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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29] KIA : NC - 임기영 Good, 이의리 Bad

KIA Tigers 경기 리뷰

by Lenore 2024. 5. 29. 23: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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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리의 요인

 

롯데 전에 선발투수들에게 3연벙 당한 게 트리거가 됐는 지, 4연승 하면서 상대 선발 투수들을 모두 두들겼습니다. 오늘도 NC의 에이스 하트의 등판이었고, 하트가 절묘한 제구력을 선보였음에도 기어코 하트를 상대로 6개의 안타, 3개의 볼넷, 1개의 홈런으로 두들기면서 5득점을 뽑아 냈네요. 5회 이전에 내리진 못 했지만, 어제까지 2.71의 평균자책으로 KIA의 네일에 이어서 리그에서 두 번째로 ERA가 뛰어났던 투수인데, 그런 투수마저 KIA 타선이 공략했습니다. 그리고 그 선봉장 역할을 한 선수는 박찬호, 김도영, 나성범 3명의 1~3번 타자들이었고요.

 

나성범이 '홈런을 펑펑 치고', 박찬호가 '톱타자는 내 자리'라는 걸 어필하고, 김도영이 '오랜만에 장타'를 가동하면서 1번부터 3번까지 확실한 득점 루트가 되었습니다. 비록 최형우가 지난 롯데전부터 부진에 빠져 있지만, 그래도 찬스에서 하나 씩은 쳐 주고 있고, 이우성이 최형우 뒤를 잘 받쳐주면서 중심타선도 나쁘지 않죠. 하위 타선도 변우혁, 김태군, 이창진, 김선빈 등이 상대 투수를 잘 괴롭히고 있습니다. 특히, 김선빈이 7~9번에 위치하니 상대 투수진이 진짜 어렵죠. 

 

사실, 김선빈은 컨택 원 툴이라고 봤는데 올해는 OPS 히터형 모습입니다. 나이 35살에 OPS .794(출루율 .389 / 장타율 .405)를 치고 있는데, 이는 2020년 .809 이후로 가장 높은 기록입니다. 시즌 끝까지 이 기록을 이어갈 지는 두고봐야겠지만, 김선빈이 하위 타선에서 출루율 4할에 육박하는 모습인데다가 리그에서 가장 컨택툴이 뛰어난 타자 답게 투구수도 엄청 먹어대고 있죠. 참고로 올해 김선빈의 컨택률은 93.6%를 기록하며 규정타석을 충족한 타자 중 김지찬(95.8%) 다음으로 높습니다. 하나 더 언급하면, 김선빈은 2021년부터 2023년까지 3년 연속 리그 컨택률 1위입니다. 

 

아무튼 최근 4연승의 힘은 타선의 힘에 있음을 부인할 수 없죠. 상대 선발이 브랜든, 알칸타라, 신민혁, 하트로 만만한 투수들도 아니었습니다.(올해 KIA는 유독 강한 투수를 자주 만나네요.) 상대 1-2선발(신민혁은 3선발이지만, KIA 만나기 전까지 ERA 3.02로 국내 투수 중 양현종, 원태인 다음으로 좋은 투수였습니다.)을 상대로 타선이 초전박살을 하면서 두들긴 게 4연승이라는 결과죠. 5월 중순에 타선이 침체되면서 NC와 두산에게 1위를 따일 뻔 했지만, 어찌됐든 타선이 다시 살아나니 다시 경기 차이를 벌리고, 이제는 LG와 치열한 경쟁을 예고하고 있네요.

 

 

임기영의 합류로 마운드의 반등도 기대할 수 있었던 경기

 

5월 중순에 KIA가 흔들린 또 하나의 이유가 불펜의 붕괴였죠. 지난 주 두산 3연전에서 특히, 불펜이 크게 흔들렸는데 적어도 오늘은 최지민, 장현식, 전상현이 아주 깔끔하게 NC 타선을 막았습니다. 셋이 합쳐서 3.1이닝을 1볼넷(장현식) 5탈삼진 무실점으로 막았어요. 장현식은 이전에도 언급했듯이 승부구로 슬라이더를 써먹으면서 위기를 잘 넘기고 있고(투 스트라이크 잡으면 전 계속 "슬라이더 던져!"를 외침), 최지민은 포심의 힘을 앞세워서 2경기 연속 무볼넷이라는 성과(?)를 내었으며, 전상현은 5월 23일 롯데 전에서 홈런으로 1점 준 이후에 3경기 연속 무실점에 안타를 단 1개도 안 맞고 있습니다. 

