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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의 높디 높은 마운드 | KIA 2 : 두산 3 (09/23 리뷰)

KIA Tigers 경기 리뷰

by Lenore 2026. 9. 23. 23: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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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경기는 두산의 높은 마운드와 그리고 드넓은 잠실구장을 극복하지 못 했다로 평가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김도영과 박재현의 빈자리가 아쉽기도 했습니다. 특히 잭 로그가 왼손 타자에게 극강의 모습(좌타 피OPS .566)인 반면, 오른손 타자에게 약한 모습(우타 피OPS .845)라서 김도영의 공백이 특히 아쉬웠어요.

 

하.지.만. 김도영은 잭 로그에게 유독 약한 선수이기도 하죠. 올해 잭 로그 상대로 8타수 무안타였습니다. 오늘 없었던 박재현도 잭 로그 상대로 9타수 1안타에 불과해요. 즉 둘 다 있었어봐야, 잭 로그를 공략하진 못했을 겁니다.

 

 

잭 로그에게 막힌 좌타자들

 

잭 로그가 이렇게 좌타에게 강하고, 우타에게 약하니까 오늘 득점도 우타자들에게서 나왔죠. 1회 김호령의 2루타(조명 도움도 받았지만, 배럴 타구였음), 3회 선두타자 변우혁의 안타와 김선빈의 2루타 등 오른손 타자들이 그나마 해줘서 2점 뽑았습니다.

 

반면, 핵심 좌타자들은 잭 로그 상대로 단 한 번도 출루하지 못 했습니다. 김도영, 박재현이 없기에 카스트로와 나성범 두 명이 분발해줘야 한다고 했는데 둘 다 4타수 무안타에 그쳤어요. 카스트로는 2땅만 주구장창 쳤고, 나성범은 삼진만 주구장창 당했습니다. 참고로 카스트로는 잭 로그 상대로 13타수 2안타, 나성범은 잭 로그 상대로 9타수 2안타입니다. 나성범은 오늘 전까지는 나쁘지 않았는데...

 

결국, 잭 로그는 우타자가 해줘야 하는데, 우타자의 중심이 되어야 하는 김도영이 잭 로그에게 약하다보니 와일드카드 결정전에서도 잭 로그를 공략 못 할 가능성이 크죠. 현재로서는 두산과 와일드카드 결정전을 할 가능성이 매우 큰 상황인데, 곽빈과 잭 로그를 연달아 내보내면 좌타자 위주인 KIA 타자들이 극복하기 쉽지 않을 것 같습니다.

 

잭 로그 다음에 올라 온 두산 불펜도 공략을 못 했죠. 특히, 잭 로그에게 당했던 좌타자 두 명(카스트로, 나성범)이 좌투수인 타카다 역시 공략을 못 한 부분이 아쉬웠습니다.

 

상황 면에서는 오늘 경기 가장 좋은 찬스였던 7회 1사 만루에서 김택연의 제구력이 흔들리고 있었는데 굳이 나쁜 공 건드린 김호령의 타격이 가장 아쉬웠습니다. 그러자 KIA에서는 대타 박정우를 냈는데, 그러자 바로 두산에서 타카다를 내보내서 박정우를 삼진으로 잡았죠.

 

박정우는 선구안이 좋은 자기만의 전략으로 풀카운트까지는 잘 끌고 갔으나, 타카다의 7구째 슬라이더가 너무나도 좋은 위치로 들어갔습니다. 차라리 2-1 카운트에서 몸쪽 높은 코스의 포심을 당겨 봤으면 어땠을까 싶어요. 박정우가 밀어 치기 스킬은 떨어지지만, 당겨 치는 건 나름 잘 하니까요.

 

사실, 7회 말고는 딱히 아쉬운 순간도 없었습니다. 1회 선취 득점도 두산 좌익수 김민석의 아쉬운 수비(이건 운이 없었음)와 두산 3루수 안재석의 실책 덕분이었고(이 실책이 트리거가 됐는지 타석에서 고도의 집중력을...) 타자들이 자기 힘으로 득점을 낸 건 3회 말곤 없었어요. 나머지 이닝에서는 득점권에 주자를 두지도 못 했죠.

 

 

두산을 잡는 방법은 투수력 맞불 전략뿐인가

 

올해 리그 최강의 투수력 팀은 두산 베어스입니다. 팀 평균자책점이 3.76으로 압도적인 리그 1위입니다. 올 시즌 리그 평균 ERA는 4.66인데, 이보다 1점 가까이 덜 주고 있어요. 2위 삼성(4.23)과도 격차가 크고요.

 

FIP, WHIP, 피안타율, 피출루율, 피장타율, 피OPS, 삼진율 모조리 1위입니다. 우완 정통파 국내 원투펀치, 좌완 외국인 원투펀치(잭 로그는 우타자에게 너무 약한 게 약점이지만) 4명이 선발로 계속 나오는데, 포스트시즌에서 돌풍을 일으킬 수 있는 팀을 꼽자면 전 두산 꼽을 것 같습니다.

 

 

두산의 문제는 타선이죠. 투수력이 압도적인 1등인데, 팀득점이 뒤에서 2등입니다. 압도적인 꼴찌 키움을 제외하면 가장 공격력이 약한 팀이에요. 득점 뿐만 아니라 비율스탯도 뒤에서 2등입니다. 리그에서 가장 투타가 불균형한 팀이 두산입니다.

