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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7] KIA : 삼성 후기 - 박재현 시리즈

KIA Tigers 경기 리뷰

by Lenore 2026. 5. 17. 2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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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경기는 타선이 폭발하면서 비교적(?) 쉽게 경기를 가져갈 수 있었습니다. 5회에 박민의 실책과 투수들의 볼질로 어려운 경기가 되나 했는데 바로 다음 이닝 수비에서 잃어 버린 점수를 그대로 따내면서 큰 위기 없어 경기를 마무리할 수 있었네요.

 

이번 3연전이 1위 삼성과의 맞대결이었고, 선발로테이션도 이의리와 김태형 두 명이 포함이 되어 있었기에 스윕만 안 당해도 다행인 시리즈였는데 금요일 경기 박재현의 극적인 역전 홈런 덕분에 위닝 시리즈로 주말 3연전을 마무리하고 오랜만에 일요일 경기 승리를 달성했습니다.

 

 

라팍 3연전, 호타 준족의 모습을 보인 박재현

 

이번 3연전에서 가장 돋보인 선수는 박재현이었죠. 패했던 토요일 경기에서도 동점 투런포를 치는 등, 타석에서 존재감을 보였는데 오늘은 6타수 5안타에 두 개의 도루를 기록하면서 삼성 내야 수비를 뒤흔들었습니다. 도루도 도루지만, 6회초 김도영의 내야 안타 때 1루에서 3루까지 파고 드는 공격적인 주루 플레이도 매우 인상깊었죠.

 

이번 시즌 현재까지 박재현은 타율 .338 / 장타율 .540 / OPS .927 / WRC+ 142.3을 기록하고 있습니다. 외야수에 좋은 선수들이 많아서 그렇지, 외야수 WAR 7위, OPS 5위, WRC+ 6위를 기록하며 리그에서 탑 10 안에 드는 외야수의 모습을 보이고 있어요. 도루도 10개를 하며 외야수 중 2위 입니다.

 

도루에서 가장 좋은 기록은 성공률이죠. 10도루 1실패를 하면서 도루 성공율도 90.9%로 높습니다. 10개 이상 도루를 성공한 선수 중 3번째로 높은 성공율이에요.(1위 박찬호 92.9%, 2위 김주원 92.3%) 그리고 도루 10개 이상한 선수 중 김주원과 함께 가장 많은 홈런 7개를 치고 있어요. 

 

 

박재현이 더 대단한 점은 이제 겨우 만 19세 시즌이라는 점이죠. 물론, 아직 시즌 반도 안 했기에 체력적인 문제를 겪게 되면, 지금 성적에서 많이 까먹겠지만, WRC+ 100 이상을 기대할 수 있는 주전급 야수를 많이 잃은 팀 입장에서 박재현을 발굴한 건 굉장한 성과입니다.

 

박재현이 또 잘 해주고 있는 건 박찬호가 떠난 현재, 팀에 부족한 주루 플레이에서 에너지를 불어 넣고 있다는 점이죠. 베이스에 나가면 고삐 풀린 망아지처럼 한 베이스 더 가는 주루 플레이를 하는 데, 박찬호나 최원준이 빠지면서 팀에 스피드가 떨어졌다고 생각했는데 그 부분을 잘 보완해주고 있습니다. 2024년 KIA가 우승할 때도 최원준, 박찬호, 김도영 등 빠른 선수들이 있어서 득점력에 기여를 했었죠.

 

박재현의 현재 약점이라면, 지나치게 적극적인 스윙, 그리고 아직은 미숙한 수비 정도라고 볼 수 있는데, 두 개 모두 '경험'으로 극복 할 수 있는 부분입니다. 지금 박재현은 타석이든 베이스에서든 '신이 나서' 모든 공을 다 치려고 하고, 언제든 도루를 하려고 하죠. 플레이의 완숙함은 실패를 하면서 깨닫는 부분이라, 지금은 적극적으로 스윙하고, 적극적인 주루 플레이를 하는 게 맞습니다. 경험 쌓이면 자연스럽게 지금 보다 더 좋은 선수가 될 수 있을 것으로 믿습니다.