 

사실 전상현의 세부 스탯을 보면, ERA가 5.79인 건 불운한 결과죠. 23.1이닝 동안 볼넷을 3개 밖에 안 주고 있을 정도로 지금 KIA 불펜에서 가장 안정된 피칭을 하고 있습니다. 피안타율도 .247에 불과하고, 피OPS도 .669로 작년(.600)만 못할 뿐 매우 준수합니다. 올해 전상현이 작년보다 안 좋아진 건 삼진율이 낮아진 게 문제인데(2023년 20%에서 2024년 12.6%로 변화), 어제 오늘 삼진 3개를 잡으면서 삼진율도 끌어 올리고 있죠. 전, 여전히 건강만 하다면 전상현이 KIA 불펜에서는 가장 안정된 투수라고 생각하고, 정해영이 병역혜택을 받지 못 해 입대를 해야 한다면, KIA의 마무리 자리는 전상현이 가져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오늘도 정해영의 잦은 등판으로 휴식을 취한 사이에 NC 타선을 3타자 퍼펙트로 깔끔하게 막으면서 마무리로 쓸 수 있다는 점을 어필했죠. 

 

그리고 그동안 KIA 불펜의 가장 큰 문제가 추격조 역할을 할 투수가 한 명도 없었다는 점인데, 오늘 임기영이 복귀 첫 피칭에서 2.2이닝 2피안타 1볼넷 3탈삼진 0실점으로 매우 좋은 피칭을 했습니다. 사실상, 오늘 경기 마운드에서의 수훈 선수는 임기영이었고요. 다만, 오늘 경기에서도 ABS 도입으로 스트라이크존 손해를 입을 가능성이 커 보인다는 걱정도 들게 했습니다. 임기영은 구위가 뛰어난 선수가 아니라 홈플레이트 근처에서 현란하게 떨어지는 체인지업으로 먹고 사는 선수라, 낮은 쪽 존에 스트라이크 판정을 받지 못 하면 앞으로도 어려운 피칭이 예상되네요.

 

그래도 임기영이 작년보다 못한다해도, 그 어떤 투수보다 제구력은 뛰어나서, 볼질하는 곽도규, 최지민, 장현식 보완해줄 수 있는 역할을 충분히 할 수 있다는 게 긍정적인 점입니다. 임기영은 2020년부터 2023년까지 4년 연속 9이닝 당 볼넷 수치가 2.X개에 머물렀어요. 작년에는 커리어 하이인 2.09개를 기록했고요. 다만, 올해는 ABS 도입으로 이 수치가 조금 나빠질 가능성은 있습니다만, 어찌됐든 존에 들어가도 변화가 심해서, 타자들을 잡아낼 수 있다는 점은 향후 불펜 운영에 큰 도움이 될 것 같습니다. 

 

 

다 좋았는데, 우려되는 이의리의 피칭

 

오늘 경기 모처럼 깔끔한 승리였지만, 옥의 티를 찾자면, 이의리의 복귀 피칭이었죠. 첫 번째 포심을 던졌을 때 구속이 144km/h에 그쳐서 걱정이 됐는데 바로 서호철을 상대로 147km/h까지 끌어 올렸고, 박한결 상대로는 149km/h 포심을 존에 때려 박아서 평범한 우익수 플라이로 잡았죠. 박한결은 올해 좌완 상대로만 홈런 4개를 쳤을 정도로 좌투수 상대 대마왕입니다.(우투수 상대 OPS .536 / 좌투수 상대 OPS 2.556) 게다가 포심 OPS가 무려 1.833입니다. 그런데 가운데 포심을 넣어도 이겨낼 수 있다는 것을 1회의 이의리가 보여줬죠. 

