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승으로 분위기는 좋은 상황인데 오늘은 상대가 알칸타라라서 쉽지 않을 거라고 봤지만, 네일이 아주 좋은 컨디션으로 상대 타선을 막지 못 했음에도 불구하고 '불펜이 또' 잘 막아줘서 오늘 경기도 기어코 잡아내며 7연승을 달립니다. 9승 7패로 5할 +2 그리고 리그 공동 4위까지 치고 올라왔지만, 사실 아직 KIA가 잘 해서라기보다는 7연승 기간 중 상대 팀(한화, 키움)에서의 부족한 부분들이 더 두드러졌기에 우왕 7연승을 하다니 강팀이다. 라고 말하긴 애매한 것 같긴 한대, 일단 지금 순간을 즐겨보죠.
오늘 경기도 대표적인데, 카스트로의 평범하디 평범한 중견수 플라이를 이주형이 좌익수에게 콜을 양보하는 바람에 2루타가 됐고(이 부분 정말 이해가 안 가는 게, 둘 다 잡을 수 있는 타구면 중견수가 잡는 게 맞습니다. 중견수면 적극적으로 타구를 잡을 줄 알아야죠. 기본기에 있어서 의심이 가는 장면이었음), 한준수의 적시타로 동점. 그리고 6회에도 2사 1루에서 나성범의 타구가 잘 맞아서 그냥 천천히 여유있게 플레이해도 병살로 이닝이 끝나는 순간이었는데, 키움의 2루수가 공을 빼지 못 하는 바람에 다음 타석 카스트로의 결정적인 홈런이 나왔습니다.
물론, 이런 상대 팀의 실수를 이용하는 게 야구의 승부이긴 합니다만, 7연승이라니 드디어 KIA가 강팀에 반열에 올랐군이라고 보기에는 조금 애매하지 않나 싶습니다. 아직은 팀 전력이 그렇게 좋은 지 모르겠어요. 가장 큰 이유는 역시 국내 선발진이 너무 약하다는 점이겠죠.

카스트로, KBO 존 적응이 숙제
오늘 타선의 영웅은 6회에 결정적인 역전 2점 홈런을 날린 카스트로입니다. 몸쪽으로 잘 붙인 알칸타라의 150km/h 포심을 그 짧은 스윙 궤도에서 담장을 훌쩍 넘겨 버리네요. 기억력이 불분명한데 올 시즌 첫 홈런도 제 기억엔 몸쪽 잘 붙인 코스의 공이었습니다. 단순히 이런 모습들을 보면, 카스트로는 몸쪽에 상당히 강점이 있는 선수 같아요.

그래서 스몰샘플이라서 신빙성은 떨어지지만, 투구 위치별 OPS를 찾아봤더니 몸쪽에 확실히 강점이 있습니다. 반면, 바깥쪽 코스에는 너무나도 취약하군요. (바깥쪽 낮은 코스는 뭥미? 싶군요.) 한가운데 코스와 몸쪽 낮은 코스, 그리고 몸쪽 벨트 라인. 몸쪽 높은 코스(어깨 쪽)에 성적이 좋아요. 이런 걸 보면, 상대 팀에서 카스트로를 상대할 때는 바깥쪽의 유인구 위주로 승부를 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카스트로는 위즈덤에 데여서 컨택이 좋은 선수라는 평을 듣고 데리고 왔죠. 보통, 컨택이 좋은 이유는 히팅 포인트를 뒤에 두고 바깥쪽 코스의 공은 힘을 들이지 않고 밀어 쳐서 안타를 만들어 내는 능력을 갖추고 있기 때문입니다. 대표적인 타자가 김선빈입니다. 김선빈 상대로 바깥쪽 높게 존으로 넣으면 어이쿠 감사죠. 그냥 우익수 앞으로 라인드라이브가 날라 갑니다. 오늘 김선빈의 2루타 미수 타구가 이 바깥쪽 높은 코스로 들어 오는 포심이었고요.
데일도 마찬가지죠. 데일 상대로 바깥쪽 던지면 김선빈처럼 우익수 앞에 라인드라이브를 날립니다. 반면, 카스트로는 지금 모습을 보면 스프레이 히터와는 거리가 멀어 보입니다. 타구들이 대부분 3-유간이 아니라 1-2루간으로 가거나 뜬공이 되고 있죠.