 

 

박민, 실수를 만회하는 타석과 베이스에서의 모습

 

오늘, 경기 스코어상으로는 쉽게 이겼지만, 5회에 한꺼번에 5실점을 하면서 '혹시?'라는 생각을 하게 만들었죠. 시발점은 박민의 안이한 수비였습니다. 첫 타자 박계범이 친 타구가 완전 빗맞아서 초딩도 처리할 수 있게 바운드가 갔는데 갑자기 마지막에 바운드가 튀면서 포구에 실패했죠.

 

불규칙 바운드라서 억울할 수도 있다? 아닙니다. 박민은 처음부터 자세를 잘못 잡았어요. 스코어 차이도 크고 타구도 느려서 쉽게 처리할 수 있겠거니 한 거죠. 수비 자세부터 너무 지나치게 여유로웠습니다. 그런데 좋은 수비수라면 항상 '바운드가 튈'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수비를 해야 했습니다. 그런 생각으로 수비를 했으면 마지막 바운드를 포구 못 하고 놓치지 않았을 거에요. 

 

일단, 타구를 너무 기다렸다가 잡은 게 문제였고, 바운드가 튈 거라는 생각 자체를 안 하고 포구 후 바로 송구 동작까지 생각한 것부터 문제였어요. 아니, 그냥 너무 안이했고, 불규칙 바운드는 부차적인 문제지 수비 자세부터 프로 선수 다운 수비가 아니었습니다. 이 장면을 보면서 '아, 저래서 현장에선 박민의 유격수 수비를 신뢰하지 않는구나' 라는 생각까지 들었을 정도이니까요.

 

그런데 박민은 다음 타석부터 본인의 수비 실수를 만회하는 플레이를 했습니다. 첫 타석부터 유리한 카운트에서 적극적인 스윙으로 타구를 좌중간으로 보냈고, 박민이 빠른 선수가 아님에도 불구하고 2루까지 망설임 없이 적극적으로 플레이했습니다. 다행히 간발의 차이로 세이프가 되긴 했지만, 무모한 플레이이긴 했어요.

 

 

7회에도 안타 치고 나가더니 큰 스코어 차이(7회에 6점 차이였는데?)에 굳이 하지 않아도 될 도루까지 하고 박재현의 1루수 왼쪽 내야 안타 때도 2루에서 홈까지 파고 들어서 추가 득점을 만들었습니다. 강민호가 포구만 잘 했어도 홈에서 아웃이 될 상황이었죠. 두 장면 모두 간발의 차이로 세이프였지, 굳이 따지자면 무모한 플레이였습니다.

 

그런데 이 장면을 보니까 5회에 수비 실책을 한 안이한 플레이에 대한 반성으로 느껴지더라고요. 몸을 사리지 않고 주루 플레이를 하면서 '아, 어떻게 하든 만회를 해야 겠다'는 마음가짐을 굉장히 높게 평가하고 싶습니다. 실패로 끝나더라도, 이런 식의 몸을 사라지 않는 적극적인 플레이는 감독에게 어필이 되죠. 그리고 이런 모습을 보면서 두 번 다시는 5회초 수비 실책 같은 상황은 안 나오겠구나 싶었어요. 이렇게 세게 당했는데, 또 그런 마음으로 수비하진 않겠죠.

 

박민의 수비는 박찬호와 비교하면 많이 떨어집니다. 순발력도 그렇고 풋워크도 날렵하지 않고 박찬호처럼 공격적인 수비를 하지도 않습니다. 하지만, 오늘처럼 실수를 만회하고자 하는 마음가짐이 확실하다면, 지금의 실수가 미래의 본인 실력을 발전시키는 데 도움이 될 거라고 봐요. 박찬호도 처음부터 수비를 잘 했던 선수가 아니었어요. 에러가 정말 많아서, 전 박찬호를 보면서 '쟤를 두고 왜 수비가 좋다는 거지?'라는 리뷰를 쓴 적도 있었습니다. (차라리 강한울 수비가 낫다고 했었음)

