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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19] KIA : 한화 - 김도현이 막고 소크라테스 치고

KIA Tigers 경기 리뷰

by Lenore 2024. 7. 19. 23: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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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발 체질 보여 준 김도현

 

전 이전에도 김도현은 선발로 뛸 때 더 좋은 투구를 할 가능성이 크다고 언급한 바 있습니다. 일단, 다양한 구종을 던질 줄 안다는 점이 선발로 쓸 수 있는 가장 큰 이유입니다. 올해 구종별 구사율을 보면, 포심 42.4%, 커브 18%, 슬라이더 26.3%, 체인지업 7.7%를 던지고 있습니다.

 

김도현이 김이환이던 시절, 구속은 평범하지만 체인지업이 좋은 선수로 꼽혔습니다. 한화에서도 변화구 구사 능력을 높게 사서 선발로 자주 썼죠. 한화에서 43경기 등판했는데 선발로 28경기 등판했으니 한화에서도 김도현을 선발로 키우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는 점을 알 수 있죠.

 

하지만 첫 해 ERA 4.26, 두 번째 해 6.82, 세 번째 해 7.62로 갈수록 안 좋았죠. 그럼에도 KIA에서는 김도현의 성장 가능성을 높게 사서 1군 경험이 풍부한 우완 정통파 투수(이민우)와 2군에서 장타력을 보여주고 외국인 감독이 4번 타자 잠재력이 있다고 평가한 외야수(이진영)까지 2명이나 주고 김도현을 트레이드로 영입했습니다.

 

KIA에서는 김도현을 선발투수로 성장 가능성을 높게 봐서 영입했다고 했죠. 하지만 겉으로 보기엔 한화에서도 성장세를 보여주지 못 하고, KIA에서도 성장세를 보이지 못한 선수들을 바꾼 것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닌 것처럼 보였어요. 심지어 KIA는 굳이 2군에서 좋은 성장세를 보인 '이진영'을 주면서까지 김도현을 영입할 필요가 있냐는 의문까지 제기가 됐죠.

 

김도현은 KIA에서 1군 무대 4경기만 등판했고, 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 현역으로 입대했습니다. 사실, 김도현은 군 입대 전에도 구속이 많이 올라온 모양새이긴 했어요. 평균 구속은 141.8km/h에 불과했는데, 입대 전에도 좋은 밸런스에서 나오는 포심은 145km/h 이상을 찍기도 했습니다. 군입대 전에도 구속 상승의 여지는 보여준 셈이죠.

 

그렇게 김도현은 포심 구속 상승의 여지만 보여주고 군대를 다녀왔고, 제대 이후에 갑자기 150km/h을 상회하는 구속을 찍기 시작합니다. 올해 김도현의 포심 평균 구속은 147.8km/h 입니다. 지금 KIA 우완 투수 중에서 이보다 높은 포심 평균구속을 찍는 투수는 장현식을 제외하면 아무도 없습니다.(정해영 146km/h, 장현식 148.2km/h, 전상현 143.4km/h, 김승현 146.8km/h) 

 

물론, 구속이 전부는 아닙니다. 실제로 김도현의 포심 평균 구속은 상당히 높지만, 포심 피OPS가 .984나 됩니다. 포심을 던지면 안 되는 수준이죠. 회전수가 떨어져서 일 수도 있겠지만, 전 김도현의 포심 피OPS가 높은 이유로 커맨드가 뒷받침되지 않아서라고 생각해요. 실제로 오늘 같은 경우, 포심이 존 구석으로 들어가니, 정타가 거의 나오지 않았죠.

 

대표적인 장면이 1회 김태연을 루킹 삼진으로 잡아 낸 152km/h 포심이었습니다. 우타자가 치기 어려운 코스로 들어갔죠. 포심 커맨드가 잘 된 결과, 김도현은 오늘 포심을 42.9%의 비율로 던졌는데, 안타는 단 한 개도 맞지 않았습니다. 노시환에게 맞은 2루타가 오늘 허용한 타구 중 가장 잘 맞은 타구였는데, 이 구종은 슬라이더였고요.(이재원에게 맞은 2루타는 커브)

 

구속도 구속이지만, 김도현의 가장 큰 장점은 앞서 언급한 '변화구 구사 능력'이죠. 대부분의 투수는 변화구 1개를 자기 것으로 만드는 데 어려움을 겪는데, 김도현은 커브, 슬라이더, 체인지업을 모두 존 근처로 던질 수 있는 능력을 갖췄습니다. 대표적인 타석이 4회 페라자를 삼진으로 잡은 체인지업이죠. 유리한 카운트에서 던진 체인지업이 정말 이보다 더 완벽하게 좋은 위치에서 떨어질 수 있을까 싶을 정도로 예술적으로 들어갔습니다. 얼마나 좋은 공이면 페라자가 엄지척을 할 정도였죠.

 

 

이제 김도현의 과제는 100구를 안정적으로 던져줄 수 있는 체력입니다. 오늘도 1회에는 150km/h을 상회하는 구속을 보였지만, 4회에는 포심을 거의 던지지 않았고, 5회에는 포심 구속이 최대 147km/h, 최저 145km/h 정도로 떨어지기도 했습니다. 아직 많은 투구 수를 소화할 몸 상태는 안 됐다는 것을 보여주는 장면이기도 했어요. 하지만 김도현은 퓨처스에서도 주로 불펜으로 뛰는 등 1군에서 선발로 뛸 준비가 되지 않은 상태이기도 했죠.