 

하지만 2회에는 볼질을, 3회에는 급격하게 구속이 떨어지는 모습으로 불안한 모습을 보였습니다. 제구가 흔들린 시점이 첫 타자 데이비슨을 상대로 풀카운트에서 체인지업을 던진 게 시작이었는데, 이의리가 올해 체인지업을 던지면 제구가 흔들린다고 봉인한다고 했다더라고요?(지상 최악의 야알못 사이트 엠팍에서 봄) 그래서인지 그 체인지업을 시작으로 포심 제구까지 흔들리며 볼넷을 남발했는데, 제구가 흔들린 건 평소 이의리의 모습이니 별 걱정은 안 하는데(?) 김성욱에게 맞은 홈런성 2루타가 142km/h. 박한결에게 맞은 홈런이 142km/h. 데이비슨에게 맞은 홈런이 143km/h 으로 이의리 답지 않은 구속이었습니다.

 

이의리는 포심을 145km/h 이상만 던져도 정타를 만들어내기 쉽지 않아요. 실제로 2회 무사 만루 이의리 챌린지가 시작되었을 때, 한석현 상대로 147km/h 던져서 먹히는 타구 만들어서 원 아웃 잡았고(참고로, 이때 김도영이 BQ가 떨어지는 수비를 했죠. 홈 쪽으로 몸을 틀어서 던져도 데이비슨의 스타트와 다리가 느려서 매우 쉽게 홈 아웃을 잡아낼 수 있었는데, 이랬으면 2회 무실점이었음) 김주원 상대로도 145km/h 포심 존에 때려 박아서 먹히는 타구 만들어서 투수 땅볼 병살타로 위기를 넘겼죠.

 

어째서 3회에 갑자기 구속이 떨어졌는 지 모르겠는데, 차라리 볼질을 하지, 구속이 떨어지는 모습을 보이니 불안하네요. 제구 잡으려고 구속을 떨어뜨린 것 같진 않고, 아직 투구 감각이 완전히 돌아온 게 아닌 것 같습니다. 어찌됐든 이의리가 평속 147km/h을 보여줘야 KIA도 선발 싸움에서 지지 않습니다. 부상 없는 게 가장 중요하지만, 오늘 3회에 보여준 구속 저하가 단지 일시적인 컨디션 난조이길 바랍니다.

 

 

KIA의 새 외국인 선수들, '1위 독주'의 열쇠가 되어줄까?

 

승패 마진 +13으로 1위를 달리고 있지만, KIA는 현재 외국인 투수 1자리, 외국인 타자 1자리가 없습니다.(외국인 투수가 1명 밖에 없음에도 1위네? 라고 생각하실 수 있는데 크로우가 8경기에서 5승 1패 ERA 3.57을 기록한 건 분명한 '공헌'이죠) 특히, 올해 이상하게 10개 구단 중 9개 구단에서 외국인 타자 활약이 대단합니다. 단적으로 현재 OPS 순위 TOP 20 안에 외국인 타자만 6명입니다.(1위 도슨, 2위 페라자, 3위 로하스, 4위 에레디아, 8위 데이비슨, 12위 오스틴) 한때 유력한 퇴출 후보였던 두산 라모스는 OPS .843까지 끌어 올리며 롯데 레이예스(OPS .824)를 제쳤고요.

 

그 와중에 KIA만 OPS .719에 좌투수 상대로 OPS .626 치고 있는 외국인 타자를 쓰고 있습니다. 이러고도 리그 공격력 순위에서 홈런 1위, 타율 1위, 장타율 1위, OPS 1위, WRC 1위(110.5)를 기록하는 게 대단한 것 같네요. 그래서 소크라테스 교체에 대한 여론이 팬들 사이에서 강하게 일고 있는데, 드디어 오늘 새 외국인 투수는 비록 6주 임시지만 오피셜이 떴고, 새 외국인 타자도 루머가 강하게 돌고 있죠. 그래서 이 두 선수의 마이너리그 성적을 찾아봤습니다.

