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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5] KIA : 삼성 후기 - 흔들린 성영탁, 똥 싸고 다 치운 박재현

KIA Tigers 경기 리뷰

by Lenore 2026. 5. 16. 0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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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경기는 정말 마지막까지 흥미 진진하게 진행됐습니다. 일단, 불펜 싸움에서 KIA가 불리할 수밖에 없었던 상황인게, 정해영과 김범수가 연투를 한 상황이라 나올 수 없었던 경기였고, 이 때문에 조상우와 최지민으로 2점을 지켜야 하는 상황이었죠. 조상우는 그래도 경험이 많은 선수라 7회를 무실점으로 막았고(공 20개 던진 건 눈감아 줍시다.) 최지민은 그 좋은 공을 가지고도 과감한 승부를 하지 못 하면서 흔들렸죠. 오늘 경기가 후반에 이렇게 어렵게 간 건 최지민의 지분이 가장 컸습니다.

 

네일과 후라도. 명불허전 투수전

 

오늘 경기 유니폼으로 여러 번 바꿨더니 팔을 하나 더 만드네;

 

오늘 경기는 6회까지는 투수전으로 전개됐죠. 네일은 지난 등판으로 반등에 성공하더니 오늘 변화구들이 존 근처에서 속기 좋은 위치로 잘 들어가면서, 1회에 30개의 공을 던지고도 6회까지 삼성의 강타선을 잘 막아줬습니다.

 

다만, 5회에 크게 흔들렸는데, 박재현의 수비 미스도 문제였지만, 타구 자체가 잘 맞은 타구였고 강민호, 김성윤에게 잇달아 정타를 허용하며 실점을 했죠. 5회 투구를 보면, 스위퍼와 체인지업 등 변화구들이 계속 가운데에 몰렸습니다. 1회에 많은 공을 던져서 쌓인 피로가 5회에 누적이 된 건가 싶었죠. 그래도 6회에 정현창의 황당한 송구 실책이 나왔음에도 잘 막은 걸 보면, 이전보다는 마운드에서 힘 배분을 잘 하는 것 같습니다.

 

 

그런데 정말 대단한 호투를 한 선수는 후라도였어요. 오늘 비록 안타를 10개나 허용했지만, 볼넷은 단 1개도 허용하지 않았죠. 그리고 후라도는 원래 이렇게 던지는 투수입니다. 구위로 윽박지르는 타입이 아니라 체인지업, 커브, 투심 등 본인이 가지고 있는 다양한 구종들을 보더라인으로 던지면서 '삼진'보다는 맞춰 잡는 투구를 하는 선수죠. 

 

후라도야 말로 KBO에 최적화된 투수인게, 포심이 위력적이지 않아 상위 리그에서는 통하기 어려운 타입인데, 체인지업, 커브 커맨드가 너무 좋고, 이게 종으로 잘 떨어지면서 KBO에서만 시행하는 ABS에 잘 걸립니다. ABS가 시행된 게 후라도에게는 날개를 달아 준 게 아닌가 싶고, 앞으로 다른 구단 스카우트들도 종으로 잘 떨어지는 변화구를 구사하는 외국인 투수 위주로 스카우팅을 할 것 같습니다.

 

 

 

선취점을 뽑은 과정에서 가장 돋보였던 '박상준'

 

2회초 시작하자마자 어처구니 없는 ABS 깡통존으로 아데를린을 3구 삼진으로 잡은 후라도가 그 다음부터는 공이 가운데 몰려서 나성범과 김호령에게 잇달아 정타를 허용했죠. 그리고 타석에 박상준이 들어 섰는데, 2구째에 좌측 폴대를 살짝 벗어나는 파울 홈런으로 파워를 보여주더니 후라도의 3구와 4구째 유인구를 잘 골라내 자신의 카운트를 만든 다음에 스트라이크를 잡으로 오는 투구를 망설이지 않고 스윙해 '결승타가 될 뻔 했던' 멋진 안타를 쳐냈습니다. 그리고 김태군의 개뽀록 추가 적시타까지 나오면서 2점을 앞서 갔죠. 

