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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비로 자멸, 유령 나성범 | KIA 3 : SSG 6 (09/15 리뷰)

KIA Tigers 경기 리뷰

by Lenore 2026. 9. 16. 01: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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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경기는 간만에 눈이 썩는 경기였습니다. 기록된 실책만 해도 3개(이호연, 변우혁, 조상우)인데, 기록되지 않은 실책도 많았어요. 특히, 경기 승부가 갈린 5회말에 나온 수비 퍼레이드는 오늘 경기를 가져다 바친 결과나 다름이 없었습니다.

 

 

 

김도영의 빈자리, 수비에서도 컸다

 

3회초까지 김민준의 제구가 흔들리는 틈에 3득점을 뽑아내며 경기 분위기를 좋게 시작했는데, 3회말부터 경기 흐름이 망가지기 시작했죠.

 

첫 타자 안재연이 친 땅볼이 오늘 3루수 2번 타자로 출장한 이호연 앞으로 갔는데, 평범한 바운드임에도 타구를 한 번에 처리하지 못 했습니다. 이때 눈에 띄었던 게 이호연의 움직임이었는데, 앞으로 대시하지 않고 제자리에서 포구한 후에 던졌어도 1루에 충분히 아웃이 가능한 타구였는데 앞으로 들어오며 잡다가 바운드를 못 맞추고 실책을 저지르죠.

 

 

3루수 경험이 여실히 부족한 티가 딱 났습니다. 이호연의 프로 통산 수비 이닝을 살펴보면, 2루수로 가장 많은 이닝(599이닝)을 소화했고, 그 다음이 1루수(318.2이닝), 그 다음이 3루수(312.2이닝)입니다.

 

문제는 3루수로 가장 많은 이닝을 소화한 해가 2022년의 172.1이닝이고, 그 이후에는 사실상 2루수, 1루수로 많이 기용됐습니다. 그리고 KT에서 2023년 3루수로 60이닝 소화했을 때 수비율이 93.8%에 그쳤고, 가장 최근인 2025년에는 3루수로 28이닝 밖에 경험을 못 했습니다.(1실책을 저지르며 수비율 83.3%)

 

이런 선수를 선발 3루수로 넣으니까 바로 실수가 나오죠. 결국, 바운드를 애초에 못 맞춘다고 생각해서인지, 수비 이닝 도중에 이호연을 제외하고 변우혁을 투입합니다. 웃긴 건 변우혁도 투입되자마자 첫 수비에서 실책을 저질렀다는 점이죠. 다만, 이 타구는 운이 좀 없긴 했습니다. 마지막 바운드가 살짝 튀었거든요. 하지만 그래도 평균 이상의 수비 능력을 갖췄다면 잡아줬어야 했죠.

 

 

꼴도 보기 싫은 김선빈의 수비

 

그리고 기록되지 않은 실책이지만, 이지영의 땅볼 타구를 병살 처리 못 한 김선빈의 수비도 지적하지 않을 수 없죠. 이지영은 땅볼 비율이 높고 발이 우타자에 느린 편이라 병살타를 많이 치는 선수입니다. 그리고 김태형이 2루 땅볼을 유도하며 병살 처리만 됐으면 2사 주자 없는 상황이 될 수 있었는데 병살이 되지 못 했죠.

 

전 당연히 병살이라고 봤는데, 김선빈이 공을 잡고 2루 쪽으로 몸을 돌리는 과정이 민첩하지 못 했고, 결정적으로 2루로 향하는 송구가 너무 약했습니다. 조금 더 민첩한 2루수였다면 병살은 처리하지 않았을까 싶어요. (반면, 박성한의 타구는 1루 쪽으로 치우치기도 했고 박성한이 느리지 않은 좌타자라 쉽지 않긴 했습니다.)

