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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23] KIA : 롯데 - 예견된 스윕, 예상대로의 경기

KIA Tigers 경기 리뷰

by Lenore 2024. 5. 23. 23: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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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배의 요인

 

화/수요일 경기 놓쳤으니 스윕 당해야죠. 오늘 선발이 김사윤이었으니 말이죠. 경기 이야기는 딱히 길게 할 게 없습니다. 투타에서 롯데에게 완벽하게 밀린 경기였어요. '어떻게 1위 팀이 10위 팀한테 스윕을 당할 수 있느냐?' 라고 따져봐야, 5월 순위만 따지면 롯데가 2위입니다. 그리고 롯데는 올시즌 QS%가 10개 구단 중 가장 좋은 팀이고, 타선이 암만 강해봐야 상대 선발이 강하면 이겨내기 어렵다는 걸 이번 3연전에서 잘 보여줬다고 생각합니다.

 

특히, 롯데 선발진이 좋았던 게, '볼넷 허용'입니다. 오늘 윌커슨은 볼넷을 단 1개도 주지 않았고, 반즈는 4사구 2개, 박세웅은 4사구 1개 줬습니다. 그러니까 3연전 동안 KIA 타자들은 롯데 선발투수 3명을 상대로 22.2이닝 동안 4사구를 3개 밖에 못 얻었습니다. 반면, KIA는 네일을 제외하면 다들 4사구 허용이 많았죠. 어제 윤영철이 4이닝 동안 4사구 2개, 오늘 김사윤은 1이닝 동안 4사구를 무려 3개를 내줬습니다. 

 

오늘 같은 경기는 배터리의 볼배합이 정신 나간 볼배합이죠. 김사윤은 투구 이닝보다 더 많은 4사구를 내줄 정도로 제구력이 불안정한 투수입니다. 오늘 경기 초반에 투심이 스트라이크존 구석구석에 잘 들어갔는데, 어째서 유리한 상황에서 투심을 적극적으로 존에 안 넣고 변화구 승부만 고집했는 지 모르겠습니다. 이런 볼배합은 우리팀 투수가 '커쇼'여야만 가능합니다.

 

그냥 1회만 복기해보겠습니다. 윤동희에게 1볼 2스트라이크 잡은 이후에 변화구만 4개 던졌고, 2루타 맞았습니다. 고승민에게 2볼 2스트라이크에서 투심으로 삼진 잡았습니다. 레이예스에게 풀카운트에서 투심 던져서 빗맞은 투수 땅볼 유도했습니다. 김사윤이 악송구를 저지르면서 실책이 되었지만요. 이때까지 투구 내용은 괜찮았죠.

 

그런데 실점하고 주자 나가니까 갑자기 변화구를 남발하기 시작합니다. 나승엽 상대로 1볼 2스트라이크 잡고, 투심으로 바로 들어갔어야 하는데, 슬라이더 2개 던지다가 많이 빠져서 풀카운트 되었고, 뒤늦게 투심 던져봤지만 또 빠져 나가면서 볼넷. 여기서 나승엽을 상대로 무조건 투심 존에 넣어서 승부 봤어야 했습니다.

 

 

이제 진짜, 1위에서 내려올 시기

 

문제는, 최근 '기세'가 좋은 롯데를 상대로 5년 만에 스윕당했는데, 만나는 팀이 5월 들어 공수에서 최고의 모습을 보이고 있는 두산과 '또' 붙는다는 점입니다. 두산이 현재 대단한 게, 타선을 이끌던 허경민, 양의지가 없음에도 4연승을 달리고 있고, 많은 득점력을 뽑아내고 있습니다. 5월 ERA 두산이 3.48로 1위이고, 13승 하는 동안 4번 밖에 안 졌습니다.

 

투수력보다 타력이 더 세죠. 5월 두산 팀 OPS는 .822를 기록하며 압도적인 1위입니다. 허경민, 양의지가 현재 빠져 있는데 말이죠.(게다가 양의지는 내일부터 정상적으로 출전합니다.) 심지어 이번 주말 3연전에서 만나는 두산 선발이 '브랜든', '곽빈', '알칸타라(복귀전)'입니다. 전, 시즌 전부터 두산이 우승 후보라고 생각했는데 선발 투수진이 너무 좋기 때문입니다. '브랜든', '곽빈', '알칸타라' 3명은 어느 팀에 가든 1선발로 뛸 수 있는 선수들입니다. 그런 선수를 이 팀은 3명이나 갖고 있어요. 여기에 고졸 오승환 김택연까지 딱 등장하면서 불펜 약점도 사라졌죠. 작년까지 주전력이 아니었던 최지강, 이병헌 같은 선수도 등장했고요.

 

물론, 올해 KIA도 선발진이 좋습니다. 이의리가 빠져 있음에도 불구하고 5월 선발 ERA는 놀랍게도 리그 1위입니다. 오늘 김사윤이 난장판을 벌렸음에도, 자책점이 1점도 안 올라가는 바람에 KIA 선발진의 5월 ERA는 2.64로 압도적인 1위입니다. 그런데 ERA만 좋을 뿐이죠. 투구이닝은 88.2이닝으로 10개 팀 중 6위에 불과합니다. 선발진이 이닝을 못 먹어주고 있으니 불펜에 과부하가 생기고, 5월 KIA의 부진은 불펜진의 집단 방화 때문으로 해석할 수 있습니다. 기록으로도 5월 KIA 불펜진 ERA는 5.26으로 리그 7위입니다. (두산은 선발 2위, 불펜 1위임 ㅋㅋ)

 

크로우, 이의리가 이탈한 선발진의 누수를 황동하가 생각보다 잘 버텨주고 있지만, 어디까지나 임시일 뿐이고, 내일 타격이 좋은 두산 상대로 황동하가 얼마나 버틸 지 모르겠습니다. 아니, 어차피 브랜든, 곽빈, 알칸타라 상대로 많은 득점을 뽑아내기도 어렵습니다. 그나마 롯데는 불펜을 공략해볼만 하지, 두산 불펜은 구위가 좋은 선수들이 너무 많죠. 리그에서 150km/h 이상의 빠른 공을 던지는 불펜투수가 가장 많은 팀이 두산입니다. 왼손, 오른손 안 가리고 다들 구위가 좋습니다. 심지어 다들 젊죠.