 

오늘 박상준은 후라도 담당 일진이었습니다. 첫 타석부터 파울 홈런 포함 정타를 때려내더니 다음 타석에서도 2루수 옆을 총알 같이 스쳐 지나게 한 안타에, 6회 세 번째 타석에서는 주자 일소 2루타가 될 뻔 했던 타구까지 날렸죠. 후라도의 모든 공들이 타이밍이 잘 맞더라고요. 

 

지독하게도 좌우타자를 못 만드네

 

박상준의 타격 스탠스를 보면, 히팅 포인트를 앞에 두는 게 아니라 살짝 뒤에 두고 타격을 하고, 타격 스탠스 자체가 공을 오래 보기 편한 스탠스로 준비 자세를 취합니다. 그래서 유인구에 쉽게 방망이가 나오지 않고, 정타가 됐을 때 우측이 아닌 좌중간으로 타구를 잘 날려 보내는 것 같아요. 좌타자가 좌중간으로 타구를 보내는 것 자체가 쉽지 않은 기술이죠. 

 

다만, 8회 추가점을 뽑을 수 있는 타석에서 맥 없이 삼진으로 물러났는데 올 시즌 좌투수 상대로 9타수 무안타에 삼진만 6개입니다. 왼손 투수 공은 전혀 타이밍을 잡지 못 하더라고요. 배찬승의 공이 빠르기도 했지만, 왼손 투수가 던지는 공들이 대부분 타이밍이 늦습니다. 원래도 히팅 포인트를 뒤에 두고 타격을 하고 있는데, 그러다보니 왼손 투수의 빠른 공에 타이밍이 늦고, 그러다보니 변화구를 신경쓰다가 유인구에 자꾸 낚이는 게 아닌가 싶어요. 

 

해법은 그냥 경기를 많이 나와서 왼손투수 공을 많이 상대해야 하는 것 밖에 없습니다만, 1루수 또는 코너 외야수라는 포지션이고, 해당 포지션에 경쟁자들이 많기 때문에, 당분간은 오른손투수 상대로만 나오고, 왼손투수를 상대해야 할 때는 선발 라인업에서 빠지거나 대타로 교체되는 게 맞습니다. 그리고 전 플래툰은 잘못된 게 아니라고 생각해서, 뎁쓰만 갖춘다면, 왼손투수일 때 박상준을 안 쓰는 게 문제된다고 생각하진 않아요. 지금처럼 오른손 투수 상대로만 잘 해줘도 박상준은 내년 연봉 1억도 가능할 겁니다.

 

 

사고 친 박재현, 하지만 자기 손으로 결자해지하다.

 

오늘 경기 내줬다면 가장 큰 패인은 '최지민의 쫄보 투구'였겠지만, 이에 못지 않은 게 5회에 나온 박재현의 만세 수비였죠. 이재현의 타구가 중심에 잘 맞았는데, 너무 여유롭게 공을 처리하려고 했습니다. 타구음을 듣고 더 빨리 뒤로 갔어야 했습니다.

 

박재현은 15번이다.

 

하지만, 충분히 이해할 수 있는 '미스'입니다. 계속 말하지만, 박재현은 고3 때야 외야수로 전향했고, 진짜 본격적으로 외야수로 연습을 시작한 건 작년이 처음입니다. 익숙한 챔피언스 필드도 아니고 아직은 낯선 원정 구장에서 수비하다보면 경험이 부족하니까 이런 수비를 할 수밖에 없어요. 앞으로도 이런 장면들은... 특히, 원정구장일 때 자주 볼 겁니다. 

 

그래도 박재현은 결국 자기가 싼 똥을 자기가 치웠습니다. 성영탁이 흔들리며 역전을 허용하고 맞이한 9회초 공격, 김재윤의 포심이 위력적으로 보더라인으로 들어가기에 오늘 경기 내줬구나 했는데 김재윤은 오늘 실투 딱 2개를 던졌고, 이 실투 2개 때문에 KIA가 경기를 잡을 수 있었습니다.