 

김선빈의 아쉬운 수비는 5회말 대량 실점 과정에도 나왔죠. 다만, 이때는 동점을 허용하고 무사 1, 2루 위기에서 김재환의 타구를 카스트로가 잘 잡고 병살을 만들어낼 수 있었는데, 수비의 가장 기초인 ‘백업’을 하지 않으면서 원 아웃 잡는 데 그쳤죠.

 

카스트로가 김재환의 빠른 타구를 잘 잡고, 하주석이 1루가 아닌 3루를 봤는데 이 판단 자체는 나쁘지 않았습니다. 물론, 1루로 던졌어도 병살은 가능했을 겁니다. 그런데 1사 상황이 아니라 무사 상황이라 2루 주자를 3루에서 잡아내면 실점 가능성을 더 줄일 수 있죠. 게다가 2루 주자 최지훈이 김재환의 타구가 직선타인 줄 알고 3루로 스타트를 늦게 끊었으니까요.

 

문제는 2루로 그 누구도 백업을 가지 않아서 베이스가 비어 있었다는 점입니다. 이때 하주석이 2루를 흘깃 봤는데, 아무도 없는 걸 알았으면 빨리 돌아갔어야 했는데 찰나의 타이밍이라 그러질 못 했고, 2루 백업을 했어야 할 투수 김범수는 하주석이 1루로 송구할 거라고 생각하고 1루 뒤로 갔는데, 이때 김선빈도 똑같이 1루수 뒤쪽으로 간 게 문제가 아니었나 싶어요.

 

투수든 2루수든 둘 중 한 명만 1루 뒤쪽으로 갔어야 했는데 둘 다 1루수 뒤쪽으로 가는 바람에 2루가 비었죠. 중견수가 2루 백업을 들어오긴 너무 늦었고, 결국, 투수 김범수와 2루수 김선빈이 모두 2루를 비우는 바람에 발생한 불상사라고 생각합니다.

 

다만, 제 짧은 식견으로는 보통 1루 백업은 투수가 가는 게 일반적이고, 2루수가 가는 건 잘 보질 못 해서, 2루를 비우고 나온 김선빈에게 더 문제가 있지 않았나 그런 생각이 듭니다. 다만, 이건 제가 김선빈에 대한 선입견이 너무 강해서 그런 걸수도 있고요.(해설은 투수가 가지 않은 걸 탓했죠.)

 

아쉬운 수비는 또 나왔죠. 2사 이후에 조상우가 2루 견제에 악송구를 합니다. 1차적으로 조상우 잘못. 하지만 1루 주자 김재환 다리가 느렸기 때문에 백업을 들어 온 김호령이 송구를 2루로 빨리 던졌는데, 이 송구를 김선빈이 포구하지 못하면서 1루 주자 김재환이 2루에 세이프가 됩니다. 포구만 됐더라면 아웃으로 이닝이 끝날 상황이었는데, 이때 잡아내지 못 하면서 고명준의 결정적인 쓰리런 홈런이 나왔죠.

 

야구를 하다보면 누구나 실수를 할 수 있습니다. 전 박찬호처럼 수비 잘 하는 선수가 실책을 하며 ‘실수’라고 생각합니다. 수비를 잘 하는 선수인데 조금 더 잘 해보려다가 나오는 게 ‘실수’이고 ‘실책’이라고 생각하니까요. 그런데 수비를 못 하는 선수가 실수를 하는 건 ‘실력’입니다. 대표적인 선수가 김선빈이죠. 제가 한 2천억 번쯤 언급한 것 같은데 김선빈을 2루수로 기용하는 건 ‘아집’일 뿐입니다.

 

내야수는 넓은 수비 범위를 커버해야 하고 민첩성과 순발력이 뛰어나야 합니다. 지금 김선빈은 수비할 때 그 어떤 능력도 찾아볼 수가 없습니다. 민첩하지도 않고 순발력이 뛰어나지도 않습니다. 김선빈을 2루수로 계속 쓰는 한 KIA 투수들은 계속 고통 받을 수밖에 없죠. 내야수는 기본적으로 수비가 되어야 하고, 그나마 수비 못 해도 참고 쓸 수 있는 포지션은 1루수와 3루수 뿐입니다. 2루수와 유격수는 공격보다 수비가 더 중요하다고 생각하고요.

