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경기는 쉽게 이길 수도 있었는데 김태형이 3이닝 밖에 소화하지 못 했고, 황동하도 기대 이하의 피칭을 하면서, 후반까지 팽팽한 승부가 이어졌죠. 마지막에 2사 만루 상황까지 초래됐는데, 그래도 성영탁이 볼질을 하지 않고 적극적으로 스트라이크를 던지면서 실점 없이 경기를 마무리할 수 있었습니다.
어제와 마찬가지로 오늘 경기도 경기 후반을 지켜준 건, 이태양, 홍건희, 김범수, 조상우 베테랑 불펜투수들이었어요. 4명 중 3명은 올해 영입한 선수들이고, 조상우도 작년에 영입했다는 걸 감안하면 외부 영입으로 보강한 선수들 덕분에 승리를 지켜냈습니다. 지난 시즌 베테랑 투수들 수집에 대해 비판적인 시선을 보냈던 제 시야가 부끄러워질 지경입니다. 지금까지는 정말 잘 해주고 있어요.
KIA 타선, 역시 부상 없으면 리그 상위권임을 증명하고 있다.
타선에서는 슬럼프를 벗어난 이후 활발한 모습을 계속 보여주고 있죠. 12개의 안타와 4개의 사사구를 얻어 내면서 7득점을 뽑아냈습니다. 최근 활발한 공격력으로 시즌 초반 저점에 있었던 KIA 타선이 이제는 리그 평균 이상의 공격력까지 올라 왔습니다. 야수 WAR 순위는 삼성에 이어서 리그 2위, OPS 리그 4위, WRC+ 리그 4위 입니다. 지금 타선은 굉장히 좋은 흐름을 보여주고 있죠. 작년에 부상으로 빠졌던 주축 타자들(김도영, 김선빈, 나성범)이 건강하게 시즌을 보내고 있기 때문입니다.
나성범은 여전히 기대치에 비하면 밑돌고 있다고 생각하지만 WRC+ 108.4를 기록하며 리그 평균 이상의 공격력을 보이고 있고, 김선빈은 161.4. 그리고 김도영은 140.5까지 올라왔습니다.(팀내 1위는 이번 주 안타 못 치고 있는 190.5의 한준수) 당초 기대했던 선수들이 다 잘 해주고 있어서, 팀 공격 지표가 정상화 되어 가고 있죠. 카스트로(82.7)만이 기대치에 미치지 못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고, 오늘은 라인업에서 빠지기도 했는데(아마 상대 투수가 왼손투수라서 빼준 것도 있어 보입니다.) 카스트로만 리그 적응을 잘 하면 이상적인 타선이 완성되지 않을까 싶어요.

김도영은 지난 주까지 실투만 간간히 공략하면서 홈런만 치고 있는 '위즈덤' 같은 모습을 보였는데 오늘은 정확한 타이밍에 안타 3개 포함. 또 김도영 상대로 한가운데 140km/h 실투를 던져준 상대 투수의 공 덕분(?)에 장외 홈런으로 리그 홈런 공동 1위에 올랐습니다. 김도영이 한창 좋을 때의 모습을 보면, 3-유간으로 총알 같은 타구를 라인드라이브로 날리는데, 오늘은 그런 타구들이 나오고 있죠. 유격수 머리 위로 총알 같은 타구가 날아가는 걸 보니 우리가 알던 '그 김도영'으로 완전히 돌아온 것 같습니다.
최형우가 있었으면 더 좋았겠지만, 떠난 사람을 아쉬워해봐야 돌아올 리 만무하고. 지금까지 이범호 감독이 김선빈과 나성범에게 돌아 가며 휴식을 주고 있어서 현재까지는 긍정적인 영향을 주고 있다고 생각해요. 나성범은 조금 아쉬워도 지난 주부터는 살아나는 모습이고, 김선빈은 시즌 내내 불방망이에 미친 출루 능력(리그 출루율 6위)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김선빈의 단점이 체력이 약하다는 점인데, 이번 시즌 지명으로 출장하면서 휴식을 부여 받으면 공격력에서 커리어 하이까지 기대가 됩니다.