 

냉정히 수비 실력은 정현창이 가장 낫다고 보고, 박민은 그 다음 정도로 봅니다. 그런데 정현창의 스윙은 박민과 비교하면 많이 떨어지죠. 박민도 엄청 잘 치는 선수는 아닌데, 그래도 타구에 힘은 실을 줄 압니다. 정현창은 그냥 잘 쳐봐야 땅볼이니까요. 여기에 김규성도 있으니까 박민의 유격수 자리는 고정되어 있는 자리가 아니죠. 오늘의 실수를 통해 많이 배워서 조금 더 나은 선수가 되길 바랍니다.

 

 

김태형, 다 좋았는데 조금 더 적극적으로 승부를 했어야 했다.

 

오늘 김태형은 4회까지는 잘 했어요. 구위에 비해 삼진이 많이 안 나오는 건 변화구 구사 능력이 떨어지니까 어쩔 수 없는 부분입니다. 김태형의 빠른 공이 위력적이긴 해도, 타자의 방망이를 헛돌게 할 정도로 위력적이진 않으니까요.

 

그래서 이해는 하겠는데, 5회 위기에서 포심을 지나치게 아낀 볼배합은 좀 아쉬웠어요. 김태형의 포심은 무브먼트가 살짝 가라앉는 지, 땅볼을 많이 유도합니다. 5회 첫 타자 박계범 역시 포심 건드려서 평범한 땅볼이 됐죠. 

 

그런데 김성윤에게 볼넷 내주고, 최형우를 상대할 때, 포심을 딱 3개 던지고, 유리한 카운트 잡은 다음에 계속 변화구 3개를 연거푸 던진 장면은 좀 아쉬웠어요. 최형우가 아무리 대단한 타자라지만, 오늘 낮경기 수비까지 뛰고 있었고, 보통 나이를 먹은 타자들은 빠른 공에 타이밍이 늦기 마련입니다. 

 

 

물론, 최형우는 규격 외의 타자라서 올해 포심을 상대로 1.186의 OPS를 찍어 주고 있긴 합니다만. 그 상황에서는 맞더라도 포심을 존에 우겨 넣었으면 어땠을까 하는 아쉬움이 생기더라고요. 그리고 설령 홈런 맞았어도 리드를 하는 상황이었던지라 충분히 승부해볼만 했죠. 4회까지 포심의 움직임으로 타자들을 잡고 있었으니 더욱 아쉬운 볼배합이었습니다. 그리고 힘으로 최형우를 잡았으면 자신감도 더 붙었을 테고요. 여러모로 아쉬운 볼배합이었습니다.

 

김태형이 오늘 비록 첫 승은 거두지 못 했지만, 여전히 가능성을 보여줬습니다. 변화구 커맨드는 여전히 왔다갔다 하지만, 일단 존에 포심이든 변화구든 형성이 되면 타자들이 치기 어려운 위력을 갖고 있으니까요. 하지만, 아직 선발투수로 활약하기에는 부족한 점이 많습니다. 마운드에서 자신감도 그렇고, 변화구 구사 능력도 그렇고. 3년 안에만 선발 로테이션에 합류하면 된다는 생각으로 구단이든 팬이든 기다려줬으면 좋겠어요.

 

 

경기가 넘어 간 걸 막았던 조상우

 

김태형이 흔들리고, 김범수가 마운드에 올라와서 구자욱은 3구 삼진으로 잘 잡았는데 부진하던 디아즈를 볼넷으로 내보낸 장면은 너무나도 안 좋았죠. 디아즈가 아무리 한 방이 있다해도 이번 시리즈에서는 한가운데 포심에도 정타가 안 나왔는데 홈런 맞을까봐 공 5개 중 포심은 딱 1개(그마저도 볼) 던지고 슬라이더만 주구장창 던져서 낚이길 바라는 투구는 그 상황에서 올바른 투구는 아니었습니다. 애초에 오늘 컨디션도 별로 좋아보이지 않았고요.