 

2천억 1번째 선언합니다. 김선빈 2루수는 이제 그만 봤으면 좋겠습니다. 키보드치는 손가락이 아플 정도입니다.

 

 

 

주인공이 되지 못하는 나성범

 

농담으로 ‘유령범’ ‘유령범’ 하는데, 농담이 아니라 진담이 되어가고 있습니다. 김도영과 박재현이 빠진 팀 타선이 경쟁력을 갖추려면 카스트로와 나성범이 잘 해줘야 합니다. 특히, 나성범의 역할이 중요하죠.

 

오늘 카스트로는 자기 몫을 다 하고도 남았죠. 5타수 3안타에 1타점 2루타까지 쳤으니까요. 9회에 황대인이 기적의 볼넷을 얻어 내며 카스트로 타석까지 왔고, 카스트로의 타구가 좌중간을 가르며 날라갈 때는 혹시나 하는 기대까지 들게 했습니다. 아마 방망이 중심에 조금 더 가깝게 맞았다면 진짜 좌중간 팬스를 맞혔을 지도 모릅니다. 동점 쓰리런이 될 수도 있었겠죠.

 

그런데 카스트로 다음 타석의 나성범의 활약은 너무나도 초라하네요. 2회 첫 타석 삼진, 카스트로의 2루타로 1사 2, 3루 상황에서 희생타는커녕, 평범한 3루 파울 플라이로 물러났고(심지어 한가운데 실투였음) 5회 카스트로의 안타 이후에 또 삼진, 8회에 선두타자 카스트로가 안타 치고 나갔는데 투수 앞 병살.

 

이 정도면 유령이 아니라 악령이네요. 지난주부터 찬스 상황을 전혀 못 살리고 범타로 물러나고 있는데, 민폐가 따로 없습니다. 김도영이 없기에 나성범의 활약이 중요한대, 난 이 팀의 주역이 되고 싶지 않다는 듯, 기대치를 전혀 충족하지 못 하는 모습이네요.

 

물론, 나성범 올해 리바운드 하면서 성적을 많이 회복하긴 했습니다. 빠른 공 못 친다고 비난했는데, 올해 나성범의 포심 OPS는 무려 1.170입니다. (작년에는 .799였음)

 

하지만 반대급부로 ‘삼진’이 늘었죠. 아래는 나성범의 연도별 삼진율입니다.

 

 

올해 무려 27.3%의 삼진율을 기록하며 커리어 최악을 나타내고 있습니다. 통산 삼진율에서 무려 5%p 가까이 나빠졌고요. 올해 리그에서 규정타석 70% 이상을 소화한 타자 중 나성범보다 삼진율이 나쁜 타자는 김형준(30.8%), 김재환(29.1%), 허인서(28.9%), 힐리어드(28.2%) 네 명 밖에 없습니다. 그리고 그 아래에 김호령(27%)이 있고요.

 

물론, 전 삼진이 나쁘다고만은 생각하지 않습니다. 인플레이 상황을 만들지 못 하기에 피해야 할 아웃 카운트 유형이긴 하지만, ‘홈런’과 ‘삼진’은 정비례 관계라고 생각합니다.(김호령은 반성하라) 실제로 나성범 삼진율만 나빠졌지, KIA 이적 이후 3번째로 높은 OPS(.907)을 기록 중이고, WRC+ 140.5를 기록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높아지는 삼진율은 노쇠화의 신호이기도 하죠. 나성범의 삼진율이 높아진 이유는 빠른 공에 대응하기 위해 히팅 포인트를 앞에 두기 때문인데, 스윙 스피드가 나이가 들어서 느려지면 느려질수록 이런 현상은 더욱 심화될 겁니다. 그저, ‘대안’이 나올 때까지 나성범의 에이징 커브가 천천히 오기만을 바래야겠죠.(사실, 에이징 커브는 이미 왔다고 봐야하지만)

