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틀 연속 하이라이트를 보기엔 좀 그래서, 오늘은 다시 보기로 봤습니다. 그런데 상성도 상성이거니와 운도 잘 안 따르네요.
그리고 오늘도 NC 불펜을 공략하는데 실패했습니다. 솔직히 어제 NC 불펜진의 KIA 상대 기록에서 더 낮아질 수 있을까 싶었는데, 그런 일이 벌어지네요. 오늘 2득점 모두 토다를 공략해서 나온 득점이고, NC 불펜진 상대로는 3이닝 동안 안타 1개 치고, 1점도 얻지 못 했습니다.

오늘 경기에서 가장 아쉬운 장면은 7회 찬스네요. 나성범이 실책으로 출루하고 김선빈의 2루타로 무사 2, 3루 상황. 김호령의 희생타에 유격수 김주원의 송구 에러가 겹치면서 1사 3루라는 천금 같은 찬스에, 상대 투수의 제구력이 흔들리며 1사 1, 3루 상황이 되었는데 이때 NC에서 신영우를 올린 게 절묘한 한 수가 됐죠.
신영우는 ‘볼넷’은 많을지언정 안타를 안 맞는 투수입니다. 지금이야 아직도 유망주지만(신영우는 KIA도 지명을 고려했던 선수였죠.) 올시즌 스몰샘플이라고 해도 26이닝 동안 피안타율이 1할이 안 됩니다. 올 시즌 안타를 8개 밖에 안 맞은 투수에요.
신영우를 공략하는 방법은 그냥 스트라이크존을 최대한 좁히고, 신영우의 가장 큰 장점이 낙차 큰 커브이다보니, 스트라이크존을 낮게 보고 대응하는 겁니다. 신영우는 안타는 안 맞는 투수이지만, 볼넷이 29개로, 투구 이닝보다 많은 투수에요.
그런데 여기서 하주석이 치명적인 실수를 저지르죠. 피치클락 위반으로 스트라이크를 하나 먹고 만 겁니다. 스트라이크를 넣는 걸 가장 힘들어 하는 신영우 입장에서 꽁으로 얻는 스트라이크는 정말 큰 겁니다. 게다가 카운트에 쫓긴 하주석이 신영우의 변화구에 계속 방망이가 나오면서 허탈하게 삼진으로 물러납니다.
정말 베테랑 답지 않은 실수고, 7회 하주석의 삼진 장면이 사실상 오늘 경기 승부를 결정 지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1사 1, 3루 상황에서 가장 피해야 할 게 삼진, 그 다음이 파울 플라이인데, 삼진을 당해버렸으니까요. 하주석 대신 내세울 대타감이 없었을까요? 최근 안 좋다지만, 적어도 선구안이라도 좋은 한준수를 차라리 대타로 내는 게 어땠을까 싶습니다.
박재현 같은 타입도 신영우 같은 타입에 쥐약이죠. 워낙 휘두르는 걸 좋아하니, 컨택이 아무리 좋아도 나쁜 변화구 건드려서 결국 범타로 물러납니다. 그런데 박재현 탓을 하고 싶진 않습니다. 오늘 경기 패인을 굳이 뽑으라면, 1사 1, 3루 상황에서 넋놓고 있다가 스트라이크 하나 먹고 들어 간 하주석의 넋 나간 플레이입니다.

손주환, 전사민을 상대로 1득점도 뽑지 못 한 것도 문제죠. 전사민이야 올해 NC 불펜에서 가장 믿을만한 투수라고 하지만, 손주환은 올 시즌 ERA가 7점대인 투수입니다. 다만, 운이 안 따르기도 했죠. 카스트로나 김선빈이나 정타는 됐지만 그게 전부 수비 정면으로 갔습니다. 이로써 ERA 7점대인 손주환의 KIA 상대 성적도 3이닝 1실점, 피안타율 .167이라는 특급 성적이 되었네요.
어제도 던진 질문을 오늘도 또 던져 봅니다. “도대체 NC 불펜은 왜 성적이 안 좋나요?”
아, 그런데 오늘 하주석, 박재현을 보니 알 것도 같습니다. ‘자꾸 휘둘러 주니까요.’ KIA 타선의 장점이자 단점이 적극적인 스윙을 즐긴다는 건대, KIA 타선의 적극적인 성향이 제구가 불안한 NC 불펜과 나쁜 방향으로 맞물리면서, 유인구까지 건드려 범타를 만들어주는 것 같습니다.
지금은 이렇게 밖에 해석이 안 되네요.
오늘 고종욱이 모처럼 2번 지명타자로 선발 출장했습니다. 전, 솔직히 오늘도 이호연이 2번으로 나왔어야 했다고 봤습니다. 어제 4타수 무안타로 부진했다지만, 그래도 볼넷 하나는 골라 나갔고 어제 못 친 건 이호연 뿐만 아니죠. 게다가 이호연 끝내기 만루 홈런 치고, 성적이 12타수 3안타 3볼넷입니다. 3경기에서 6번 출루했는데 이 정도면 테이블 세터로 충분히 쓸만한 성적이죠.
고종욱을 쓸 수는 있습니다. 그런데 오늘 누가 봐도 고종욱 타격감이 안 좋아 보였는데 끝까지 고종욱을 밀고 간 것도 납득하기 어렵네요. 대타감이 없는 것도 아니고, 한준수, 박상준, 이호연 등 나름 경험치가 있는 선수들이 있는데 왜 오늘 감도 별로인 고종욱을 계속 믿고 기용했는 지도 모르겠습니다. 타석 다 봤는데, 실투에도 정타가 안 나오더라고요.
카스트로는 100%, 아니 200% 재계약이지만, 최근 10경기 성적이 44타수 8안타로 타율 .182에 그치고 있습니다. 8개의 안타 중 장타가 5개(홈런 3개, 2루타 2개)인 점은 돋보일 만한 점이지만, 10경기 동안 볼넷 딱 2개 얻었습니다. 삼진도 4개 밖에 안 당하긴 했는데, 카스트로의 문제가 여기에 있죠. 지독하게도 스윙을 좋아한다는 것.