 

정해영을 올리기엔 너무 이른 시점이기에 여기서 막지 못 하면 경기 넘어가겠다 싶었는데 조상우가 올라와서 비록 강민호에게 안타는 허용했어도 6회까지 잘 막은 덕분에 승리를 할 수 있었습니다. 강민호에게 허용한 안타도 조상우가 못 던진 공이 아니었어요. 바깥쪽으로 슬라이더 잘 벗어나게 던졌는데 강민호가 슬라이더를 예상하고 있었고, 방망이 끝에 맞은 게 내야를 살짝 넘어가서 잘 맞은 타구가 아니었죠.

 

6회에도 올라와서 안타 하나 허용했지만, 역시 잘 맞은 타구는 아니었고, 좌타자 잡는 무기가 변변찮아서 좌타자 상대로 늘 고생하던 조상우였는데 김성윤, 최형우 만만치 않은 좌타자 두 명을 한 물 간 포심의 힘으로 잡아낸 장면은 꽤나 힘이 되는 장면이었습니다.

 

 

조상우 불안불안하긴 해도 마지막 자책점 허용이 거의 한 달 전인 4월 22일 KT전이 마지막입니다. 그 이후에는 11경기 나와서 9.1이닝 동안 1실점 0자책이고, 피안타율이 .182에 불과합니다. 다만, 9.1이닝 동안 삼진 4개, 볼넷 5개라서 언제든지 터져도 이상하지 않지만. 그래도 조상우의 룰은 '승리계투조'가 아니라 오늘과 같은 상황에 등판하는 추격조 역할이니까 충분히 납득할 수 있는 활약이죠. 

 

승리투수가 되기도 했지만, 오늘 마운드에서 가장 활약이 좋았고 납득 가능한 피칭을 한 선수는 조상우였습니다. 한재승과 홍민규도 큰 점수 차이에서 나름 잘 던져줬지만, 조상우가 만루 상황에서 강민호에게 안타 하나 허용한 이후 6회까지 무실점으로 막은 건 칭찬해 줄 부분이죠.

 

5월 말부터 곽도규가 합류하면 김범수의 부담도 줄어들테고, 전상현이 합류하면 조상우와 정해영의 부담도 덜어줄 수 있습니다. 지금까지 KIA는 차근차근 리빌딩도 되어 가고 있는 모습입니다. 유격수 쪽의 누수를 아직도 잡지 못 한 점은 아쉬운 부분이나, 최고의 수비력을 자랑하는 선수가 빠진 자리를 쉽게 메울 순 없겠죠. 아데를린이 되었든 누가 되었던 외국인 타자가 잘 해준다면 올해 운 좋으면 5강도 꿈은 아닐 것 같습니다. 다만, 국내 투수진이 지금보다는 더 분발해야 겠죠.

 

 

선수 단평

 

  • 박상준 - 3번의 출루를 만들어 내며 테이블 세터진의 역할을 잘 해줬고, 1루수 자리에서 이상한 송구도 다 잘 받아 냄
  • 김도영 - 오늘도 홈런 못 쳤으면 매우 실망할 뻔. 홈런 쳤으니까 실책 하나 한 건 넘어갈 수 있다.
  • 한준수 - 대타로 들어서서 존재감 어필.
  • 아데를린 - 리치가 긴 건 알겠는데 바깥쪽 완전히 빠지는 변화구만 좀 참아 냈으면...
  • 나성범 - 하패 잘 고르고, 존에 오는 건 정타로 만들고. 오늘은 정말 잘 해줬음
  • 김호령 - 6번 이하에서 지금처럼만 치면 된다.
  • 김규성 - 초반 큰 힘이 된 개뽀록 2타점 안타. 그리고 2루에서 넓은 수비 범위도 자랑함
  • 김태군 - 안타는 1개 밖에 없었지만, 타석에서 타이밍이 너무 좋음. 소극적인 볼배합만 좀 줄이길
  • 홍민규 - 아무리 생각해도 딱 1이닝만 써야 하는 투수 같음. 하지만 이제 고졸 2년차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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