 

 

위안이 됐던 김태형과 곽도규의 호투

 

오늘 경기 그나마 건질 건, 딱 두 가지네요. 선발 투수로 성장 가능성을 보여 준 김태형의 좋은 피칭과 점점 투구 내용이 좋아지고 있는 곽도규의 압도적인 피칭입니다.

 

김태형의 경우, 삼진율이 낮은 게 문제라고 봤는데, 오늘 4이닝 동안 안타 3개 밖에 허용하지 않고 삼진 5개 잡은 건 칭찬해주고 싶습니다. 다만, 많은 볼넷은 줄일 필요가 있습니다. 그런데 김태형은 계속 이야기하지만, 이제 겨우 고졸 2년차이고, 또래보다 생일도 늦습니다. (06년 12월생) 발전 속도가 매우 빠르죠. 전 김태형이 차후에 곽빈처럼 성장하더라도 이상하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팀에서 인내심을 갖고 선발 투수로 만들어 내야죠.

 

곽도규는 시즌 들어서 가장 좋은 공이 아니었나 싶어요. 투심 구속이 147km/h까지 나왔고, 평속이 146km/h 이었습니다. 점점 자신의 투구폼을 완성시켜 나가고 있는데, 내년에는 투심을 150km/h으로 스트라이크존에 넣더라도 이상하지 않을 것 같아요. 종종 외면(?)받고 있는데, 곽도규도 이제 겨우 22살이죠. 향후 KIA 불펜에서 가장 가치 있는 선수가 될 겁니다.(사실, 지금도)

 

곽도규 피칭에서 오늘 가장 인상적이었던 부분은 한가운데에 투심이 들어가는데도, 김재환과 전의상의 방망이가 허공을 갈랐다는 겁니다. 물론, 두 선수 모두 헛스윙률이 높은 선수들이긴 해도, 1군 좌타자들의 방망이가 컨택조차 허용하지 않았다는 건 곽도규의 무브먼트가 얼마나 살인적인지 확인할 수 있는 부분이죠. 심지어 정확성이 뛰어나고 좌투수 공을 잘 치는 (올해 좌투수 상대 OPS .910) 에레디아도 간신히 컨택하는데 그쳤습니다.

 

이런 곽도규를 3점차 지고 있는데 올린 선택이 아까울 지경입니다. 부상에서 막 복귀했고 시즌 중에 또 부상(하체이긴 하지만)으로 빠졌던 선수인데 아껴서 썼으면 좋겠습니다. 김태형과 곽도규는 KIA가 정말 소중하게 잘 키워야 할 자원들입니다.

 

 

 

선수 단평

 

  • 박정우 – 기회는 무한정 주어지지 않는다.
  • 변우혁 – 내년에 과연 좋아질까?
  • 황대인 – 볼넷 고른 거 잘 했지만, 인플레이 타구가 나와야 한다.
  • 한준수 – 볼넷은 여전히 잘 고르는 데, 배럴 타구가 안 나옴
  • 하주석 – 하위 타선에서 적시타 하나 쳤으니 된 거
  • 김태군 – 원래의 타격 실력으로 돌아가는 중
  • 고종욱 – 컨택도 못 하는데 굳이 써야 할 이유가?
  • 김호령 – 삼진 아니면 안타
  • 정해영 – 문학해영
  • 김범수 – 전의산 삼진 잡을 때의 피칭을 꾸준히 보여줘야 함
  • 조상우 – 고명준 상대로는 그냥 변화구만 던졌어야 했다.
  • 이의리 – 11시 포심이 나왔는데 막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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