'부상만 없다면 리그 수위권을 다툴 타선'이라는 평가가 무색하지 않게 지금 타선의 흐름이 너무 좋습니다. 현재 아쉬운 부분이 카스트로가 기대 이하의 모습을 보이고 있다는 점이지만, 고민이었던 톱타자 자리를 데일(출루율 .387)이 잘 해주고 있고, 2번 타순도 아쉽지만. 이 약점은 카스트로가 개막 시리즈의 모습을 다시 회복하면 완벽해지지 않을까 싶어요.
연승을 계속 하고 있기 때문에 라인업에 변화를 주지 않으려는 이범호 감독의 의도가 있지만, 아마 이범호 감독은 카스트로가 리그 적응만 잘 해주면 개막전 타선에서 데일이 1번 타자를 맡아 주는 타선을 가장 이상적으로 생각하지 않을까 싶어요. 그리고 제가 생각하는 올 시즌 KIA 베스트 타선은 아래 타선이라고 생각됩니다.
7번과 8번 타순에 굳이 정교한 타자들이 있을 필요가 없죠. 작년의 오선우라면 7번 타순에서 부담 없이 장타를 기대할 수 있어서, 좋고 윤도현도 8번에서 부담없이 방망이를 휘두를 수 있을 겁니다. 지금 1루수를 김규성이 하고 있는데 이건 말이 안 되는 거죠. 결국은 오선우와 윤도현이 정상 컨디션으로 올라와 주면 현재와 미래를 모두 잡을 수 있는 타선이 완성되지 않을까 싶어요. 오선우가 계속 헤매면 지금 잘 해주고 있는 박재현에게 경험치를 먹여도 나쁘지 않고요. 하지만 1루수 김규성은 빨리 치워야...
아직 타선에 미지수가 많습니다. 데일이 계속해서 톱타자 역할을 잘 해줄 수 있을 지, 카스트로가 빠른 시일 안에 리그 적응을 해줄 수 있을 지, 박재현과 김호령이 외야수에서 공수 누수없이 잘 해줄 수 있을 지 검증이 되지 않았죠. 하지만, 전 적어도 김도영, 김선빈, 나성범, 한준수 이 네 명은 검증된 타자들이라고 생각해요. (나성범은 살짝 불안하지만, 요즘 보면 빠른 공도 대응이 되는 느낌) 이 네 명이 타선의 중심을 잡아주고 외국인 타자들이 잘 해주고, 젊은 선수들이 조금 더 분발해준다면 리그 최고의 공격력을 다툴 수 있지 않을까 기대가 되는 타선입니다.
아무튼, 카스트로가 참 아쉽네요. 현 시점에서는 향수병 의심이 드는데, 향수병이 맞으면 약이 없습니다. 대체 외국인 타자 리스트업을 해봐야죠. 좌익수 또는 1루수로 구하면 되니까 구하는 난도는 높다고 생각들진 않습니다.
선발 2자리는 여전히 미지수, 베테랑 불펜투수들의 체력 관리도 신경써야
기대주 김태형은 오늘도 3이닝 3실점으로 결과가 좋지 못 했습니다. 이로써 KIA는 개막하고 선발 2자리는 여전히 구멍이 난 상태로 돌아가고 있는 형국이에요. 양현종이 분전해주고 있고, 원투펀치가 리그 최강급이라서 그나마 버티고 있지. 선발 2명이 계산된 피칭을 못 해주니까 불펜 부하가 걸리게 됩니다. 황동하도 딱히 믿음직한 피칭이라고 보긴 어렵고요.

현재까지 이태양이 잘 해주고 있는데, 오늘 경기 보니까 김범수와 조상우만 괜찮은 공을 던졌고, 이태양과 홍건희는 공이 좋진 못 했습니다. 이태양은 어제까진 공이 좋았는데, 연투를 하다보니까 구위가 확실히 떨어지는 느낌이에요. 숫자에도 이게 보이는데, 어제는 이태양의 포심 평속이 144.3km/h 였는데, 오늘은 142.5km/h 으로 무려 2km/h나 떨어졌습니다. 이걸 보면 확실히 나이는 못 속인다 싶습니다.
홍건희도 결과만 좋았지, 포심의 힘이 하나도 없더라고요. 상대 타선이 조금 더 강한 타선이었다면 막기 어렵지 않았을까 싶을 정도로 공에 힘이 없습니다. 아직 몸을 만들어 가는 과정 같기도 한대, 홍건희는 지금보다 구속이 더 올라와야 해요. 150km/h을 던졌던 투수가 지금 평속 144.2km/h를 던지고 있는데, 정상적으로 보기 어렵습니다. 포심이 하이존으로 힘이 있게 들어가는 게 아니라 존에서 살짝 떨어지는 느낌까지 들더라고요. 그나마 슬라이더가 날카롭게 떨어져서 삼진은 잡았지만, 아직은 불안합니다.