 

김재윤의 첫 번째 실투는 김태군을 상대로 1-2 카운트 잘 잡고, 4구째 포심을 한가운데 벨트라인으로 던진 거죠. 볼배합도 너무 과감했습니다. 김재윤의 포심에 타이밍을 앞으로 두고 있는 상황에서 바로 승부를 들어가 버렸죠. 변화구를 하나 던졌다면, 선구안이 떨어지는 김태군은 헛스윙을 했거나 평범한 땅볼로 아웃됐을 겁니다. 그런데 바깥쪽으로 잘 들어가긴 했어도 벨트 라인으로 들어가는 바람에 좌중간 2루타가 됐죠.

 

이어 한준수의 영웅 스윙을 이겨내는 변화구 구사로 첫 위기를 넘겼지만, 박재현을 상대로 2-1 카운트에서 또 실투가 나왔죠. 포수는 바깥쪽을 요구했는데 몸쪽 벨트 라인으로 146km/h 포심이 들어갔습니다. 타자의 카운트였기 때문에 박재현의 방망이는 망설임 없이 돌아갔고 우측 담장을 훌쩍 넘기는 결정적인 홈런이 되었죠.

 

'홍런'도 아니고 박재현은 15번이다.

 

박재현, 지금까지도 정말 잘 해주고 있지만 패배 직전까지 갔던 경기를 멱살 잡고 끌어 올린 활약을 했기에 앞으로 더 기대가 됩니다. 박재현처럼 잘 까불대는(?) 선수는 이런 경험을 할 때마다 멘탈적으로 더 단단해지지 않을까 싶어요. 시즌을 치르다보면 체력적인 문제 때문에 슬럼프에 빠질 때가 자주 오겠지만, 이런 경험들을 하면서 우수한 자원이 되는 거죠.

 

 

성영탁은 왜 9회에 연속 안타를 맞았을까

 

어제까지 모든 야구 커뮤니티를 통해 각광 받았던 성영탁, 그러나 오늘은 성영탁의 가장 부진했던 투구였고, 아마 야구 인생에 있어서 가장 힘들었을 1.1이닝이 아니었을까 싶습니다. 기록으로 봐도 그동안 거의 내주지 않았던 볼넷이 2개나 나왔고(하나는 고의사구였지만, 카운트가 몰렸으니 사실상 볼넷) 땅볼 유도형 투수가 뜬공으로만 아웃 카운트 2개를 잡았죠. 그리고 이 뜬공 2개(류지혁, 김헌곤)가 모두 잘 맞은 정타였습니다.

 

류지혁이야 파워가 없는 선수이니까 다행이지, 파워가 조금이라도 있는 선수였다면 동점 홈런이 되었을 궤적이었고, 진짜 가슴 철렁했던 순간은 김헌곤의 나락쓸기 타구였죠. 김헌곤 특유의 나락쓸기 타법으로 담장을 살짝 넘기거나 담장 때릴 줄 알았는데, 박정우의 수비 위치가 좋았던 게 1차적인 운이었고, 박정우가 마지막까지 집중력을 잃지 않았던 게 성영탁도 구하고 KIA도 구했습니다. 담장에 부딪히면서 글러브에 들어가 있는 공이 떨어질 수도 있었는데 그라운드에서 한 바퀴 굴렀음에도 공을 놓치지 않았죠. 어제 오늘 박정우의 호수비가 경기 막판에 팀에 큰 기여를 했습니다.

 

그렇다면 성영탁은 왜 언터처블이었던 그동안 모습을 보여주지 못 했던 것일까요? 1차적으로 '체력적인 부분'을 꼽을 수 있을 겁니다. 평소보다 투심이나 커터의 움직임이 홈플레이트 근처에서 힘이 있게 들어가지 않는 느낌이었습니다. 성영탁의 경우, 지난해 2군에서는 선발 로테이션을 돌다 보니까 연투에 약한 게 아닌가 싶어요.

 

멀티이닝이 원인일 수도 있죠. 그런데 오늘 성영탁이 흔들린 건 8회부터여서 멀티이닝 때문으로 보긴 좀 어렵지 않나 싶습니다. 그리고 다른 날은 몰라도 오늘은 멀티이닝이 이해되는 상황이었어요. 김범수와 정해영이 나올 수 없는 상황이었으니까요. 어찌됐든 최지민으로 좌타자들을 상대하게 한 다음에 성영탁을 올리는 게 계획이었을 겁니다. 최지민이 지나친 쫄보 투구를 했기 때문에 아웃 카운트 1개 남기고 올라온 것이고, 개인적으론 여기까지 참은 것도 대단하다 싶었어요.