 

올해 KIA가 우승할 절호의 찬스라고 봤는데, 두산 전력이 너무 탄탄하네요. 무엇보다 투수력이 KIA와 비교해서 너무 좋고, 타선도 강승호, 허경민이 미치면서 상위타선의 무게감이 KIA보다 좋아 보입니다. 그나마 오늘 경기에서 김도영의 타격감이 올라오는 모습이라, 화/수 경기만큼 무기력할 것 같진 않은데, 진지하게 6연패를 각오해야 할 상황이 아닌가 싶네요. 이번 주는 1승이라도 거두는 게 최종 목표가 될 것 같습니다.

 

올해 강력한 우승후보는 KIA가 아니라 두산

 

KIA 팬이라서 약한 소리 하는 게 아니라 현 상황에서 우승 1순위가 누구냐고 저한테 묻는다면, 전 두산을 꼽고 싶습니다. 공격력을 끌어 가는 게 젊은 선수들이라면 막판 체력 저하 변수라도 있겠지만, 두산 공격력을 이끄는 건 양의지, 허경민, 양석환, 김재환, 강승호 같은 산전수전 다 겪고 우승 경험도 있는 30대 베테랑들이죠. 이승엽 감독이 풍부한 투수 자원만 잘 활용해서 투수진 피로 분담만 잘 해주면, 무리 없이 1위에 오를 팀이라고 생각이 됩니다.

 

KIA가 다시 1위에 올라갈 수 있는 시나리오는, '새로 오는 외국인 투수'가 '이닝 소화 능력이 좋은 크로우'인 경우입니다. 여기에 이의리가 스텝업을 해야 하고요. 그래야 5경기 중 최소 3경기 이상을 선발 매치업에서 우위를 점하거나 비등하게 시작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현재 부진한 불펜진에도 임기영이 작년 모습을 재현하면 두산과 끝까지 좋은 승부가 될 것 같습니다. 

 

여기에 소크라테스 대신 좌투수 약점이 없는 외국인 타자를 데리고 와서 그 선수가 오스틴 정도의 활약을 해준다면, 정말 치열하게 아니, 압도적인 1위도 가능합니다. 그런데 그럴 가능성이 얼마나 될까요? 그냥, 어제도 언급했지만, 소크라테스 2군 내린 다음에, 변우혁을 1군 무대에 적응시켜서 최형우 다음 준비나 하는 게 미래를 위해서 나은 선택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위에 언급한 '크로우보다 나은 외국인 선발', '이의리의 스텝업'이 아니라면, 현재 두산의 기세를 꺾기란 어려워 보입니다. 올해, 우승의 적기라고 봤는데 두산이 너무 강하네요. 젊은 투수들의 분전, 베테랑들의 각성 등 딱히 불안 요소가 안 보입니다. 감독이 경험이 부족하다? 그런데 이범호 감독이 이승엽 감독보다 경험이 더 적죠. 그리고 전 애초에 감독이 야구 성적에 미치는 영향은 적다고 생각해서 그게 불안 요소라고 생각하지도 않습니다. 

 


선수 단평

 

  • 박찬호 - 이번 3연전 롯데 상대로 악마 같은 모습, 오늘도 이학주의 좋은 수비와 윌커슨의 쩌는 컨트롤만 아니었다면 네 번 출루했을 것이다.
  • 김도영 - 연이틀 장타 폭발. 다시 공을 띄우기 시작하다.
  • 나성범 - 안타 2개는 쳤지만, 아직 최고의 모습은 아님. 그런데 왜 자꾸 롯데 주자들은 나성범 무시함?
  • 최형우 - 삼진 삼진 2땅 2땅 2땅. 이번 주중 3연전 최악의 선수 중 한 명
  • 이우성 - 첫 타석 2타점 적시타는 좋았으나...
  • 소크라테스 - 멀티 히트로 부활? 하지만, 3볼 1스트라이크에서 정직한 직구도 못 치면, 그때는 진짜 은퇴를 해야 한다. 
  • 한준수 - 아직 수비에서 경험이 적은 게 너무 잘 드러 남
  • 김선빈 - 앞으로도 적절한 휴식 부탁드립니다.
  • 홍종표 - 1군에 붙어 있을 자격은 유지함.
  • 박정우 - 어제의 역적, 오늘도 역적
  • 이창진 - 윌커슨의 공이 너무 좋네
  • 최원준 - 이번 달 내내 타구질이 너무 구림. 세이프 선언할 때 1루심이 미쳤나 싶었다.
  • 김사윤 - 이제는 우리가 헤어져야 할 시간.
  • 윤중현 - 좌타자 봉쇄가 전혀 안 됨. ABS 공 낮아질 때까지 안 쓰는 게 맞다.
  • 곽도규 - 지고 있는데도 볼질이냐?
  • 전상현 - 올해는 아무리 생각해도 안식년이 될 것 같다.
  • 이준영 - 아무리 좌타 상대 슬라이더가 좋아도, 한가운데 높게 던지면 홈런이지.
  • 김민재 - 140km/h 초반 구속의 우완은 1군 무대에서 살아남을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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