오히려 조상우가 오늘은 공이 좋았어요. 올라오자마자 김건희에게 안타를 맞았지만, 다음 타자 염승원은 하이 패스트볼로 헛스윙 삼진을 잡았고, 1루수 김규성의 실책으로 1사 1, 2루 위기에 몰렸지만 공에 힘이 있어서 이주형을 2루수 평범한 플라이로 잡고, 안치홍을 삼진으로 돌려 세웠습니다.(이 과정에서 안치홍의 손등에 공이 맞았는데 타박상이라고 해서 다행입니다.) 특히, 안치홍 상대할 때 초구 147km/h 포심이 바깥쪽 꽉 차게 들어가는 공은 전성기 시절의 80% 정도는 느껴지더라고요. 공의 움직임이 많으니까 안치홍도 마지막 공에 헛스윙을 했다고 생각하고요.
김범수는 오늘 너무 완벽했고, 성영탁이 조금 불안했는데 위기 상황에서도 스트라이크를 당당히 던지는 걸 보면, 보통 강심장이 아닙니다. 그리고 성영탁 오늘 공을 보니 148km/h까지 투심을 던지는 데, 자리가 사람을 만들고 있는 게 아닐까 싶을 정도로 성장세가 눈에 띄게 좋습니다. 다만, 좌투수 상대로 확실한 결정구가 없다보니 이 부분이 현재까지는 보완해야 할 점이 아닌가 싶어요.

마지막으로 김태형의 오늘 투구를 유심히 봤는데, 왜 코칭스태프에서 이런 풋내기 투수에게 계속 선발 기회를 주는 지 알 것 같습니다. 올러에게 배웠다던 슬러브가 생각보다 잘 들어갑니다. 아직 들쭉 날쭉 하게 들어가긴 하는데, 존에서 움직임이 상당히 괜찮아요. 긁히는 날이면 안타를 때려내기 쉽지 않은 각도의 변화구입니다. 김태형의 가장 큰 문제점이 변변찮은 변화구가 없다는 점이라고 봤는데, 올러에게 배운 슬러브는 생각보다 위력이 있습니다.
물론, 여전히 변화구 구사 능력이 구립니다. 특히, 체인지업은 당장 갖다 버려야 할 정도로 각도 없고 제구도 형편 없어요. 하지만 포심의 무브먼트가 좋고, 최고 구속 154km/h. 평균 구속 148.5km/h는 정말이지 욕심이 안 날래야 안 날 수가 없는 매력적인 구위에요. 다만, 아직 경험이 없어서 지금은 피처라기 보단 스로워에 가깝습니다. 시즌 프리뷰에도 적었지만, 김태형이 있을 곳은 1군이 아닌 2군이에요. 하지만, 경기를 거듭하면 거듭할수록 슬러브 구사 능력이 좋아진다는 점에서 '어쩌면 혹시?'라는 기대감이 생기기도 합니다.
김태형이 여태까지 총 3차례 등판을 했는데, 전 오늘 등판이 가장 좋았다고 봅니다. 결과적으로는 별로였어도, 첫 실점은 운이 없는 안타였고, 홈런 2방 맞은 건 어쩔 수 없죠. 박주홍에게 맞은 홈런은(아니 스윙 반도 안 돌렸는데 ㄷㄷㄷ) 변화구가 꺾이지 않고 들어간 실투였고, 김지석에게 맞은 홈런은 상대 노림수에 제대로 걸렸다고 봅니다. 반면, 볼질은 안 했으니 적어도 이의리보다는 나았다고 봐요. 한 번 더 기회를 충분히 줄 수 있을 정도의 가능성을 보여줬다고 생각합니다. 김태형의 다음 등판이 기대가 될 정도로.
선수 단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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