닝당 볼넷 1개꼴) 답답함은 덜함. 오늘은 결과도 굿.
  • 정해영 - 투구 수는 적었지만 3연투에 하루 쉬고 또 등판. 결국, 마무리는 주무기인 하이 패스트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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