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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28] KIA : 키움 후기 - 스트라이크를 사랑하는 사나이 황동하

KIA Tigers 경기 리뷰

by Lenore 2026. 5. 28. 23: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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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경기는 홈런이 없어서 그런지 도파민이 덜 하네요. 그도 그럴 게, 안타를 14개, 볼넷 2개를 얻어 주자가 16명이나 나갔는데 점수는 5점 밖(?)에 나오지 않았습니다. 어제처럼 홈런 4방이 터지면 모를까, 오늘 홈런이 안 나오니, 많은 출루에도 점수가 기대보다 덜 나왔죠.

 

타선이 조금 답답한 경기력을 보였음에도 오늘 경기 승리를 잡을 수 있었던 건, 황동하의 6이닝 무실점 호투와, 최근 추돼삼으로 명명된 조상우, 최지민, 한재승이 남은 3이닝을 완벽하게(중간에 곽도규도 나왔지만) 틀어 막았기 때문입니다. 여기에 키움 타선의 컨디션이 지난 주와 달리 최저점이었던 것도 KIA가 이번 시리즈를 스윕하는 데 도움이 됐고요.

 

 

KIA 성적 반등의 핵심 역할을 해 준 황동하

 

오늘 황동하는 6이닝 동안 4피안타 1볼넷 5탈삼진 무실점으로 키움 타선을 완벽하게 막았습니다. 3회까지 순항하다가 4회에 연속 안타로 무사 1, 2루 위기 상황을 맞긴 했는데, 까다로운 타자 최주환을 3구 삼진으로 잡고, 이형종과 김웅빈을 모두 범타로 막고 위기를 벗어났죠.

 

내용 면에서 가장 안 좋았던 이닝은 6회였는데, 5회까지 스트라이크만 무식하게 던지던 투수가 볼이 늘었습니다. 그런데 이때도 볼이 크게 벗어난 게 아니라 ABS 존에서 공 반 개씩 빠지더라고요. 그래서 선두타자 안치홍을 볼넷을 내보내고, 최주환을 상대로 3-1 불리한 카운트, 그 다음 타자 이형종을 상대로도 3-1 불리한 카운트에 몰렸는데, 이때 황동하의 투구가 매우 인상깊었습니다.

 

"에라 모르겠다 한가운데 넣자"

 

최주환에게 3-1에서 슬라이더 한가운데 넣어서 비교적 잘 맞았지만, 김호령 정면으로 갔고, 이형종 상대로는 142km/h 포심 그냥 한가운데 넣었는데, 역시 중견수 플라이로 끝났습니다. 이형종 제스추어가 잘맞았다는 몸짓이어서 홈런이 나오나 했는데, 공이 더 뻗지 않더라고요.

 

황동하의 마인드가 멋진 부분이 여기에 있는데, 홈런 맞아봐야 1점 차이니까 상대 타자들이 홈런을 칠 수 있는 타자임에도 볼넷보다는 홈런이 낫다는 마인드로 투구했다고 봅니다. 그리고 이런 적극적인 스트라이크존 공략이 이번 시즌 황동하가 잘 하고 있는 이유라고 생각하고요.

 

2024년에 황동하가 라이온즈 파크에서 개털렸던 적이 있습니다. 8월 31일 경기였는데 선발로 나와서 1.1이닝 동안 6실점(3자책)하며 조기 강판되었죠. 이때 제가 황동하를 질책했던 기억이 나는데, 아무리 라팍이 홈런이 많이 나오는 구장이라고 해도 마운드에서 쫄면 안 된다. 홈런 맞을까봐 어렵게 승부하다가 스스로 무너진 것이라고 후기를 적은 기억이 납니다.(경기는 KIA 타선이 오승환을 공략하면서 역전승)

 

이후부터였는지, 황동하는 똥볼에도 불구하고 스트라이크존을 적극적으로 공략하는 투수가 됐고, 작년부터 포심 구속이 오르면서 자신감과 결합되어 피칭 퀄리티도 좋아졌습니다. 2025년 KIA는 많은 부상으로 우승 후보에서 웃음 후보가 됐는데, 마운드에서 가장 안타까웠던 부상이 황동하의 부상이었죠. 경기 중에 다친 것도 아니고 횡단보도 건너다가 달려 오는 차량에 부딪혀서 시즌 아웃이 되었으니까요.

 

올 시즌 초만 해도 황동하는 안 좋았습니다. 불펜투수로 7경기 나왔는데, ERA 10.03에 11.2이닝 동안 볼넷도 9개로 많았고, 무엇보다도 피홈런이 6개나 됐죠. 하지만 선발 전환 이후에는 6경기 등판해서 34.1이닝 동안 ERA 1.83에 볼넷을 단, 5개 밖에 허용하지 않았습니다. 맞춰 잡는 투수도 아니고 삼진도 27개 잡으면서 삼진과 볼넷 비율이 5대 1이 넘어가는 대활약을 하고 있고요.