그런데 컨택률 데이터를 보면, 컨택이 좋은 선수인 것은 맞습니다. 올 시즌 카스트로의 컨택률은 81.9%로 리그 28위이고, 데일의 82.5%와 큰 차이가 있지 않아요. 외국인 타자 중에는 오스틴, 브룩스, 데일 다음이고요. 레이예스 조차 79.1%의 컨택률로 카스트로보다 떨어집니다. 단, 레이예스는 올해 홈런 타자로 변신 중인 것이라서 그런 것 같고 작년에는 컨택률이 84.3%였습니다. 하지만, 80% 이상의 컨택률은 확실히 좋은 수치입니다. 그 위즈덤의 컨택률이 불과 72.1%에 그쳤으니까요.

카스트로 컨택률에서 재미있는 데이터라면 존 밖 컨택률입니다. 존 밖의 투구를 스윙을 했을 때 컨택률이 27.4%로 리그 5위입니다.(채은성, 박준순, 심우준, 레이예스 다음) 이런 데이터를 보면, 컨택이 좋은 건 맞아요. 그런데 배럴 타구가 잘 안 나오고 있는 건 나쁜 공을 자꾸 건드리기 때문입니다. 제 아무리 컨택이 좋아도 나쁜 공을 건드려봐야 좋은 타구가 나올 리가 있나요.
그래서 지금 카스트로의 과제는 'KBO 존에 대한 적응'이라고 생각이 듭니다. 컨택률을 보면 확실히 재능은 있어요. 문제는 자기 만의 존이 아직 확립이 안 되어서 자꾸 나쁜 공을 건드리는 게 안 좋은 결과로 이어지고 있다고 생각이 들고요. 이게 선수 성향이 그런지, 아니면 KBO 리그 적응이 아직 안 되어서인지는 더 지켜봐야 할 것 같아요.

현재 카스트로의 순출루율(IsoD)은 .027 밖에 되지 않습니다. 이 수치는 규정 타석을 충족한 타자 중 뒤에서 3번째로 나쁜 기록입니다.(가장 나쁜 선수는 .011의 에레디아, 그 다음은 .022의 박준순) 에레디아 같은 타자를 데리고 오랬더니 진짜 에레디아 같은 타자를 데리고 온 것 같은데, 베이스볼 레퍼런스에 가서 카스트로의 기록을 살펴보면 지난해 AAA에서 IsoD가 .047로 준수하진 않더라도 지금 모습보단 좋았어요.
그래서 아직은 리그 적응 과정에 있지 않나 그런 생각이 들고, 자기만의 존을 확립하고 ABS존에 대한 적응, 그리고 바깥쪽 코스에 대한 대응력을 조금만 더 키우면 나아지지 않을까 싶은데, 이건 더 지켜봐야 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에레디아는 수비라도 좋지, 카스트로는 수비가 좋은 선수가 아닌지라, 타격에서 더 확실한 생산력을 보여줘야 합니다.
홍민규, 오늘처럼 던지면 보상 선수의 신화 쓸 수 있다.
팬들은 FA 선수를 영입할 때 보상 선수 걱정을 많이 합니다. 그런데 역대 보상 선수 중에 좋은 활약을 한 선수는 생각보다 몇 없습니다. 대표적인 케이스가 야수에 이원석, 투수에 임기영 정도죠. WAR 기준으로 이 둘 아래에 있는 선수들이 임정우, 손지환, 안영명, 홍성민, 강승호 정도입니다. 이원석은 나름 쏠쏠히 선수 생활 오래 했지만, 임기영은 몇 시즌을 제외하면 아쉬운 성적이고, ABS 도입의 피해자가 됐죠. 결론은, 팬들이 아깝다고 호들갑을 떨지만, 정작 FA 보상선수는 역사적으로 큰 재미를 못 봤다는 사실입니다.
이야기가 잠깐 샜는데, 박찬호 보상선수로 홍민규를 데리고 왔다고 했을 때, 홍민규의 구속이나 기록을 보고 와 정말 좋은 선수를 영입했구나 라는 생각은 들지 않았어요. 상대 타자를 압도할 정도의 스피드를 갖춘 선수가 아니고, 오로지 체인지업의 움직임만 좋은 선수에 불과했으니까요.