나쁜 공도 계속 건드리니까 저점 방어가 안 됩니다. 타격감이 안 좋을 때는 공도 좀 고르고 해야 하는데 요즘 모습을 보면, 시즌 초처럼 나쁜 공을 자꾸 건드리네요.
이제 ABS존에 익숙해졌다고 생각이 들었는데, 오늘 스윙을 보니까 스윙을 너무 남발합니다. 다만, 워낙 치는 걸 좋아하는 선수라 이런 약점은 고쳐지긴 어렵다 싶습니다. 그냥 빨리 타격 슬럼프에서 벗어나기만을 바래야죠. 그래도 한 번 삘 받으면 4할~5할 치는 선수이니까요.
그리고 2번 타자에 지금 누굴 내세워도 다 부진합니다. 아래는 올 시즌 KIA 2번 타자의 리그 내 순위입니다.

타율 리그 9위, 출루율 리그 9위, 장타율만 리그 3위로 좋고, 장타율 덕분에 OPS가 잘 나올 뿐, 출루율이 정말 최악입니다. 이러니까 김도영 앞에 주자가 없죠. 그리고 2번 타자의 좋은 성적은 제 생각엔 카스트로 덕분 같습니다. 카스트로가 2번 타순에서 타율 .346에 6개의 홈런을 쳤거든요.
이럴 거면, 차라리 카스트로를 2번으로 쓰는 게 어떤가 싶은 생각이 듭니다. 게다가 최근에 나성범의 타격감이 가장 좋다 보니, 김도영을 2번 쓸 생각이 없다면, 카스트로를 2번으로 쓰고, 3번 김도영, 4번 나성범으로 가고, 5번은 그냥 아무나 쓰던지요. 왜 자꾸 2번에 가장 못 치는 타자들을 내세우고 있는 지 모르겠습니다.
제가 앞서 이호연 2번이 가장 낫다고는 했지만, 이호연도 고작 2~3경기 잘한 것 뿐입니다. 김호령을 2번으로 쓰질 않나, 하주석을 2번으로 쓰질 않나. 이범호 감독 가장 큰 단점이 이런 점인데, 라인업 짤 때 유연함이라고는 찾아볼 수가 없습니다. 그냥 선수들이 알아서 극복을 해야 할까요? 언제까지 주자 없는 상황의 김도영을 봐야 하는 지 모르겠네요.
마지막으로 9회 상황을 보면, 이의리는 역시 선발이 낫다 싶네요. 첫 타자에게 운 없는 안타 맞고, ABS가 스트라이크를 안 잡아주니까 그때부터 흔들리는 게 마무리로는 영 아니다 싶습니다. 선발로 등판하면 다음 이닝에서 만회라도 할 수 있지, 1이닝을 완벽하게 던져야 하는 마무리 투수로는 멘탈적면에서 성장이 더 필요해 보입니다.
지금 KIA 투수들 중에서는 곽도규 만한 자원이 없는 것 같아요. 곽도규 아직 정상 컨디션이 아님에도 불구하고(초구 투심 138km/h은 눈을 의심했네요.) 워낙 투구폼이 독특하다보니까 140km/h을 간신히 상회해도 타자들의 방망이가 늦습니다. 정상 컨디션을 찾아서 평속 145km/h만 던져도 공략이 쉽지 않을 겁니다.
KIA는 올 시즌 끝나면 엄한 짓 하지 말고, 곽도규를 마무리 투수로 기회를 진득하니 줬으면 좋겠습니다. 왼손 셋업 없으면 어떤가요. 리그 내에 왼손 셋업까지 다 갖추고 야구하는 팀이 몇 개나 된다고.
선수별 모든 장면을 세밀하게 확인하지는 못해 단평은 생략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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