 

그래서 두산을 단기전에서 잡는 방법은 투수력으로 두산 타선을 최대한 저득점으로 묶고 이기는 방법 밖에 없어 보여요. 오늘도 9회까지 3점 밖에 안 내줬으니 투수들은 나름 열심히 했습니다. 다만, 두산 마운드가 더 높았고, 투수들 상성마저도 안 따라줬으니 오늘 같은 결과가 나왔다고 생각합니다.

 

 

김태군의 아쉬운 볼배합

 

오늘 수비들도 다 잘 해줬죠. 박민은 2회 적시타가 될 수 있었던 박찬호의 타구를 다이빙 캐치한 후 글러브 토스로 멋진 병살타를 만들어냈고, 8회 만루 상황에서 또 다시 박찬호가 친 타구가 유격수 키를 넘어가는 2타점 적시타가 될 수 있었는데, 이번엔 김규성이 정확한 타이밍에 점프 캐치를 하면서 위기에서 벗어났습니다. 앞서 세베리노의 잘 맞은 타구를 잘 따라가서 잡은 박정우의 수비도 좋았고요.

 

하지만, 오늘 경기 가장 수비에서 아쉬운 선수는 포수 김태군이었습니다. 3회 실점이야 선두타자 오명진의 노림수가 너무 좋아서 어쩔 수가 없었고(몸쪽 포심 기다렸다는 듯이 돌렸죠.) 5회 실점 과정에서 볼배합이 너무 아쉬웠습니다.

 

2아웃 이후 정수빈 상대로 1-2 유리한 카운트에서 2구와 3구째 슬러브를 던졌고, 3구째 파울이 되면서 타이밍이 맞아 갔는데 또 다시 슬러브를 던지다가 3-유간으로 빠지는 안타가 됐고, 안재석도 1-2의 매우 유리한 카운트에서 슬러브를 또 3구 연속 요구하다가 좌중간 안타가 됐죠.

 

오늘 올러의 포심이 안 좋았던 것도 아니고, 올러는 하이 패스트볼로 뜬공 유도를 매우 잘 하는 선수인데다가 리그에서 가장 넓은 잠실구장을 쓰고 있음에도 무슨 이런 말도 안 되는 볼배합을 했는 지 모르겠습니다. 공이 느린 선수도 아니고 같은 변화구 3개 연속 던지면 1군 프로 타자는 인플레이 타구를 만들어 낼 수 있어요.

 

 

결국, 5회 2아웃 이후 유리한 카운트에서 안재석에게 동점타를 허용한 게 오늘 경기에서 가장 아쉬운 순간이 됐고, 9회 실점이야 뭐, 이의리가 볼넷 내준 게 문제. 그리고 이의리가 주자 견제 안 하고 2루까지 보낸 게 문제. 마지막은 안재석이 이의리의 커브에 안 속고 잘 때렸고, 그게 하필 1-2루간으로 가는 바람에 끝내기 안타가 됐죠. 나성범의 송구도 처참하게 빗나갔고.

 

아무튼, 오늘 경기 패인을 꼽자면 왼손 중심타자들의 미진한 활약, 그리고 김태군의 생각 없는 볼배합 두 개가 가장 결정적이지 않았나 싶습니다.

 

이제 주말 2연전에서 LG와의 맞대결만 남았는데 2경기 다 잡으려고 하지 말고 1경기만이라도 확실하게 잡았으면 좋겠네요. 지금 KIA 순위가 단 13경기를 남겨 둔 현재 외로운 섬처럼 3위와는 3.5경기 차이, 5위와는 4경기 차이라서 3위로 올라가기도, 5위로 내려가기도 매우 애매한 상황이 됐죠. 주말 맞대결에서 2경기 다 잡아도 1.5경기 차이라 3위는 쉽지 않습니다.

 

빨리 4위로 순위 확정하고 포스트시즌 준비 일찌감치 했으면 좋겠습니다.

 

 

선수 단평

 

  • 김호령 – 4타수 2안타 치고도 욕 먹는 방법. 찬스에서 ‘볼’을 휘두른다.
  • 김민규 – 결과는 안 좋았어도, 3회 끈질기게 붙는 모습에서 잠재력은 보여줬다.
  • 김선빈 – 그나마 3번 타자 다운 활약이었음.
  • 카스트로 – 오늘은 수비 요정에만 전념
  • 나성범 – 못 치는 건 이해할 수 있는데, 어깨 좋은 선수가 9회 그 송구는 뭐냐
  • 한준수 – 요행을 바라지 말지어다.
  • 박민 – 타석에서 활약은 없었지만, 멋진 하이라이트 수비를 만들어 냄
  • 김태군 – 무슨 생각으로 했는 지 알 수 없는 볼배합
  • 변우혁 – 여전히 빠른 공에 늦지만, 그래도 안타 나온 게 어디냐
  • 김규성 – 오늘은 하주석보다 나았음.
  • 올러 – 모처럼 득점을 뽑아줬는데...
  • 전상현 – 여기서 5km/h만 더 붙으면 오승환이다.
  • 곽도규 – 운이 없는 줄 알았는데 운이 있었다.
  • 이의리 – 그 놈의 랜덤 제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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