 

 

불리한 카운트에서도 한가운데 스트라이크를 거리낌 없이 던지는 오늘 황동하의 모습(물론, 상대 타자가 강한 타자였으면 홈런 맞았을 투구이긴 했습니다만)을 보면서, 황동하가 빠르지 않은 구속에도 잘 나가고 있는 이유를 알겠더라고요. 

 

황동하가 앞으로 계속 5월 처럼 던질 것이라고 생각하진 않습니다. 포심 구속의 한계 때문에 1점대 ERA의 투구를 계속 할 것 같진 않아요. 하지만, 지금처럼 꾸준히 스트라이크존을 적극적으로 공략하면 시즌 끝날 때까지 3점대 ERA는 충분히 기대할 수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이 정도만 해도 KBO에서는 4-5선발로는 최고의 활약이죠. 황동하 스타일상 홈런은 맞더라도 볼질 하면서 우르르 무너지진 않을 타입이라 수비 뒷받침만 잘 해줬으면 좋겠습니다.

 

 

 

또 하나의 승리조? KIA의 추돼삼 구원진

 

최근 조상우, 최지민, 한재승 3명을 묶어서 부르는 별칭(?)이 팬들 사이에서 화제가 되고 있습니다. 추격 돼지 삼형제의 약자인 '추돼삼'이죠. 오늘도 이들 3명이 모두 등판해서 키움 타선을 완벽하게 막았어요.

 

6회에 황동하가 조금 흔들리는 기미가 보이자(개인적인 생각으론 하위 타순부터 시작이라 7회에도 올려도 됐다고 봤음) 7회부터 곽도규가 나왔는데, 곽도규가 안타 2개를 허용하면서 위기를 맞이하죠. 다만, 곽도규가 허용한 안타 2개는 모두 운이 없었던 안타여서 곽도규 탓을 할 수는 없었습니다. 김웅빈과 박주홍이 모두 스윙을 제대로 하지 못 했는데 하필 수비가 없는 쪽으로 갔죠. 

 

그러나 KIA에서는 조상우가 마운드에 올랐는데, 첫 타자 대타 김건희를 슬라이더 3개만 연거푸 던지며 헛스윙 삼진으로 돌려 세웠고(헛스윙도 3번) 여동욱은 그냥 가운데 존에 적극적으로 포심을 넣으며 중견수 플라이로 잡은 이후에 서건창도 바깥쪽에 포심을 던져서 평범한 좌익수 플라이로 위기에서 벗어났습니다. 

 

조상우는 여전히 승리계투조로 쓰기엔 불안하다고 생각합니다. 엊그제는 147km/h을 던지더니, 오늘은 최고 구속이 144km/h에 불과한 것만 봐도 포심의 컨디션이 경기마다 너무 들쭉날쭉해요. 하지만, 조상우는 우타자 상대로는 위력적인 슬라이더를 던질 수 있고, 투 피치라고 해도 슬라이더와 포심을 커맨드하면서 위기를 벗어나는 투구를 하고 있죠. 

 

최지민은 '멘탈'만 아니면, 승리계투조로 써도 될 구위입니다. ERA는 추삼돼 중 가장 나쁘지만(나쁜 게 3점대 초반이라니) 왼손 투수가 포심 평속 145.7km/h을 찍어서 우타자든 좌타자든 쉽게 공략할 수 없는 구위죠. 그리고 제가 최지민을 비판할 때 가장 많이 드는 약점이 빠른 공에도 불구하고 삼진율이 떨어진다는 점이었는데 최근 경기에서는 삼진율이 확연히 좋아졌습니다. 

 

하지만 무엇보다 좋아진 건 볼넷 허용율이죠. 작년에 9이닝 당 볼넷이 8.61개였는데 올해 2.66개로 드라마틱하게 줄였습니다. 반대급부로 피홈런이 늘긴 했지만, 이건 올 시즌 계속 던지다보면 나아질 수 있는 수치라고 생각해요. 최지민에게는 투구판 밟는 위치를 옮긴 게 정말 신의 한 수가 되었습니다. ABS 도입 이후 볼넷율이 크게 나빠졌는데(2023년 3.94개에서 2024년 7.83개) 올 시즌 투구판 옮기면서 볼넷율이 줄었고 이러면서 승리계투조로도 뛸 수 있는 구위가 만들어 졌죠.

 

자신감을 찾아서인지 그렇게 잘 안 나오던 탈삼진이 최근 5경기에서 4.2이닝 투구하는 동안 무려 8개를 잡아내고 있습니다. 지금의 페이스를 계속 유지하고 타이트한 상황에서 자신의 공을 스트라이크존에 적극적으로 투구하면 승리계투조로 써도 이상하지 않을 구위라고 생각해요.