 

150km/h의 빠른 공(포심, 투심)과 슬라이더, 커브, 체인지업을 모두 존 근처로 던질 줄 아는 '선발투수 김도현'의 야구 인생은 지금부터 시작입니다.

 

 

사죄드립니다. 소크라테스.

 

5월까지 빨리 퇴출해야 한다고 주장했던 소크라테스가 달라졌습니다. 6월 이후 리그 전체 타자의 OPS를 살펴보면, 소크라테스는 1.070의 OPS를 기록하며, 김도영(1.150), 최정(1.113) 다음으로 높은 OPS를 기록하고 있습니다. 당연히 10개 구단 외국인 타자 중에서 가장 좋은 기록입니다. 

 

소크라테스의 약점은 '선구안이 떨어지고', '좌투수에 약하다는 점' 두 가지입니다. 그런데 올해 소크라테스는 이 두 가지 약점을 모두 극복하고 있어요. 현재 1번 타자로 37타석에 들어서고 있는데 타율 .364에 출루율 .432를 기록하고 있습니다. 정말 이보다 더 뛰어난 1번 타자가 있을까 싶은 정도에요.

 

놀라운 점은 좌투수 상대 기록입니다. 올해 소크라테스는 왼손 투수 상대로 OPS .889를 기록하고 있습니다. 우투 상대 OPS .892와 큰 차이가 없어요. 첫 해 좌투수 상대 OPS .600, 두 번째 해 .734를 찍은 것을 생각하면 정말 극적인 변화라 할 수 있죠. 올해 홈런 20개 중 9개가 왼손투수에게 쳤고, 오늘 2개의 홈런도 오른손, 왼손투수에게 각각 기록했습니다.

 

여전히 왼손투수 상대로 타율(.282)과 출루율(.341)이 오른손투수 상대 타율(.315), 출루율(.375)보다 훨씬 낮긴 한대, 상대 왼손투수의 슬라이더 실투를 놓치지 않고 받아친 결과 왼손투수 상대 장타율(.548)은 오른손투수 상대 장타율(.517)보다 높습니다. 이제 소크라테스를 상대로 하는 왼손투수들은 슬라이더를 던질 때 더 신중하게 던져야 해요. 존으로 들어가면 장타가 되니까요.

 

오늘 경기는 그냥 소크라테스가 시작과 끝을 모두 장식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죠. 1회 시작하자마자 문동주의 빠른 공을 그냥 결대로 받아 쳐서 좌측 담장을 넘겼고, 2점 차이로 쫓긴 9회초에는 조동욱의 몰리는 슬라이더를 놓치지 않고 우측 담장을 훌쩍 넘겼죠. 최근 소크라테스의 타격감은 그야말로 절정입니다. 아웃되는 타구도 평범하게 아웃되지 않아요. 타격할 때 자세가 흐트러지지 않고 딱 잡아 놓고 타구를 강하게 후리고 있습니다. 이러니 계속해서 총알 같은 타구가 나오죠. 농담아니라 '아, 혹시 스텝업했나?'라는 생각이 들 정도입니다.

 

소크라테스 재계약? 남은 경기에서 폭망하지 않는 한, 이제는 '고민'할 게 아닙니다. 이제는 KIA가 '제발 남아주세요'라고 빌어야 할 수준이죠. 다리도 빠르고 중견수로 뛰면 수비도 괜찮습니다.(여전히 좌익수 수비는 별로라고 생각합니다.) 최원준이 중견수에서 수비가 가장 좋으니, 어쩔 수 없이 좌익수로 뛰고 있긴 한대, 최근 너무 잘 치다보니 가스라이팅을 당하고 있는 지 계속 좌익수로 뛰다보면 수비도 더 나아지지 않을까 싶은 생각이 들 정도입니다. 빠른 발도 여전한 소크라테스의 장점이고요.(첫 시즌 12도루, 두 번째 시즌 15도루, 현재 8도루 2실패)

 

이제는 제가 소크라테스를 생각하면 도게자를 박고 싶네요. 소크라테스 고멘!

 


선수 단평

 

  • 최원준 - 나성범한테 옮았나? 하패에 약점을...
  • 김도영 - 3안타에 2루타 2개 쳤는데 왜 아쉽냐.
  • 최형우 - 오늘도 2타점 추가, 타점 기계
  • 나성범 - 집요한 하패 공략은 밀어치기로 대응, ABS 억까는 잊자.
  • 김선빈 - 번트는 그렇게 대는 게 아니야.
  • 변우혁 - 오늘도 승리 토템. 경기를 거듭할수록 컨택도 나아지고 있음
  • 김태군 - 지나친 컨택의 자신감. 최소한 공을 골라내기라도 하면, 파워 없는 양의지가 될 수 있다.
  • 박찬호 - 타석에서는 잠잠했으나, 수비에서 압도적인 존재감을 과시
  • 이준영 - 왼손 원포인트 릴리프의 한계를 깨다.
  • 장현식 - 혹사를 해야 제구가 잡히나? 그래도 볼넷, 홈런 이후에 3타자는 깔끔하게 잡아 냄
  • 김대유 - 사구 하나 내주고 홍종표의 도움은 있었지만, 최근 폼은 박동원 보낸 거 아쉽지 않다.
  • 전상현 - 답지 않게 볼넷 2개 내줬어도 피안타는 없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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