하지만, 홍민규의 가장 큰 장점은 '나이'입니다. 06년생으로 작년 고졸 신인이고, 올해 고졸 2년차입니다. 그런데 벌써 1군 무대에서 통산 40이닝을 던지고 있고, 올해 1군에서 붙박이로 계속 붙어 있습니다. 물론, 이는 KIA의 우완투수 자원이 형편없기 때문이지만, 보상선수를 1군 무대에 바로 쓸 수 있다는 것만 봐도 성과라고 할 수 있죠. 게다가 그 선수풀 좋은 LG에서 김대유(박동원 보상), 강효종(장현식 보상)을 영입해놓고 제대로 써먹지도 못 하고 있으니(강효종 상무에서 투구가 너무 충격적이었음) 최근 성과 생각하면 좋은 모습을 보이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특히, 오늘 피칭은 정말 눈이 부셨습니다. 2이닝 동안 6명의 타자를 상대하면서 단 1명도 출루시키지 않았고, 탈삼진을 무려 3개나 잡아냈습니다. 가장 인상적인 부분은 포심의 커맨드와 무브먼트였어요. 최고 148km/h까지 나왔고, 평균 구속이 145km/h를 상회했습니다. 더 놀라운 건 이 포심이 보더라인에 커맨드가 되어서 들어가더군요. 좌타자 기준으로 바깥쪽으로 흘러 나가는 듯한 포심의 움직임인데, 이 포심에 김지석과 염승원의 헛스윙을 이끌어 냈습니다.
하지만 설레발을 떨긴 이릅니다. 1군 경험을 많이 쌓은 타자들에게도 이 공이 통했을까? 라는 물음에 답을 선뜻 내릴 수 있을까 싶어요. 김지석은 올해 고졸 신인. 염승원은 작년 고졸 신인입니다. 경험이 많지 않은 타자에게 홍민규 공은 충분히 통했겠지만, 경험이 많은 타자들을 상대로도 이런 투구를 할 수 있을 지는 홍민규가 극복해야 할 과제죠.
그리고 홍민규 칭찬을 많이 했지만, 현재 홍민규의 성적은 6.2이닝 동안 피안타율 .310, WHIP 1.95, ERA 9.45의 처참한 기록 뿐입니다. 기록만 보면 1군에 있을 이유가 없죠. 그리고 오늘 등판이 4월 7일 이후 8일을 쉬고 나온 등판이었습니다. 체력적으로 쌩쌩할 때죠. 연투에도 이런 투구를 할 수 있을 지, 그리고 오늘도 투구 수 20개가 넘어가면서부터 공이 날리기 시작했는데 체력적으로 1군 무대에서 버틸만한 몸이 만들어져 있는 지 매우 의문스럽습니다.
홍민규는 충분히 칭찬 받을 수 있는 자원이지만, 이제 고졸 2년차 투수입니다. 오늘 좋은 공 던졌다고 중요한 상황에서 등판시키는 모습은 자제시키고, 지고 있을 때 추격조로. 등판 간격을 충분히 두고 내보냈으면 좋겠고. 마음 같아서는 1군 무대에 쓸 게 아니라 스피드와 스태미너를 키우는 육성이 먼저라고 생각이 듭니다. 지금 좋은 피칭을 하고 있는 성영탁도 첫 해에는 2군에만 있었고, 작년에도 선발 로테이션 뛰다가 시즌 중간에 올라왔죠. 너무 성급하게 쓰고 있지 않나 걱정이 듭니다.
홍민규 다음에는 홍건희가 8회에 던졌는데요. 아... 솔직히 말하면, 지금 같은 공으로는 방망이가 강한 팀 상대로 던지면 대량실점 각입니다. 오늘도 '어? 어떻게 막았지?' 싶을 정도로 구위가 최악이었습니다. 지금 2군에서 정해영이 몸을 만들고 있는데, 홍건희도 지금 1군에서 던질 게 아니라 2군에서 구속을 먼저 끌어 올려야 하지 않나 싶습니다. 평속이 145km/h도 안 되고, 139km/h 포심 보고 눈을 의심했네요. 홍건희는 곧 터질 시한폭탄 같습니다.
선수 단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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