 

추돼삼 셋 중 개인적으로 한재승은 아직 믿음이 안 갑니다. 그 이유는 BABIP에 있는데 한재승 BABIP가 .170에 불과합니다. (최지민 .288, 조상우 .279) 한재승의 경우 ERA와 WHIP만 좋지, 포심 평균구속도 떨어졌고(147.6km/h -> 146.3km/h) 그 때문인지 9이닝 당 탈삼진이 작년 9.98개에서 올해 6.63개로 나빠졌어요. 반면, 7개가 넘어갔던 볼넷 비율이 2.83개로 확연히 좋아진 것이 올 시즌 현재까지 좋은 성적의 비결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포텐만 보면, 한재승이 터질 때 가장 위력적으로 터질 유형이긴 합니다. 지금의 제구력을 유지하면서 구속만 더 끌어 올리면 마무리로 뛰어도 이상하지 않을 탈삼진 능력을 갖고 있죠. 지난해는 사실 삼진만 잘 잡았지, 피홈런도 많았고 볼넷도 너무 많았습니다. 올해도 피홈런은 늘었는데, 볼넷 줄이면서 최지민처럼 성적이 좋아지고 있는 추세죠. 계속 스트라이크 적극적으로 던지면서 '가장 강하게 던질 수 있는 포심'을 스트라이크존 보더라인으로 꽂는 능력을 갖추길 빕니다.

 

 

 

 

젊은 야수들의 성장도 잡는 시즌이 되길

 

오늘 경기 하위 타순에 배치된 젊은 타자들도 칭찬해주고 싶어요. 박재현부터 이야기하면, 오늘 비록 5타수 1안타에 그쳤지만, 타구 질은 좋았습니다. 타격감은 확실히 지난 주에 비해서 좋아진 것 같아요.

 

그리고 한준수, 한승연, 박민 3명이 모두 멀티 히트를 치면서 좋은 모습을 보였죠. 한준수는 계속 이야기하지만, 올 시즌이 브레이크 아웃 시즌이라고 봐야 합니다. 자기 만의 스트라이크존을 확고하게 만들었고, 스트라이크존에 들어 오는 공을 정확한 타이밍으로 맞추면 최소 2루타의 장타가 나오는 스윙을 계속 보여주고 있습니다.

 

한승연은 첫 타석 삼진으로 물러나긴 했지만, 그 공은 로젠버그가 잘 던진 공이에요. 낮은 쪽으로 잘 떨어진 변화구는 아무리 뛰어난 타자라도 헛스윙하기 마련입니다. 하지만 그 이후에는 2개의 안타를 만들어 내면서 타석에서 쉽게 물러나지 않았습니다. 공도 나름 침착하게 잘 골라내고 있고요. 앞으로도 왼손투수가 선발일 때는 기회를 자주 받을 것 같고, 처음 수비 뛸 때는 절망적인 수비력을 보였는데, 오늘은 수비에서도 좋은 판단을 보여줬습니다.

 

박민은 어찌됐든 키워내야 하는 선수죠. 박찬호가 빠진 현재 김규성, 정현창과 함께 경험치를 먹일 수밖에 없습니다. 여전히 변화구 대응능력에 아쉬움이 있지만, 박민이 다른 선수들보다 나은 점이 있다면, 타구에 힘을 싣는 능력만큼은 괜찮아 보인다는 점입니다. 다만, 이범호 감독이 박민을 유격수보다는 3루수 자원으로 생각하고 있는데, 3루수 자원이 되고 싶으면 장타력을 더 길러야 할 겁니다.

 

시즌 전만 해도 최형우와 박찬호의 이탈, 그리고 시즌 시작하자마 국내 선발진이 와르르 무너지고, 정해영이 무너지고, 전상현은 부상으로 빠지고, 조상우는 여전히 똥볼을 던지면서 암울한 스타트를 했는데 5월의 KIA는 확실히 달라 졌습니다. 

 

제가 4월에, KIA의 가장 큰 문제는 마운드라고 지적했는데, 어찌됐든 마운드에 투수들을 차곡차곡 모으고, 성영탁과 황동하처럼 하위 라운드에서 대박픽을 건져내고, 김범수는 들쭉날쭉한 경기력을 보여주고 있지만, 정해영이 2군 다녀오더니 철벽 불펜이 되고. 마운드가 점점 단단해지고 있죠. 무엇보다도 작년에 부진했던 투수들이 작년의 약점을 치유하고 발전해 가는 모습을 보인다는 점에서 박수를 보내주고 싶습니다.

 

아직 5월이 안 끝났지만, 기분 좋게 5월을 마무리하고 있어요. 야수 쪽에서 젊은 자원들이 계속 나오고 있다는 게 가장 고무적인 부분이 아닐까 싶습니다. 여기에 돌아 올 투수자원도 많다는 점에서 앞으로의 성적을 더욱 기대하게 하고 있고요. 더 이상의 부상만 없길 바랍니다.

 

 

 


선수 단평

 

  • 김호령 - 2호령도 점점 적응을 하는 건가?
  • 김도영 - 홈런 못 쳐서 괜히 부진한 것 같네
  • 아데를린 - 행운의 2루타는 쳤지만, 오늘 경기 답답하게 했던 원인 중 하나
  • 김선빈 - 부진하다고 깠더니, 오늘은 결정적인 2개의 타점 잘 올려줬다.
  • 나성범 - 어제의 영웅, 오늘은 왜...?
  • 김민규 - 미친 주력의 고졸 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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