 

일단 오피셜 뜬 캠 알드레드는 솔직히 뭘 보고 데리고 왔는 지 잘 모르겠네요. 2024년 AAA에서 9번 선발 등판해서 34이닝 동안 34개의 탈삼진을 잡은 건 좋은데, 9이닝 당 볼넷이 4.8개로 안 좋고, 피안타도 너무 많습니다. 작년에 31경기 중 17경기에서 선발로 나온 걸 보면 전형적인 선발투수 같긴 한대 역시 9이닝 당 볼넷이 3.9개로 많네요. ERA도 5.20으로 평범합니다. 탈삼진율 높은 거 말고는 딱히 인상적인 기록이 아닌데, KBO는 타자들이 컨택 스윙을 하기 때문에 마이너에서 높은 탈삼진율이 너프될 가능성이 크죠.

 

대표적으로 파노니를 생각해볼 수 있는데, 파노니는 2023년 AAA에서 8.4개의 K/9를 기록했는데 KIA로 오니까 7.2개로 낮아졌습니다. 게다가 알드레드도 파노니보다는 빠른 편이지만, 평균구속이 145km/h에 못 미칠 것 같으니 더욱 걱정이네요. 다만, 긍정적인 부분은 '좌완'이라는 점입니다. KBO에 우투좌타들이 늘어나면서 좌완 외국인 투수들이 좋은 모습을 보이고 있는데, 그 유행에 편승할 수는 있어 보여요. 하지만 두산처럼 강한 우타자(허경민, 강승호, 양석환, 양의지 ㄷㄷㄷ)가 많은 팀을 상대로는 멸망할 수도 있어 보입니다. 그래서 포스트시즌까지 먹힐 수 있는 투수인지는 의문입니다.

 

소크라테스 대체 외국인 타자인 케빈 패들로도 스탯은 별볼일 없습니다. 올해 다저스 산하 AAA에서 .216 / .340 / .380 치고 있네요. 심지어 지옥의 타고투저라는 PCL에서 말입니다. 이 선수가 AAA에서 유의미하게 좋은 성적을 기록한 시즌은 그나마 작년 시즌 성적 같은데 .261 / .384 / .451을 기록했습니다. 그나마 장점이라면 세이버에 친화적인 타자라는 점인데, 컨택이 좋지 못 하니 KBO에서 어떤 모습을 보여줄 지 좀처럼 예상이 어렵네요. 

 

개인적으로 KIA에는 홈런 타자들이 제법 있어서, 외국인 타자는 홈런 타자보다는 정확성이 뛰어난 선수가 왔으면 하는데, 루머가 돌고 있는 케빈 패들로는 그런 타입과는 매우 멀어 보입니다. 여튼, 이 정도 선수 말곤 없나 싶을 정도로 영 별로이고, 루머가 틀렸으면 좋겠네요.

 


선수 단평

 

  • 박찬호 - 비록 볼넷은 없었지만 타석에서 공도 오래 보고 멀티 힛에 2타점까지 좋은 활약
  • 김도영 - 오늘 타자 MVP. 오랜만에 터진 홈런도 반갑고, 마지막 타석 볼넷도 매우 좋았다.
  • 나성범 - 홈런 하나 말곤 잠잠.
  • 최형우 - 끝나지 않는 부진.
  • 이우성 - 호수비 하나 말곤 존재감 없었음.
  • 홍종표 - 다리가 느려졌나?
  • 변우혁 - 병살타는 타구 질은 괜찮았음. 마지막 삼구 삼진도 투수 공이 좋았다. 이러면서 성장하는 거지.
  • 김태군 - 의외로 중요할 때마다 안타 하나 씩 침, 이의리 상대로 유인구 볼배합은 그만 보자.
  • 소크라테스 - 드디어 선발 제외. 앞으로도 좌완 상대로는 쭉 제외일 듯
  • 이창진 - 소크라테스 대신 쓴 덕분에 볼넷 1개, 2루타 1개
  • 이준영 - 역시 우타자는 어려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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