 

 

그리고 또 하나의 원인은 볼배합에 있습니다. 8회 성영탁은 13개의 공을 던졌는데, 이재현에게 던진 초구 투심 외에는 모두 '바깥쪽' 코스였습니다. 아마 김태군은 홈런이 잘 나오는 구장이고 박승규도 홈에서 펀치력이 강한 모습을 보여줬기에 몸쪽 승부를 주저한 것 같아요. 1구와 2구 커터를 던져 박승규를 낚으려고 했지만, 통하지 않았고 2-1이라는 불리한 카운트에서 바깥쪽 투심이 잘 들어갔지만, 박승규는 예상이라도 했듯이 노림수가 통해 1점 차이로 좁히는 적시타를 때렸죠.

 

전병우 상대로도 마찬가지였습니다. 전병우도 한 방이 있는 타자이기 때문에 장타를 의식했기 때문인지 몸쪽 승부를 하지 않았습니다. 결국, 풀카운트 상황에 몰렸고, 전병우도 대단한 게 변화구를 예상이라도 했듯이 타이밍을 하나 죽이고 스윙을 해서 결정적인 역전타를 때려냈죠. 가위바위보 싸움에 이긴 겁니다. 

 

왜 갑자기 삼성 유니폼이 바뀌냐

 

성영탁은 투심의 움직임이 좋기 때문에 우타자 몸쪽으로 던지면 평범한 땅볼로 이닝이 끝납니다. 성영탁이 우타자 상대로 완벽한 투구를 하는 이유가 괜한 데 있는 게 아니에요. 몸쪽으로 들어가는 투심, 그리고 반대 방향으로 달아나는 커터의 조합이 같은 투구폼으로 나오기 때문에 상대 타자 입장에서는 공략이 어려운 겁니다.

 

그런데 몸쪽 승부를 배제하고 공을 던지니까 8회에 연타를 맞아 역전을 허용했다고 생각해요. 소극적인 볼배합이 아쉬웠죠.(반면, 삼성은 9회에 너무 적극적인 볼배합을 했죠. 아마, 최근 김재윤의 구위가 굉장히 좋았기 때문에 시도했다고 봅니다.) 다만, 김태군이 오늘 성영탁의 투심 움직임이 평소와 다르다고 판단했다면, 아주 이해 못 할 볼배합은 아니었다고 생각합니다.

 

네일만 불쌍할 뿐...

 

 

결과적으로 많은 우여곡절이 있었지만, 후라도와 네일이라는 매치업에서 경기를 잡고 3연승을 이어가서 다행입니다. 게다가 불펜도 풀핏이 아니었는데 말이죠. 성영탁이 흔들린 건 아쉽지만, 성영탁이 오승환도 아니고 이런 날도 있는 거죠. 포심 구위로 윽박지르는 타입이 아니다보니 오늘 같은 경기는 앞으로도 종종 있을 겁니다. 박재현의 계속된 활약도 오늘 경기의 가장 큰 수확이 아니었나 싶어요. 

 

 

선수 단평

 

  • 김선빈 - 집요한 몸쪽 공략에 밀어치기 장인도 당해낼 수 없었다.
  • 김도영 - 조금만 옆으로 날리지 까비... 그래도 감은 좋아 보인다. 도루 봉인 해제도 상징적인 장면
  • 아데를린 - 아데를린의 스트라이크존은 남들보다 1미터는 더 밖이다.
  • 나성범 - 멀티 히트로 초반 선취점의 디딤돌. 그런데 왜 이렇게 존재감이 없지
  • 김호령 - 세 번째 타석에서는 번트를 댔어야 했다. 다음 타자가 후라도 담당 일진 박상준이었으니까.
  • 김태군 - 머리에 피까지 흘리며 투혼. 2경기 연속 우수상급 활약
  • 정현창 - 괜찮은 순발력, 부족한 경험, 끔찍한 타격
  • 한준수 - 아주 홈런 생각만 잔뜩이지?
  • 조상우 - 무실점으로 막긴 했어도 공 하나하나 참 힘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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